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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할 정도로 경험이 많은 회귀자-221화 (221/266)

〈 221화 〉 지옥의 사정 #03

* * *

다루크 황야, 메피스토군의 영토인 용암산과 접경지대에 해당하는 바알제불군의 외각의 영토에는 지금껏 느끼지 못한 전운이 감돌고 있었다.

“사브나크 사령관님! 별동대 8천, 전원 전투 준비 완료되었습니다!”

“음.”

부관의 외침에, 사브나크라 불린 사자머리의 악마가 고개를 돌려 도열한 8천의 군세를 바라봤다.

겉으로 보기에는 원래 이 지역에 배치되어있던 국경수비대와 다를 바가 없는 겉모습의 병사들이지만, 그 정체는 개개인의 전투력이 상급악마에 준하는 고도로 훈련받은 중급악마들.

이들이야 말로 바알제불 군의 3인자이자 1만의 승리를 쌓아온 전쟁의 군주, 고대부터 당당히 72악마에 이름을 올린 대악마 사브나크가 육성한 최정예 특수군이었다.

“드디어 눈앞이군, 저 나태에 취한 돼지들의 숨통을 끊어낼 첫 걸음이 될 전투가 말야.”

긴 시간이었다. 메피스토의 존재로 인해 저 풍요로운 용암산의 영토를 눈앞에 두고도 언제나 참으며 억눌러야 했던 세월이 수천 년이다.

전부 그 망할 돼지들의 수장, 암퇘지 메피스토펠레스의 탓이다.

지옥의 군주들 중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주제에 나태한 그 성격 탓인지 수천 년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자신의 영지에 틀어박혀, 지옥의 변화를 막아온 적폐의 악마.

허나 그러한 권태도 수천 년이 이어지면 빈틈을 보이게 되던가, 최근 메피스토의 행보는 머저리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빈틈이 많은 상태였다.

국경지대의 영주이자 사령관을 처형하고 후계자를 지정하지 않는다? 게다가 국경지대의 도발이나 첩자들의 유입을 방치한다? 최고의 머저리가 아닌가.

“그것도 오늘로 끝이다. 저 돼지들은 오늘 자신들의 오만과 나태로 인해 몰락할 것이다.”

8천이란 군세는 한 영토를 점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허나 그것을 지휘하는 것이 자신이라면 다르다고 그녀는 굳게 믿고 있었다.

지휘관도 없는 머저리 군세가 자신의 별동대에 패퇴한 것을 메피스토의 다른 권속들이 아는 순간, 이미 본대가 용암산을 점령해 그들의 접근을 차단하리라.

‘...완벽한 타이밍이야, 기분 나쁠 정도로 말이지.’

물론 기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현재 메피스토 군의 상황에 대한 정보를 넘겨주며 자신들의 출격을 충동질 한 것이 아스모데우스의 세작들이어서 그럴 지도 모른다.

‘기분 나쁜 뱀 같은 녀석들, 또 무슨 짓을 꾸미는 거지? 타락천사 놈들은 그 속내를 알기 힘들어. 가장 먼저 쳐 죽이고 싶은데 말야.’

녀석들의 행보는 늘 이해할 수 없는 기만책에 가까웠다. 그들이 뿌리는 거짓 정보에 몇 번이나 손해를 봤던가, 이번에도 바알제불군의 첩자의 정보가 아니었다면 움직이지 않았을 것이다.

‘요즘에는 인간계에 간섭하기 시작했다지, 지옥에서 패배하고 꼬리를 말고 도망친 마왕 녀석들에게 관심이라도 생긴 건가? 도대체 이해가 안 된다니까.’

아무래도 좋았다. 사브나크는 고개를 털며 잡생각을 버리고 눈앞의 전투에 집중하기로 마음먹었다. 아무리 녀석들이 수작을 부려봤자, 바알제불님의 강력한 군대 앞에서는 무력할 터.

“메피스토군의 풍요로운 영토를 취할 수 있다면, 그 이점을 가장 키울 수 있는 것은 우리 바알제불군이 틀림없다! 진격을 시작하라! 오늘 우리는 용암산의 정상에 우리의 깃발을 꽂는다!”

백마의 고삐를 강하게 쥔 그녀가 검을 들어 올리며 외치자, 8천의 별동대가 능수능란한 움직임으로 용암산을 향해 진격하기 시작했다.

시작이다. 오늘의 승리를 기반으로 바알제불군은 최강의 세력으로 탈바꿈 할 것이며, 자신은 2인자의 자리에 오르고 말 것이다! 그리고 바알제불님의 밑에서 무한한 승리의 영광을 누리리라!

“사브나크님! 무언가 이상합니다!”

허나, 용암산을 향한 진격이 시작된 지 30분, 부관의 외침과 동시에 사브나크는 일이 무언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자각했다.

“내전으로 인해 텅텅 비어 있어야 할 국경의 초소들에 병력들이 가득합니다! 게다가, 저 전쟁병기들을 보십시오!”

“...뭐지? 용암산의 최정예 부대인 발록 기사단 까지 국경을 지키고 있다고? 이게 무슨?”

본래라면 영주성을 지키거나 내전에 참가 했어야 할 용암산의 병력들이 일사분란하게 국경의 수비를 강화시키고 있다. 이는 사브나크 그녀가 사전에 접수한 첩보에 따르면 전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마치 아즈구단이 살아있을 때와 같은 움직임이 아닌가? 하지만 어떻게? 어린 두 후계자는 이렇게 일을 추진할 능력이 없을 터인데?’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사브나크 사령관님? 이대로 전투가 벌어지면, 저희가 승리할 지라도 별동대의 피해는 만만치 않을 것 입니다!”

“...크윽.”

말로 수천 년의 역사를 쌓아온 상승의 지휘관이 아니다. 그녀라면 분명 저 굳건한 요새를 뚫고 발록 기사단을 베어 넘겨 승전보를 울릴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허나 전투로 인한 피해는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닐 것이다. 게다가 이번 작전에서 가장 중요한건 번개와도 같은 진격전, 요새에서 발이 묶이는 순간 본대는 무의미해진다.

‘메피스토가 변덕을 부렸나? 아니면 사타나치아 그 얼간이 년이 설득에 성공했나? 아니, 아스모데우스 녀석 들이 우리를 속인 걸지도 모르지.’

판단은 빨랐다. 지휘관의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는 패배할 전투는 망설임 없이 포기할 줄 알아야 하는 법.

“..칫, 군대를 물린다! 아스모데우스 녀석들, 거짓 정보로 혼란을 주다니. 이 치욕은 갚아주마.”

그렇게 수천 년간 이어진 지옥의 삼자 구도가 무너질 수 있던 절호의 기회는 그렇게 끝이 나고 말았다.

허나 바알제불군도 아스모데우스군도 이 순간은 알지 못했다.

그 절호의 기회를 차단한 것이, 대악마 메피스토펠레스도 2인자 사타나치아도 아닌, 한 인간에 의해 벌어진 일이라는 것을.

*

메피스토펠레스의 열두 가신, 그 중 상업을 담당하는 악마인 까마귀 머리의 악마, 까마귀군주 니베리우스는 아주 오랜만에 혼란을 느끼고 있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그가 메피스토의 성으로 달려온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오랜만에 메피스토님이 집무를 본다는 소식이 수도에서 들려오자, 그 즉시 수도로 이어지는 마법진을 이용해 서둘러 달려온 것이다.

이는 늘 과한 업무에 시달리는 사타나치아의 보좌를 하기 위함이기도 했고, 동시에 열두 가문 내에서의 영향력을 높일 몇 안 되는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함이기도 했다.

뭐가 되었든, 수도에 도착한 니베리우스는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모독적인 말도 안 되는 광경을 봐야만 했다.

“다음은 차기 간부들을 위한 지원정책입니다! 기존에 메피스토님의 간택을 받아 간부가 되는 형태로는 정기적인 간부의 양성이 힘듭니다. 그러니 그들을 고정적으로 배출해낼 시스템을 양성해야...!”

“음, 괜찮네요. 통과. 예산은 사타나치아님이 원하는 대로 조율하세요, 그 쪽에 대해서는 완전히 맡기겠습니다.”

“가, 감사합니다 아르틴 루드비히 공작님!! 그, 그럼 다음 안건은...!”

본래라면 메피스토펠레스님의 위대한 힘과 권위를 나타내는 상징이었던 지옥에서 가장 찬란한 옥좌에 웬 인간 나부랭이가 앉아있다. 그것도 살아있는 인간이.

당장 영혼을 빼내 감옥에 가두고 간수들에게 영원한 고문을 명령해도 시원찮을 상황인데, 그보다 놀라운 것은 그 사타나치아가 그런 인간에게 굽신 거리는 모습이었다.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철혈재상이라 불리는 그 산양의 왕 사타나치아가, 인간에게 아양을 떨고 있다고?’

사타나치아가 어떤 악마인가, 아스모데우스 녀석들의 그 악독한 책략에도, 바알제불의 무자비한 습격에도 늘 무표정을 유지한 채 메피스토군을 이끌던, 명실상부한 2인자가 아니던가.

그녀에게 아부를 떨며 최대한 연줄을 대려는 이들은 많았지만, 그녀는 단 한 번도 그들에게 손을 내밀지 않았다. 자신의 사적인 욕망을 위해 메피스토군을 망칠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말이다.

같은 가문의 수장이자 권속인 니베리우스조차 그런 그녀의 모습에 한 때 존경심과 연심을 품기도 했었다. 물론 정치적인 입장차를 고려해 그 연심은 접어야 했지만 존경만큼은 그대로다.

충격적이다, 충격적이지만, 세상에는 늘 상상보다 더한 것이 존재하는 법

“자, 아르틴! 여기 지옥 포도 좀 먹으면서 하거라! 짐이 직접 껍질을 벗겨 줄 테니 입을 벌려보거라.”

“아, 고마워 메피스토. 아앙…음, 맛있네!”

사타나치아의 처음 보는 모습조차, 자신들의 위대한 군주 메피스토펠레스가 하인처럼 인가의 수발을 드는 모습만큼은 아니었다.

언제나 절대적인 힘과 권위를 보이며, 모든 악마들의 충성과 경외를 받던 지옥의 군주가, 100년도 못 살고 죽는 나약한 인간에게 과일을 먹여주고 있다.

“다들! 정신을 차리셔야합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추태란 말입니까!!”

그 광경을 버티지 못한 니베리우스가 결사의 각오로 크게 외치자, 알현실에 있던 모든 이들의 시선이 니베리우스에게로 향했다.

“이게 무슨 꼴입니까! 위대한 지옥의 악마들이 인간에게 아양을 떨고 시중을 드는 모습이라니! 메피스토펠레스님! 무슨 유희를 즐기시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번만큼은 멈추셔야 합니다!”

“지금 논의 되고 있는 안건 하나하나가 메피스토펠레스님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중요한 안건입니다! 고작해야 인간 나부랭이가 몇 분 보고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국가를 운영하는 중대사란 말입니다!!”

“사타나치아 자네도 마찬가지네! 상황이 이 지경이 되도록 무슨 짓을 한 건가! 당장 저 인간을 옥좌에서 끌어내 감옥에 쳐 박고! 메피스토님이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나서야 하는 것이 우리 권속의 도리 아닌가!”

“아니 권속의 도리가 아니어도 좋네! 지옥의 위대한 귀족의 긍지는 잊었는가! 인간에게 통치당하는 삶이라니! 그런, 비굴한 삶은...!”

까마귀 군주 니베리우스의 외침이 절정에 도달한 그 순간.

“니베리우스.”

나지막이 니베리우스의 이름이 알현실을 채웠다. 목소리의 주인은 메피스토가 아니었다.

산양의 왕, 사타나치아의 차가운 목소리가 니베리우스를 향했다. 그 차가움에 니베리우스는 순간 살기에 가까운 감정을 느껴 움찔 떨었지만, 물러서지 않고 사타나치아를 바라보았다.

“뭔가, 할 말이 있는가? 말해보게, 도대체 무슨 의도로 이 광대짓을 가만히..!”

“인간 나부랭이라니, 당장 사과드리게. 저분은 메피스토펠레스님의 부군이자 공작의 직위를 가지셨으며, 메피스토펠레스님의 의도에 따라 지옥을 통치중인 섭정, 아르틴 루드비히 공작님이시니까.”

“...뭐?”

“죄송합니다 아르틴 루드비히 공작님. 니베리우스 경도 악의가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닐 겁니다. 그저 수천 년간 살다보니 머리가 돌처럼 굳은 것이지요.”

“뭐? 뭐...!?”

까마귀의 부리가 강하게 부딪혔다. 이게 지금 무슨 소리인가. 어째서 저 여자는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인가! 인간 따위에게!

“아, 아니 괜찮습니다. 인간이 대뜸 옥좌에 앉아있으면 놀랄 수 있죠. 지금이라도 내려갈까요.”

“아니요! 부디 편히 계시길 바랍니다! 지옥의 권위 있는 통치자님께서 서서 집무를 보게 하다니! 그런 무례가 어디 있겠습니까!”

“사, 사타나치아 경...?”

“닥치게 니베리우스 경! 지금 내가 아르틴 루드비히 공작님에게 말씀을 올리고 있지 않은가!”

니베리우스는 그 순간 느꼈다. 지금 이 외침에는 분명히 살기가 섞여있었다. 당장 입을 다물지 않으면 그 혼을 태워버리겠다는 또렷한 살기가.

“내 수천 년을 메피스토펠레스님을 보좌하면서, 아르틴 루드비히 공작님처럼 진심으로 지옥을 위해 헌신하시는 분을 보지 못했네. 자네의 가문이 돼지처럼 부와 권력을 탐하여 그 비루한 날개로 자유롭게 날지 못하게 된 것을 생각한다면 더더욱 말야!”

“어, 어찌 그런 막말을...”

“닥쳐라! 지금부터 아르틴 루드비히 공작님에 대한 무례는, 나 산양의 왕 사타나치아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겠다! 메피스토펠레스님의 분노를 맛보기 전에 나의 시체를 넘고 가야 할 것이야!”

“...!!”

악마의 충성맹세, 그것이 가지는 의미는 강했다. 특히나 계약의 군주 메피스토의 권능을 하사받은 권속들의 말과 맹세는, 한마디 한마디가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사타나치아가 한 맹세는 명백했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은 아르틴 루드비히에 대한 충성을 위해 제 목숨과 가문, 권능과 모든 것을 사용하여 증명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것도, 본래 자신의 주군인 메피스토펠레스 앞에서, 이건 명백한 반역행위였다.

“자, 자네 지금 무슨 소리를 한 것인가...!? 메, 메피스토펠레스님의 앞에서 무슨 망발을...!”

이 순간 니베리우스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하나 밖에 남지 않았다. 저 무례하고도 멍청한 반역의 길을 택한 산양의 왕을 제 손으로 죽이고, 메피스토펠레스에게 수천 년 전의 충성맹세가 아직도 유효함을 내보이는 것.

판단은 빨랐다. 니베리우스의 살기가 사타나치아를 향하기 시작했다. 마력은 명백히 살의에 따라 피어올랐고, 육신은 당장이라도 사타나치아와 인간을 처리할 수 있도록 전투태세를 갖췄다.

“후후후, 후하하하하하!”

“...메, 메피스토님!?”

“메피스토님이 큰 소리로 웃으셨어...?”

그러한 일촉즉발의 분위기가 깨진 것 이유는 메피스토의 웃음소리였다.

수천 년 전, 대전쟁에서의 승리자가 됐을 때도 큰 소리로 웃는 일이 없던 메피스토가, 이 순간 기쁨과 환희를 담아 해맑게 웃고 있었다.

“만족스럽구나 사타나치아. 그래, 그대의 진심어린 충성맹세를 듣고 있으니 짐의 기분이 떠나갈 듯이 좋구나. 그대의 혜안이 짐을 즐겁게 한다.”

“과찬이십니다, 메피스토님. 저는 그저 제 욕망을 위해 움직였을 뿐입니다.”

“그래서 짐이 그대를 옆에 두고 있는 것이란다. 아르틴에게 조금의 의심도 없는 순수한 충성심과 연심을 보낼 수 있는 그 현명함 말이다.”

“메, 메피스토님...?”

니베리우스의 눈이 허망하게 떠올랐다. 그 부름에 담긴 뜻은 명백하지만, 메피스토는 그 뜻을 무시하고 자신의 말을 이어나갔다.

“짐 또한 같이 선언하마, 지금 이 순간부터 아르틴 루드비히 공작에 대한 모든 무례와 악의는, 짐에 대한 무례와 악의로 간주하겠다. 무슨 말인지 알겠느냐?”

“그, 그게 무슨...”

“짐의 친구이며 반려자에 대한 무례를 참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 외에 더 설명이 필요 하느냐?”

필요했다. 더없이 필요했다. 이 미쳐가는 상황에서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니베리우스 자신과, 지금 이 돌발 상황에 당황한 듯 눈을 굴리는 인간밖에 없어 보였다.

하지만 니베리우스는 머리가 총명했다. 그렇기에 자신이 지금 입을 여는 순간, 말 한마디에 존재를 소멸당한 용암대장군 아즈구단과 같은 꼴이 될 것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구, 군주님의 뜻을 따르겠습니다.”

“옳지. 머리가 좋은 녀석은 싫어하지 않는다. 그럼 계속하자구나, 사타나치아?”

“네 메피스토펠레스님, 다음 안건입니다! 마계를 지탱하는 마계수는 1차 대전쟁 당시 천사들에 의해 훼손당한 이후로 복원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

나라의 통수권자인 1인자와 귀족들을 이끄는 2인자가 뜻을 맞췄다.

그것은 인지한 이상, 다른 악마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단 하나였다. 그 뜻에 맞춰 자신들의 머리를 조아리는 것.

‘...아, 포도 먹은 거 체할 것 같아.’

정작, 이 모든 일의 당사자인 아르틴은 이 미친 전개가 이해가 되지 않는 건지, 식은 땀을 흘리며 메피스토펠레스가 먹여주는 과일을 힘겹게 받아먹어야만 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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