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수상할 정도로 사이가 좋은 남매-231화 (231/279)

〈 231화 〉 외전. 김겨울 탄신일(10)

* * *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네 번이나 사정하고 나니, 아무리 겨울이가 꼴린다고 할지언정 만사가 귀찮아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귀찮아지더라도 성욕이 사그라,

들긴 개뿔.

아무리 그래도 물리적인 한계 때문에, 사정 자체는 한 발에서 멈췄지만, 멈추지 않고 잔뜩 날 쥐어짜 내려는 겨울이 덕분에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쾌락의 늪에 빠져버렸다.

“꾸우우욱~. 어때?”

“당장 안 나온다고.”

“사정은 못 해도, 오빠 기분 좋아 보이니까. 오히려 더 좋은 거 아니야?”

심지어 씻으러 욕실까지 들어왔는데도, 겨울이는 ‘해님과 바람’의 우화를 인용하기라도 한 듯, 날 튜브 위에 눕혀놓고 살포시 자지를 가슴으로 감싸주며 부비부비해주고 있었다.

러브젤로 떡칠한 양쪽 가슴을 엇갈려가며 귀두를 건드릴 때마다, 커다란 튜브 위에서 고개를 들기 힘들 정도로 머리가 아찔해진다.

그렇지만 힘으로 말리고 싶진 않다.

솔직히 포근하긴 하잖아. 어?

“자, 몽실몽실몽실몽실. 무뉴무뉴무뉴무뉴.”

아, 이젠 가슴 엇갈리는 거 때려치우고, 밑가슴 잡은 채로 천천히 쥐었다 펴기 시작했다.

으윽.

싼 지 한 10분 좀 넘게 지나서 그런가, 억지로 짜내려 하면 짜일 수 있을 거 같아서 더 아찔하다.

하지만 또 싸버리면 이 포근한 기분을 제대로 만끽할 수 없다는 사실에, 어떻게든 참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되게 모순적인 기분을 마주하게 된다.

생각조차 제대로 하기 힘든데, 그만두고 싶지 않다니.

겨울이도 대충 이런 느낌이려나.

너도 이 느낌에 중독 돼 버린 건가.

“무뉴무뉴는 뭔데, 대체.”

“음, 일본어였던가, 프랑스어였던가? 아무튼 어디서 들어봤어. 발음 귀엽길래 써봤지.”

“뭔진 모르겠는데 존나 야한 단어 같은데.”

“아, 귀여운 단어라니까? 봐봐. 무뉴므뉴모뉴무뉴.”

“존나 야하잖아.”

일본언지 불언지 알 바는 아니지만, 가슴으로 꼬옥 자지를 껴안은 채 둥글둥글 폭신폭신한 의성어를 반복해서 듣고 있다 보니, 마치 자지가 구름에 파묻혀 있는 것만 같아 눈조차 뜨기 힘들었다.

하지만 그 날카로운 눈매로 똘망똘망하게 날 쳐다보는 겨울이만큼은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눈을 억지로 부릅뜨고 고개를 들어 내 자지에 봉사하고 있는 여동생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한 번은 자지 쪽을 바라보며 집중해서 가슴을 움켜쥐었다가, 잘 감싼 걸 확인하곤 내 얼굴을 올려다보며 눈꺼풀을 껌뻑이는 그 황홀한 장면.

옆에 틀어놓은 욕조 물에서 피어오르는 김 때문에, 미묘하게 블러처리 된 것처럼 흐릿해 보여 더 꼴리는 그 광경.

이 광경을 나밖에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게 느껴지면서도, 이루 말할 수 없이 뿌듯하고 신나 남들한테 자랑하고 싶을 정도다.

겨울이한테 소설 쓸 거면 욕실에서 봉사하는 씬은 반드시 넣으라고 조언해야지.

진짜 조오오온나 꼴리니까.

다른 사람도 나처럼 마음에 들어 할 진 의문이어도.

“무뉴무뉴. 므느므느. 미니미니. 아, 이건 미니가 아니라 맥스구나. 흐흐.”

“보통 빅이나 라지라고 하지 않냐?”

“미니 반대말은 맥스야, 오빠. 맥시스커트라고 안 들어봤어?”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하아.”

“맥스라고 하니까, 살짝 멍멍이 이름 같아서 귀여워 보이기도 하고.”

“이게 무슨 멍멍이야.”

“앞으로 오빠 이거 맥스라고 부를까? 생긴 거나, 맨날 나 덮치는 거 보면 하나도 안 귀엽지만, 이름이라도 귀엽게 부르면 귀여워지는 거 아니야?”

평범한 기본 모델이었던 자지를 프로 맥스 모델까지 발기시켜놓고, 저리 태평하게 농담이나 따먹고 있는 걸 보자니 헛웃음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생일 버프라도 걸렸는지, 어째 하는 말 하나하나가 다 귀엽고 사랑스럽기 그지없어, 아침에 먹었던 미역국에 뭔가 이상한 거라도 집어넣었는지 의심이 갈 지경이었다.

분명 내가 끓였는데 말이야.

군대 건빵 별사탕에 들어있는 성욕 감퇴제랑 정반대의 약물이 들어가기라도 했나?

아니면 그냥 단발이 마음에 들어서 그런가?

모르겠네.

확실한 건 나한테 파이즈리 해주면서 지가 기뻐하는 그 모습이, 아까 경찰과 도둑 플레이하면서 따먹었을 때 보다 더 꼴렸다는 점뿐이었다.

“헤이헤이, 맥스야. 너 아까 나 죽일 생각으로 막 쿵쿵하고 그러더라?”

“남의 자지에 이상한 별명 붙이지 마, 임마.”

“응? 왜? 싫어, 오빠?”

“나랑 자지를 분리해서 부르면 둘 중 하나가 질투하니까, 그런 짓 하면 안 돼.”

“푸흐흐, 그게 뭐야, 오빠!”

진심으로 빵 터져서 깔깔 웃는 겨울이의 웃음소리에 에코가 추가돼 욕실 안에 울려 퍼진다.

나도 개소리라는 건 아는데, 실제로 그런 걸 어쩌라는 거야.

내가 겨울이한테 웬만하면 펠라 요구 안 하는 것도, 뭔가 나랑 키스하는 게 아니라 내 자지랑 키스하는 것 같아서 은근 꺼려질 때가 많기 때문이거든.

그래서 항상 머릿속에 품고 있던 섹스 판타지 중 하나인 귀두에 키스시키는 것도 안 하고 있었는데, 오늘 단발 헤어스타일을 너무나 잘 소화한 겨울이를 보니까 정복욕이 끓어올라서 어쩔 수 없이 충족시켰다.

막상 시켜놓고 보니 사랑받는다는 느낌보단 정복했다는 느낌이 들어서 미묘했었지.

기분 좋긴 했지만, 사랑이랑 정복은 유의미하게 느낌이 다르다.

정복욕이 하늘을 뚫을 만큼 차오를 땐, 보통 후배위나 펠라치오.

파이즈리도 지금과 반대로 내가 올라타서 가슴 잡고 하는 편이고.

그다지 독점욕이나 정복욕이 끓어오르지 않는 평시 기준으로는, 사랑이 넘치는 키스를 메인으로 잡고 애정을 나눈다.

정상위로 하거나, 옆으로 누워서 마주 보고 하거나, 앉아서 대면좌위로 하거나. 다 거기서 거기.

전희 같은 경우도, 대부분 키스하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핸드잡.

아니면 지금처럼 아이컨택하며, 겨울이가 해주는 파이즈리 정도.

중요한 건, 항상 눈을 마주 본다는 점.

확실히 눈을 마주 보면서 야한 짓 하는 건, 무언가 설명할 수 없는 마법적 요소가 들어가 있는 거 같더라고.

눈동자를 보는 것만으로도 흥분이 더해진다.

진짜로 날 사랑해서 해주는 게 보이니까.

내가 진짜 얘를 사랑하는 게 느껴지니까.

네가 내 여자가 됐고, 나는 네 남자가 됐다는 걸 뼈저리게 느낄 수 있으니까 말이야.

친남매긴 하지만, 이제 와선 그거마저 꼴리는 포인트 중 하나일 뿐이다.

“아, 어쩔 수 없네~ 오빠 자지를 이름 붙여서 부르면, 오빠가 질투하니까. 어~쩔 수 없이 오빠 부탁 들어줘서, 그냥 자지라고 불러야겠다.”

“근데 넌 자지라는 단어에 언제쯤 익숙해질 거냐?”

“10년 정도 지나면?”

특히 가끔 이런 식으로 나이에 걸맞은 천진난만함을 보여줄 때마다, 내가 무슨 짓을 저지른 건가 배덕감이 듦과 동시에, ‘길들였다’라는 짜릿한 쾌감이 등줄기를 타고 올라 음낭이 찌릿찌릿해진다.

끽해야 이제 대학 1년 다닌 애를, 난 어디까지 가르쳐 놓은 걸까.

평생 친오빠가 아니고서야 만족할 수 없게 ‘길들여’ 놨는데.

뭔가 순수했던 애를 돌이킬 수 없는 곳까지 손잡고 끌고 와버렸다는 그 아슬아슬한 스릴을, 줄타기를 반년 넘게 해왔던 나는 어렵지 않게 쾌감으로 바꿀 수 있었다.

뭐, 성적인 ‘지식’을 제외하고, 성적인 ‘재능’만 따져보면 순수함이나 천진난만함과는 1억 광년 정도 거리가 있지만 말이야.

누누이 말하지만, 유혹당한 건 나다.

‘어둑한 곳을 끌고가서, 잔뜩 가르쳐 주세요.’라며, 백번 정도 도끼로 날 찍어대서 어쩔 수 없이 넘어간 거다.

“대학교 2학년 되는 애가 자지 가지고 부끄러워하면 어떡하냐. 똑바로 말해봐. 자, 지.”

“아, 변태야. 그런 것 좀 시키지 마! 내가 오빠한테 막, 이런 거 저런 거 다 당하긴 했어도! 아직 마음속엔 여중생 때부터 길러온 소녀 감성이 있단 말이야!”

“뭔 소녀 감성은 소녀감, 으윽.”

“에잇, 에잇. 진짜 감수성이 없어, 감수성이. 진지해질 때만 쓸데없이 진지해지구.”

웃음과 사랑이 넘치는 눈빛으로 내 자지를 감싸주던 겨울이가, 내 분위기를 깨는 말 한마디에 씩씩대며 가슴을 쿵쿵쿵쿵 내 치골에 찍어 내리기 시작했다.

살결이 맞닿을 때마다 출렁이는 젖가슴과, 요망한 눈빛으로 미소짓기 시작하는 겨울이의 눈매 때문에 계속 위험한 상태였던 자지가 한계 직전까지 다다르기 시작한다.

하아.

아마 친오빠한테 얘보다 파이즈리 더 잘하는 여동생은 없지 않을까.

있으면 안 되긴 하지만.

“내 가슴, 기분 좋아?”

“어.”

“그럼, 여동생 가슴, 기분 좋아?”

“존나 좋아.”

“으음 그러면 있잖아. 오빠 여동생이. 자기 생일인데, 생일 선물도 안 준 오빠한테.”

“당연히 준비”

“조용히 해봐. 아직 안 준 오빠 자지를. 이렇게 가슴으로 꼬옥 감싸 쥐고. 막 무뉴무뉴 해주면서. 열심히 봉사 받으니까 어떤 기분이야?”

“천사.”

“천사? 내가?”

“천사가 머리채 끄집어 당기는데, 김겨울이라는 악마의 유혹에 넘어가서 인간쓰레기 될 거 같은 기분.”

그 유쾌한 겨울이의 봉사에 나도 유쾌하게 대답해주기 위해, 콩닥거려 터지려고 하는 심장을 쿵쿵 내려치고 이 악물며 끝까지 개소리를 지껄이기 시작했다.

마지막까지 장난쳐주는 내 장황한 말을 끝까지 들은 겨울이는,

고개를 푹 숙이고, 내 자지를 바라보며 킥킥 웃기 시작하더니.

“오빠.”

“어.”

“악마한테 잔뜩 사정하고 싶으면, 내 머리 세 번만 쓰다듬어줘.”

손가락을 머리 옆에 붙여 삐죽삐죽 뿔을 만들어 대더니,

그대로 고개를 치켜들어 날 향해 빙긋 웃어주고, 내가 머리를 쓰다듬어줄 때까지 행복하게 날 쳐다봐 주었다.

나는 악마의 힘에 이끌려, 무의식적으로 악마의 정수리를 토닥토닥 쓰다듬어주었고,

손이 머리에서 떨어지자마자, 악마의 뿔이 바로 사라졌다.

그대로 난, 뿔이 사라진 악마의매끈매끈한 젖가슴에 휩싸여,

새하얀 성적인 액체를 악마에게 잔뜩 빼앗기고 말았다.

후우.

천사 좆 까라 그래.

악마가 더 복지가 좋잖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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