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1화 〉
#67. 독자 김진우.
내 대답에, 유다희가 나를 빤히 쳐다봤다.
“바닥 봤어?”
“응.”
손을 곱게 펴서 뻗었다.
위치가 이상야릇했다.
허리를 내밀면, 자지를 걸칠 수 있을 것 같았다.
“…여기에 자지 올리면, 사실대로 말할까?”
“…안 볼게.”
이 말이 지켜질 것 같진 않았다.
유다희도 그걸 알고 있는 듯했다.
대강 내 엉덩이를 톡톡 두드린 후, 크리스티나의 뒤를 따랐다.
몇 개의 ‘방’을 더 지나고.
“여기서 잠깐 기다려주세요.”
크리스티나가 나를 혼자 두고 유다희를 데려갔다.
독심술을 통해 이유를 알아냈다.
‘숙소를 나눠놨구나.’
남성만 머무는 숙소, 여성만 머무는 숙소, 따로 나눠놨다.
그래서 숙소 앞에 나를 세워두고, 둘이서만 건물로 들어간 것이다.
주변 플레이어들이 나를 훑어본다.
위아래로 흘기는 게 동물원 원숭이가 된 기분이었다.
‘마치, 신병으로 자대에 막 도착했을 때 같네.’
이젠 기억조차 나지 않는 장면들이 사사삭 스쳐 지나갔다.
몇 분 후, 크리스티나가 내려왔다.
“따라와요.”
나는 얌전히 크리스티나를 따라갔다.
“남성용 숙소인데, 크리스티나 성녀님이 들어와도 되는 건가요?”
“…당신을 안내해야 하니까, 어쩔 수 없잖아요.”
“다른 사람한테 맡기면 되지 않나요?”
“…이익…! 괜히 시간 빼앗고 싶지 않아요…!”
“아하.”
크리스티나를 약 올리면서, 내게 배정된 방에 도착했다.
내가 안내받은 방은 2인실이다.
유다희와 같은 방을 쓰고 싶었는데, 크리스티나가 허락하지 않았다.
“제발 사고 치지 말아주세요.”
크리스티나는 긴가민가한 얼굴로 말했다.
나를 믿어도 되는 건지, 의문을 느끼고 있었다.
말하는 것을 보니까, 나를 썩 믿는 기색은 아니었다.
“푸시 여신님의 이름을 걸고, 사고 치지 않겠습니다.”
“…그 여신님은…. 아니에요, 실언이었어요.”
푸시 여신의 교리는 ‘만인에게 사랑을 베풀고 사랑을 받으라.’이다.
남자라면 씨를 뿌리고, 여자라면 씨를 받는다.
정상적인 종교가 아니다.
크리스티나도 샐리를 통해 크게 한 번 데였기 때문에, 나와 연관되지 않으려고 했다.
‘어림도 없지.’
시간 날 때마다 크리스티나에게 접근할 생각이다.
수틀리면 강간할 준비도 되어 있다.
회귀가 있으니, 사릴 필요가 없었다.
크리스티나가 밖으로 나갔다.
넓지 않은 2인실에 나 혼자 남았다.
판타지 풍 방이어서, 시설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크리스티나는 숙소로 활용하기로 한 ‘방’들에 각각 3층짜리 건물을 세워뒀다.
하늘을 뚫어두면 층수에는 크게 제한이 없다.
내 방은 3층, 옆자리 룸메이트가 누군지 궁금하다.
숙소 구역이라고 해야 할까.
이 ‘방’과 연결된 사방의 ‘방’들이 전부 숙소였다.
건물 주위엔 정원이 작게나마 꾸며져 있다.
포장된 길을 밝히고 있는 등불,
휴식을 취하고 있는 플레이어들이 여럿 보인다.
정원을 거닐고 남녀가 떠들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톡-!
창문 너머로 누군가 돌을 던졌다.
흙에 가까울 정도로 작은 돌이지만, 효과는 확실했다.
짜증이 팍 올라왔다.
창문을 열고 주변을 살펴봤다.
누가 던졌을까.
“…….”
익숙한 얼굴이 손에 돌을 쥐고 있다.
또 던지려고, 투구 자세를 취하는 중.
나와 눈이 마주쳤다.
환하게 휘어지는 눈가.
복슬복슬한 털보지가 인상적이었던 샐리였다.
나는 샐리를 보자마자 아래로 내려갔다.
따먹어달라고 왔으니, 박아주는 게 인지상정.
푸시 여신님의 교리.
하지만, 바로 교접에 들어가는 건 하수다.
크리스티나와 마찬가지로, 나와 샐리는 초면이었다.
“왜 돌을 던집니까?”
잔뜩 짜증났다는 티를 냈다.
휴식을 방해했으니까, 불쾌한 게 당연하다.
샐리는 잠깐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푸시 여신님의 교리에 대해 배우고 싶어서 왔습니다.”
“…….”
자기 나름대로 변명거리를 만들어왔다.
“푸시 여신님의 성자님이 오셨다고 들어서요.”
뻔뻔하기 짝이 없다.
얼굴에 철판을 깔고 있었다.
하지만, 내 설정을 생각하면 여기서 받아주는 게 맞다.
“그렇습니까.”
나는 인자한 미소를 선보였다.
성자, 성스러운 자지.
세상에 사랑을 알려주라는 푸시 여신님의 계시를 받고 이 땅에 섰다.
“이리로.”
샐리의 팔을 잡고 자리를 옮겼다.
어디든 상관없지만, 일단은 숨는 시늉이라도 했다.
“제가 괜찮은 장소를 알아요.”
“아, 그래요?”
샐리는 적극적으로 장소를 찾아냈다.
과수원으로 쓰이고 있는 ‘방’이었는데, 크게 자란 나무들 때문에 들킬 듯 말 듯했다.
게다가 옅은 등불과 달빛이 전부여서, 뵈는 게 없었다.
몰래 숨어서 하는 것 같지만, 나는 부끄럽지 않다.
당당한 편이다.
당당하게, 얇은 이불 하나를 꺼내 펼쳤다.
돗자리 대신이었다.
“샐리 신도님.”
“네, 넷…!”
“푸시 여신님의 교리를 알려드리겠습니다.”
만인에게 사랑을 베푼다.
남자는 씨를 뿌리고, 여자는 씨를 받는다.
그것이 교접이고, 사랑이다.
“맞아요, 맞아요!”
아무것도 모르지만, 샐리는 내 말에 열심히 호응해주었다.
“경건한 마음으로, 탈의하도록 하죠.”
나는 옷을 벗었다.
유려한 손동작을 자랑하며, 나체가 되었다.
샐리도 얼떨떨한 표정으로 나를 따랐다.
몇 명이고 숨풍숨풍 낳을 것 같은 순산형 하체가 드러났다.
자지에 피가 쏠리고 단단해졌다.
샐리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아래로 향했다.
꼴깍, 먹음직스러운 음식이라도 본 듯 침을 삼켜댔다.
“푸시 여신님은, 여신도들의 봉사 또한 중요시 생각하십니다.”
“아, 옛! 알겠어요.”
용케 알아들은 샐리가 무릎을 꿇고 내 자지를 입에 머금었다.
샐리의 침으로 범벅이 된 자지를 삼키고 뱉어댔다.
츄릅-. 츄읍-.
적당히 달아올랐을 때, 샐리의 머리를 밀어냈다.
“좋습니다. 역시 배우고자 하는 신도는 뭐가 달라도 다르군요. 남성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는 애무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어째서일까.
샐리는 내 개소리를 너무 잘 받아주고 있었다.
익숙하다는 듯이, 숙련된 조교를 보는 것 같았다.
“누워보세요.”
“드, 드디어….”
샐리가 호다닥 이불 위로 몸을 던졌다.
다리를 살짝 벌리고, 보지를 보일락 말락 가렸다.
나는 샐리의 가랑이 사이에 착석했다.
“서, 성자님. 궁금한 게 있는데요….”
“뭐든지 물어보세요.”
삽입하기 직전, 샐리는 기대에 찬 눈빛으로 말했다.
“그, 푸시 여신님의 신도들은 강간도 사랑을 베푸는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
나와 샐리의 만남은 강간으로 시작되었다.
그에 대한 기억이 있을 테니까, 궁금해 하는 것도 얼추 이해가 됐다.
“아기를 만들 수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임신 시켜야 합니다. 그것이 푸시 여신님의 교리입니다.”
“아아, 그런 거군요.”
“샐리 신도님처럼 순종적이라면 상호이해를 바탕으로 아기를 만들고, 반항적인 분들은 힘을 써 강제로 범해 아기를 만들죠.”
“으음….”
“궁금증이 해소가 되었습니까?”
찌극-.
“네, 엣…!”
샐리의 보지에 자지를 잇댔다.
내 자지를 빨면서, 샐리의 보지가 이미 축축해져 있었다.
애무가 따로 필요 없었다.
“너, 넣어주세요…!”
샐리의 다리가 내 엉덩이를 확 감쌌다.
뱀처럼 휘감고서, 꿈틀거렸다.
원한다면 그렇게 해드려야지.
샐리의 보지에 자지를 힘차게 찔러넣었다.
푸욱-!
“까흐윽…!”
샐리는 만족감에 젖은 신음을 흘렸다.
신음소리를 배경음 삼아,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찌걱-. 찌걱-.
“으흣, 하앙!”
물 만난 물고기처럼 샐리가 팔딱거렸다.
강간에 질색할 때는 언제고, 내 자지에 완전히 맛이 가버렸다.
‘근데 뭔가 달라….’
의심이나 경계하는 기색이 전혀 없다.
원래 이런 사이였던 것처럼 굴었다.
생각보다 오래 굶주린 암컷의 느낌….
찌걱-! 찌걱-!
“샐리 신도님, 기분이 어떻습니까?”
“기분, 좋아요…! 하앙! 근데….”
“근데…?”
“성자님이, 말을 낮춰줬으면 좋겠어요!”
샐리의 부탁은 그리 어려운 게 아니었다.
존댓말 쓰지 말고 말을 놓아달라고 한다.
“그래? 그러면 원하는 대로…!”
“네, 넷! 하아앙…!”
하대를 하자, 샐리의 보지가 꽉 쪼여왔다.
강간을 싫어하지 않았나?
막 다뤄주는 것에 더 느끼는 듯했다.
“아앙…! 아파욧…!”
샐리의 젖가슴을 세게 쥐자, 샐리가 아프다며 징징거렸다.
그렇다고 봐줄 내가 아니다.
여전히 힘을 실어서, 마구 주물러댔다.
찌걱-! 찌걱-!
“샐리.”
“넷, 항…!”
“기억, 전해 받았지?”
모르거나 헷갈리는 게 있을 땐 당사자에게 직접 물어보는 게 빠르다.
혼자 고민해봐야 답은 나오지 않는다.
“기억…? 아, 역시 회귀는 성자님 때문이었군욧…. 하앙!”
“………어?”
자동사냥 마냥 알아서 움직이던 허리가 멈추었다.
야한 소리가 멎었다.
“지금 뭐라고 했어?”
발기가 풀려버릴 것만 같았다.
믿기지 않는 말을 들어서, 사정감이 팍 식어버렸다.
“성자님?”
“방금, 뭐라고 했냐고.”
“…회귀요?”
“회귀?”
샐리의 입에서 회귀라는 단어가 나왔다.
어째서, 샐리는 회귀를 인지하고 있는 걸까.
‘정액 먹이는 걸론 반에 반쪽 회귀잖아.’
그걸론 회귀를 인지하지 못한다.
애초에 말만 회귀지, 이전 회차의 기억만 전송받는 구조다.
어찌 보면 서로 다른 개체인 것이다.
찌륵-.
발기가 풀렸다.
샐리의 보지에서, 앙증맞은 자지가 빠져나왔다.
“어….”
샐리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내 자지를 흘겼다.
도저히 섹스 할 상태가 아니었다.
“…얼마 전부터 회귀하기 시작했어요.”
“얼마 전?”
“네. 자세히는 모르는데, 갑자기 성자님한테 강…. 그, 다 알고 있죠?”
“다 알고 있으니까 빨리 말해봐.”
샐리의 말로는, 자신도 모르게 특정 시간대로 돌아간다고 한다.
정확히, 내가 샐리를 강간하던 시간대로.
“시간으로 따지면…. 그 때부터 한 10일 정도 지난 것 같아요.”
이제까지 두 번 회귀했고, 총 10일 정도 지났단다.
약 10일, 내가 10일 전에 뭐하고 있었는지 떠올렸다.
‘유다희랑 애널 섹스….’
어림잡으면, 그 때랑 시간이 겹친다.
‘뭐지? 시발, 뭐냐고.’
회귀는 복종서약을 새겨야 가능한 거 아니었나?
왜, 생각지도 않은 샐리가 회귀의 굴레에 휘말려 있는 거지?
‘내가 샐리에게 뭘 했더라…?’
샐리를 강간했을 때, 딱히 무언가를 하지는 않았다.
‘…….’
에이, 설마.
유부녀라는 설정이 꼴려서 즉석에서 저지른 일이 하나 떠올랐다.
탁란.
미망인인 줄 모르고, 탁란 한 번 해보겠답시고 ‘신성력’의 힘을 사용했다.
‘발정기’와 ‘색공’이 섞여있는 신성력이라서, 자궁에 싸면 100% 임신을 유도할 수 있다.
‘말이 돼?’
내 아기를 가졌다고 회귀를 한다?
자의식 과잉을 뛰어넘어 자의식 초월의 경지다.
중학생 2학년도 이렇게까지 자기중심적이진 않을 것이다.
‘그런데 변수라곤 그거 밖에 없고….’
오리히메를 떠올렸다.
지금은 복종서약을 맺은 상태라서 당연히 회귀를 했겠지만.
처음 마주했을 때, 반응이 남다르긴 했다.
샐리와 비슷한 느낌을 풍겼다.
‘…이것도 실험을 해봐야 할 것 같은데.’
아무나 붙잡고 임신시켜볼까…?
겨우 고개를 저었다.
가치 없는 회귀자를 늘리고 싶진 않았다.
“성자님, 성자님 자지가…. 오홋…!”
축 늘어졌던 자지가 다시 단단해졌다.
복종서약도 없는 샐리가 회귀자라는 충격적인 사실은 내 성욕을 잠깐 식혔을 뿐, 완전히 막지는 못했다.
뷰륵-! 뷰륵-!
“꺄하아아앙!”
샐리에게 잔뜩 싸주고, 여러 가지를 물었다.
그 결과, 샐리는 내가 원인이라는 것만 대강 눈치 채고 있었다.
그 외에는 본인조차 아리송한 듯했다.
“메시지가 뜨진 않아? 사망회귀라든가….”
“아뇨? 그런 거 안 떴어요.”
“그래?”
독심술을 켰다.
질문을 정리하는 것도 힘들어서, 속에 있는 생각을 죄다 들여다볼 생각이었다.
“자지 깨끗하게 해드릴게요.”
샐리가 내 가랑이 사이로 고개를 파묻었다.
내 정액과 자신의 애액으로 범벅인 자지를 입으로 앙 머금었다.
샐리에게 마무리청소 봉사를 받는 동안, 적당히 자세한 타임라인을 알아냈다.
그러자 진실이 반쯤 드러나 보였다.
‘…좆 됐네.’
나의 존재 자체가 이 소설 전개에 있어 이레귤러라는 게 이제 와서 확 느껴졌다.
임신으로 회귀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