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37화 〉 #012. 강하나(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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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 강하나.
김진우 본연의 모습으로 만나는 것은 오랜만이다.
은근히 설레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강하나를 뒤에서 괴롭히고 있으면서 너무 못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하나하나 따지기 시작하면 내 존재 자체가 모순 덩어리다.
내로남불, 자기합리화, 뻔뻔할수록 세상 살기 편하다.
강하나는 올 마이티 코스튬을 벗고 산뜻한 옷차림으로 나왔다.
데이트 하러 간다고 티라도 내는 모양새다.
보기가 좋았다.
방금 전까지 화이트페이스에게 협박당하던 여자라고는 생각하기 힘들 만큼 밝은 미소를 지었다.
그만큼 이 상황을 기대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그나마 마음을 풀어놓을 수 있는 사람.
내가 다른 차원을 유랑하는 동안, 김진우와 강하나는 그런 사이가 되었다.
몸의 거리는 그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만큼은 가까워졌다.
“영화 보러 갈래요? 요즘 재밌는 거 많이 개봉했던데.”
잠깐 고개를 돌리면, 하늘을 날아다니는 히어로와 빌런이 있다.
초능력을 갈겨대며 치고 박는 모습은 영화 따위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현실감 넘친다.
그렇다고 영화 산업이 망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감성을 건드리는 드라마들이 흥행했다.
“영화? 좋지.”
강하나를 데리고 영화관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도, 일을 저지르는 빌런들이 종종 보였다.
초능력으로 금품을 훔치고 폭력을 저지르는 놈들.
강하나는 빌런들을 흘기며 불안해했다.
놈들을 잡아야 하는데, 히어로로서 여가를 즐기고 있는 것에 죄책감을 느꼈다.
“누나?”
“으, 응? 왜, 진우야…?”
“왜 멍한 얼굴로, 허공을 봐요? 어디 아픈 곳 있어요?”
김진우는 강하나의 뒷면을 모른다.
올 마이티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강하나가 숨기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최선을 다해 모르는 체를 했다.
힘들면 다른 곳 가자고, 쉬어도 된다고.
강하나는 전력을 다해 고개를 저었다.
평범한 데이트, 분위기를 놓치고 싶지 않은 듯했다.
영화는 달달한 멜로를 골랐다.
강하나가 선택한 영화였다.
“팝콘 사올게요.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강하나를 떼어내고 영화관 매점 줄을 섰다.
팝콘을 사면서 강하나에게 문자 한 통을 보냈다.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 원격으로.
우우웅.
강하나의 호주머니에서 진동이 울렸다.
강하나는 스마트폰을 꺼내 문자를 확인했다.
그리고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기 시작했다.
[화이트페이스]
─ 지금 당장 영화관 여자 화장실, 장애인 칸으로.
내가 보낸 문자다.
화이트페이스의 이름으로, 강하나를 불러냈다.
강하나는 내 뒤통수를 바라보며 전전긍긍 발을 굴렀다.
가야하는지 말아야하는지, 망설이고 있었다.
나는 팝콘을 사들고 강하나에게 돌아갔다.
강하나가 침을 꼴깍 삼키며 내게 말했다.
“진우야. 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
“천천히 갔다 오세요. 아직 시간 많이 남았으니까요.”
흔쾌히 강하나를 보내주었다.
여자 화장실로 향하는 강하나의 뒷모습을 확인하고, 신의 힘을 사용했다.
김진우는 분신에게 맡기고 나는 여자 화장실 3번 칸에 화이트페이스의 몸으로 이동했다.
굳게 닫힌 화장실 문.
누군가 노크한다.
똑똑똑.
문 너머를 투시해서 보니, 강하나가 도끼눈을 뜨고 문을 노려보고 있었다.
구멍이라도 낼 기세였다.
참 아이러니하다.
다른 칸이 다 비어있는데, 꿋꿋하게 3번 칸을 두들기는 모습은….
문을 열어주었다.
바깥에 서있던 강하나가 잽싸게 칸 안으로 들어왔다.
누군가에게 들킬까 싶어, 생각보다 신속한 움직임이었다.
“왜 왔어? 왜 부른 거야? 혈귀 잡으러 간 거 아니었어?”
강하나는 목소리를 죽이고 내게 따져 물었다.
혈귀를 풀어놓으면, 그만큼 인명피해가 생긴다.
무고한 희생자를 줄이기 위해서 똥구멍을 바치기로 한 것인데.
“이렇게 나오면 약속이랑 다르잖아.”
강하나가 이를 갈며 나를 노려봤다.
그 서슬 퍼런 눈빛을 보니 자지가 근질거렸다.
나는 낄낄 웃어주었다.
혈귀, 결국에는 내 분신이다.
녀석을 통제하는 것은 내게 아무런 일도 아니다.
─ 혈귀야, 신분 세탁 들어가자.
─ …….
놈의 얼굴을 갈아엎고 초능력을 변경했다.
─ 이제부터 넌 히어로다.
─ 아니, 시발. 그러면 여자 마음대로 못 따먹고 다니잖아.
─ 카사노바 히어로 해. 얼굴 잘생기게 바꿔서.
굳이 강간할 필요는 없다.
여자를 휘어잡을 무기가 있다면, 합법적인 섹스도 충분히 가능하다.
─ 강간이 재밌는데….
강간중독자인 혈귀는 합법섹스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혈귀는 잡았습니다. 생포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죠.”
“…벌써?”
강하나 입장에서는, 거래를 한지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았다.
말도 안 되는 일처리였다.
“솔직하게 말하면…. 하나 씨에게 인질을 넘겨주러 갔을 때, 이미 혈귀를 반쯤 죽여 놓은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그런 거래를 해?”
“예. 하나 씨가 자발적으로 바치는 애널을 맛보고 싶었거든요.”
입맛을 다셨다.
“스스로 관장을 하고, 스스로 구멍을 길들여, 제 자지를 품는 겁니다. 섹스를 위한 구멍도 아닌 배설 기관으로 말이죠.”
“쓰레기가….”
“다크나이트라고 불러주십시오. 학살하고 다니는 혈귀에 비하면, 저는 아주 착한 편이니까요.”
악을 무찌르는 악.
다크나이트.
입에 착 감기는 호칭이다.
강하나는 마음에 안 드는 듯했지만.
“왜 부른 거야? 나, 난 지금 돌아가 봐야 돼.”
“남자친구랑 데이트 때문에요?”
“…그래.”
부정하지 않는 강하나를 보며, 뿌듯함과 동시에 놀려주고 싶은 마음이 생겨났다.
김진우를 남자친구라고 말해주는 것은 고맙지만, 내 앞에서 그러니까 약간 질투가 느껴졌다고 해야 할까.
‘정신병이군.’
아무튼.
나는 바지를 벗었다.
황급히 벨트를 풀어헤치고 지퍼를 내렸다.
내가 무슨 짓을 하는 건지 알아차린 강하나가 질색하며 고개를 저었다.
“여, 여기선 아니야. 나중에, 다음에 다시…!”
“이곳이기 때문에 꼴리는 겁니다.”
단단하게 발기한 자지를 강하나의 가랑이 사이에 들이댔다.
격하게 덜렁거리며 강하나의 아랫배를 쿡 찌른다.
망설이는 기색이 보여, 협박을 살짝 곁들여주었다.
“하나 씨 보지로 달래주시죠. 안 그러면….”
당장 뛰쳐나가서 깽판을 치겠다.
혈귀가 하려던 짓을 내가 대신 저지르겠다.
올 마이티에게 무엇보다 확실한 협박이었다.
강하나는 인상을 확 구기며 바지를 벗기 시작했다.
“하나 씨 답지 않게 야한 속옷이네요. 남자친구 만나러 간다고 준비 단단히 하셨네.”
“입 닥쳐….”
강하나의 커다란 엉덩이를 채 가려주지 못하는 팬티.
강하나는 손바닥 면적의 팬티를 옆으로 끌어내며, 등을 돌렸다.
이쪽으로 엉덩이를 내밀었다.
“…빨리 끝내, 쓰레기야. 진우가 기다리고 있으니까…!”
말을 섞으면 섞을수록 시간이 지체된다.
차라리 얼른 대주고 끝내는 것을 선택했다.
나는 탐스런 엉덩이를 쓰다듬으며, 자지를 문질렀다.
애액이 조금씩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하나 씨, 오늘따라 하나 씨가 예뻐 보이네요. 한두 번 싸는 걸로는 발기가 안 가라앉을 것 같아요.”
“…끄흣….”
보지 둔덕에 자지를 비볐다.
애액을 적시면서, 점점 발기하는 음핵을 문질렀다.
“흐윽, 하악…!”
강하나의 반응이 제법 좋았다.
쾌감을 참으려고 하지만, 참지 못하는 모습.
실제로 섹스를 안 한지 한 달이나 되었기 때문이었다.
‘내 분신들은 강하나를 안 건드렸어.’
김진우와 화이트페이스, 둘 다 이런저런 이유를 붙이며 강하나의 보지를 쓰지 않았다.
한 달 동안 방치된 보지는 수컷의 자지를 느끼고 반기듯이 뻐끔거렸다.
습한 열기를 뿜어냈다.
“하나 씨의 똥구멍. 제 것이 되는 날만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닥치고…. 빨리 싸고…. 꺼져….”
강하나는 이를 악물고 신음을 참았다.
이곳이 화장실인 이유도 있지만, 그 이유는 크지 않았다.
강하나의 육감은 누구보다 빠르게 반응할 수 있을 정도니까.
누가 오는 것은 신경 쓸 이유가 아니었다.
반항심.
내게 느끼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는 이유였다.
때문에, 어떻게든 버티려고 용을 썼다.
강하나의 골반을 잡고 움직였다.
“잔뜩 싸드리겠습니다. 제 정액을 자궁에 품고,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즐기세요.”
“끄흡…!”
귀두부터 삽입하고 천천히 허리를 밀어 넣었다.
자지를 잊고 지냈던 보지가 벌어졌다.
구불구불한 질 벽이 자지의 침입을 환영했다.
“후으…. 좋네요. 욕시 올 마이티입니다.”
“하악, 하악…!”
자궁구가 닿도록 부드럽게 쑤셔 박았다.
여러 도구들 덕분인지, 내 자지를 무리 없이 받아들였다.
찌걱. 찌걱. 찌걱.
조용한 화장실에서, 음란한 마찰 소리가 울려 퍼졌다.
고기막대가 고깃살을 벌리고 찌르기를 반복했다.
“하윽, 흐읍!”
“하나 씨, 남자친구 자지는 어떻습니까? 제 자지가 나름 큰 편이라서, 웬만한 크기로는 기별도 안 갈 텐데요.”
“…진우 얘기는 꺼내지 마…! 흑…! 진우는, 크기만 큰 너보다 훨씬 잘 하니까…! 읏흐응…!”
철퍽. 철퍽. 철퍽!
강하나의 보지는 내 자지를 뿌리까지 뽑을 기세로 꽉 쪼여왔다.
속살이 귀두를 물고 늘어졌다.
“쌉니다, 하나 씨. 일단 한 발이에요.”
“흐읍…!”
강하나가 입을 틀어막았다.
후들거리는 다리로 겨우 버텼다.
푸슛. 푸슛!
나는 강하나의 엉덩이에 두덩을 문대면서 정액을 퍼부었다.
자궁에 오랜만에 정자를 싸질렀다.
“아직입니다. 남자친구를 만나러 가려면 더 분발해주세요.”
퍼억. 퍼억!
“하앙, 하아앙…!”
누군가 오는 것도 신경 쓰지 않았다.
신경 쓸 수가 없었다.
강하나는 내 자지에 박히면서 허덕거렸다.
간드러지는 신음은 강하나의 것이라곤 생각하기가 힘들 만큼 음탕했다.
강하나의 보지를 즐기면서, 힘껏 사정했다.
사정하고 또 사정했다.
“흐으으으으윽…!”
“제 자지가 그렇게도 좋습니까? 너무 매달리면, 남자친구가 실망할지도 모릅니다.”
“하앙, 하으아아앙…!”
다섯 번째 사정.
거의 끝에 이르러서, 강하나는 거의 내게 안기듯이 몸을 내어주게 되었다.
“후우…. 개운해졌습니다. 혈귀를 잡으면서 생겼던 스트레스를 확 풀 수 있었어요. 덕분에 학살을 안 저지를 수 있을 것 같군요. 고맙습니다.”
강하나의 입에 억지로 자지를 밀어 넣었다.
마무리 청소 펠라까지 깔끔하게 시킨 후, 공간이동으로 도망쳤다.
김진우 자리를 맡고 있던 분신을 없애고, 그 자리에 앉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강하나가 화장실에서 터벅터벅 걸어 나왔다.
힘없는 발걸음.
하지만 느낌이 달랐다.
강하나는 후들거리는 다리를 애써 감추었다.
“누나. 곧 영화 시작해요.”
들어가서 얼마나 지났는가.
무려 30분이란 시간이 지났다.
나는 최대한 내색하지 않았다.
“…미, 미안해.”
“아니에요. 그럴 수도 있죠.”
말을 아꼈다.
그렇고 그런 일이라고, 말하기 민망한 일이라고, 이해하는 척 했다.
강하나의 표정에 죄책감이 스며들었다.
다섯 번이나 싸질렀는데, 자지가 또 불끈하는 느낌이다.
강하나를 데리고 영화관으로 들어갔다.
나름 재밌게 봤다.
강하나가 영화에 집중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보지에서 흘러내리는 정액 때문에 정신이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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