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2화 〉 흑인 음악 동아리 2
* * *
그렇게 나는 이연주 선배를 따라 학생회관의 흑인음악 동아리 방으로 따라 들어갔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흑인 음악 동아리방으로 향하자 흑인 음악 동아리방이 열려있었고 이연주 선배가 혼자 흑인 음악 동아리방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연주 선배는 흑인 음악 동아리방에 설치되어 있는 책상 위에 앉아서 고개를 끄덕끄덕거리면서 음악을 듣고 있었다.
파란색 레게머리를 하고 청바지를 입고 검은색 탑을 입고 배를 노출한 채 책상 위에 앉아 음악을 듣고 있는 이연주 선배의 모습이 매우 섹시하게 느껴졌다.
“명한이 왔어? 문닫고 들어와.”
“아 네.”
덜컥
띠리리릭
그렇게 이연주 선배의 말에 따라서 흑인 음악 동아리 방 문을 닫으니 흑인 음악 동아리 방 안에 단 둘이 있게 되었고 그 느낌이 많이 묘하게 느껴졌다.
‘후아아아아아아 전생에서는 단 한 번도 이연주 선배랑 흑인 음악 동아리방에서 단 둘이 있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는데 현생에서는 이렇게 단 둘이 있게 되는 기회가 빠르게 오다니 참 신기하네.’
“이제 좀있으면 동아리 박람회 시작할텐데 같이 한 번 맞춰보자. 아무래도 합을 같이 맞춰서 해보는 거랑 안 해보는거랑은 차이가 많이 나니까.”
“아 네 그래요.”
“지금 흑인 음악 동아리방 앰프를 동아리 박람회장에다가 가져다 놔서 흑인 음악 동아리방에 앰프가 없으니까 내 휴대폰으로 음악 틀게 그걸로 하자. 괜찮지?”
“네 그래요.”
그렇게 이연주 선배가 자격지심송 MR을 틀고 우리는 서로 자격지심송을 맞춰보기 시작했다.
[You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 내게 말해봐
You 미워하는 거야
자격지심인 거야 man
몇 번이나 이야기잖아
나에겐 너밖에 없다고
사랑스러워 질투하는 너가
빠라바빠빠
빠라바빠빠
빠라바빠빠
넌 모를 거야 내 사랑]
그렇게 자신의 파트를 부르는 이연주 선배.
역시나 흑인 음악 동아리 회장 답게 목소리가 꾀꼬리같았고 노래도 잘했다. 이연주 선배의 입에서 나오는 아름답고 듣기 좋은 목소리에 나는 잠시 기분이 황홀해졌다.
이연주 선배는 이미 흑인 음악 동아리 활동을 1년 해봐서 그런지 꽤 자연스럽게 노래를 부르면서 나를 쳐다보았다.
자격지심송 노래 자체가 뭔가 남녀가 썸을 타면서 분위기가 달달한 느낌이었기 때문에 이연주 선배 또한 나를 달달하게 쳐다보면서 노래를 불렀다.
타악
이연주 선배는 자신의 파트를 부르고 나를 바라보면서 물었다.
"어때?"
나는 이연주 선배의 노래실력을 알고 있었지만 마치 이정도일줄은 전혀 몰랐다라는 듯이 깜짝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헐 대박 와 어떻게 이렇게 노래를 잘 부르세요? 진짜 원곡 가수 강림한줄 알았어요. 우와 선배님 진짜 노래 잘 부르시네요. 듣다가 귀르가즘 느끼는줄 알았어요."
나는 일부러 이연주 선배의 가창력을 칭찬하면서 귀르가즘이라는 단어를 섞어써서 이연주 선배에게 성적인 상상을 떠올리게 하였다.
이연주 선배는 내가 칭찬을 하자 많이 부끄러워하는게 보였지만 흑인 음악 동아리 회장으로서 흑인 음악 동아리 신입생의 칭찬에 너무 기뻐하면 위엄이 상한다고 생각하였는지 애써 표정을 관리하며 말했다.
"뭐 이정도 가지고 이정도는 흑인 음악 동아리 회장이라면 당연한거지. 흐흐흐흐흐흐흠 뭐 어찌 되었든 칭찬 고마워."
씰룩 씰룩 씰룩 씰룩
이연주 선배는 내게 최대한 무심하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말을 하였찌만 올라가려고 하는 입꼬리를 억지로 내리고 있는게 보여서 너무 귀엽게 느껴졌다.
"자아 이제 너 파트 틀어줄게. 해보자."
"아 네."
"자 음악튼다."
[너 아까 누굴 보는 건지
걸어가는 쟤 쳐다봤지
창문밖을 보는 척하면서
눈은 왜 그리 커져가니
그래 나보다 잘생기고
키커 보이는 거 나도 보이는데
너가 그렇게 해버리면 더 슬퍼지려하잖아아]
나는 동아리 박람회 때와 마찬가지로 랩을 하였다.
하지만 일부러 이연주 선배의 눈을 마주치지 못 하고 랩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러 이연주 선배가 나와 썸을 타는 분위기를 유도하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나의 예상대로 이연주 선배는 뭔가 불만족스럽다라는 듯이 노래를 듣다가 껐다.
"흐으으으으음 명한아 랩은 잘 하는데...이게 내가 합을 맞춰보려고 했던 이유였거든. 이게 너도 알다시피 자격지심송이 남녀 커플간의 썸을 타는 느낌의 노래잖아. 그럼 노래를 부르는 두 사람도 뭔가 분위기가 달달하면서 풋풋하면서 서로 좋아하는 분위기의 느낌이 나야하거든. 근데 명한이 너 지금 노래 부르는 거보면 랩에만 충실하고 뭔가 나와 컨택을 한다라는 느낌이 없어. 뭔가 노래를 살리기 위해서는 나를 썸타는 분위기로 쳐다보면서 나와 아이컨택도 하고 서로 피드백도 주고받고 뭔가 서로간의 썸이 오간다는 느낌으로 간질간질하게 부르는게 중요해. 사실 동아리 박람회때 관객들의 호응이 가장 크게 나오는 부분도 노래를 부르는 여자와 남자가 서로 썸 분위기를 주고받으면서 달달하고 간질간질하게 부르는 그런 느낌에서 가장 큰 환호성이 나오거든. 그러니까 뭔가 나를 그런 달달하고 꽁냥꽁냥한 분위기를 담아서 썸을 타는 느낌으로 노래를 불러야돼."
분명히 이연주 선배도 아까 처음에 자신이 노래를 부를때 이연주 선배가 지금 나에게 설명한 것처럼 달달하고 간질간질하게 부르지 않고 그냥 나를 바라보면서 살짝 호감이 있다는 느낌 정도로 불렀었지만 내가 아예 그런 썸 분위기에 차단을 박고서 랩만 뱉어대자 이연주 선배가 노래를 설명하면서 서로 남녀간의 꽁냥꽁냥하고 달콤달콤한 썸의 분위기가 중요하다라고 나에게 강조를 하기 시작했다.
'후후후후훗 나의 생각대로 걸려들었어. 크크크크크크 이연주 선배는 의식하지 못 했었겠지만 자기가 저렇게 자신의 입으로 내뱉어버리면 자신이 먼저 제대로 시범을 보여야겠지. 원래 자기가 입밖으로 저런 말을 내뱉어버리면 모범을 보이기 위해서 그대로 해야하니까.'
"아아아아아 그래요? 저는 혼자 집에서 랩을 연습해서 이렇게 커플로 같이 노래를 불러본적이 없어서 많이 어렵네요. 한 번만 시범을 보여주실수 있으세요? 제가 달달하고 꽁냥꽁냥한 분위기의 노래를 여자랑 불러보는 것은 처음이라서요. 이연주 선배님은 흑인 음악 동아리 회장이시고 또 무대 경험도 많으시니 그런 경험이 많으시겠죠? 죄송한데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 시범 한 번만 더 부탁드려도 될까요?"
흠칫!
이연주 선배는 내가 흑인 음악 동아리 회장이시고 또 무대 경험도 많으시니 그런 경험이 많으시겠죠?라고 말하자 흠칫하고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연주 선배는 이제 2학년 흑인 음악 동아리 회장이 된 것이기 때문에 그런 경험이 없었을 것이라는 것을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흑인 음악 동아리 1학년 때는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이었다.
"그...그래? 그렇지 시..시범이 중요하지. 아까 보여준 것으로는 부족했나?"
'당연히 부족하지. 연주 선배도 그렇게 부르지 않았었으니까.'
"아 죄송한데 아까 이연주 선배님이 자격지심송 부르실 때에는 이연주 선배님의 목소리랑 노래 실력에 감탄해서 그 부분에만 중점을 두고 들었었거든요. 그래서 이연주 선배님이 저를 어떻게 바라보시는지 저에게 어떠한 감정을 전달하시는지 저희 둘 사이에 썸 분위기를 어떻게 내시는지 전혀 신경을 못 쓰고 봤어요. 미리 그러한 부분을 언급해주셨었더라면 그러한 부분을 신경써서 봤었을텐데 다시 한 번 노래를 하게 해서 죄송합니다."
그러자 이연주 선배가 당황한 듯 손을 휘이 휘이 저으면서 말했다.
휘이 휘이 휘이 휘이
"아...아냐 처음부터 설명을 내가 제대로 안 한 내 잘못이지 명한이 너가 죄송할게 뭐있어. 게다가 명한이 너는 우리 흑인 음악 동아리의 동아리 박람회 공연이 빵꾸나지 않게 도와주는 고마운 역할인데 미안하기는 커녕 고마움을 받아야지. 내가 설명을 제대로 안 해준 내 잘못이 커. 다시 한 번 불러줄테니까 잘 봐."
"아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이연주 선배는 다시 자신의 휴대폰을 들고 노래를 틀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스으으으으읍 후우우우우우우 스으으으으읍 후우우우우우우 스으으으으읍 후우우우우우우 스으으으으읍 후우우우우우우
그렇게 숨을 크게 들여마셨다 내쉬는 이연주 선배.
노래를 바로 틀지 않고 멈칫 멈칫 거리면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아무래도 자신도 꽁냥꽁냥하고 달콤달콤한 분위기에서 나와 썸을 타는 듯이 노래를 부른다라는게 매우 어렵게 느껴지는 모양새였다.
사실 둘 사이에 실제로 썸이 있었다라면 이러한 것이 어렵지 않을 수도 있었는데 이연주 선배와 나랑은 실제로 썸을 타는 관계도 아니였고 아직은 어색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이연주 선배도 그렇게 달콤하고 부드러우면서 꽁냥꽁냥한 분위기를 내는 것이 매우 난감한 듯 했다.
나는 그러한 이연주 선배의 모습을 보면서 뭔가 이연주 선배를 놀려주고 싶은 마음에 의뭉스럽게 물었다.
"혹시 무슨 문제 있으세요? 왜 음악 안 트세요?"
화들짝
"아 뭐 잠시 생각할게 있어서. 으..음악 틀게."
쓰으으으으으읍 후우우우우우
그렇게 이연주 선배는 한 번 심호흡을 하더니 자격지심송 음악을 틀었다.
[You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 내게 말해봐
You 미워하는 거야
자격지심인 거야 man
몇 번이나 이야기잖아
나에겐 너밖에 없다고
사랑스러워 질투하는 너가
빠라바빠빠
빠라바빠빠
빠라바빠빠
넌 모를 거야 내 사랑]
그렇게 내 앞에서 다시 자격지심송 노래를 부리기 시작하는 이연주 선배.
나름 자신이 말한 것을 시범을 보이기 위해서 나를 사랑스럽다라는 듯이 그리고 달달하다라는 듯이 최선을 다해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무래도 경험이 부족한 탓인지 그리고 아직 2학년 학기초라서 그런지 그런 모습이 매우 어색해보였다.
이연주 선배 자신도 본인이 그러고 있다라는 것이 매우 어색하게 느껴지는지 겉으로는 여유롭고 자신만만한척 하는데 어색한 입꼬리와 불안한 눈동자가 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이렇게 겉과 속이 다른 이연수 선배의 모습을 보면서 귀엽다라고 느꼈지만 내색하지 않고 이연주 선배의 모습이 완전 멋있다라는 듯이 쳐다보았다.
타악
"하아 하아 하아 하아 어때?"
이연주 선배는 자신의 자격지심송 파트를 마치고 나에게 많이 궁금하다라는 듯이 물어보았다.
"아아아아 그렇게 해야하는거였군요. 이연주 선배님이 제게 보내시는 그런 달달하고 꽁냥꽁냥한 눈빛 잘 보았어요. 진짜 제가 썸남이라는 듯이 저를 바라보면서 사랑스럽게 쳐다보시는데 심장이 두근 두근 거릴 정도였어요. 제 심장이 두근두근 거릴 정도면 저희를 바라보는 관객들의 심장은 더욱 더 두근두근거릴것이라고 생각하니 이연주 선배와 듀엣을 환상적으로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아 흑인 음악 동아리 들어오기 정말 잘 한 것 같아요. 이연주 선배님의 확실한 리드 때문에 이 자격지심송을 어떻게 달달하고 달콤하게 불러야할지 감을 잡은 것 같아요."
내가 이렇게 말하자 이연주 선배의 얼굴에 화색이 돌면서 말했다.
"그렇지?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내가 이래봬도 우리 흑인 음악 동아리 에이스라고. 후후후후후훗 내가 너를 달콤하고 상냥하고 부드럽고 은은하게 쳐다보는거 봤어? 이게 바로 흑인 음악 동아리 2학년 회장의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야. 후후후후훗 이렇게 나와 같이 듀엣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명한이 너는 큰 행운아야. 다른 흑인 음악 동아리 신입생들보다 이제 훨씬 앞서 나갈 수 있을 거야."
이연주 선배는 아까 어설픈 모습을 보였었지만 그런 모습을 내색하지 않은 채 내가 완전 프로페셔널하다라고 칭찬을 해주자 입이 귓가에 걸리면서 엄청 자신을 뿌듯해했다.
그리고 나는 나의 아부와 애교에 속아서 자신이 정말 잘했다라고 착각을 하면서 뿌듯해 하는 이연주 선배를 보면서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나왔다.
'하하하하하하하 이연주 선배 몰랐었는데 원래 이렇게 귀여운 성격이었나? 내가 칭찬해주니까 좋아죽는 모습이 매우 귀엽네. 전생에서는 내가 이렇게 좋아하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는데 이렇게 좋아하는 모습 보니까 귀엽잖아. 후후후훗 뭔가 이연주 선배를 현생에서는 내 마음대로 다루는 것 같아서 뿌듯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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