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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회귀자를 따먹음-477화 (442/681)

〈 477화 〉 #008. 사르티아 베르제르부(3).

#008. 사르티아 베르제르부.

통과 가능한 벽을 사이에 두고, 라이언과 사르티아가 마주보고 있다.

라이언의 시야에는 사르티아가 안 보이지만, 사르티아의 시야에는 라이언이 보인다.

침실 복도 쪽에서 홀을 볼 수 있는 구조였다.

사르티아는 얼떨결에 내 품에 안겨 버둥거렸다.

라이언을 피해 도망쳤더니, 내가 있는 꼴이었다.

진퇴양난의 순간.

“동생 만들기. 라이언도 이해해준다니까?”

“닥쳐라!”

“싫어? 그러면 라이언한테 가든가.”

보내줄 생각, 추호도 없다.

아들이라 해도 다 큰 상태다.

사르티아의 알몸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다른 애도 아니고, 라이언이라면 더더욱.

마족 암컷을 따먹던 녀석이라서 거북했다.

사르티아가 도리도리 고개를 저었다.

내게 안겨 있다는 것도 잊은 듯 울상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안 된다…. 라이언에게 이 꼴을 보여줄 순 없어….”

“그러면 침실로 돌아가자. 라이언은 내가 돌려보낼게.”

나는 사르티아를 들어 안았다.

근력이 차고 넘쳐서, 공주님 안기로 들어도 전혀 무겁지 않았다.

사르티아가 내게 매달린 채, 애원하듯 부탁했다.

“이렇게 안는 것 좀 하지 말아라! 마왕의 존엄이, 위엄이 무너진단 말이다.”

“마왕의 존엄? 아직도 남아있어?”

“남아있다!”

나는 키득거리며 웃고, 분신을 소환했다.

라이언을 맞이할 김진우였다.

사르티아는 놀란 눈으로 분신을 흘겼다.

“…진짜와 가짜를 구분할 수가 없구나. 이게 가능한 일인 건지….”

휘둥그레 커진 눈이 귀여웠다.

남들 앞에서는 살벌한 마왕도, 내 앞에서는 한없이 약한 여자일 뿐이었다.

신의 힘 만세다.

“라이언은 적당히 돌려 보낼게. 그럼 되지?”

“…….”

분신을 라이언에게로 보내며, 사르티아에게 말했다.

내 말에 담긴 속뜻을 모를 리가 없다.

지금 침실로 가서 아기 만들기를 하자.

사르티아는 머리를 홱 돌렸다.

나를 보지 않겠다는 것인지, 내 가슴팍에 얼굴을 박았다.

그러나, 슬쩍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한참이나 봐주고 있다는 것을, 드디어 알아준 모양이다.

“…알았다.”

사르티아가 중얼거렸다.

목소리가 뭉개져서 잘 들리지 않았지만, 뉘앙스는 금방 파악할 수 있었다.

자지가 알아듣고 발기했다.

“마계의 규칙을 따라, 강자인 네 놈의 아이를 낳아주마. 약자인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그것뿐이니까.”

“그게 제일 중요하긴 해. 아기 낳는 게 얼마나 숭고한 일인데.”

모든 위급 상황에서, 남성보다 여성이 우선시 되는 이유는 임신이라는 기적을 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종족 번영을 위해, 그것만큼 중요한 가치는 없다.

임산부는 누구보다 먼저 존경받고 배려받아야 하는 것이다.

─ 아버지. 어머니를 못 보셨습니까?

분신이 라이언을 맞이했다.

라이언은 분신을 보자마자 사르티아의 위치를 물었다.

나는 내 분신에게 대사를 시켰다.

─ 사르티아라면, 네 동생을 만들기 위해 침실에 있다.

“…이 놈!”

분신이 내뱉은 말에, 사르티아가 발작을 일으켰다.

버둥거리면서 탈출을 시도했다.

사르티아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내 힘으로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왜 그래?”

“그걸 그냥 그대로 말해버리면 어떻게 하나. 라이언에게는 적당히 둘러대서 말해야지!”

“엄마 아빠가 사랑 나누겠다는데 뭐, 쪽팔려?”

“수치심 따위의 문제가 아니다. 마왕으로서의 내 권위가…! 만지지 마라!”

사르티아의 젖가슴을 주물렀다.

손에 다 잡히지 않는 크기, 묵직한 무게감이 나를 꼴리게 만들었다.

사르티아는 내 팔을 쳐내려 했다.

거칠게 저항하며, 내 손목을 꽉 붙잡았다.

너무 약하다.

만져달라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때로는 다정한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더 좋을 때도 있어.”

“웃기는 소리…! 흣…!”

“16년 동안 아무도 못 만지게 잘 지켰지? 네 가슴은 내 거니까.”

“내 가슴은 내 것이다. 누구의 것도 아니야.”

사르티아가 힘을 주었다.

내 팔을 밀어내려고 안간힘을 썼다.

나는 그 힘을 찍어 누르며, 사르티아의 젖꼭지를 살살 어루만졌다.

분홍빛 젖꼭지가 서서히 단단해지고 있었다.

“크윽…! 왜, 왜 이렇게 센 것이냐…! 아무리 빛의 천사라 해도, 말도 안 되는 힘이다….”

“네 남자의 힘이야. 원하는 거 있어? 들어줄게.”

“…나는 남자의 힘을 빌리지 않아. 내 힘으로, 원하는 바를 이루고 말 것이다!”

“아, 그래?”

현재 이 차원에서 가장 센 존재는 사르티아다.

사르티아만이 ‘투쟁의 탑’에 소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탑에서 만난 애들은 전부, 탑에 소환되기 직전의 레벨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어.’

하지만 사르티아는 다르다.

시련을 통해 내 힘의 일부를 받아갔다.

내 정액을 몸에 품고, 라이언을 낳았다.

그 흔적을 흡수하고 축적해, 16년 동안 단련했다.

엘레나를 비롯한 다른 이들보다 16년 앞서 있다고 봐도 무방했다.

“아직 마왕으로서 떵떵거리고 있는 걸 보면, 고이 간직하긴 한 것 같네. 맛있게 먹을게.”

“…나를 음식 취급하지 마라. 나약한 암컷들에게나 할 법한 망발을…!”

“결국 사르티아도, 더 강한 수컷을 만나서 패배했잖아.”

“…….”

사르티아가 할 말을 잃은 듯 멍한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얼이 나간 표정이 보기 좋았다.

“읏…!”

젖꼭지를 살살 돌려주니, 눈빛에 생기가 돌았다.

점점 흉악하게 구겨졌다.

“꼬집지 마라!”

“안 꼬집으면 되는 거지?”

“만지지 말라고!”

“네가 원하는 대로, 부드럽게 쓰다듬고 있잖아. 왜 그래?”

마왕의 침실로 향했다.

사르티아도 발버둥을 멈추고 내게 몸을 맡겼다.

어차피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젖가슴을 마음껏 희롱하며, 침대에 눕혔다.

푹신한 이부자리 위에 누운 사르티아가 나를 빤히 쳐다봤다.

“도대체 네 놈은 뭐냐?”

“응?”

뜬금없는 질문에, 내가 되물었다.

“뭔 소리야.”

“나는 마계를 통일하고 적수를 만나지 못했다. 그래서 중간계를 침략한 것이지. 그런데 그곳에서 네 놈을 만났다. 압도적인 힘의 차이…. 그 전장에서 나타난 천사도, 네 놈보다 약했다. 마왕보다…. 천사보다…. 강한 네 놈은 대체, 무엇이냐…?”

사르티아는 진지한 얼굴로 내게 물었다.

뽀얀 살결을 드러내놓고 할 질문은 아닌 것 같다만, 나는 나름 진지하게 답해주었다.

“신이니까.”

“…뭐?”

“신이라서 센 거라고.”

이게 진실이다.

나도 나 같은 새끼가 신이라는 게 믿기지는 않는다.

근데 어떡해?

이 세상은 나라는 신 때문에 유지되고 있었다.

사르티아가 실소를 흘렸다.

내 말을 믿어줄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신? 너 같은 게 신이란 말인가? 살아생전 들은 농담 중 가장 웃겼다. 내게 구애하는 수컷 놈들이 던지던 같잖은 농에 비하면, 아주 완벽한 농담이었어.”

낄낄거리며 웃는 꼴이, 미치기라도 한 것 같았다.

“진짠데.”

“네가 신이라면, 그 증명을 보여봐라. 신 나름의 무언가가 있지 않나?”

“…그런 게 있는 건 아닌데.”

“푸흐…. 넌 신이 아니다. 그저 강할 뿐인 놈이지. 좆이나 세우고 발정한 개 마냥 흔들어 재끼는…. 그런 너저분한 남자가 어찌 신이란 말이냐.”

어떻게 해야 사르티아에게 증명을 할 수 있을까.

내가 신이란 것을 증명해보이면, 사르티아도 내 자지를 알아서 빨아줄 것 같은데.

‘아.’

하나 있다.

사르티아에게도 통할 법한 놈이.

“마신 알아?”

“마계에서 살아가는 마족들이, 마신을 모를 리가 있을까?”

“안다는 소리네?”

“나도 마신의 편린을 보았다. 마왕좌에 앉은 자만이 얻을 수 있는 경험이지. 덕분에 경지 상승에 도음이 되었어.”

먼 과거의 이야기인 듯 사르티아가 회상에 잠겼다.

보지가 훤히 드러난 상태라서, 이상한 그림이기는 했다.

나는 냉큼 마신에게 말을 걸었다.

─ 마신.

─ 왜 부르는 건가?

마신은 곱지 않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갑자기 기분이 확 나빠지려고 한다.

그러자 마신이 다급하게 말을 이었다.

─ 마계 서열을 정리하는 바람에, 제 힘의 일부가 사라졌습니다. 피곤해서 실수했습니다.

─ 실수였지?

─ 예, 실수였습니다. 죄송합니다.

마신은 곧바로 허리를 숙여 도게자 했다.

내 앞에서 뻗댈 수 있는 신은 없다.

“내가 신이라는 것을 증명하면, 사르티아는 뭘 해줄래?”

“…네 놈이 증명하면,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있나?”

사르티아는 오히려 반문했다.

신이나 되는 존재에게, 일개 마왕이 해줄 수 있는 게 있냐고.

따지고 보면, 사르티아의 생각이 맞았다.

전지전능한 신이 내려줘도 모자랄 판에, 달라고 말하는 게 이상했다.

‘아기씨를 내려줘야겠군.’

내가 줄 수 있는 건 그것뿐이다.

“좋아. 증명해주지.”

“하하. 네 놈이 신이라는 증명? 어디 한 번 해보거라.”

“대신 내가 신인 것을 증명하면, 사르티아가 스스로 가랑이를 벌리고 아기씨를 바라는 거야. 오케이?”

“신의 씨앗이라니. 몇 번이고 받아주마.”

사르티아는 내가 신일 리가 없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그 판단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내가 봐도, 나는 신과 거리가 먼 남자였으니까.

하지만 어쩌지.

“마신아.”

“…마신?”

나는 마신을 불렀다.

친구처럼 친근하게 부르니, 사르티아가 의문을 표시한다.

머리 위로 물음표가 떠올랐다.

계속해서 마신을 불렀다.

“한 번, 모습 좀 비춰봐라.”

“마신이 네 놈 말을 들을 거라고 생각하나?”

“어. 들을 것 같은데.”

사르티아는 여유만만하다.

내가 신일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 마계에 현신하는 데, 많은 신성이 소모 됩니다. 이미 써버린 것이 너무 많아서….

마신은 내 명령을 거부하려고 했다.

─ 내가 채워줄게.

─ 알겠습니다.

현신하는데 드는 코스트를 내가 지불하기로 했다.

그러자, 마신이 냉큼 수락했다.

이 새끼도 미친 새끼다.

쿠구구구구궁-.

침실이 크게 진동한다.

마기가 거칠게 응축되기 시작했다.

사르티아가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이게 무슨…?”

마왕이라면, 마신이 강림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을 것이다.

내가 신이라는 것을 증명하겠다며 말을 꺼내자마자, 갑자기 마신이 나타난다?

누가 봐도 타이밍이 이상했다.

“아.”

사르티아가 헐벗은 나신으로 누워 있다.

신의 힘으로, 당장 옷을 입혔다.

사르티아는 자신의 옷차림을 확인하며, 마신의 강림을 지켜봤다.

그 눈빛에는 희열이 감돌고 있었다.

‘나는 벌레 보듯 하면서….’

마신이 자신을 보내버리려고 마계 서열 2, 3위 악마들을 후원했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 마왕, 사르티아.

“마신…!”

마신이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형체를 알 수 없는 어둠의 장막, 그 속에 무언가가 꿈틀거렸다.

사르티아는 마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환희에 벅찬 웃음을 터트렸다.

나는 그 환한 웃음을 가만히 지켜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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