〈 139화 〉 성녀 & 마녀 #03
* * *
올가가 준비한 침대는 최고급 중에서도 특제인 것이 확실했다.
팔과 다리가 묶여서 누워있을 때도 내가 여태껏 써본 침대 중에서 가장 푹신하기도 했지만, 위에서 격렬한 운동을 해보니 그 편안함이 확실히 느껴졌다.
찌걱! 찌걱! 찌걱! 찌걱!
“히익♡”
”호오옥…♡“
“하앙♡!”
내 자지가 올가의 처녀혈이 흐르는 보지를 쑤실 때 마다 달콤한 신음이 방안 가득 울려 퍼졌지만, 침대는 전혀 삐걱거리는 소리나 흔들림이 없었다.
덕분에, 평상시에는 연금술 처리한 동물의 털따위를 넣은 침대에서는 할 수 없는 과격한 체위들도 여럿 시도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교배 프레스라는 자세도 평소 같았으면 시도해보지도 못했다.
내 밑에 깔린 여자가 허리라도 다칠까봐 무서웠기 때문이다.
“잠깐♡ 천천히잇♡ 뇌가♡ 뇌가 이상해져엇♡”
하지만 오늘 만큼은 그런 부담이 전혀 없었다.
침대가 고급인 것도 있지만, 내 밑에 깔린 여성을 고기막대로 때려줄 정당한 사유가 있기 때문이다.
“올가가 먼저 꼬셔 놓고, 천천히 해달라고 하면 어떡해?”
“그치만♡ 으긋♡ 또 가버릴 것♡ 같아서어♡”
어릴 적에 고아원에서 보던 만화 중에, 성녀가 도둑으로 변해 도둑질을 하는 만화가 있었다.
그때는 보면서 그저 설정이 웃기다고 생각했는데, 설마 내가 진심으로 믿고 있던 성녀가 그런 짓을 하다니!
“올가는 자궁에 내 정액을 담아서 훔쳐가려고 했으니, 잔뜩 벌을 받아야 해! 아무리 애원해도 안 놔줄 거야!”
“그런♡ 봐주세요♡ 서방님을 너무 사랑해서 그랬어요오♡”
올가는 그런 내 외침에 정신을 못 차리고 헐떡이면서도 눈웃음을 지으며 교태를 부려왔다.
누가 알겠는가, 모두에게 자애롭고, 절대 험한 말도 안 쓰고, 세상의 어두운 면을 전혀 접하지 않았을 것 같은 순백의 성녀에게 이런 야한 면이 있다는 사실을.
올가와 가장 친하게 지내던 나도 몰랐던 사실이니, 아마 여신 말고는 아무도 몰랐을 비밀일 것이다.
“나는 올가를 믿었는데! 언제나 아름답고 상냥한 수녀님이 내 정액을 훔쳐가려고 하다니!”
“미안♡미아안♡ 미안해요 서방님♡ 대신♡ 서방님의 성물로♡ 잔뜩 혼날 테니♡ 용서해주세요♡”
올가는 결국 내 자지에 굴복한 건지, 자지로 마음껏 혼내달라고 말하며 다리로 내 허리를 휘어 감았다.
팡! 팡! 팡!
늘 노출 적은 사제복에 감춰져 있던 올가의 탄력 있는 크고 아름다운 가슴도, 내가 허리를 강하게 후려칠 때 마다 출렁이는 것이 눈요기가 되었다.
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늘 감긴 눈으로 다정한 표정을 짓던 올가의 표정이, 내가 허리를 튕기면 쾌락에 무너지는 얼굴이었다.
전부터 조금 의심은 했지만, 나는 사실 여성을 강렬한 섹스로 무너트리는 걸 좋아하는 성향이 있는 건가?
아니, 이건 본디 남자라면 누구나 가지고 싶은 정복감일 것이다.
실제로 당장 올가도 단순히 망가지는 게 아니라, 서로 사랑하기에 내 이런 격렬한 행위에도 행복해 하고 있으니 말이다.
“너무해요 서방님♡ 이런 거♡ 알아 버리면♡ 예전의 금욕적인 생활로 못 돌아가앗♡”
그나저나 2배 쾌락의 효과가 얼마나 대단한 건지, 그 정신력 강한 올가도 이렇게 무너지고 있으니 조금 궁금해진다.
“걱정 마, 올가가 원하면 어디서든 자지로 푹푹 박아줄 테니까.”
“좋아♡ 좋아♡ 서방님 너무 좋아앗♡ 성녀로써의 삶보다 서방님의 진심 섹스가 훨씬 좋아♡”
“듣기 좋은 말인데, 상으로 잔뜩 키스해줄게!”
입술을 가볍게 겹치자, 올가는 내가 혀를 내밀기도 전부터 혀를 내 입안에 밀어 넣으며 키스를 해오기 시작했다.
츄룹! 츄웁! 쪼옥!
올가와 내 입안에서는 아까 마신 포도주 향이 물씬 풍겼다.
혀와 혀가 뒤섞이는 여인의 진한 키스를 성녀와 하게 될 줄이야.
‘올가는 나와 야한 짓을 하고도 주일에는 예배를 드리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더욱 꼴리기 시작했다.
나와 한껏 착정 교배프레스를 즐긴 올가가, 남들 앞에서는 절제와 금욕, 자애와 청빈 따위를 말하며 금욕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니.
‘나중에 다른 연인한테 수녀복 입혀서, 수녀와 성녀 플레이도 해봐야지.’
그런 생각 따위를 하며 자궁을 두들기자, 올가는 몇 번 째일지 모르는 절정에 도달하며 내 자지를 꾸욱꾸욱 조여오기 시작했다.
“흐으읏♡ 이제 그만♡ 텅 빈 자궁에 신앙심 대신 아기씨로 가득 채워줘요 서방님♡”
와, 그 사이에 올가는 내가 섹스할 때 무슨 성향인지 알아차린 듯 절정하는 와중에도 야한 말로 조르기 시작했다.
성녀의 정액 조르기 섹스. 이건 절대 못 참지.
“오늘은 그 말이 기특해서 아기씨로 가득 채워줄 테니까, 다음에도 정액 훔치다가 걸리면 그 때는 더 크게 혼날 줄 알아!”
“네엣♡네엣♡ 여신님에게 맹세코 몰래 아기씨를 훔쳐가지 않을 테니까아♡ 흐아앙♡”
나는 자지를 꼭꼭 조여오는 뜨거운 보지의 조임보다도, 올가의 아기씨를 조르는 말에 흥분하여 정액을 사정하기 시작했다.
즈륫! 즈류륫! 부르르릇!
“흐그윽....♡ 뜨거워엇...”
교배프레스로 억누른 자세로 몸을 부르르 떨며 사정하자, 올가는 마치 신의 기적을 체험한 신도처럼 황홀경에 빠진 표정으로 혀를 내밀며 정액이 차오르는 기쁨을 만끽하기 시작했다.
이래서는 성녀??가 아니라 성녀??구만. 북부교단의 모범이 되는 대신, 우리 하렘의 모범이 되어주기에는 적합해 보였다.
“후우... 그래도 여기 와서 섹스 못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하게 되네.”
나는 꾹꾹 누르고 있던 올가의 몸에서 일어난 후, 정신을 못 차리는 올가를 침대에 제대로 눕혀줬다.
시간이 몇 시 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차피 방에 돌아가도 카이엔 뿐이니까. 오늘은 밤새 올가를 괴롭혀 줄까?
“...아르틴, 성행위 할 때 막 그렇게 강압적으로 하는 사람 이였어?”
아 맞다 바이올렛. 너무 격렬하게 몰두한 나머지 바이올렛의 앞이라는 것을 순간 잊었다.
“..어? 아, 응...아니 이건 올가가 좋아하니까.”
“..아르틴은 변태, 다른 여자들 하고도 여태까지 그런 변태적인 성행위를 한 거야?”
나는 차마 고개를 들 수가 없어, 고개를 푹 숙였다.
에라이 병신아! 조금만 정신 차리지! 쾌감 2배 마법 맞은 올가보다 더 몰두하면 어떻게 하냐!
“...다른 여자들 하고는 밤새도 했다고 들었는데, 아직 할 기운이 남았지?”
“..어? 응?”
내가 그렇게 반성하고 있을 때, 바이올렛은 침대에 걸터앉아 내 옆으로 다가오더니, 근육기 붙기 시작한 내 허벅지를 손으로 부드럽게 쓰다듬기 시작했다.
“..나도 오래 기다렸는데, 안 돼?”
“괘, 괜찮겠어? 중요한 날을 위해서 아껴두고 있다고..”
바이올렛과의 첫경험은 나뿐만 아니라 다른 여인들에게도 중요한 관심사였다.
모두를 위해 늘 양보하는 바이올렛을 위해서, 특별한 기념일에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었는데..?
“나도 야한 짓은 별로 안 좋아해서 좋은 순간까지 기다리려고 했는데..이렇게 격렬하게 하니까..나도...질투심이 생겨서.”
수줍게 웃는 바이올렛을 보자, 단 한 발로 만족할 수 없는 리틀 아르틴이 자랑스럽게 기운을 차리고 그 거대한 자태를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어머..! 바로 커졌네..? 남자들은 연속으로 하는 거 엄청 힘들다고 들었는데..?”
“네가 괜찮다면, 나는 언제라도 해줄 수 있어.”
“아르틴...”
바이올렛과 나는 조용히 마주보다가, 그 손을 잡았다.
이내 바이올렛의 부드러운 입술의 감촉이 느껴지자, 나는 바이올렛을 내 품안에 안았다.
*
올가는 몸을 감도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엄청난 쾌감에, 집중하지 않으면 그대로 기절할 것만 같아 숨을 고르며 자신을 진정시키기 시작했다.
‘계획이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도대체 어디서부터 문제가 생긴 걸까. 계획은 완벽했다고 봤다.
물론 결과적으로 아르틴하고 섹스를 하긴 했으나, 아르틴과의 시간도 독점하지 못했고, 아르틴의 아이를 임신하지도 못했다.
...물론 아르틴이 세계에 맞서, 자신을 사랑하겠다고 말해준 것은 행복했다.
“아르틴에게는 상태창이라는게 존재해.”
“상태창...? 그게 뭔가요?”
“상태창은..일종의 계시나 세계의 의지같은 건데...”
처음에는 카이엔이 설명한 상태창이라는 게 뭔지 제대로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자신의 고백에 당황하던 아르틴이 허공의 한 곳을 계속해서 주시하던 그 순간.
올가는 지금 아르틴이 상태창이라는 계시에 가까운 무언가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건 아마 자신이 자살을 마음먹을 때 마다 누군가 계시를 받던 것과 비슷한 일일 것이다. 분명 세계나 여신, 둘 중 하나는 자신이 순결을 유지한 채로 계속 살아가길 바라는 걸 테지.
하지만 아르틴은 자신을 선택했다. 그것이 단순히 자신이 만든 상황에 의해 만들어진 대답이 아니라 아르틴의 진실 된 의지라는 사실이 더욱 행복하게 느껴졌다.
‘..그렇지만 역시 이상해, 이 흐름 자체가 조금 이상하게 이어진 것처럼..’
계속해서 위화감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자궁에 가득 찬 아르틴의 뜨거운 정액의 이질감이 더더욱 집중력을 흐트려 놓고 있었다.
‘...아그네스, 그 여자는 어떻게 내 트라우마를 알고 러브레터를 보낸 거지?’
머리가 식자 올가가 가장 먼저 위화감을 느낀 것은 바로 러브레터였다. 아르틴이 실제로 자신의 연애편지 때문에 죽기는 했으나, 종교재판소를 장악한 이단들의 정체가 밝혀진 후 아르틴의 죽음은 단순히 명분에 불과했다고 아는 것이 주류였다.
거기에 아그네스 황녀의 성격을 생각하면 더욱 이상했다. 자신이 도발 편지를 보내기는 했으나, 그건 일종의 전쟁선포. 은밀하게 기습하지 않고 당당하게 아르틴을 채가겠다는 선언 같은 뜻이다.
아르틴에게 무슨 일이 생겨도, 자신의 개입을 가능성에 넣을 수 있게 하여 섣불리 사고로 번지지 않도록 억제하고, 동시에 어떤 식으로 일이 흘러가든 아르틴을 위해 휴전할 수 있도록 만들어 둔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황녀인 아그네스라면 그 속에 담긴 뜻을 이해했을 것이다. 그런 그녀가 타인의 트라우마를 들쑤시는 음험한 도발을 하려고 했을까?
‘...황녀에게 악의가 없었다면, 누군가 황녀를 도발이라도 한 건가?’
...가장 수상한 것은, 바이올렛이 난입한 타이밍이었다.
아르틴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파악할 수 있고, 이곳에 자유자제로 난입할 수 있는 바이올렛이, 어째서 그렇게 극적인 타이밍에 나타나 위험 부담을 감수한 거지?
심지어 샤오메이 같은 근육뇌를 데려왔다면, 혹은 유니코르를 데려와 신성력으로 아르틴을 회복시켰다면 자신이 정말로 힘을 쓰더라도 아르틴을 독점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아니지, 독점하지 못 했어. 지금도 쾌감에 정신도 겨우 차리고 헐떡이고 있는 게 고..작..?’
거기까지 생각이 닿은 순간, 올가는 무의식적으로 바이올렛과 아르틴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츄웁...츄우웁...”
그곳에서 바이올렛은 아르틴과 입맞춤을 나누고 있었다. 뭐지? 왜 방금 자신의 직감이 바이올렛을 바라보라고 말한 거지?
“...!”
그리고 그 순간, 올가는 보고 말았다.
아르틴과 키스를 나누며 두 눈을 감고 있던 바이올렛이 게슴츠레 눈을 뜨고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지금 비웃었어? 저 사람 순하고 멍청한 여자가?’
그 눈에 담긴 웃음은 명백한 비웃음이었다. 오로지 승자가 지을 수 있는 완전한 비웃음.
“아르...티인..?!”
따악!
무언가 잘못 됐음을 알아챈 올가가 나지막이 아르틴을 부르는 순간, 아르틴의 등을 더듬던 바이올렛의 손이 한 순간 튕겨지며 수면 마법이 발동되었다.
풀썩!
“..츄웁, 방금 올가가 나를 부른 것 같은..?”
“으음...쾌감에 정신을 잃은 것 같은데, 잠꼬대라도 하나보지. 그보다 좀 더..”
“알겠어 알겠어, 시간은 많으니 보채지 않아도 돼.”
아르틴은 뭔가 위화감을 느꼈지만, 키스를 조르는 바이올렛의 애교에 그 위화감을 머리 속에서 지웠다.
여전히, 바이올렛은 눈웃음을 짓고 있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