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서큐버스 노트-91화 (91/325)

〈 91화 〉 공원 운동녀 4

* * *

“크라라라라라라라라라 자식들 기특하구만. 이번 신입들은 그래도 어느정도 투지와 열정이 보여서 좋구만 그래. 그래 이것이 복싱의 매력이지. 서로 싸우면서 친해지는 크크크크크 그래 그렇게 서로 어깨동무하고서 웃으니 얼마나 보기가 좋아. 복싱 스파링 한 후 서로 어깨동무하고 있으니 아주 좋구만 앞으로도 친하게 지내게 크하하하하하하하.”

­꾸욱 꾸욱 꾸욱 꾸욱

체육관 관장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금발 문신 양아치가 자신의 팔로 내 어깨를 누르기 시작했다.

­꾸욱 꾸욱 꾸욱 꾸욱

나도 이에 질세라 금발 문신 양아치의 어깨를 나의 팔로 누르기 시작했다.

만화에서만 보듯이 서로 입으로는 웃고 있으면서 몸으로는 서로의 몸을 짓누르고 있는 상황.

입은 웃고 있는데 마음 속에서는 짜증이 솟구쳤다.

그렇게 체육관 관장님이 다시 스파링 쪽에 시선을 돌리자 금발 문신 양아치가 잽싸게 팔을 치웠다.

­파아아아악

나도 그에 맞서 신경질적으로 금발 문신 양아치의 몸에서 팔을 치웠다.

­파아아아악

그렇게 서로 노려보는 금발 문신 양아치와 나.

“다음부터 왠만하면 내 눈에 띠지 말아라.”

“너야말로 내 눈에 띄지마.”

“이런 어처구니 없는 놈을 봤나. 나이도 어린게 반말이네?”

“너가 먼저 반말하는데 내가 왜 너에게 존댓말을 해야 하지?”

­부들 부들 부들 부들

그러자 주먹을 불끈 쥐고 부들 부들 떠는 금발 문신 양아치.

나는 금발 문신 양아치가 조금 무섭기는 했지만 여기는 체육관 안이고 체육관 관장님이라는 든든한 백이 있었기 때문에 그대로 금발 문신 양아치를 쳐다보았다.

­힐끗

금발 문신 양아치도 나에게 다가오려다가 체육관 관장님이 신경이 쓰이는지 체육관 관장님을 힐끗 보고는 몸을 돌리면서 내게 말했다.

“두고보자 이 자식아.”

“....................”

나는 상대할 가치가 없다라는 듯이 그냥 말을 씹었다.

내가 말을 씹자 금발 문신 양아치는 더 열받는 다라는 듯이 나를 보려다가 그대로 체육관을 나갔다.

­덜컹

그렇게 금발 문신 양아치가 문을 열고 나가고 나는 금발 문신 양아치랑 같이 엮이기가 싫어서 금발 문신 양아치가 나가고 시간을 좀 더 보낸 후 체육관을 나왔다.

그렇게 체육관을 나와서 나는 집으로 향했다.

­띠 띠 띠 띠

­삐리리리릭

그렇게 현관문을 들어가서 방 안으로 들어가니 세리아가 변함없이 디아블러 2 리메이크를 하고 있었다.

‘하하하하하하하 나 나가고서도 지금까지 디아블러 2 리메이크를 하고 있었나보네. 귀엽다 귀여워. 악마가 게임속 악마를 때려잡고 있는 모습이라니.’

세리아는 디아블러 2 리메이크에 집중하느라 내가 들어오는 소리도 못 들었는지 엄청 컴퓨터 모니터에 몰두하면서 연신 키보드를 내려치고 있었다.

그렇게 세리아를 귀여워하면서 세리아에게 다가가는데 뭔가 평상시와 다른 심상치 않은 느낌이 들었다.

“우씨 우씨 우씨 우씨 너어어어어 죽었어! 감히 인간 주제에 나를 이렇게 농락해! 흐아아아아앙 진짜 열받아!”

‘어라? 인간 주제에 세리아를 농락한다고? 가만있어보자 디아블러 2 리메이크에 인간이 나와서 캐릭터와 싸우는 경우가 있나? 없는데? 아니면 과거에 인간이었다가 타락한 타락형 몬스터를 말 하는 건가? 왜 저렇게 열받아 하는 거지?’

그렇게 세리아에게 가까이가니 세리아가 엄청 열받는다라는 표정으로 분노에 찬 채 키보드를 두들기다싶이 하며 타이핑을 치고 있었다.

­두두두두두두 다다다다다다다 두두두두두두 다다다다다다다 두두두두두두 다다다다다다다 두두두두두두 다다다다다다다

‘뭐야 뭔데 저렇게 격하게 디아블러 2 리메이크를 하는 거지? 저렇게까지 해서 잡을 몬스터가 없을 텐데?’

나는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세리아의 디아블러 2 리메이크 화면을 들여다보았다.

세리아가 한창 플레이하고 있는 디아블러 2 리메이크 화면을 보자 필드가 아닌 마을 화면 상태였다.

‘뭐야 설마 NPC한테 불만을 가지고서 투덜되는 건가? 아아아아아 그렇다면 인간 NPC를 상대로 겜블을 하다가 겜블이 잘 안 풀렸나보군.’

디아블러 2 리메이크에서는 인간 NPC를 상대로 도박을 해서 아이템을 랜덤뽑기하는 기능이 있는데 나는 세리아의 말을 듣고서는 그렇게 겜블로 수 많은 돈을 날려서 저렇게 분노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했다.

그런데 화면을 자세히 보니 옆에 채팅창이 떠있고 그 안에는 수많은 패드립이 난립하고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친년 지옥에 있는 너네 엄마 잘 계시냐니까 진짜 잘 있다네. 그리고 악마같은 년이라니까 도대체 왜 좋아하는 거냐?]

[우리 엄마 진짜 지옥에 계시거든? 그리고 악마같은 년이면 좋은 게 당연한거지 이 천사같은 놈아.]

[ㅋㅋㅋㅋㅋㅋㅋㅋ미친 얘 병신인가? 내 살다 살다 욕을 천사같은 놈이라고 하는 년은 처음 봤다. 느그 애미는 지옥불 속에서 잘 살아계시냐?]

[그래! 지옥불이 얼마나 따뜻한데! 피부에도 좋고 건강에도 좋다고! 우리 어머니 자주 지옥불 즐기신다 왜? 너희 어머니는 잘 계시냐? 어디 계시는데! 우리 엄마랑 같이 지옥에 모셔줄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라이 같은년 엄마를 에지간히 싫어하나보네. 희한하게 패드립이 먹히지 않네 진짜 별종 중의 별종이네]

[하등한 단명종 주제에 어딜 고귀한 장명종의 어머니의 안부를 물어봐? 100년도 채 못 사는 주제에.]

[아까부터 하등한 단명종 하등한 단명종 어처구니가 없네. 너 솔직히 말해봐. 판타지 세계에 빠져살고 있는 일본 오타쿠 아냐? 아까부터 지가 고귀한 장명종이라느니 사실은 서큐버스라느니 말도 안 되는 헛소리만 지껄이고 있어. 디아블러 2 리메이크하다가 머리가 횃가닥 돈 거아냐? 방구석에 쳐박혀서 고추 벅벅 긁으면서 디아블러 2 리메이크만 하지말고 가끔은 나가서 산책도 하고 그래라. 너 낳고 미역국 먹은 니 애미가 불쌍하다.]

[뭐래 우리 어머너 나 낳고서 미역국이시 뭐시기인지 안 먹었거든? 나 낳고서 용의 뼈를 갈아만든 용호탕 먹었거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새끼 컨셉 졸라 확실하네. 완전 판타지 세계 정신병자잖아? 크크크크크크크 왜 너가 진짜로 서큐버스면 내 꿈속에 날아들어와서 내 정액도 좀 빼내가줄래? 내가 너한테 정액 존나 싸줄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친 너같은 재수없는 놈 정액따위는 안 먹어. 이름이랑 주소 불러봐. 사진도. 그러면 내가 너 꿈속에 들어가서 졸라 혼내줄게.]

[미친 ㅋㅋㅋㅋㅋㅋㅋㅋ내 신상공개를 내가 왜 하냐 내 신상정보 알아내려고 하면 그딴 얕은 수법으로 알아낼 수 있을 것 같애? 병신같은 새끼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뭔가 미역국도 모르고 하는거 보니 수상한데 조선족 아냐? 시진핑 개새끼해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이이이이이익 너같은 놈 내가 정보만 알면 진짜 별것도 아닌데! 그리고 시진핑이 누구야! 이 천사같은 놈아!]

하고 엔터를 치려는 세리아.

'하아아아아아 안 되겠다. 진짜 미쳐버리겠네. 저걸 지금 욕이라고 써놓고 있다니. 안 되겠다 내가 나서야겠다.'

세리아의 디아블러 2 리메이크 채팅창을 보니 아무래도 디아블러 2 리메이크를 하다가 다른 유저랑 시비가 붙은 모양새였다.

"하아아아아아아 세리아 옆으로 나와봐."

­화들짝

"흐이이이이이이잇? 명한이 너 언제 왔어?"

내가 뒤에서 말을 하자 깜짝 놀라는 세리아.

그러더니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 붉으락 푸르락 해지기 시작했다.

"후에에에에에에엥 내가 그럼 이때까지 채팅한 거 다 본거야?"

"응응 뒤에서 지켜보고 있었어."

"후이이이이이이이잉 저 나쁜 자식이 저 나쁜 자식이 저 나쁜 자식이......"

­울먹 울먹 울먹 울먹

세리아가 많이 분했는지 내가 뒤에 있다라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눈커풀이 파르르르르 떨리더니 눈가에 눈물이 동글 동글 맺히기 시작했다.

'어우야 뭔데 이렇게 귀여워.'

세리아의 눈가에 눈물이 동글동글 맺히자 마치 장화 신은 고양이가 똥글똥글한 눈으로 나를 가련하게 쳐다보는 것처럼 엄청난 모성본능 아니 부성본능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하아아아아아아 역시 서큐버스는 서큐버스인건가? 눈물이 맺힌 채로 나를 올려다보는 것만으로도 내가 앞서서 전투를 해야할 것과 같은 의무감과 사명감이 드는 건 뭐지?'

"알았어 알았어 괜찮아 내가 왔잖아. 수고했어. 이상한 애 상대하느라고 이제부터 내가 저 새끼 상대해줄게 걱정하지마."

나는 최대한 믿음직스럽고 남자답게 세리아에게 말했다.

나는 저 세리아의 눈가에 눈물을 맺히게 한 상대의 채팅을 바라보면서 저 상대는 나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라는것을 본능적으로 그리고 경험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왜냐하면 나는 패드립 게임의 최고봉으로 불리는 로올의 열혈 플레이어였기 때문이었다.

내가 로올 게임하면서 접한 패드립 수위에 저건 10분의 1 아니 20분의 1에도 미치지 못 하였다.

나는 디아블러 2 리메이크 모니터 화면속 상대방이 아주 가소롭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앙!"

­와락

그렇게 세리아는 잠시 나를 울먹울먹하며 쳐다보다가 감동을 받은 듯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내게 많이 분했는지 안겼다.

­푹씬 푹씬 푹씬 푹씬

­물컹 물컹 물컹 물컹

그렇게 세리아가 나에게 안기니 나의 가슴팍을 통해 세리아의 풍만한 디컵 가슴과 부드럽고 푹신푹신한 살결 그리고 아찔하고 강렬한 장미향이 온 몸을 휘감았다.

­스으으으으읍 하아아아아아 스으으으으읍 하아아아아아 스으으으으읍 하아아아아아 스으으으으읍 하아아아아아

'화아 대박 세리아 몸 냄새 진짜 좋네. 나 가고서 게임시작했으면 분명히 샤워도 안 했을 것 같은데 도대체 어떻게 하루종일 디아블러 2 리메이크 게임만 한 여자의 몸에서 이렇게 좋고 향기로운 장미향이 나는거지? 내가 하루종일 디아블러 2 리메이크 게임만 했을때는 홀아비 냄새에 안 씻은 냄새가 많이 났는데 진짜 신기하네. 다른 여자들은 안 그렇겠지? 서큐버스라서 그런거겠지?'

나는 나에게 안긴 세리아를 마치 내 애완동물 마냥 머리를 쓰다듬어 주기 시작했다.

­쓰담 쓰담 쓰담 쓰담

­부비 부비 부비 부비

내가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자 세리아는 마치 자신을 더 위로해달라는 듯이 내 가슴팍에 자신의 얼굴을 부비 부비 비비기 시작했다.

나는 그러한 세리아를 보면서 정말로 서큐버스를 내 애완동물로 만든것같은 묘한 느낌과 함께 소유욕과 호승심이 동시에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후우우우우우우 수고했어 세리아 이제는 내가 저 자식을 혼내줄게."

"후우우우우우우우웅 명한이 너가 저 자식 혼내 줄 수 있겠어? 저 자식 막막 이상한 말 많이해 욕도 엄청 기분 나쁘게 하고 후우우우우우우웅 열등한 단명종 주제에 우월한 장명종한테 말도 넘 심하게 하구 흐규 흐규 흐규 흐규."

"걱정하지마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열등한 단명종은 이 열등한 단명종이 처리해줄게."

나는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는 세리아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기 위해서 일부러 나 자신을 열등한 단명종이라는 표현을 낮추었다.

그러자 나의 예상대로 세리아의 눈이 동그래지더니 갑자기 빵터져서 웃기 시작했다.

"푸하하하하하하핫 명한이 너 진짜 웃긴다. 너가 너 자신보고 열등한 단명종이라고

하는 거 처음 들어봐. 이제 열등한 단명종이라고 인정하는 거야?꺄하하하하하 아아 진짜 기분 안 좋았었는데 명한이 너 때문에 빵터졌어. 명한이 너는 진짜 나 웃기는 재주가 있다니까?"

나는 그러한 세리아를 보면서 세리아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기 위해 다시 한 번 능글 맞게 드립을 쳤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얼레리 꼴레리 얼레리 꼴레리 우리나라 속담 중에 울다가 웃으면 엉덩이에 털난다라는 속담이 있는데 크크크크크크크 세리아 울다가 웃었으니 이제 얼마 안 가서 엉덩이에 털 나겠네?"

"꺄하하하하하하 명한이 너 진짜 웃긴다. 그리고 너네나라 속담 중에 그런 말이 있어? 울다가 웃으면 엉덩이에 털 난다고? 후후후후후훗 인간들에게 그럴지는 몰라도 세리아는 서큐버스 엉덩이에 털 안나. 볼래? 보여줄까?"

'어우야.'

그렇게 자신의 엉덩이를 내 쪽으로 내미는 세리아. 세리아가 입고있는 가죽옷 뒤로 탱글탱글한 엉덩이가 보이면서 세리아가 그 가죽옷을 내려서 자신의 엉덩이와 보지를 보여주는 상상을 하자 또다시 코피가 터져나올 것 같았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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