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9화 〉 스승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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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해라 아르틴 루드비히!! 내 딸의 손녀사위로써 태산도장의 가르침을 받겠다고 말이다!!”
그 후로, 천마는 10분이 넘게 내 위에 올라탄 채로 농성을 하고 있었다.
“후욱..! 후욱..! 카이엔! 축복도 걸어줬으니 제대로 힘 좀 써보세요!”
“나도...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천마를 어떻게든 끌어내려던 카이엔도 제 풀이 지친 듯 땀을 흘리고 있었다.
‘전력으로 싸워도 10분 안에 지칠 녀석은 아닌데..이 할머니가 무슨 수작을 부린 건가?’
앗, 시발 방금 눈 마주치니 비릿하게 웃는 것 좀 봐. 틀림없이 카이엔과 올가가 자신을 붙잡은 동안 뭔가를 한 것이 틀림없다.
“저는 받을 생각이 없어요..! 한 달 내내 이러셔도 절대 마음 안 바꾼다고요!”
“흐흐.. 내 남편도 결혼하기 전에는 그 말을 달고 살았지..! 그래도 10년 동안 쫓아다니니까 결국 결혼해 주더라고!”
“이런 미친..! 내려와 이 망할 할머니야!”
“할머니가 아니라고 했을 텐데! 천마나 누님으로 부르라고!”
..저 강렬하게 번뜩이는 눈빛으로 보아, 내가 항복하기 전 까지는 정말로 나를 붙잡고 늘어질 셈인 것 같다.
물론 여자 하나가 올라탄 것으로 내가 마음을 바꿀리는 없기에, 사실상 천마의 떼쓰기가 계속 될 뿐이었지만..
‘...시발, 좆됐다.’
문제는 리틀 아르틴이 상황도 제대로 이해 못하고 점점 반응하려고 하는 것이다.
솔직히 박음직한 몸을 가진 여성이 몸 위에 올라타, 엉덩이를 부비며 밀착해 오는데 반응하지 않는 쪽이 병신 아닌가?? 어찌보면 당연한 반응이다
특히 샤오메이의 드레스를 생각해봐라. 저 차이나 드레스는 하반신이 거의 노출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맨 살의 엉덩이의 탄탄한 촉감이 이불너머로 그대로 느껴지는 것이다.
문제는 시발 내 위에 올라탄 사람이 내 여인이 된 사람의 증조할머니라는 점이지.
‘할머니는 안 돼, 할머니는 안 돼..!’
만약 내가 이 자리에서 세우면 어떻게 될까? 저 고집쟁이 천마가 어느 반응을 보여도 문제다.
얌전히 내려온다. 저 징하게도 떼를 쓰던 사람이 얌전히 내려와? 거기에 내 자지가 진심으로 발기하면 이런 얇은 이불로는 가려지지도 않는다.
아마, 천마는 물론이고 내 옆에 있는 카이엔과 올가도 알아차리겠지.
‘..올가는 물론이고, 다른 여자들도 호감도가 박살나지 않을까?’
가능성은 있다. 내가 여자랑 좋은 관계를 맺는 꼴을 절대 못 보는 카이엔 새끼가, 그리고 내 하렘을 떨어트리려고 했던 올가라면 조금 과장을 더해서 퍼트릴 지도 모른다!
아니면 반대로, 천마가 내가 발기한 걸 알고 약점을 잡아도 문제다.
발기한 걸 다른 여자들에게 말하지 않을 테니 따라오라고 하면? 그때도 내가 버티고 서있을 수 있을까?
‘그건 자살을 해야하는 일이 아닐까..?’
아니, 그전에 근본적으로 내 여자들에게 아내의 증조할머니에게 발기한 사람이라는 타이틀이 달리는 것이 좆같은 것이다.
아그네스가, 바이올렛이, 다른 여자들이 자기 가족을 소개시켜주기 껄끄럽다는 눈으로 어색하게 피하는 상황이 나온다면, 난 진심으로 자살할 지도 모른다.
‘제발, 자지야..! 발기하지 말아라..!’
나는 초월적인 인내심과, 여태껏 있었던 회귀에서의 좆같은 기억들을 상상했다.
고문을 당했던 일, 마왕군에게 죽은 수많은 사람들의 시체, 역병의 괴물과 미치광이 빌런들의 실험실..!
‘..효과가 있어, 줄어든다!’
리틀 아르틴의 발기가 천천히 사그라드는 것이 느껴진다. 하지만 지금 당장도 내 골반 위에서 엉덩이를 흔들면서 눈앞에서는 가슴을 출렁이는, 이 요망한 할머니를 떨쳐내기 위해서는 더 큰게 필요한 것 같았다..!
‘...그래, 카이엔, 이건 카이엔이다. 좆같은 똥게이의 수작이다..!’
나는 이 세상에 와서 가장 역겨운 것이 뭐냐고 묻는 다면, 나를 그윽하게 쳐다보는 카이엔이었다.
곧 바로 내 위에 올라탄 게 카이엔이라고 상상하자, 리틀 아르틴은 급속도로 시무룩해 져서 힘을 잃었다.
‘그래! 이거야! 카이엔에게 발기할 수는 없지! 아무리 여자 같은 촉감...이어도..?’
그런데 그 순간, 내 머릿속에 한 번도 본 적 없던 풍경이 지나갔다.
내 품안에 안겨서 칭얼거리는 동양풍의 미녀가 커다란 가슴으로 나를 유혹하는 꿈. 이유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그게 떠오르기 시작했다. 왜지?
‘안 돼 시발. 자지가 다시 발기한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자지가 다시 발기하기 시작했다. 이대로 가다간 할머니에게도 발기하는 취향으로 매도당하고 말 것이 분명하다..!
‘미안, 애들아! 나는 틀렸어..! 미안해..! 샤오메이..! 네 증조모께서 몸매가 너무 치트키야...!’
이 순간 나는 선택해야 했다. 이대로 발기를 해서 사회적으로 죽던가...
...아니면, 심장을 터트리는 방법처럼 자지에 마나를 집중시켜, 자지를 터트려 버리던가.
‘차라리 죽자. 살아서 뭐하지?’
어느 쪽도 최악이다. 차라리 그냥 죽는 게 낫지 않을까? 차라리 탈모 2회차가 마음이 편할 것 같은데?
“자, 대답해라 아르틴..! 빨ㄹ..그런데, 이불 안에서 뭘 하고 있는 게냐..?”
아 시발, 천마가 알아챘다.
‘잘 있어라, 내 하렘라이프...!’
나는 어느 쪽도 선택할 염두가 나지 않았고, 결국 내 심장을 향해 마나를 모아 터트릴 준비를 시작했다. 기억 회귀가 이어질 거라는 작은 기대를 품으며..!
──콰앙!!!
그 때. 갑자기 교단의 양호실의 문이 강렬한 소리와 함께 박살나듯이 열렸다.
“지금 제 제자를 낚아채려는 겁니까? 천마 할망구?”
“뭐, 처, 천마 할망구...?!”
그 문을 박차고 주황빛 사자갈기 같은 머리를 찰랑이며 당당히 나타난 것은, 바로 마리안느 누님이였다!
“감히 본녀를 천마라고 부르는 것이냐! 본녀는 공화연방의 제일인 중 하나이거늘!”
“하, 그래봤자 골방 늙은이 아닌가? 빨리 내 의동생이자 제자에게서 떨어져!”
“크읏?!”
내 구원자 마리안느 누님은 마력을 터트리며 천마를 향해 뛰어들더니, 허리를 붙잡고 강렬한 태클을 걸어 무려 천마를 넘어트리는 데에 성공했다!
물론 천마가 침대에서 완전히 떨어지기 직전에 버티긴 했으나, 내 자지 위에서 떨어진 것은 안도할 만한 사실이었다.
“나이에 걸맞지 않게 꽤 괜찮은 실력을 지녔구나..! 감히 본녀의 균형을 무너트리다니!”
“흥, 드잡이는 왕국의 장기지, 허우적거리며 춤추는 공화연방의 무술보다 훨씬 효율적이거든..!”
“근데 왜 자꾸 반말이냐! 못난 스승답게 제대로 된 예절도 모르는 구나!”
“나는 왕녀거든! 왕족도 아닌 주제에 예의 어쩌구 하지 마!”
‘...그런데 이게 세계관 최강자들의 싸움 수준인가? 실화냐?’
내가 아는 한 이 두 사람이 지금 이 아카데미에서 가장 강한 사람을 뽑을 때 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텐데, 싸우는 내용은 유치함이 끝이 없었다.
“자, 아르틴. 이쪽으로!”
“아, 고마워..으읏.”
그때 누군가 날 두 사람 사이에 꺼내줘서 감사인사를 했는데, 얼굴을 확인해보니 카이엔이었다.
“...아, 아직도 나랑 접촉하는 것도 싫어? 미, 미안..”
“아니..그, 좀 다른데..시발..”
내가 왜 이 새끼를 떠올리자 카르엔이 떠올랐는지, 발기가 더욱 커졌는지 알 수 없어 복잡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아무튼, 두 사람 사이에서 빠져나온 나는 올가와 카이엔의 부축을 받아 구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아르틴 동생은 내가 키웠어! 갑자기 나타난 늙은이는 꺼져!”
“흥! 아르틴의 미래를 위해서는 본녀에게 가르침을 받는 것이 좋다고! 실력 낮은 네가 포기해라!”
“실력이 낮아? 이 젖도 쳐진 할망구가..!”
“쳐, 쳐지다니! 아직 10대 계집아이들 보다 크고 탱탱하다! 이 무식한 년이!”
“..그냥 나갈까?”
나는 상상 속에서 그리던 천마나, 내가 우상시하던 누님이 저렇게 망가지는 꼴을 도저히 볼 수가 없었다. 이딴 꼴을 계속 보느니 차라리 아픈 몸을 이끌고 나가는 게 훨씬 정신 건강에 좋을 것이다.
“두 사람 다 그만 하세요!!!!”
그 때였다. 뒤에서 익숙한 하이톤의 미성이 들려온 것은. 나는 문을 향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세, 세니아 선생님?”
“아르틴! 다쳤다고 해서 병문안 왔는데, 도대체 이게 무슨 소란이라니!”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처럼 느껴지는 세니아 선생님은, 내게 황급히 달려와 내 몸 상태를 살폈다.
“아야.. 거기는 아직 쑤셔서..”
“몸 상태 좀 봐..! 애가 이렇게 아픈데, 아픈 사람 앞에서 싸우는 건가요? 그러고도 두 사람이 아르틴의 스승을 자처할 수 있어요!?”
“아, 아니..그, 자꾸 고집을 피워서 본녀가 설득하느라!”
“저는 이 망할 할망구가 고집을 피워서, 구해주려고..”
이어서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전투력으로 치면 내가 아는 사람 중에서도 최하위에 가까울 세니아 선생님이, 천마와 마리안느 스승를 혼내기 시작한 것이다.
“도대체 어떤 스승이 제자의 몸 상태가 이지경인데 쉬지도 못 하게 괴롭히나요! 게다가 천마님은 아르틴을 다치게 했으면 좀 자중하셔야죠! 여긴 공화연방이 아니잖아요!”
“서, 선생님..!”
나는 왠지 서러움에 차올라 세니아 선생님을 바라보자, 세니아 선생님은 괜찮다는 듯 나를 끌어안아 토닥이기 시작했다.
─말캉!말캉!
‘아..녹아내리는 기분이야..’
아카데미에서 최고로 크고 부드러운 세니아 선생님의 가슴에 얼굴을 부비자, 몸을 가득 채운 고통이 씻은 듯 사라지는 것 같았다.
“옳지, 옳지, 힘들었지 아르틴? 좀 더 기대도 좋아.”
세니아 선생님은 그저 내가 힘든 거라고 생각한 건지 자애로운 손길로 나를 토닥이곤, 다시 두 사람을 째릿 노려봤다.
“...아니, 나는 그저 시험하려고 한 것인데...”
“난 진짜 억울한데..”
“뭐라고요?”
“아...아니..미안하구나..”
할 말은 한다. 세카콜라가 노려보자, 천마는 까마득한 후배이자 어린 하프엘프의 눈치를 보더니 쭈볏쭈볏 사과하기 시작했다.
이게 진짜 ‘교육자’의 힘인가..?
“그, 그래도 포기는 못 한다! 아르틴과 카이엔은! 적어도 아르틴은 본녀와 같이 공화연방으로 가야 하노라!”
“아니, 이 할망구가 그래도 정신을 못 차리고..!”
두 사람이 다시 싸우려던 찰나. 갑자기 어디선가 또 다른 살기가 피어올랐다.
“...교회에서 언제까지 그렇게 날뛸 생각인가요? 두분은?”
현재 교회의 주인이자 책임자인 올가 비르투스가 평상시와 다른 저음의 목소리로 조용히 말하자, 천마와 마리안느 누님은 말을 멈췄다.
“...일단 자리를 옮기죠. 알겠죠?”
“그, 그러도록 하자구나.”
“나는 상관없기는 한데..”
결국 세니아 선생님의 제안을 따라, 두 사람은 병실을 빠져나갔다.
“뭐 하니? 아르틴 너도 따라와야지?”
“네? 저요? 저도 좀 쉬어야 하는 데.,.?”
“음, 그래도 네 장래를 논의하는 자리니까. 네가 있어야 하지 않겠니?”
“아..뭐, 그러네요..”
나는 딱히 반박할 말도 없고, 못 움직일 정도도 아니라서 고개를 끄덕이기로 했다.
‘생각해보니 안 따라가면 조금 좆 될지도 모르겠는 걸?’
마리안느 누님은 나를 아그네스의 약혼자로 알고 있을 텐데, 천마는 나를 증손녀 사위로 알고 있고, 세니아 선생님은 아무것도 모르니..!
“아르틴..괜찮겠어?”
“..곧 다녀올게, 여기 정리나 좀 해놔.”
“..알았어.”
내가 비장한 마음으로 진지하게 말하자, 카이엔도 조금은 내 마음을 이해한 듯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일 없겠죠 서방님? 저 천마. 제정신이 아닌 것 같은데?”
“걱정 마 올가,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못을 박아 둘테니까.”
“서방님만 믿어요. 뭐든 해내시는 분이니까요.”
나는 올가와 작게 인사도 나누고는, 세니아 선생님의 부축을 받아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 좀 더 붙으렴, 선생님이 확실하게 부축해줄 테니까!”
“...감사합니다 선생님!”
그리고 가는 내내, 그 커다란 엘프 가슴의 부드러움을 아무도 모르게 만끽할 수 있었다.
조금은 개꿀이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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