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녀의 아들로 태어나 의사가 된 정원.
날 때부터 아버지에 의해 톱스타로 만들어진 시온.
어머니의 죽음 후 의사로 살아갈 의미를 잃은 정원에게
시온을 월드 투어 전까지 자살하지 않게 돌봐 달라는 제의가 들어온다.
“의사 하는 게 아니라 돈 번다고 생각해.”
3개월이 지나고 나면, 그가 수면제를 입안에 털어 넣건 말건,
욕조 안에서 손목을 긋건 말건 상관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그러나―
“환자에게 마약을 주는 의사는 없습니다.”
“의사 아니라며.”
산 속에 숨겨진 거대한 성 안에서 약에 중독되어 축 늘어진 나의 타락한 천사를 본 순간,
나는 내가 이곳에 잘못 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의사는 불쌍한 시온을 거절하지 못합니다.”
“거절합니다. 거절해요……. 딱 잘라서 거절합니다, 김시온 씨.”
나의 환자, 나의 시온.
그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내가 절대로 그를 거부하지 못하리라는 사실을.
결국 이렇게 될 줄 미리 알았더라면, 나는 네게 조금 더 다정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