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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할 정도로 사이가 좋은 남매-138화 (138/279)

〈 138화 〉 137. 드라마

* * *

이번엔 순종적인 컨셉인 줄 알았건만, 여전히 건방지다 못해 괘씸한 여동생의 입을 틀어막는다.

입술이 아닌 손으로.

입안에 손가락을 집어넣자 의문이 가득한 눈으로 날 찌릿, 째려본다.

하지만 깨물지는 않는다.

앞니 사이에 물고 있을 뿐.

“어 하히은 허에여?”

“똑바로 말해. 잘 안 들려.”

“허러우니하 해주헤요.”

발음을 제한당한 이 순간마저도 존댓말 하는 걸 까먹지 않고 꼬박꼬박 예의를 차리는 동생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입에 물린 손가락도 천천히 치아 사이에서 빼내, 이번엔 배꼽 주위를 만지작댄다.

여기에 증거를 남길 필요가 있을까.

“김겨울.”

“네에.”

저번에 둘이서 절대 애는 만들지 말자고 다짐했던 이유는 복합적이었다.

일단 감당할 자신이 없다.

멀쩡하게 기를 능력도 모자라다.

태어날 자식한테 우리 사이를 설명하는 것도 불가능하고.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맞도록 내버려 두는 것도 못 할 짓이다.

“내가 오빠야, 오라버니야?”

“지금은 오라버니에요.”

하지만,

다 연기고 연극이니까.

또 하나의 플레이일 뿐이다.

어차피 여동생 생리 주기부터 몇 시에 피임약 챙겨 먹는지까지도 다 알고 있고,

내가 안에 몇 번을 사정한다 한들 생길 일은 없다.

“그러면 벗어.”

“여동생한테 그런 명령 내리시는 거예요? 진짜 변태에요?”

“이제 와서 무슨.”

그리고,

부모님 이야기를 듣고 나니 마음가짐이 바뀐 부분도 있다.

섹스리스가 생각보다 무서운 일이더라고.

가능한 한 수치스럽고 더러운 부분은 서로 보려 하지 않고,

자극적이고 자신 있는 부분은 계속 맞부딪혀 갈 필요가 있다는 것.

점심에 네 번이나 했더니 성욕이 많이 죽었나.

자지는 본능대로 터질 거 같은데 별의별 생각이 다 든다.

“저기, 오라버니. 위에서 내려와 주세요.”

“왜?”

“옷도 안 이쁘고. 소파보단 침대에서 하고 싶어서.”

“들어다 줘?”

“아, 아뇨. 안에서 옷 갈아입고 기다릴게요.”

그에 비해 드라마 덕분에 뇌가 로맨틱으로 가득 찬 동생은, 이 연극에 나보다 훨씬 몰두해버린 거 같았다.

시작도 네가 먼저 했으니 당연하겠지만.

“오라버니도 옷 갈아입고 찾아와주세요.”

“무슨 옷?”

“평소에 입으시는 정장으로.”

완전 푹 빠졌나 보네.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이 입고 다니던 정장이 그리도 탐이 났던 걸까.

그렇게 치면 동생이 내 비서가 되는 거니, 겨울이도 정장.

슬슬 평범한 사고가 어려워지기 시작한다.

H라인 스커트를 입고 사원증을 입에 문 동생이 머릿속에서 사라지질 않는다.

“다 갈아입으시면 노크 해주세요. 저도 다 갈아입고 열어드릴게요.”

“어.”

점심에 그렇게 해댔던 건 기억조차 나지 않을 만큼, 자지가 빳빳해지고 심장 역시 쿵쾅대고 있었다.

진짜 미친년.

네발이나 뽑아놓고도 그렇게 모자랐냐.

***

아무래도 내가 무서운 요물을 길러낸 게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

분명히 아까 샤워하고 나선 후들대면서 지쳤었는데.

운동을 많이 한 덕에 회복력이 눈에 띄게 빨라진 게 문제인가.

입으로는 툴툴대면서도, 막상 방에 돌아가 먼지 쌓인 검은 정장을 입고 핏을 확인해본다.

몸이 좀 불었나?

아니야. 근육이 늘어난 거겠지.

입대하기 전 친구 사촌의 당숙의 어쩌고저쩌고하시는 분 결혼식 머릿수 채우러 간 뒤로 입어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상당히 어색하다.

어차피 벗을 거지만 이왕 옷 입은 김에 겨울이가 생일 선물로 사줬던 시계까지 손목에 차고 깔끔하게 머리도 다듬는다.

설레네.

겨울이가 무슨 옷 입고 있을지 기대되는 점도 있지만,

남매끼리 섹스하기 위해 옷을 멀끔히 차려입는다는 사실이 의외로 내겐 흥분되는 포인트로 다가왔다.

“들어간다?”

“아, 네. 들어오세요, 오라버니.”

옆 방 앞까지 걸어가 노크를 세 번 두들긴 뒤 허가 의사를 묻자, 입국해도 좋다는 신호가 떨어져 손잡이를 집고 문을 열었다.

그다지 어색한 일도 아니건만, 괜히 긴장되고 침이 나오는 걸 참을 수가 없었다.

꿀꺽, 침 삼키는 소리와 함께 끼익, 하고 방문을 민다.

그 안엔 다소곳이 침대 위에서 무릎 꿇고 있는 동생이,

친오빠에게 증거를 받아내기 위해 새 옷을 입고 날 기다리고 있었다.

좀 많이 야한 옷차림으로.

“오셨어요? 오라버니.”

“.”

저런 옷을 피임약과 같이 딸이 숨기고 있다면 걱정하지 않으시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그전에 저걸 옷이라 불러야 하는 걸까?

속옷이나 수영복 아닐까?

“왜 그렇게 놀라세요? 오라버니가 억지로 입히신 거잖아요? 비서 일 할 때는 안에 이런 거 입으라고.”

굳이 새로 살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는지 이번에도 재활용한 검은색 고양이 귀.

비키니인지 속옷인지 구별은 되지 않지만, 스르륵 잡아당기기만 해도 풀릴 것 같은 끈 비키니.

팬티인 척하면서 달린 리본을 벗겨달라 애원하고 있는 검은 가터벨트.

고정하는 가터벨트와는 다르게 순백의 색깔로 순결함을 상징하는 새하얀 스타킹과 팬티.

그리고 그 음란한 옷과는 모순되는 태도로, 지금만큼은 예의 바른 척하는 여동생.

“오라버닛?”

“씨발 진짜.”

왼 손목에 찬 시계를 벗어 던지고, 정장 윗옷과 벨트 역시 다급하게 풀어헤쳤다.

증거? 몇 번이고 남겨줄 수 있다.

저 요망한 여동생을 또 한 번 함락시키고,

헐떡대며 내 키스를 졸라대는 그 모습은 수백 번을 되풀이해도 질리지 않았으니까.

“아, 오라버니. 저는 마주 보면서.”

“내가 왜?”

무릎 꿇은 동생의 뒤로 다가가 그대로 쓰러트려 고양이처럼 네발로 기어가게 만든다.

강압적인 말투로 동생의 요구를 묵살하자, 너 역시 얌전히 근처에 있는 베개를 끌어안고 둔부를 내게 내어준다.

하지만 머리카락에 감춰져 있던 귀는 새빨갛게 달아올라, 보고 싶지 않아도 눈에 띈다.

야한 짓 할 때면 넌 늘 그랬지.

아닌 척하는 실력만 늘었을 뿐.

“저기, 오라버니이.”

“시끄러워.”

“기껏 오라버니가 입히신 건데. 다 벗기고 하실 거에요?”

가터벨트 위에 입고 있던 팬티를 벗겨내자, 고개를 돌려 날 올려다보며 도발하는 동생.

기억하고 싶다.

잊혀질 거 같진 않지만,

기록하고 싶다.

이 순간을 내 소장품으로 만들고,

종종 네가 건방진 소리를 지껄일 때마다 이걸 들이밀며 똑같은 옷을 입히고 따먹고 싶다.

주머니에 핸드폰 있던가.

가져와서 다행이네.

“아, 찍으시려구요?”

“부하 직원 증명사진 정돈 찍을 수 있잖아.”

“전 오라버니 비서이기 이전에 여동생인데요?”

“신고당할 염려도 없으니까 맘 편히 찍을 수 있겠네.”

“진짜 쓰레기예요. 오라버니. 자꾸 그러시면 신고할 거예요?”

“신고하면 갈 데는 있고?”

고개를 도리도리 휘저은 탓에 찰랑거리던 머리칼이 한쪽 어깨너머로 전부 쓸려 넘어간다.

잡아채고 박아버리고 싶다는 폭력적인 욕구가,

아니야, 그건 아니야.

호흡을 가다듬으니, 당장 잡아당겨 버리고 싶은 끈에 정신이 팔려 눈치채지 못한 게 시야에 들어온다.

골반에서 시작되는 가터벨트.

원래 그 위를 뒤덮고 있던 팬티를 벗겨냈으니,

“증거 이런 식으로 남기시는 건 너무 치사앗”

당연히 드러나는 음부,

점심에 씻어냈음에도 불구하고,

끈적하게 젖어 오라버니의 자지를 기다리는 못된 보지.

손가락으로 그 점액을 고루고루 펴 발라준 뒤,

풀어버린 바지춤 사이로 자지를 꺼내 그대로 처박는다.

물론,

핸드폰을 내려놓진 않았다.

“하아. 벼언태에. 섹스하는 거 찍는건 진짜 범죄.”

“내 소유물이니까 괜찮은 거 아니야?”

“그거야, 그렇지만요오.”

한 손으론 골반을 부여잡고,

남은 한 손으론 미소짓는 동생의 표정을 하나하나 녹화한다.

아직은 여유로운 표정.

뺨과 귀는 달아올랐더라도, 망가지기까진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되게, 다정하게 해주시네요, 오라버니이.”

“너무 세게 하면 네가 얼굴 숨길 거잖아?”

“그렇게 여동생이 망가지는 거 보고 시프신거엇? 엇.”

뒤에서 자지를 처박히고 있음에도 입을 놀리는 걸 멈추지 않는 동생을 무너트리기 위해, 골반을 잡은 손을 음핵 쪽으로 이동한다.

남자에게 있어선 귀두와도 같은 기관.

작기 때문인지 그보다도 훨씬 민감하고, 괴롭히기 편리하다.

“하읏, 으. 흐으. 반치기에여.”

“심판이 없는데 무슨 의미야.”

“그런 거로 저 망가트리셔도, 안 생긴다구요?”

“.”

“자안뜨윽, 절 책임 지시려면, 키스해야 생기읍.”

손에 들고 있던 핸드폰을 집어 던지고 동생의 복부를 부여잡는다.

짐승처럼.

개가 발정 날 때 저지르는 행동을 모방해, 네 위에 올라타 허리를 흔들며 입술을 겹친다.

“으읍, 흐으. 헤엑. 하읍, 읏, 으읏? 헤읍.”

몸은 본능에 지배당했지만 놀랍게도 머리만큼은 아직 연결이 끊어지지 않았다.

예전에 동생이 날 도발하며 했던 그 날의 기억.

사후피임약 사놓고 박아달라고 꼬시면서 책임지라 했던 그때.

첫경험 이후로는 그때가 가장 흥분했었지.

어쩔 수 없나 보다.

수컷이라는 건,

암컷을 임신시키려 할 때 자지가 제일 딱딱해진다는 걸.

연극이라는 걸 알아도,

유전자를 섞고 싶다는 욕구가 그 사실마저도 희미하게 만든다.

“읍, 흐, 프후우. 하, 오, 오빠아.”

“닥쳐, 씨발.”

“안에엣, 증거 남겨줫.”

마찬가지로 친오빠의 유전자를 요구하며,

자신의 안을 마음껏 내어주는 여동생 역시, 현실과 연극의 경계가 희미해졌다.

해서는 안 되는 일.

제아무리 설정과 연극이라 할지라도,

마음만큼은 진심으로.

섞어서는 안 될 것을 잔뜩.

동생의 안에서 마음껏 뿌려주고 말았다.

절대 생길 일 없다는 건 알면서도,

이 만큼이면 혹시 위험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 만큼 듬뿍.

“하아. 하아. 옵, 오라버니이.”

“왜.”

“한 번으론 웬만해선 잘 안생읍.”

밖으로 새어나오지 않게 찐득하게 그 안을 채워넣었지만,

모자랐다.

서로 이런 옷을 입고,

이런 플레이를 즐기며,

한번만으로 만족하고 현실로 돌아가기엔,

너무나도 자극적이었으니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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