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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회귀자를 따먹음-579화 (579/681)

〈 579화 〉 #013. 공략12팀 유다희(25).

* * *

#013. 공략12팀 유다희.

유다희에게 감금 비슷하게 당하고, 그곳에서 4개월이 지났다.

내가 유다희 아래에 깔려 있는 동안 S급 게이트 공략이 완료되었다고 한다.

“허억, 허억….”

S급 게이트의 몬스터를, 단칼에 베어버렸다.

유다희가 나를 뛰어넘었다.

그건 진즉에 알고 있던 사실이다.

하지만, 이 정도로 차이가 날 줄은 몰랐다.

장비가 없다고 해도, 예상 밖이었다.

내가 낑낑거리며 발악해야 겨우 버틸 수 있는 몬스터를, 너무도 쉽게….

유다희는 몬스터를 잡고 내게 말했다.

게이트 밖으로 가기 전에 한 번만 하고 가자고.

한 번이 두 번 되고, 두 번이 세 번이 되었다.

내 자지는 유다희의 보지 속에서 몇 번이고 사정했다.

익숙해지려 해도 익숙해질 수 없는 보지.

유다희의 명기에, 착정을 당했다.

“후우, 팀장님 자지도 이걸로 마지막이네요.”

유다희가 내 자지를 훑으며 쪼옵쪼옵 빨았다.

반항을 해야 하는데 할 수가 없었다.

기분이 좋기도 했고….

이걸로 끝이라는 것에, 자포자기해버렸다.

이것만 버티면 유다희에게서 벗어날 수 있다.

그때가 되기를 기다렸다.

할짝, 할짝­.

유다희는 정액으로 범벅이었던 자지를 깨끗하게 핥았다.

구석구석, 꼼꼼하게 빨아재꼈다.

온몸에서 유다희의 냄새가 진동한다.

계곡이 의미 없을 정도였다.

“팀장님, 이제 그만 나가죠.”

유다희를 따라 S급 게이트 밖으로 나섰다.

S급 게이트의 배경이었던 섬을 뒤로 하고, 원래 세상으로.

나를 기다리고 있을 아내와 아이와 집이 있는….

S급 게이트 밖으로 나왔다.

허공에 열려있던 게이트가 서서히 닫히기 시작했다.

발아래에는 배들이 둥실둥실 파도 위에 떠있었다.

‘…탈출 시점은 다 같은 구조인가.’

내 옆에는 방금 막 탈출한 것 같은 헌터들이 즐비했다.

나와 같은 꼴이었다.

장비를 착용하고 있을 뿐, 꾀죄죄한 몰골로 낙하했다.

바람이 상쾌했다.

“벌써 나오는 건 뭐지?”

배에서 대기하고 있던 대한민국 헌터들은 우리를 보고 의문을 표시했다.

그리고 각자 알아서 상황을 이해했다.

이곳에 모인 헌터들은 대한민국에서 손에 꼽을 헌터들이기에, 설명이 필요 없었다.

시간의 흐름이 다르다.

그런 성질을 지닌 게이트도 있기 때문에, 금방 납득하고 넘어갈 수 있었다.

확인해본 바로는─.

게이트 내부에서 4개월은 바깥에서 40분도 안 되었다.

안에서 1개월을 보냈어도, 바깥은 10분이 지났을 뿐이었다.

“후우….”

그나마 다행이었다.

최지은이 뱃속에 아이를 품고 있는데, 가장 힘들고 외로울 시기에 혼자 둘 뻔했다.

화룡 길드의 서브마스터가 우리를 살펴봤다.

하나하나, 각 길드를 찾아갔다.

“다들 고생했다. 시간 흐름이 다른 것은 우리들에겐 호재로군. 일본이 슬슬 나서려고 할 시점이었으니까.”

나는 살아남은 헌터들을 확인했다.

김시우나 박하민이 있는가, 풍운 길드의 팀장들은….

‘아무도 없나.’

풍운 길드 소속 중 살아남은 사람은 나와 유다희, 둘이었다.

풍운 길드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인원이 확 줄어 있었다.

생환비율을 따지자면 30% 정도 될까.

S급 게이트답게 악랄한 비율이다.

대한민국의 귀중한 전력이 S급 게이트에 희생되었다.

또 슈퍼루키들이 나타나겠지만, 당장은 게이트 공략에 위축될 수밖에 없으리라.

“어서 돌아가도록 하지. 자네들의 업적은 협회에 자동으로 기록될 거야.”

화룡 길드의 마스터, 유희룡은 살아남았다.

한쪽 팔이 완전히 날아갔지만, 그 외에는 멀쩡했다.

숨 쉬고 걸어 다닐 수 있었다.

저 몸으론 활동이 불가능해서 은퇴가 불가피하겠지만.

나는 배 위에 멍하니 앉아서 복귀했다.

유다희는 은근슬쩍 내 옆자리에 앉았다.

나를 범하고 강간해놓고, 태연하게 같은 길드 부하인 척을 해댔다.

유다희를 째려보듯 흘긴 후, 힘겹게 목소리를 내었다.

“…다른 팀장님들은….”

“돌아가셨어요. 게이트 공략이 꽤 위험했거든요.”

유다희가 아무렇지 않게 말해주었다.

김시우부터 시작해서 다른 팀장님들이 어떻게 죽었는지.

그들 중에는 나보다 강한 사람도 있었다.

그런 그들이 죽었다고 한다.

나 또한 죽었을 수도 있다.

‘아니, 죽고 말았을 거다.’

그들의 피지컬은 분명 노쇠해가고 있었지만, 경험으로 쌓아올린 기술은 무시할게 못됐다.

범접할 수 없는 경지였다.

그 실력을 알기에, 내가 살아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팀장님이 아내 분을 너어무우 사랑하고 계셔서 풀어줄 수가 없었어요.”

유다희가 킥킥거리며 말했다.

나를 놀리기 위한 거짓말이겠지만, 진심도 조금 느껴졌다.

그래서 할 말이 없었다.

유다희의 말에는 내가 풀어줬다면 너도 죽었을 거다, 라는 확신이 담겨 있었으니까.

그렇다고 유다희에게 고마워해야 하는가.

나에게 지저분한 죄책감을 안겨준 유다희에게 감사라도 표현해야 하는가.

“팀장님만 비밀로 하면 돼요. 우리 관계를 아는 사람은 이제 아무도 없으니까요.”

유다희가 은근슬쩍 내 허벅지를 쓰다듬었다.

나는 그 손길을 거칠게 쳐냈다.

“에잉, 까칠하시기는. 서로 물고 빨고 다 한 사이에.”

“입 다물어.”

유다희 때문에 아내에게 죄책감을 느끼게 되었지만, 유다희 덕분에 언젠가 태어날 아이를 볼 수가 있다.

싫고 역겨운 데 고마워서, 짜증났다.

“나중에 하고 싶어지면 전화해요. 제 가슴은 언제든 열려 있으니까요. 팀장님 거예요.”

“그럴 일 없으니까 말 걸지 말아줘. 부탁할게.”

내 말투가 누그러졌다.

잔뜩 돋쳐있던 가시가 뭉툭해졌다.

목숨을 빚졌다는 사실에, 더 이상 화를 낼 수가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유다희를 외면하는 것뿐이었다.

배가 울릉도에 도착했다.

화룡 길드는 헌터들을 해산시켰다.

나는 풍운 길드 마스터에게 사망자에 대한 정보를 전달했다.

그들은 길드 차원에서 장례식을 진행할 것이다.

살아 돌아온 사람으로서, 유가족들에게 미안하다.

그들을 구하고 게이트를 폐쇄할 수 있는 힘이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울릉도에서 서울로 넘어왔다.

몸이 잔뜩 지쳐 있지만,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집에 가서 푹 쉬고 싶었다.

유다희는 나를 졸졸 따라왔다.

가는 길이 같아서 내칠 수가 없었다.

어색한 분위기가 불쾌했다.

“안녕히 들어가세요, 팀장님.”

S급 게이트를 공략한 직후라서, 휴가가 빵빵하게 준비되어 있다.

무려 한 달.

유급으로 주어지는 휴가였다.

게이트와 거리를 둘 수 있는 시간.

최지은과 함께 보낼 생각이었다.

“팀장님, 안녕히 들어가시라고요.”

유다희는 기어코 내 집 앞까지 찾아왔다.

그 집요함에 혀를 내둘렀다.

“팀장님. 여기서 따먹히고 싶어요?”

무시하고 들어가려 하는 찰나, 유다희가 내 뒤에서 속삭였다.

아주 작은 목소리였으나 그 소리가 내 귓속에 꽂혔다.

마나가 담겨있었다.

주차장에서, 유다희를 노려봤다.

유다희가 방긋 웃으며 내게 손을 흔들었다.

“아내 분 만나 뵈러 가야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대충 아시죠?”

동굴에 감금되었을 때, 유다희는 이런 식으로 협박을 자주 했다.

원하는 말을 듣기 위해 불알을 움켜쥔다거나 뒷구멍에 손가락을 집어넣으려 한다거나 해서.

그럴 때마다 나는 하는 수 없이 져주었다.

고집을 부려도, 나만 손해이기 때문에.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유다희는 입을 다물고 있겠다고 했으나, 완전히 믿을 수가 없다.

이 비밀을 무기로 삼아 나를 괴롭힐 것이다.

살아 돌아왔지만, 계속해서 유다희에게 고통 받을 운명이었다.

한숨이 절로 나왔다.

“…잘 가, 다희 씨.”

“안녕히 계세요, 팀장님.”

유다희는 히죽 웃으면서 허리 숙여 인사했다.

부하인 척, 연기하겠다는 의미였다.

기혼자를 범하고 협박하는 범죄자가 세상 앞에서는 성격을 숨기고 정상인 척을 한다.

그 태도가 너무 자연스러웠다.

거짓말이 한두 번이 아닌 듯했다.

나로서는 소름이 끼쳤다.

곧바로 등을 돌렸다.

유다희에게서 벗어나 집에 가고 싶었다.

지하주차장에서 올라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아내가 기다리고 있을….

발걸음이 점점 가벼워졌다.

4개월 동안 그 고생을 했으나, 가슴이 벅차올랐다.

‘어떻게 반응할까?’

내가 겪은 시간과 최지은이 겪은 시간이 다르다.

나에게는 4개월이지만, 최지은은 40분.

집까지 오는데 걸린 시간까지 포함해서 4시간도 안 되었다.

전전긍긍하고 있을 최지은을 만나고 싶다.

돌아왔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유다희 때문에 앓았던 시간을 보상받고 싶었다.

내 몸, 더러운 곳까지 유다희의 냄새로 가득한데.

얼른 씻고 최지은에게 안기는 걸로 마음을 달래는 거다.

삐, 삐비빅, 띠리링­.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 안으로 들어간다.

포근한 온기가 훅 밀려왔다.

“……?”

묘하게 뜨거운 공기.

습한 느낌도 없지 않아 있다.

환기를 아예 안 시킨 걸까?

그럼 이해가 됐다.

미세먼지가 심하다고 해서 그런가.

그래도 창문을 열어주는 게….

나는 현관에서 신발을 벗었다.

S급 게이트 안에서 신고 다녔던 쓰레기 신발.

계곡물로 대충 씻은 발, 생각보다 찝찝했다.

“지은아.”

아내를 부르며 집 안으로 들어갔다.

거실과 주방, 최지은이 안 보인다.

어디로 간 것일까.

TV에서는 S급 게이트 공략에 대해 떠들고 있었다.

무사히 공략했다는 사실이 이미 언론에 퍼진 것이다.

“지은아?”

최지은을 만나기 위해 화장실, 욕실, 이리저리 둘러봤다.

아무데도 없다.

굳게 닫혀 있는 침실.

아무래도, 침실에 있는 듯했다.

나는 침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후끈한 공기가 확 밀려나왔다.

습하고 퀴퀴한 냄새.

어딘가 익숙한….

동굴에서 항상 맡았던 냄새.

“…….”

침실을 살펴봤다.

축축하게 젖은 침대 시트.

널브러진 옷과 속옷.

최지은의 것도 있지만, 처음 보는 것도 있었다.

남자의 것.

남자 팬티인데, 내가 입는 팬티가 아니다.

머리로 흘러가던 피가 아래로 쭉 빠지는 기분.

손발에 힘이 안 들어가, 부들부들 떨린다.

머릿속에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장면들이 스쳐 지나간다.

솨아아­. 솨아아­.

─ 아앙, 하지 마.

이제껏 들리지 않던 소리가 들려온다.

잘려져 있던 신경이 연결되듯 내 감각이 날카롭게 섰다.

휴지통에 대충 던져버린 휴지 뭉치….

차마 자세히 확인할 수가 없다.

눈앞이 어지럽다.

당장 쓰러지고 싶은 마음을 가다듬고, 안방 욕실로 다가갔다.

─ 아까 잔뜩 했잖아. 또 하고 싶어졌어?

─ 지은이 몸매가 너무 꼴려서 그래.

─ 그래도 좀 참어. 자꾸 싸지르니까, 보지에서 정액이 계속 나오잖아.

남녀의 대화소리가 물줄기를 타고 흘렀다.

분명 최지은의 목소리.

어떻게 해야 하지.

나는, 나는….

─ 그냥 씻지 마. 어차피 또 박을 텐데, 보지는 안 씻어도 되잖아.

─ 더러워.

꺄르륵꺄르륵 웃는 최지은.

처음 들어보는 웃음소리다.

─ 그나저나, 지은이 남편은 언제쯤 돌아올 것 같아?

─ S급 게이트에 이제 막 들어갔어. 4시간 밖에 안 지났는데…. 아마 한참 걸리지 않을까?

─ 남편은 위험한 곳에 보내놓고, 아내는 안방에서 보지 대주고 있네.

─ 이번에 죽어버리면, 이 집이랑 돈까지 한몫 챙길 수 있어.

욕실을 박차고 들어가서 때려 부수는 게 나을까.

어찌나 세게 깨문 것인지, 이가 바스라지려 한다.

소중하게 생각한 여자가 다른 놈이랑 놀아나는 것도 모자라, 내가 죽기를 바라고 있다.

잔인한 진실을 마주하면서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 애는 어쩌고? 애비 없는 애로 키우려고?

─ 흐응, 모르는 척 하지 마. 네 애인 거 알잖아.

─ 큭큭. 살아 돌아와도 그 양반은 지옥이겠네. 자기 아기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까 다른 놈 애새끼라니.

“…….”

더 이상 생각할 힘이 없다.

나 또한 몹쓸 짓을 해왔으니까.

서로 불륜을 처벌할 방법은 없고, 헌터는 어떠한 이유로든 일반인을 공격하면 안 된다.

내가 이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나는 발걸음을 돌렸다.

마음의 안식을 찾기 위해 도착한 집은 지옥….

차라리 S급 게이트 안이 더 낫다고, 모르는 편이 더 나았을 거라고.

“후욱, 후욱…. 허억.”

구토감이 올라왔다.

길바닥에 속을 게워냈다.

S급 게이트에서 먹은 것들이었다.

“흑.”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지?

* * *

“왜 진우한테서 말이 없지? 연락할 때가 됐는데.”

최지은의 불륜을 보여줬다.

깽판을 치든 어떻게 하든, 무슨 짓을 저지른 다음 유다희에게 연락할 타이밍이다.

그런데 아무런 소식도 없다.

─ …보여드리겠습니다.

신의 힘은 이 시각, 김진우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화면으로 띄워 보여주었다.

─ 흑….

“…….”

어두컴컴한 모텔 방 안, 김진우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훌쩍였다.

다 큰 사내새끼가 도대체 왜 저러고 있는 건가.

아내가 불륜 저지른 게 그리도 큰 상처인가.

그러면 최지은 대가리를 깨면 되지 않나?

왜 자기들끼리 떡치도록 내버려두고, 왜 혼자 궁상맞게 이러는 걸까?

유다희는 김진우를 처음으로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머릿속에 느낌표가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이해는 안 가는데, 진짜 꼴리긴 하네.”

유다희는 잽싸게 스마트폰을 들어 김진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S랭크 승급 기념으로 섹스 하고 싶으니까, 당장 자신의 집으로 오라는 협박성 짙은 메시지였다.

답장이 올까, 안 올까.

깨톡­!

[김진우] ─ 알았어.

힘없이 일어나는 김진우.

유다희는 김진우가 도착하기 전까지 자위를 했다.

참을 수가 없었다.

“하아앙…!”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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