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2화 〉 바이올렛 퍼플크로우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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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 겪는 섹스의 쾌감에, 바이올렛은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살을 맞댈 때 마다 느껴지는 아르틴의 단단함이 기분 좋았다.
서로의 뜨거운 숨결, 아르틴의 입에서 풍겨지는 포도주 냄새, 뜨거운 체온과 자신을 꼭 끌어안은 듬직한 팔, 모든 것이 새로운 경험이었다.
‘첫, 첫 키스랑은 달라. 다른 애들은 이런 걸 엄청 즐겼다고..?’
이해가 잘 안됐다.
처음 삽입을 받아들인 지금도, 아르틴이 살짝 허리를 움직일 때 마다 전신이 부들부들 떨려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처녀막이 찢어진 고통조차, 사랑하는 사람과 맺어졌다는 기쁨과 섹스의 쾌락으로 이미 느껴지지 않은지 오래다.
‘샤오메이는 한 번 할 때마다 4번 5번씩 한다고 들었는데..! 이런 걸 어떻게 연속으로 해앳..!’
찌걱─다시 한 차례 아르틴의 허리가 튕겨지자, 바이올렛은 자신도 모르게 가냘픈 신음을 흘리며 아르틴의 등을 꽈악 움켜쥐고 말았다.
“히그읏.. 아, 아르틴..♡”
평상시의 바이올렛이라면 자신의 손톱 때문에 아르틴의 등에 상처가 나지 않을까 걱정했겠지만, 지금은 머리가 새하얗게 되어 그럴 수가 없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느낀 질의 끝,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자궁구까지 굵고 단단한 무언가가 휘젓는 행위는 그 정도로 강렬한 것이었다.
“너무 힘들어? 조금 살살 해줄까?”
“하그윽...아냐, 계속, 계속 해줘어..♡”
허나 아르틴에게 이 정도의 느긋한 섹스는 전혀 지치거나 힘든 것이 아니었다.
발정기의 수인이나 몽마 같은 존재와 격렬한 섹스를 즐기다 보면, 이런 느긋하게 허리를 움직이며 교감을 나누는 섹스는 도리어 편한 것이었다.
물론 기분이 덜 좋은 섹스냐고 묻는 다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것이다. 사랑하는 바이올렛을 길들이는 포르치오 섹스는 아르틴에게도 색다른 경험이었기 때문이다.
‘여기를 이렇게 꾸욱 누르면서 천천히 몸을 비비듯이 움직이면..’
히그읏!? 다시 한 번 바이올렛이 가벼운 절정에 다다르며, 눈이 파르르 떨리자 아르틴은 묘한 만족감과 충족감을 동시에 느꼈다.
첫 경험의 여인을 자신의 색으로 물들인다. 평범한 남자라면 단 한 번 해볼만한 기회를 아르틴은 이미 한 손의 손가락이 넘는 횟수를 즐기며 묘한 중독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래서 금태양들이 처녀를 노리는 건가? 유니콘들이 싫어할만 하지.‘
섹스에 점점 눈을 뜨기 시작하는 여인들과는 다른 풋풋함이야말로 첫경험의 정수였다.
전신이 민감해진 채로 강제로 푹푹 박혀서 헉헉 대기만 하던 올가와의 섹스도 기분이 좋기는 했지만, 그런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런데 바이올렛과의 섹스는 어떤가, 그런 아쉬움을 단번에 녹여주는 풋풋함의 정수다.
“흐으읏.. 하앙..♡”
숨을 거칠게 헐떡이면서도, 자신을 기분 좋게 해주려고 미숙하게나마 허리를 움직여 보려고 애쓰는 모습이라거나.
자신이 애무와 삽입을 동시에 해주자 양쪽에서 느껴지는 쾌락에 어쩔 줄 몰라서 허리를 달달 떠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너무 귀여워서 자신도 모르게 약간 괴롭히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아, 안 돼. 자제해야지. 지금 하는 건 바이올렛을 위한 섹스잖아.’
하지만 너무 짓궂게 괴롭히지 말라던 바이올렛의 말을 떠올린 아르틴은 이내 평정심을 유지하며 유두를 괴롭히거나 클리토리스를 비벼대는 대신, 바이올렛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손가락 사이로 쓸어내렸다.
“흐으으응..머리 쓰다듬어 주는 거 좋아...”
“좋아? 계속 해줄까?”
바이올렛은 그게 유독 마음에 들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머리를 아르틴에게 좀 더 기울였다.
정상위 자세라 머리를 내밀지 않아도 괜찮음에도 쓰다듬어 달라고 조르며 머리를 내미는 바이올렛의 모습이 귀여워, 아르틴은 허리를 바이올렛의 몸에 밀착시킨 채 바이올렛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후우우..아르틴의 손, 조금만 더 커지면 좋겠다.”
“손? 전 회차 때 말하는 거야?”
“응...굳은살이 없는 건 좋지만..커다란 손이 더 좋아..♡ 흐읏..♡”
과연, 바이올렛은 섹스 중에 어리광 부리는 것을 좋아하는 건가. 아르틴은 속으로 기억해 두기로 했다.
확실히 아르틴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거나 꼭 안아줄 때 마다 질벽의 조임이 꾸욱 꾸욱 강해지는 것을 바이올렛은 자각도 못했지만 아르틴은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하긴 3회차 때도 어리광이나 눈물이 많았지.’
동생 같은 샤오메이나 제자인 알‘미라즈는 격렬한 섹스를 좋아하는 데, 어디서도 의젓하게 보이는 아그네스나 바이올렛은 어리광 섹스를 좋아한다니, 참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아, 아르틴..나를 위해 움직이지 않는 거지? 이..제엣...움직여도..좋아..♡”
아르틴이 그런 생각에 빠져있을 때, 아르틴의 표정을 본 바이올렛이 다시 가냘픈 목소리로 조르기 시작하자, 아르틴은 사양않고 허리를 튕기기 시작했다.
물론 바이올렛은 허리를 살짝살짝 움직이는 포르치오 섹스만으로도 이미 셀 수 없을 정도로 가버렸지만, 아직 아르틴이 한 번도 사정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조금 걸렸기 때문이다.
‘..오, 올가한테는 그렇게 격렬하게 사정했는데에..’
아르틴이 밉지는 않았다. 얌전히 해달라고 한 것은 자신이었으니까, 허나 아르틴의 씨를 한 가득 받은 올가가 문뜩 부럽게 느껴진 것도 사실이었다.
순간 그 부러움 탓에 자신에게 걸린 피임마법을 해제할까 깊게 고민도 했지만, 역시 사랑하는 아르틴의 결심을 방해하긴 싫었기에 이내 생각을 고쳤다.
“하읏, 으읏…♡ 안에, 안에 아기씨로 가득 채워줘…♡”
그 대신 아르틴의 귀에 속삭이며 아기씨를 조르자, 아르틴의 움직임이 확연히 달라졌다.
“히극?! 격렬해♡ 너무♡ 강해앳♡ 흐아앙♡”
갑자기 허리를 빠르게 튕기는 아르틴의 움직임은 오늘 막 첫 경험을 한 바이올렛이 견디기에는 너무 강한 자극이었다.
그러나 아르틴은 멈추지 않고 자궁을 두들겼다. 미래의 위대한 대마녀를 자신의 것이라는 것을 이 세상에 알리기 위해, 정액으로 마킹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자, 지금 사정할 테니까..! 한 방울도 흘리지 말고 받아들여줘..!”
“흐그으윽♡”
아르틴이 사정을 위해 허리를 꾹 누르자, 자궁구를 천천히 비집기 시작하는 단단한 귀두에 바이올렛은 속수무책으로 함락되고 말았다.
이를 악 다물고 부르르 떠는 바이올렛을 움직이지 못하게 꽉 붙든 아르틴은, 바이올렛이 졸라댄 아기씨로 자궁을 빵빵하게 채워나갔다.
즈륫! 르류륫!
“흐그으으...”
바이올렛은 가벼운 절정과는 전혀 다른 정복당하는 쾌감에서 오는 강렬한 절정에 온몸을 번개라도 맞은 것처럼 떨기 시작했다. 아마 아르틴의 온기가 없었으면 기절했으리라.
영원할 것 같던 사정이 끝나고, 아르틴이 허리를 천천히 떼자 바이올렛은 그제서야 긴장이 풀린 듯 온 몸의 힘이 풀리며 늘어지기 시작했다.
“후우..좋았다. 그치 바이올렛?”
“흐그으...”
“...바이올렛?”
자지를 빼낸 후, 이번에는 어떤 자세로 섹스를 할지 생각하며 바이올렛을 바라본 아르틴은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나 졸려어..잘래에..”
“..엥? 자, 잔다고?!”
당연한 일이었다. 체력이 넘치는 다른 여인들 하고는 다르게, 일반적인 체력의 바이올렛은 한 번의 완전한 오르가즘으로 몸이 만족하게 된다.
그리고 정말 만족한 여성은 아무것도 하기 싫은 무력감과 동시에 격렬한 수면욕이 밀려오기 마련이다. 무투파인 히로인, 비인간계 히로인하고만 섹스를 해 온 아르틴은 알 수 없었지만.
“오, 오늘은 하루 종일 너를 위해 써달라며..?”
“...Zzz...”
틀렸다. 바이올렛이 새근새근 잠드는 것을 본 아르틴은 혀를 차고 말았다.
‘..2발 밖에 못 쌌는데, 어떻게 하지?’
바이올렛에게 봉사하기 위해 느긋이 섹스를 해서 아직 만족하지 못한 아르틴으로써는 난감한 상황이다. 오늘 밤새 봉사할 줄 알았는데 한 번에 뻗어서 잠을 자다니?
‘정력이 너무 좋은 것도 이런 문제가 있나..아니, 정력 약한 것보다야 낫지만..’
이를 어찌하면 좋담, 하고 고민에 빠져있던 아르틴은 문뜩.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올가를 바라보았다.
“...아니야, 아무리 그래도 올가를 강제로 하는 건 나쁘지.”
며칠 만 참으면 될 것이다. 그렇게 자신을 다독인 아르틴은 얌전히 올가와 바이올렛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나오기로 했다.
그 광경을 보던 알‘미라즈가 자신도 저 난교파티에 끼어 들려다가, 아직 아르틴과 손도 제대로 못 잡아본 메피스토의 압박감에 포기했다는 사실은 아르틴은 영영 모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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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싶어 지하의 침실에 딸린 욕실에서 씻고 나오자, 나는 조금 기분이 들떴다.
물론 섹스를 만족할 정도로 못하기는 했으나 아무렴 어떤가.
‘올가랑 바이올렛과 첫 경험... 좋았지...’
올가가 사실 정말 착한 것이 아니라 착한 것처럼 보이는 무시무시한 여인이라는 것을 안 건 충격이었으나, 올가가 자신의 여인이 된 것은 행복한 일이었다.
하지만 문뜩 생각해보니 하렘의 구성원이 뭔가 무시무시해진 것 같기는 하다.
‘이거, 결혼 발표는 어떻게 해야 하지..?’
일단 황녀인 아그네스는 허락을 받을 자신이 있었다. 샤오메이도 어떻게 조르바의 도움을 받으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바이올렛의 가족이나, 유니콘이나, 마족이나, 악마나 성녀라니, 자신이 생각해도 대환장 파티 같은 조합에 앞길이 조금 막막해진 기분이었다. 그나마 평범한 여기사인 시온이 가장 무난하다니.
‘..역시, 답은 마왕 새끼를 담그고 세계의 영웅이 되는 것인가?’
돌파구는 있다. 제국의 황제와 천제, 무신, 대마녀, 북부 교단까지, 누가 되더라도 마왕을 토벌한 용사파티의 일원이 하렘을 만들겠다고 선언한다면 어느 정도 정상 참작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 이번 생에 까짓 것 마왕 잡는 거야. 카이엔 녀석하고 의기투합해서 밀고 나가면 생각보다 쉽지 않을까?”
치트키 같은 히로인들도 있고, 아직 기연들도 잔뜩 남았다. 시간도 이제 겨우 1달 더 지난 상태인 만큼 무리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아니, 솔직히 씹가능이다.
“그래, 나는 블러드 펀치니까, 까짓 것 하렘 이뤄내면 되지.”
나는 미래의 평화로운 하렘에서 아르틴 주니어들을 오순도순 키울 생각에 마음이 들뜨기 시작했다.
우리 아이들은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아서 밝은 성격으로 어둠 없이 자랐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많은 노력을 해야겠지만 그 정도는 충분히 감수할만하다.
‘고아 양희민에서 많이 컸다. 장하다 아르틴!’
나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숙소에 들어왔다. 시간이 벌써 새벽 3시가 지난 만큼 카이엔 녀석도 자고 있을 테니 문은 살살 열었다.
“어디..그럼 나도 자고 일어나서 공부 열심히 할까.”
역시 가장 최우선은 용사의 동반자로 인정받고 황태자에게 인정받는 것. 그 사이 중간고사 때 일어날 이벤트를 클리어 하면 그만이다.
‘..역시 세니아 선생님은 도와드리자. 연금술 동아리로 많이 신세를 졌고.’
아마 사망전대인 세니아 선생님이 그때 또 위험에 처할 것이다. 이런 저런 신세를 진 사람이 죽는 건 좆같으니까 전개가 어떻게 변하든 상관없다.
“나는~어차피~아무리 전개가 바뀌어도~ 상관 없다..컥?!”
옷을 수면용 가운으로 갈아입은 후, 침실의 문을 연 나는 뒤통수에 느껴지는 강력한 충격에 의식이 흐릿해졌다.
“아..암살자...!?”
갑자기 누가 나를 공격한단 말인가. 짧은 순간에 생각할 수 있는 건 올가가 처리 못한 이단, 혹은 왕국 귀족파가 보낸 암살자일 터.
“회..회귀는..안 돼...!”
나는 흐릿한 시야에도 불구하고 간신히 몸을 쓰러지지 않고, 비틀거리며 몸을 돌렸다.
뻐억!
허나, 곧 이어 내려쳐진 충격에는 견디지 못하고 쓰러지고 말았다.
젠장. 이렇게 회귀라니...
*
“...후욱, 후욱,”
아르틴의 뒤통수를 두 번이나 손날로 내려찍은 카이엔이, 아니 카르엔이 충혈된 눈으로 숨을 몰아쉬며 아르틴을 내려다 봤다.
“자, 잠든 거지? 아르틴?”
아르틴이 의식을 잃은 것을 확인한 카르엔은 신성력을 일으켜 아르틴의 상처를 곧 바로 치유한 후, 불의 정령의 마력을 이용해 방 안에 숨겨 놨던 몽유향의 불을 붙였다.
“잠들었으면..이제, 들킬 일은 없는 거잖아? 네가, 네가 나쁜 거야. 기다리게 하니까...!”
새벽 3시. 뒤틀린 카르엔이 아르틴을 짊어지고 침대로 향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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