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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회귀자를 따먹음-460화 (425/681)

〈 460화 〉 #006. 레오나&여기사님(1).

#006. 레오나&여기사님.

마법병단 소속 전투 마법사로서 전장으로 이동했다.

이곳 소속 마법사들은 단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전쟁에 참전했다.

‘마물을 향해 마법을 쏘고, 실력의 향상을 꾀하겠다. 실전으로 크겠다 이거지.’

대부분 뛰어난 스승이 없었다.

일정 경지에 이르렀지만 그 이상 오르지 못하는 마법사들.

어중간하게 중간쯤에 위치한 마법사들이 벽을 뚫기 위해 지원한 경우가 많았다.

물론 나는 그들과 다른 입장이었다.

순수하게 전장으로 가고 싶어서, 말단 보병보다는 마법사가 나을 것 같아서.

소총수가 아닌 군의관으로 가는 느낌이랄까.

“마법진 위에 서라.”

마법진 위에 열댓 명이 차례로 섰다.

마법병단 소속의 소대였다.

텔레포트 마법진에 마력을 주입해 발동시켰다.

마법진이 빛을 뿜어내고 공간이 진동했다.

마법사 열댓 명이 순식간에 최전선으로 공간이동 됐다.

보통 보병들은 이런 식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들은 행군이라는 지랄 맞은 방법을 이용해 전선으로 향한다.

하지만 마법사는 아니다.

고급 병력을 무식하게 다룰 순 없었다.

용사에 의해 유리하게 굴러가고 있다고 해도 방심은 금물이었다.

다음은 내 차례였다.

내가 소속된 마법병단 화력부대 3소대가 마법진 위에 섰다.

마력이 내 육체에 간섭하고 지정된 좌표로 전송한다.

그 오묘한 감각은 비효율적이고 불쾌했다.

신의 힘으로 하는 순간이동보다 훨씬.

인상을 팍 찡그리며 최전선 주둔부대로 이동했다.

“차례로 나가주십시오!”

커다란 천막 안, 마법진이 발동되고 있다.

도시에서 텔레포트를 사용해 전선으로 보내주었다.

천막 안에는 병사 하나가 서있었다.

나름대로 통제를 해보려 하지만 불가능했다.

마법사들은 느린 발걸음을 옮겼다.

병사들 입장에선 답답하기 그지없는 움직임이었다.

재촉하지도 못하고 때리지도 못하니.

답답하게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화력부대 3소대는 일렬로 서 앞사람을 쫓아갔다.

나름 잘 이어진 행렬은 소대 천막까지 이어졌다.

주둔부대는 의외로 깔끔한 분위기였다.

레오나 덕분에 승기를 잡은 상황이라 그런지, 나쁘지 않았다.

3소대 모두가 소대 천막으로 들어왔다.

총 열넷으로 이루어진 3소대는 같은 천막을 사용한다.

‘선진 병영이네.’

보통 병사라면 고추밭이겠지만.

마법병단 소속이라서 여자 마법사가 많았다.

남녀가 함께 쓴다는 점에서 플러스 가산점을 주고 싶다.

‘3소대는 남자가 넷, 여자가 열인가.’

화력부대 3소대는 내일 펼쳐질 회전에서 냉기 마법을 담당한다.

냉기 마법은 수 속성으로, 여성 비율이 꽤 높은 원소였다.

‘불이 남초, 물이 여초.’

나머지는 거기서 거기였다.

화력부대 3소대장이 천막으로 들어왔다.

3소대장은 차림새부터가 우리와 남달랐다.

그래봤자 장식 한두 개 더 달고 있는 것뿐이지만.

“내일 있을 회전에서, 3소대의 작전을 전파하겠습니다.”

3소대장은 마법사가 아니다.

소대를 통제할 수 있는 권한만 가지고 있는 것이다.

마법적 소양이 있다거나 한 것은 아니었다.

‘중간다리 역할 느낌이지.’

소대장이 군을 통솔하는 윗대가리와 마법사들의 의사소통을 담당한다.

골방에 틀어박혀 마법만 수련하는 마법사들을 위한 통역사.

전령 비둘기 느낌.

3소대장은 마법사들 앞에서 공손했다.

고급 인력이기 때문에 함부로 다룰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3소대는 전선의 좌익, 후위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참전할 가능성은 극히 낮습니다만…. 명령이 떨어질 경우, 적진 한복판에 대형 기후 마법을 발동하게 될 것입니다. 4소대와의 협조를 통해….”

“…….”

마법사들은 소대장의 전달사항을 꼼꼼하게 들었다.

괜히 시비 걸거나 하는 모난 성격이 하나도 없었다.

긴장했던 소대장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전파를 끝냈다.

“혹시 질문사항 있으십니까?”

누군가 손을 들었다.

축 늘어진 어깨, 움츠러든 등에서부터 소심한 모습이 그려졌다.

기어가는 목소리로 질문했다.

“…전황이 그렇게 유리한 상황인가요…?”

“예. 솔직히 말해 마법사 여러분들을 모집한 이유는 정말로, 만약을 대비하기 위해서입니다. 혹시나 모를 패전에 대비해서 말이죠. 하지만 그렇게 될 확률은 1퍼센트도 되지 않습니다. 그 정도로…. 상황이 좋아요.”

소대장은 당당하게 말했다.

군인에게 있어, 연전연승 승전보를 울리고 있는 상황만큼 좋은 소식이 있을까.

모든 병사들이 현 연합군의 상황을 좋게 생각하고 있었다.

현 시점에서 자진입대 하는 청년들은 대부분 종전의 순간 전장에 서있었다는 명예를 위해서 입대하는 것이다.

전쟁이 길어질 것 같았다면 모집병 중 절반은 고향에서 나오지 않았다.

“다음 질문하실 분, 있으십니까?”

소대장이 질문을 받았다.

작전에 대한 의문은 전무했다.

그냥 대기하고 있다가 명령이 떨어지면 마법을 갈기면 된다.

4소대와 협력해야 된다는 점이 특이사항이었지만,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마나를 공유하고 마법에 협력하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다.

예를 들면, 중심에 서있는 지휘자의 구령에 맞춰 같은 동작을 취하면 되는 느낌.

그것도 못하는 마법사는 전장에 없다.

“저녁 식사 시간까지 자유시간입니다. 푹 쉬시길 바랍니다.”

마법병단 인원들은 따로 훈련도 받지 않았다.

육체를 단련할 시간에 내면을 관조하고 마나를 순환시키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었다.

3소대 천막은 정적에 휩싸였다.

그나마 통제하던 소대장이 떠나고, 어색한 마법사들끼리 남겨졌다.

나는 태연하게 간이침대에 누웠다.

군용이라서 품질이 썩 좋지는 않았다.

흙바닥이 아닌 곳에 누울 수 있다는 점.

그거 하나만 믿고 쓰는 물건이었다.

하나둘 눈치를 보다가 휴식을 취했다.

대부분은 명상을 시작했다.

이 쉬는 시간마저도 수련에 힘쓰는 것이다.

‘다들 피곤하게도 산다.’

재능은 정해져 있는데, 그 재능이 정한 벽이 억울하게 느껴진다.

늦게 시작한 녀석이 날아오르는 모습을 보며, 얼마나 많은 밤을 눈물로 지새울까.

현대사회의 예체능보다 더 악랄한 구조가 마법사들의 사회다.

이들은 고고한 경지에 오르지 못하면 제대로 된 마법사 취급을 받지 못하는 세계에 살고 있었다.

나는 적당히 누워 있다가 천막 밖으로 나왔다.

주둔지를 느릿한 신선 걸음으로 거닐었다.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아이실리아의 시련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

그 때는 가짜 세계라고 생각해서 막 행동했는데, 지금은 현실 그 자체다.

막무가내로 일을 저지를 수가 없다.

‘……?’

내가 생각하면서도 약간 머뭇거렸다.

이제까지 해온 일들은 무엇일까.

조금 자제해서 이 정도인 것인가?

그런 의문이 들었다.

‘나는 죄가 없다.’

이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은 자.

그들만 내게 돌을 던질 수 있다.

살아 숨 쉬는 생명체들은 나를 욕할 자격이 없다.

내가 그들의 세계를 유지시켜 주고 있으니.

‘나는 그럴 만한 자격이 있다.’

깽판 치고 다녀도 위로 받을 수 있는 자격.

까임 방지권이 있단 말이다.

일단 딸내미부터 만나러 가야겠다.

3소대의 역할 따위 알게 뭐람.

그 누구도 나를 속박할 수 없다.

‘레오나 어디에 있는지 알려줘.’

─ 북서쪽 방면, 5Km.

‘좋아.’

─ 이쪽으로 접근하는 중입니다.

‘?’

신의 힘은 여성의 목소리를 흉내 내고 있다.

내가 그렇게 설정해두었다.

나긋한 목소리로 충격적인 소식을 알려주었다.

레오나가 이쪽으로 오고 있단다.

‘왜?’

─ 신의 기척을 느낀 듯합니다.

‘…어떻게?’

─ 그녀의 행적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신의 힘은 내 시야에 영상 하나를 틀었다.

레오나를 3인칭 시점으로 내려다보고 있는 영상이었다.

레오나는 용사로서 전장을 휩쓸고 다녔다.

내가 알브헤임에서 삽질하고 있는 동안에도, 전장의 여신, 맡은 바 책임을 다했다.

마왕 라이언이 레오나의 앞을 막아섰지만, 상대가 되질 않았다.

라이언의 힘이 지나치게 약해보였다.

‘왜 둘 사이에 차이가 있는 거지?’

─ 신의 무의식이 작용한 것 같습니다.

‘…무슨 뜻이야?’

─ 아들들의 평균 레벨보다 딸들의 평균 레벨이 더 높습니다. 모든 면에서 딸들이 월등하게 태어났습니다.

‘…….’

아들보다 딸.

내 무의식이 반영된 결과라고 한다.

‘아닌데. 레오나는 원래부터 라이언보다 강했어.’

─ ‘투쟁의 탑’ 이전의 잠재력 값보다 훨씬 높아졌습니다.

신의 힘은 내 생각을 단호하게 부정했다.

‘투쟁의 탑’에서 만났던 라이언과 레오나가 1의 차이를 가지고 있었다면, 지금의 라이언과 레오나는 5 정도의 격차가 나있었다.

라이언 입장에선 분통 터지는 결과였다.

‘내가 그렇게 딸을 편애한다고?’

─ 예.

‘그럴 리가 없는데.’

레오나의 경우에는, 만났을 때부터 성인인 상태였다.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내지도 못했다.

‘그 때문인가?’

내 나름대로 미안함을 느끼고, 그에 대해 내 무의식이 성의표시를 한 것이다.

영상 속 레오나는 어느 순간부터 하늘을 멍하니 쳐다봤다.

그리고 고민하는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주둔지를 조급하게 돌아다녔다.

가끔 최전선의 병사들과 마주쳤다.

그들은 레오나에게 친근하게 말을 걸었다.

레오나에 의해 몇 번이고 구해진 이들이라서, 그녀에 대한 호감도가 맥스에 이른 상태였다.

레오나는 그들에게 고민 상담을 하곤 했다.

나에 대한 내용이었다.

요점은 간단했다.

아빠를 만나러 가야 할까, 말아야 할까.

‘나를…. 천계의 일원이라 생각하고 있네.’

여기사님이 레오나에게 그리 알려준 듯했다.

‘하긴, 처음에 빛의 사제로 가서…. 여기사님의 순결을 달라고 했으니까.’

보통 신성력이 아니었다.

전장을 지배할 정도로, 압도적인 신성력을 선보였다.

여기사님은 내가 일반적인 사제가 아니라고 어렴풋이 눈치 챈 것이다.

─ 어쩔 수 없는 이유로 헤어진 아버지를 만나러 오고 있습니다. 전장에 오지 않았다면, 전쟁 이후로 만남을 미뤘을 겁니다.

‘내가 문제네.’

꼴리는 대로 전장에 와버렸다.

그 결과, 레오나는 최전선에서 이탈해 나를 만나러 오고 있었다.

물론, 잠깐의 일탈이다.

오늘 저녁에 잠깐 보고, 레오나는 다시 최전선으로 향할 계획을 세운 상태였다.

‘여기사님도 오랜 만에 보면 좋을 것 같은데.’

전쟁을 이기기 위해 자신의 순결을 내게 바쳤다.

그 숭고한 희생에 감동을 받았고, 나는 새하얀 눈물을 흘렸었다.

레오나를 만든 임신섹스.

그 이후에 단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투쟁의 탑’에서 레오나에게 듣기로, 다른 남자를 만나지 않고 귀농 라이프를 즐겼다고 들었다.

첫 경험 이후로 누구도 손대지 못한 보지를 다시 맛보고 싶었다.

레오나는 금방 주둔지로 넘어왔다.

암살자처럼 은밀한 기동을 선보였다.

목책 따위로는 레오나를 막을 수 없었다.

레벨은 260.

엘레나보다 조금 강한 수준이었다.

‘아직도 성장하고 있으니까. 사르티아를 뛰어넘을지도 모르겠어.’

레오나의 시선이 곧장 내게 닿았다.

백발에 보랏빛 눈을 하고 있지만, 내가 애비라는 것을 금방 알아차렸다.

영혼에 깃들어 있는 신의 힘이 서로 공명하고 있었다.

레오나의 열망에 반응하여, 나의 존재를 드러내게 만들었다.

레오나는 소녀답지 않은 몸, 완전 성숙한 몸으로 성큼성큼 내게 다가왔다.

그대로 내 품에 뛰어들었다.

“…아빠…!”

풍만한 육체가 내 몸에 닿았다.

물컹한 느낌에, 순간 자괴감이 들었다.

내 뺨이라도 내려치고 싶었다.

레오나는 딸.

그런 생각을 해선 안 되는 존재다.

‘…조금 어려진 것 같기도 하고?’

‘투쟁의 탑’에서 봤던 것보다 약간 어려 보였다.

그 때는 서른 중반쯤으로 보였는데, 지금은 이십 초반의 느낌을 물씬 풍겼다.

그래서 더 문제였다.

“왜, 왜 이제 왔어요…. 얼마나 보고 싶었는데…!”

레오나가 펑펑 울면서 내 품에 뺨을 비볐다.

용사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여린 모습이었다.

‘…….’

나는 레오나를 부드럽게 안아주었다.

발기한 자지 때문에 골치 아팠지만, 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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