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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회귀자를 따먹음-363화 (328/681)

#97. 최전선.

나체로 모험가 파티를 맞이했다.

정액 냄새가 풀풀 풍기는 자지를 껄떡거리며, 최대한 당당하게 팔짱을 꼈다.

“무슨 일이지?”

모험가 파티는 총 다섯으로 이루어졌다.

전체적인 포지션은 전위 셋 후위 둘.

밸런스가 고루 잡힌 파티였다.

‘사제와 마법사가 후위로군.’

아이러니하게도 전, 후위가 남, 녀로 나뉘었다.

남자 셋에 여자 둘의 파티.

그 중 사제가 딸꾹질을 해댔다.

남자 자지가 많이 낯선 모양이다.

“큼, 흠.”

모험가 파티의 리더로 보이는 사내가 앞으로 나섰다.

방패와 검을 내리고 나와 마주했다.

“최전선 부근이라서 말이죠. 그, 소리가 크게 들리기에 누군가 습격이라도 당한 건가 해서…. 예, 근데 그런 일은 없었네요.”

사내는 멋쩍게 웃으며 검을 칼집에 넣었다.

무장해제, 대화라도 하자는 걸까.

응해줄 마음은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최전선에 온 건 아닐 테니까.

함께 올라가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잠시만 기다려주시면, 저도 옷을 입고 나가겠습니다.”

“아. 알겠습니다.”

모험가 파티를 잠깐 뒤로 물렸다.

사내는 흔쾌히 물러나 기다려주기로 했다.

텐트 입구를 여미고 아이리에게 다가갔다.

아이리는 자연스럽게 말라붙은 자지를 빨기 시작했다.

츄읍, 츄릅-.

정액이 덕지덕지 묻어 있는데, 거리낌이 없었다.

그 태도가 은근히 내 마음을 기껍게 만든다.

“너도 옷 입어.”

아이리도 옷을 입혔다.

모험가 파티와 마주하는 게 어색할 테지만, 또 그 나름의 맛이 있다.

“야, 넌 왜 쟤네 발견 못했냐?”

─ 그게….

그림자정령을 소환해 추궁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됐다. 일처리 대강한 벌은 받아야지.”

─ 그런 게 어디 있어…!

“여성체로 변해.”

─ 나, 난 싫어. 네 여자들처럼 박히기 싫다고.

“뭐래. 나도 너한테 박을 생각 없어.”

존나 게이 같다고.

다른 무성 정령을 구하는 게 속 편하다.

그림자정령이 아무리 예뻐도, 절대 박을 수 없다.

내 자아가 갉아 먹히는 기분이다.

─ 그러면 왜…?

“바깥에 다른 모험가들 있잖아. 우리 3인 파티인 척 하려니까, 예쁜 여자로 변장하라고.”

─ 아하.

그림자정령이 적당히 모습을 꾸몄다.

전위에 서면 어울릴 법한 여전사가 되었다.

얼굴도 반반하니, 길거리에 나가면 서너 번 정도는 돌려 먹힐 만한 외모였다.

“나가자.”

상태를 점검하고 밖으로 나섰다.

모험가들이 바로 옆에 터를 잡고 있었다.

아마도 이곳에서 하루 묵고 갈 생각인 듯했다.

얘기가 더 편하게 진행된다.

우리가 텐트에서 나오자마자 모험가 파티가 다가온다.

“안녕하세요. 딜런이라고 합니다. 보시다시피 모험가죠.”

“라이언입니다. 제 뒤로 아이리, 리나.”

두 번째 스승님의 존함을 빌려 쓰기로 했다.

아이리까지는 기존 가명이 있으니 상관없는데, 그림자정령 이 새끼는 가면을 안 만들어뒀다.

그래서 대충 기억나는 이름 하나를 꺼내 써버렸다.

차례로 소개를 받았다.

남자들 이름은 딱히 기억에 남지 않았다.

사제는 클라우디, 마법사는 루비아.

두 여자의 이름만 기억해두었다.

“음, 옆자리에서 야영을 하려고 하는데 괜찮을까요?”

통성명을 끝마치고, 딜런이 어색하게 텐트 옆을 흘겼다.

설치하다 만 야영지가 눈에 보인다.

모닥불을 피우고 침낭을 깔아두었다.

침낭이라기보다는 낡고 헤진 넝마 이불에 가까웠다.

우리 텐트에 비하면 하늘과 땅 차이.

“상관은 없습니다만….”

누가 습격해도 이길 자신이 있다.

우리 사이에는 압도적인 무력 차이가 있었다.

이들이 나를 이기려면, 5층 최고 수준의 힘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우리엘 정도.

불가능한 것이다.

“감사합니다.”

딜런은 감사를 표하며 일행을 야영지로 보냈다.

잘 준비를 해야 해서 낭비할 시간이 없다.

리더인 그에겐 그것보다 중요한 만남이 있다.

나와 나눠야 할 대화가 숙영지 편성보다 더 중요했다.

나도 그를 따라 뒤에 있는 아이리를 돌려보냈다.

딸 역할에 충실하고 있는 아이실리아, 내 말을 얌전히 따랐다.

고분고분한 모습이 보기 좋았다.

“잠깐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요.”

딜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를 쫓았다.

으슥한 곳으로 걸어가는 중이지만, 크게 위험한 것 같지는 않았다.

딜런 쪽에서 살기 비슷한 것이 안 느껴졌다.

정말 단 둘이서만 대화하자는 뉘앙스가 풍겼다.

모닥불이 보이면서 은은한 달빛에 기댈 수밖에 없는 한적한 숲속.

딜런이 먼저 입을 열었다.

“최전선에 어떤 이유로 오셨습니까?”

“뭐…. 한창 성전이 이루어지고 있으니까요.”

“성전?”

딜런은 나를 위아래로 훑었다.

전혀 사제로 보이지 않으니, 약간 의심하는 기색이 보였다.

나는 신성을 일으켜 그에게 진실을 드러냈다.

빛의 사제라는 것까지는 몰라도, 내가 진짜 사제라는 것 정도는 알게 되었다.

“사제님이셨군요.”

“예. 마왕군의 진군을 어떻게든 막아보기 위해, 교단에서 저를 보냈습니다.”

“어느 신을 믿고 계시는 건지…?”

“빛입니다.”

“빛…?”

딜런의 눈이 믿지 못하겠다는 듯 불신에 휩싸였다.

빛의 신에 대한 평판이 바닥을 치고 있구나.

내 생각보다 빛의 교단 상태가 많이 위급한 듯했다.

성물이 얼마나 무거운 의미를 가지는지 깨달았다.

“아, 죄송합니다. 빛의 교단에 대한 불운한 이야기가 많이 들리는 터라, 아직 기적을 행사할 수 있는 사제님이 반가워서….”

불신은 이내 사라지고, 감탄으로 바뀌었다.

딜런의 말에서 거짓이 느껴지진 않았다.

사제가 남아있다는 사실에 진심으로 놀란 것이다.

“당연한 반응입니다. 빛의 교단이 약화되고 있으니, 저는 성물을 되찾기 위해 최전선으로 갈 생각입니다.”

“세 분이서 말이죠?”

“예. 성기사단조차 지원 받을 수 없는 실정인지라, 전사 한 분과 마법사인 딸을 데리고….”

“딸? 아아, 그 흑발의 여인이….”

아이리는 흑발, 리나는 금발이다.

그림자정령 이 새끼가 금발의 여자를 흉내 내고 말았다.

“맞습니다.”

“…….”

딜런과의 대화가 어색해졌다.

딸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아까 전에 있었던 장면도 덤으로 들춰졌다.

정액으로 범벅인 자지, 그것을 드러내며 마주했던 첫 만남.

텐트 안에 딸내미가 있는데 그런 문란한….

보통 상황이 아닌 것이다.

“하하, 개, 개방적인 편이군요. 사제님은….”

“맞습니다.”

“다른 사제님들은 안 그러신데….”

딜런의 파티에도 사제가 있다.

사제들은 순결을 지켜야 한다.

생명의 위기를 극복하며 모험을 하는데, 남녀 사이에 몸을 안 섞는 것이 더 이상하니.

아마 마법사만이 파티의 남자들과 성욕을 해소하고 있지 않을까.

‘오히려 좋아.’

딜런의 반응에, 나는 은은하게 미소를 지어주었다.

편견에 대해 싸울 생각은 없다.

상대가 그렇게 생각하면 어쩔 수 없고, 좋게 봐주면 그에 맞게 대해주면 되는 것이다.

“딜런 씨의 파티는 최전선에 오신 이유가 뭡니까?”

“모험가가 최전선에 온 이유가 달리 있을까요. 값비싼 보물을 얻기 위해서죠.”

“보물….”

“덤으로 용병 노릇도 하고, 돈을 좀 벌어갈 생각입니다.”

“당연한 목적이네요.”

“하하, 그렇죠.”

돈을 위해 움직인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판단이었다.

용병에게 있어, 전쟁만큼 돈이 되는 것은 없으니까.

“목돈을 가지고 돌아가야 합니다. 모두가 원하고 있어요. 무사히 은퇴하기 위해서라도….”

“은퇴?”

“예. 저희 모두 이번을 마지막으로 은퇴할 생각이었습니다. 이곳에서 조금만 더 올라가면 최전선이니, 사제님과의 만남이 모험가로서 마지막 인연이겠네요.”

“…….”

나도 모르게 이마를 탁 치고 말았다.

이 새끼들, 이번에 죽겠구나.

“사제님만 아니었으면 동행이라도 제안했을 텐데, 아쉽습니다.”

“왜 그러시죠?”

“저희가 하려는 일이, 사제님께 썩 좋은 일은 아닐 것 같아서 망설여지네요.”

“…일행에 사제분이 계시잖습니까.”

“설득을 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함께 다닌 친구들이어서요. 신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기는 했으나, 이해해줄 수 있다고 하더군요.”

도대체 뭔 짓을 하려고 하는 걸까.

궁금해서 물어봤다.

“사제님이 불편하게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마왕에게 붙겠다는 말만 아니면, 뭔들 상관이 있겠습니까.”

이 상황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

전쟁 중인데 도덕과 윤리를 따질 만큼 멍청한 사람은 없다.

그런 놈들은 최후방에서 탁상머리에나 앉아있지.

현장에 오지 않는다.

딜런은 나를 살피더니 결심을 굳혔다.

내 표정이 그에게 믿음을 준 듯했다.

“…성물을 훔쳐올 생각입니다.”

“성물이라면…?”

“예, 빛의 봉인검입니다.”

빛의 봉인검.

빛의 교단에서 마왕군에게 빼앗긴 유물.

그것을 훔쳐 달아나겠다고 한다.

이게 무슨 의미인가 몰랐지만, 딜런은 내심 조심스러운 태도로 나를 흘겼다.

빛의 교단에 속한 사제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그것을 도로 되찾아, 빛의 교단에 바치실 생각이십니까?”

“…….”

대강 툭 던져봤다.

어느 멍청한 새끼가 그걸 빛의 교단에 돌려주겠는가.

고대 유물, 문화재를 대한민국 박물관에 전시하겠다는 소리와 다를 게 없다.

차라리 장물로서 소유하고 있는 게 정신건강에 훨씬 이롭다.

딜런의 반응을 보니, 박물관에 기증할 것 같진 않다.

자신이 들고 있다가 장물로 팔아넘길 생각인 듯.

그래서 차마 내게는 진심을 말하지 못하는 느낌.

‘그럼 여기까지는 말한 이유가 뭐야?’

태도가 약간 애매했다.

숨길 거면 숨기고, 다 깔 생각이면 다 까야지.

“예, 맞습니다. 빛의 교단에 기증은 아니고, 적당한 금액으로 타협해 팔 생각이었습니다.”

진실과 거짓이 적당히 섞여 있다.

나를 설득하고자 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렇다면 목적은 하나.

‘같이 가자는 거군.’

딜런 나름대로 머리를 굴렸다는 게 느껴졌다.

힘을 합쳐도 손해가 없을 법한 강자들.

최전선 부근에서 대형 천막을 펼칠 수 있을 정도면, 그 자신감은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그 강자들이 빛의 사제를 포함하고 있는 파티.

선의 입장을 대변하는 사제가 있으니, 뒤통수 맞거나 할 걱정이 없다.

딜런 입장에서 전혀 손해 보지 않는 제안이었다.

‘나쁘지 않아.’

최전선에 가서 빛의 성녀를 만나볼 생각이었다.

그 전에, 이들과 동행해서 돌아다니는 것도 나쁘지 않다.

“좋은 생각입니다, 딜런 씨.”

“그래서 말인데요, 사제님.”

가능성이 보이자마자 눈을 반짝였다.

“저희와 함께 동행 해서, 빛의 봉인검을 회수해 가실 생각, 없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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