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5화 〉 144. 다큐멘터리
* * *
찔꺽찔꺽.
남매 사이에선 있어서 안 될법한 소리.
남매끼리는 들려주는 것조차 부끄러운 소리.
욕실 안에서.
둘다 흠뻑 젖은 채로.
다정한 친누나의 손으로 자지를 훑어지고 있다.
“.”
씻겨만 준다는 약속에 걸맞게, 남동생의 자지를 구석구석 꼼꼼히 닦아나가는 누나.
거품 묻은 손으로 귀두부터 닦아낸 뒤, 양손으로 기둥을 쥐고 절대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 만큼 느린 속도로 자지를 쓰다듬는다.
조금 더, 조금 더 빠르게.
강하게 받고 싶다는 욕망이 머리를 지배할 때쯤, 양손이 갈라져 귀두와 고환 쪽으로 각각 향한다.
거품에 가려져 있지만 이미 쿠퍼액이 잔뜩 나오는 그곳을 엄지손가락으로 쓰다듬고,
나머지 손으로 온수 탓에 축 늘어진 주머니를 주무르듯 조심스레 건든다.
“뜨겁.”
“누나?”
“아냐.”
자지를 만져주는 손길에 눈이 팔려 눈치채지 못한 사이, 누나의 얼굴 역시 눈에 띌 만큼 아까보다 훨씬 달아올라 있었다.
시선 역시 흉악해 보일 만큼 징그럽게 발기한 자지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반 발자국만 다가가자.
의자에 앉아있는 누나에게로,
성큼 왼발을 내디뎌 한 발자국 다가갔다.
“.”
화내지 않는다
밀어내지 않는다.
거부하지 않는다.
남은 오른발마저 앞으로 내디딘다.
거리가 훨씬 가까워졌다.
수직에 가깝게 발기한 자지를 밑으로 내리면 닿지 않을까, 싶은 곳까지.
“가슴으로 씻겨줘.”
“안돼.”
“누나가 나 씻겨준다고 했잖아.”
한 발짝 더 내디뎌, 이젠 누나의 발보다도 더 앞까지 다가간다.
거품에 젖어있는 티셔츠에 자지가 닿는다.
다리를 엉성하게 벌리고 서있자니 균형을 잡기 어려워, 무심코 누나의 어깨를 잡고 지지한다.
그 자세로 겨울이 누나를 내려다보니.
“하아. 가을아.”
“어.”
“진짜. 진짜 씻겨만 줄 거야?”
“알았어.”
“더 부탁해도 진짜 안 들어줘?”
“알았다니깐.
이미 한 방울씩 녹아내리기 시작한 표정으로 내게 선을 지켜달라며 의미 없는 부탁을 한다.
말없이 고개를 끄덕여주자, 겨울이 누나는 티셔츠를 걷어 올려 입고 있던 검은색 속옷을 내비친다.
“후우.”
가슴 위에 걸쳐져 있는 흰 티셔츠.
그 밑에 보이는 친누나의 속옷 차림.
브래지어를 어떻게 할지 고민하는 누나의 걱정거리를 덜어주기 위해, 등으로 손을 뻗어 걸쳐있던 후크를 풀어준다.
“김가을.”
“누나 브라 더러워지잖아.”
이미 거품 범벅이 된 시점에서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의문이지만, 사실관계따윈 전혀 중요하지 않다.
서로가 납득할만한 변명이라면 그걸로 충분하다.
어차피 여기까지 온 이상 뒤로 돌아갈 순 없고,
길이 깨지지 않게 조심스레 한걸음 내딛는 게 전부니까.
“아, 진짜.”
후크가 풀린 브래지어를 벗어내기 위해 티셔츠 속으로 팔을 집어넣으려던 누나였지만, 흠뻑 젖어있는 천은 생각보다도 훨씬 피부에 달라붙는 법이다.
낑낑대다 답답함을 느꼈는지, 아예 티셔츠 밑단을 잡고 걷어 올려 욕실 바닥에 벗어던진다.
그리곤 대롱대롱 매달려 있던 브래지어도,
마찬가지로 어깨선을 따라 밑으로 떨어트려 버린다.
이제.
이제야 드러났다.
누나의 젖가슴이.
“보지 마.”
“어떻게 안 봐.”
반질반질하게 젖어 주황색 조명에 은은하게 비치는 새하얀 유방.
움켜쥐면 손가락을 마디까지 전부 품어줄 만큼 포근해 보이고,
저 분홍빛 유두를 한 입 베어 물면 혀가 아릿할 만큼 달콤할 것 같아 입을 닫을 수가 없다.
남매라는 금기 따윈 생각도 나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가슴에 눈이 동공이 떨어지지 않는다.
“콤플렉스니까. 보지 마.”
“누나도 내 콤플렉스 봤잖아.”
그 시선을 들키더라도 뻔뻔하게.
서로의 콤플렉스가 맞닿도록 자지를 가슴에 들이민다.
티셔츠와 브래지어 너머로 묻었던 거품 덕분에, 맨살이 드러난 젖가슴은 미끄럽게 귀두를 흘려보낸다.
남동생의 자지가 자신의 가슴을 희롱하는 그 상황에서도,
겨울이 누나는 날 때리거나 밀쳐내지 않고 의미 없는 말 따위로 날 설득하려 들었다.
“가을아. 일단 그만하자. 누나가 잘못 생각했어.”
“누나라면 여기서 그만둘 수 있을 거 같아?”
안된다, 그만하자고 말만 하면서 끝까지 여지를 남겨주는 그 모습.
“일단 눈 감고, 진정해 봐. 가을아. 우리 남매야.”
“누나부터 눈 감아.”
자기 껀 보지 말라면서 내 자지엔 너무나도 흥미가 많아 보이는 그 모습.
“김가을.”
“씻어만 줘. 한 번만.”
“너 한번 씻어주는 거로 그만 안 둘 거잖아.”
“그럼 누나는?”
누나의 어깨를 지그시 찍어누르며, 가슴 사이에 파묻힌 자지에 전달되는 심장 소리를 지적한다.
“나 싫으면 밀쳐내. 헷갈리게 하지 말고.”
“.”
심장 소리가 점점 더 빨라진다.
그에 반응해, 가슴에 맞닿은 자지 역시 파들파들 떨리며 누나의 피부에 쿠퍼액을 한 방울씩 흘려낸다.
그러나,
그래도 겨울이 누나는 날 밀어내지 않았다.
“하아. 가을아.”
“어.”
“일단 씻자.”
“왜?”
“씻고. 머리 말리고. 방 돌아가서 열 식히고 생각하자. 너 손도 다쳤잖아. 물 묻으면 안 좋아.”
또다시 행동이 아닌 말로 날 설득하려는 누나.
누나의 어깨에서 손을 뗀다.
더 밀어붙이기엔 아직 경험이 모자란 남동생이니까.
“알았어.”
멀쩡해 보이는 손바닥을 쳐다본다.
주먹을 쥐고 손톱으로 긁어대니 나름 아팠다.
한숨을 길게 내쉬고, 의자에 앉아있는 누나의 겨드랑이에 손을 집어넣는다.
“야, 김가을!”
“일으켜 세워주는 거야!”
터치가 있자마자 바로 화내는 누나의 태도에 나까지 열이 받아 큰소리를 치고 말았다.
외치자마자 바로 후회스러워서, 입술을 깨물고 어찌할 바 모르는 표정으로 고개를 돌린다.
미치겠네.
이젠 손바닥이 진짜 쓰라리고 아픈 것 같다.
“미안.”
“아냐.”
먼저 성냈던 누나가 화해의 말을 꺼냈지만, 남동생답게 툴툴대는 표정으로 화해를 피한다.
고개를 돌린 채 곁눈질로 쳐다본 누나의 얼굴은 아까와는 차이가 컸다.
마찬가지로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표정.
팬티 한 장 입은 채로 안절부절못하는 누나의 모습을 보니 나까지 불안해진다.
안 되겠다, 내가 먼저 입을 열려던 찰나.
“미안해. 가을아.”
내 가슴에 누나의 가슴이 닿았다.
내 등에 누나의 팔이 둘러졌다.
내 성기가 누나의 배에 밀착된다.
포근하고 부드러운 겨울이의 살결.
“누나.”
“말 걸지 마. 제발.”
“김겨울.”
“누나도 모르겠으니까. 말 걸지 마.”
“겨울아.”
날 꼭 끌어안은 채 아무런 대답도 들으려 하지 않는 누나에 귓속에 직접 목소리를 흘려 넣는다.
숨결이 고막에 닿을 때마다 다리를 찌릿, 하고 튕기는 그 반응에 나 역시 온몸에 전기가 흐르는 듯 짜릿하게 달아오른다.
“누나 나 어떻게 생각하는데?”
“말 안 할 거야.”
“난 누나 좋아해.”
몸은 욕실에 있지만, 머리만큼은 반년 전 옆 방에 있는 것만 같다.
여동생과 처음으로 선을 넘었던 그 날.
수능이 끝나고, 마음을 바로잡으려 했던 그 날.
겨울이는 무슨 생각으로 날 방에 불러 유혹하려 했던 걸까.
엄마가 돌아오기까지 그 짧은 시간 동안만, 남매를 그만두자는 위험한 제안.
“좋아하는데 안 되는 거 잘 아니까, 한 번만.”
직접 느껴보니 어떤 심정이었는지 절반쯤은 이해 갈 것 같았다.
내가 누나의 처음이었으면 좋겠다.
내 처음이 누나였으면 좋겠다.
아직은 여기까지만.
“안 돼.”
“된다고 할 때까지 안 놔줄 거야.”
그 뒤는 아마 해보면 알겠지.
어찌 될지 너무 뻔히 보여서,
오히려 더 기대된다.
나보다 나이가 많고 죄책감도 더 심할 사람을 내 위치까지 끌어내리기 위해,
이번엔 내 쪽에서 더 강하게 누나를 끌어안는다.
“섹스는 안돼. 근친상간이니까, 그거는.”
“알아.”
그리곤 지그시 누나의 눈동자를 쳐다본다.
내 심장 소리와 숨소리가 같이 화음을 이루도록.
널 위해 쭉 관리해온 내 몸이 네게 느껴지도록.
혹시 너도 그랬으려나.
옛날부터,날 위해서.
“그러니까 앉아, 가을아. 누나 서 있기 힘들어.”
그 시선을 맞닥뜨린 누나는,
결국,내 열기를 이기지 못하고 녹아내려 뜨거운 숨결을 내게 한가득 쏟아냈다.
그리곤 껴안은 내 몸을 돌려 손잡이도 등받이도 없는 의자에 밀어 넣은 다음,
바닥에 떨어진 수건을 그 앞에 깔고 무릎 꿇은 채 날 올려다봤다.
손을 살짝 내밀면 머리카락이 만져지고,
팔을 길게 내밀어 뒤통수를 잡아당기면 당장이라도 입에 처박을 수 있는 자세로,
누나는 남동생에게 자신의 몸을 맡겼다.
“가만히 있어. 미끄러질 수도 있으니까.”
축축한 욕실 바닥에 위태롭게 서 있는 가벼운 플라스틱 의자.
뼈가 두꺼운 남동생이 격하게 움직였다간 미끄러져 넘어지는 게 아닐까.
어쩌면 넘어지기 전에 아예 부러지는 게 아닐까.
그런 걱정 따위를 하고 있는 누나가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나는 나도 모르는 새 무심코 누나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누나가 가만히 있으라고 했잖아.”
다그치는 누나의 말을 듣자마자 쓰다듬던 머리에서 손을 뗀다.
눈을 치켜뜨고 날 쳐다보다, 이내 눈앞에 빳빳이 발기한 남동생의 자지로 시야를 옮긴 누나.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내쉬며 그 자지에 숨결을 불어넣어 조금 더 딱딱하게 만든 다음,
아까와는 다른 손길로 내 자지를 쥐어 훨씬 더 강하게 흔들기 시작한다.
이번엔 거품 따위는,
하나도 필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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