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0화 〉 119. 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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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도 여자치곤 꽤 큰 편이고.
얼굴은 평소엔 귀엽지만 조금만 인상 써도 매섭고.
무엇보다 몸이 남매라는 생각을 잠깐 잊게 만들 만큼 매혹적이고 아름답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피가 섞인 여동생과 음행을 저지른다는 것보단 자극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물 안에서 잔뜩 싸면 어떡해. 오빠.”
“그렇게 야하게 키스하는데 어떻게 참아.”
“벼어언태.”
“나 변태 맞아.”
정액이 둥둥 떠다니는 물 안에서 다시 내게 찰싹 달라붙는 겨울이.
방금 사정했지만, 여전히 가라앉질 않는다.
“오빠 개변태니까. 나한테 더 키스해줘야 돼.”
“가슴 만지면서 해도 돼?”
“그건 싫어.”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손으로는 절대 만질 수 없게 내 몸에 가슴을 숨겨버린다.
이건 이거대로 좋지만.
“왜. 내 껀데.”
“오빠 꺼 맞으니까 좀 소중하게 여겨주면 안 돼?”
“만진다고 망가지진 않잖아.”
“오빠 가끔 망가질 만큼 세게 주무르잖아.”
“너도 내 입술 심심하면 물어뜯으면서.”
“그러면 그냥 둘 다 안 할래.”
삐져서 어리광부리는 척하며, 내게 매달려 슬쩍슬쩍 귀를 건드린다.
키스마크가 남지 않을 만큼만 피부를 쪼아대고.
내가 뻔히 가슴 좋아하는 거 알면서 그 커다란 덩어리를 내 몸에 자꾸 각인시킨다.
하아.
머리 쓰다듬어줘야지.
귀엽다고 자기세뇌 하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덮칠 거 같아서 위험하다.
무조건 저 입에서 해달라는 소리 나올 때까진 참아야지.
“슬슬 일어나서 씻을까?”
“물 빠질 때까지는 이러고 있을 거야.”
“알았으니까 그만 깨물면 안 돼? 좀 아파.”
“머리 계속 쓰다듬어주면 안 할게.”
막상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고분고분해진 겨울이를 껴안고 잠깐 가만히 있었다.
동시에 배수구를 열자 차 있던 물어 서서히 내려간다.
물에 잠긴 부분이 점점 더 줄어들면서 흐릿하게 보이던 부분 역시 갈수록 선명하게 드러났다.
대표적으로 골반.
그 선을 따라 보이는 엉덩이.
허벅지. 발바닥. 발가락.
따뜻한 물에 잠겨 있던 탓에 붉게 상기된 피부를 눈으로 감상하기만은 너무나 아깝다.
손으로 탄력과 감촉을 만끽해보니, 잠깐 사그라들었던 자지가 다시 강도를 되찾고 무서우리만치 빳빳해지고 있었다.
“물 거의 빠졌으니까 일어나자.”
“오빠가 일으켜줄 수 있어?”
“들어줄 테니까 하고 싶은 거 하나만 해도 되냐?”
“섹스 아니면. 딱 하나만.”
어느덧 수위가 바닥을 드러내자, 내게 매달린 겨울이와 같이 욕조에서 일어났다.
물기가 마르면서 느껴지는 추위를 씻어내고자 샤워기를 튼다.
물줄기가 겨울이와 내 몸을 타고 다시 욕조로 떨어져 내린다.
그다지 오래 씻지도 않았는데 칼칼한 갈증이 느껴져, 입 대는 걸 참을 수 없다.
겨울이의 어깨에서부터 갈라져 등과 쇄골로 절반씩 흘러내리는 물에 혀를 살짝 데고,
점점 더 밑으로 내려가 가슴 쪽으로 향한다.
목을 축일 만큼 푹 젖어있는 유두를 입에 머금고,
젖을 빠는 어린아이처럼 매달려 쪽쪽 빨아댄다.
“하으, 오빠. 오빠가 애야?”
“나 어릴 때는 모유 못 마시고 자랐다고 하더라고.”
나 낳고 나서 한동안 약 드신 것 때문에 그렇다고 하셨던가?
어릴 때 분유만 먹고 자랐다고 엄마가 항상 그러셨다.
그 탓에 자라서까지 가슴에 집착하는 걸지도 모르겠고.
뭐, 그냥 가슴이 좋은 거라 해도 이상할 건 없지만.
“너는 마셨는데 나는 못 마셨으니까, 복수야. 복수.”
“그게 뭐야. 개변탯, 읏.”
그에 비해 겨울이는 엄마 젖 잘 먹고 잘 자랐으니까.
원래 손윗형제라는 건 동생에게 항상 질투심을 느끼는 법이다.
한참 동안 가슴을 입에 머금고 유두를 혀로 굴리다 보니, 어느덧 겨울이도 몸이 꽤 민감해졌다.
은근슬쩍 허리를 톡 건들면 몸을 움찔거리고,
귀를 손에 쥐고 엄지와 검지로 만지작대면 만족한듯한 콧소리가 새어 나온다.
하아.
자지 터질 거 같다.
“다 마셨으니까 씻자.”
“아, 응. 으응.”
거의 녹아내릴 뻔했던 얼굴을 이 악물고 무시한 뒤, 바디워시를 쭉쭉 짜서 겨울이의 가슴에 펴 발랐다.
당연하지만 맨살에 그런 걸 비벼댄다고 거품이 일어날 리는 없었고, 단지 더 매끄러운 표면으로 변했을 뿐이다.
끼우고 싶다.
입에 물리고 싶기도 하고.
조금만 참자.
침대에서 함락시킨 다음에 시켜야지.
“샴푸는?”
“내가 몸 씻겨줄 테니까 머리는 네가 감겨줘.”
“그냥 내 가슴 만지고 싶어서 그런 거잖아. 변태.”
“꼭 그런 건 아닌데?”
오빠를 가슴에 미친 성욕 덩어리로만 보는 동생에게 살짝 실망했다.
내가 그렇게 변태까진 아니다.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평범한 남자라고.
물론 겨울이 가슴은 시도 때도 없이 만지고 싶은 게 사실이긴 한데,
“너 다른데도 다 야하거든.”
“진짜 개변태야, 오빠.”
“사랑하는 사람한테 성적 매력을 느끼는 건 당연한 일이야.”
굳이 가슴 말고도 허리라든지, 허벅지라든지.
엉덩이나 골반만으로도 몇 번이고 성욕을 해결할 수 있을 만큼 야하기 때문에 올바른 말은 아니었다.
상체 안 보이게 가림막으로 가리고 섹스해도 아마 안 질릴걸?
나중에 이불 같은 거 덮어놓고 한 번 해볼까.
아니다. 그러면 키스 못 한다고 싫어하겠지.
나도 얼굴 보면서 하는 게 더 좋긴 하다.
녹아내린 얼굴도 야하고 부끄러워하는 표정도 존나 야하니까.
“진짜 변태. 오빠는 나 야한 눈으로밖에 안 보지?”
“전혀 아닌데?”
“나도 전혀 못 믿겠는데.”
입으로는 툴툴 대면서 열심히 내 머리를 감겨주는 겨울이.
당연히 사랑스럽고 야하고,
당장이라도 섹스하고 싶을 만큼 성적으로 매혹적인 건 사실이지만.
플라토닉하게도 평생 같이 살고 싶을 만큼 매력을 느끼는 것 역시 사실이다.
그냥 같이 살면 재밌을 거 같아.
이러는 거 하나하나가.
“그니까, 오빠가 증명해줘.”
“여기서 뭘 더 증명하냐.”
“씻고 나서 나 사랑하는지 시험해 볼 테니까, 합격하면 상 줄게.”
“불합격하면?”
“당연히 벌줄 거야.”
장난스러운 표정과 요망한 눈매가 반씩 섞인 잔망스러운 얼굴.
여기서 어떻게 더 증명해.
키스와 핸드잡 만으로 이 기나긴 시간을 버텨낸 거면 충분히 증명된 거 아닌가?
또 무슨 짓을 할지 기대와 걱정을 동시에 품으며,
머리와 몸에 묻은 거품들을 전부 깨끗이 닦아냈다.
하아.
조금 이따 또 씻어야 할 거 같다.
아니면 안 씻고 그대로 자든가.
***
수건으로만 물기를 닦아내고, 둘 다 목욕가운을 몸에 걸쳤다.
허리띠만 슥 잡아당겨 풀어내면 그대로 알몸이 드러나는 야한 옷.
막상 또 색상은 순백에 가까운 아이보리색.
딱 묻어도 티 안 날 만한 색깔.
머리를 말리는 것도 귀찮은지 그대로 침대에 다이브해 서로를 마주 보고 누웠다.
정말 자주 느끼는 거지만,
알몸보다 적당히 가려진 게 더 꼴리는 거 같다.
만질 때는 당연히 나체가 더 좋지만.
“겨울아. 시험 언제 볼 거야. 시험.”
“아, 잠깐만 기다려. 오빠.”
본인이 말해놓고 까먹었는지 아차, 한 겨울이가 일어나더니, 내 겉옷을 들고 주머니를 막 뒤지기 시작한다.
아까 사서 포장지 뜯고 넣어놓은 속옷과 양말, 지갑, 핸드폰, 시계.
전부 다 바닥에 내려놓고 가장 안쪽에 들어가 있던 박스를 꺼내 마지막 남은 비닐 포장을 뜯고,
내용물을 손에 든다.
“그건 왜?”
“시험이라고 했잖아.”
그리곤 다시 침대로 돌아와 내 목욕가운을 휙, 하고 벗겨낸다.
당연히 훤하게 드러난 상반신과 하반신.
그 잠깐 사이라고 죽일 턱이 없는 자지.
여전히 뻣뻣하게 서 있는 자지를 보며 숨을 깊게 내쉰 겨울이는,
이내 손에 들고 있던 고무를 내 자지에 돌돌 씌우기 시작했다.
“쓰고 하게?”
“오늘 섹스 안 한다고 했잖아. 다른 거 해줄 거야.”
“그게 시험이야?”
“응. 오빠가 나 진짜진짜 좋아하면 말이야.”
“어.”
“키스만 하면서 사정할 수 있어?”
듣도보도 못한 발상.
하지만 왠지 가능할 것만 같은 이야기.
진짜 키스만 하면서 사정하는 건 좀 어렵더라도.
포옹하면서 슥슥, 스치다보면 아마?
사실 아까도 좀 위험했으니까.
“근데 콘돔은 왜?”
“그대로 사정하면 이불 더러워지잖아.”
아, 여기 친구 집이지?
하긴. 친구 이불 더럽히면 안 되지.
빠르게 납득하고 눈을 껌뻑대는 겨울이를 내 품 안에 집어 넣어버렸다.
은은하게 퍼지는 샴푸 냄새.
하아.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겨울이의 목욕가운을 풀었다.
“오빠! 키스만 하면서.”
“살짝 닿는 거 정도는 봐주면 안 돼?”
쪽.
방심한 틈을 타서 시작한 겨울이와의 버드키스.
달콤하다.
당황해서 입술을 앙 깨무는 모습을 보니 더더욱 단맛이 강하게 느껴진다.
“딱 여기까지 만이야? 더 벗기면 안 돼?”
“알았어 알았어. 키스만 쭉 하면 되지?”
“이야기하는 것도 괜찮은데. 막 야하게 나 껴안고 비비적대면 실격이야.”
“합격하면 뭐 줄 건데?”
“나 맘대로 해도 돼. 오빠 맘대로. 12시까지.”
놀라울 만큼 파격적인 보상.
“불합격하면?”
“그때는, 내 맘대로 할 거야.”
마찬가지로 놀라울 만큼 파격적인 리스크.
“언제까지 할 건데?”
“그건 내 맘대로.”
“뭐야, 그게.”
불합리한 규칙.
“오빠랑 키스하는 거 질리면, 시험 끝.”
“뭐, 그거면 오케이.”
하지만 자세히 들어보니 딱히 불리할 점도 없었기 때문에 거절하지 않고 제안을 받아들였다.
어차피,
서로가 서로에게 바라는 건 하나뿐이니까.
평생 곁에 있어 주고.
평생 사랑해주고.
평생 나만 바라봐달라는 의사표시.
애정표현의 방식이 약간 다를 뿐.
그러니,
누가 이기더라도 아마 상관은 없을 거다.
날짜가 바뀔 때까지 몸을 겹친다는 것만큼은,
둘다 똑같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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