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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회귀자를 따먹음-589화 (589/681)

〈 589화 〉 #013. 공략12팀 유다희(35).

* * *

#013. 공략12팀 유다희.

유다희의 몸으로는 사정할 수 있었다.

따뜻하고 축축한 보지에 자지를 삽입하면, 다른 생각을 하는 게 불가능할 만큼 기분이 좋았다.

피임은 불가능했다.

유다희는 콘돔 따위를 절대 쓰지 못하게 했다.

전 남자친구에게 물든 것인지, 고무의 느낌이 별로라며 무조건 질 내 사정을 고집했다.

“개운해요?”

몇 번이고 사정한 후에, 유다희가 나를 지그시 바라봤다.

유다희의 집에서 그녀를 품에 안고 누워 있었다.

내 집도 아닌데 말이다.

‘개운하냐고?’

유다희의 물음에,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어젯밤에 있었던 최지은과의 관계가 떠올랐다.

그때에 비하면 이곳은 천국이었다.

유다희는 명기를 몸에 품었고, 나는 그것을 즐겼다.

유다희가 앞에 있으면, 아무리 사정을 해도 자지가 가라앉지를 않았다.

유다희만 보면, 내 몸은 저절로 흥분을 했고 자지를 발딱 세웠다.

그렇다 해도 진심을 말할 순 없었다.

내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또 하고 싶어지면 찾아와요. 나는 팀장님의 여자니까요.”

유다희는 내 품에 포옥 안겨, 그리 중얼거렸다.

이해할 수가 없었다.

우리 사이에 이만한 감정 교류가 있었던가?

고작해야 반년.

그 중 4개월은 S급 게이트에서 일방적인 관계를 맺었을 뿐이다.

나는 입을 꾹 다물었다.

유다희의 말을 긍정할 수는 없지만, 종종 찾아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최지은과의 관계가 박살나면서 지켜야 할 가정이 사라졌다.

홀로 살게 될 남자가 여자와의 관계를 거부할 이유는 없었다.

시간이 지났다.

유다희와 몸을 섞으며, 반쯤 두 집 살림을 하게 된지 보름이 지났다.

최지은은 나와 대화하는 것을 포기했다.

자신의 죄가 들키고 말았다는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보였다.

무슨 말을 덧붙여도 불륜을 정당화할 순 없으니, 결혼 생활만 이어가기로 한 듯했다.

‘뱃속에 아이는 안 들켰으리라 생각하는 건가?’

아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붙어 사는 부부가 있다고 들었다.

자기 아이를 부모 없는 아이로 키울 수는 없는 노릇이니, 참고 사는 것이다.

최지은도 그런 교착 상태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내가 이혼 서류를 들이밀기 전까지는.

“이, 이, 이게 뭐야?”

“이혼하자는 거지.”

자료를 다 모았다.

유다희에게서 건네받은 사진과 영상을 변호사에게 보여주고 상담을 받았다.

내 유명세 때문에 불리할 수도 있는 과정을 유리하게 바꾸기 위해.

나는 내가 가진 모든 자원을 총동원했다.

최지은을 완벽하게 떨어뜨릴 수 있다는 판단이 섰다.

그래서 이혼을 진행했다.

“…이, 이럴 순 없어.”

최지은의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이혼 서류를 믿지 못하겠다는 듯 나를 노려봤다.

“매일, 매일 밖에서 보내는 것 때문에 외로워서 그랬어. 응…? 하, 한 번만 봐줘. 다시는 안 그럴게….”

최지은이 내게 빌었다.

이 상황에서 갑은 나였다.

나는 최지은을 용서할 생각이 없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냥 빨리 찢어졌으면 좋겠다.

불륜을 저질렀다고 해도 최지은에게 벌을 줄 순 없다.

죄가 없으니, 그 어떤 처벌도 받지 않는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해 이혼하는 것뿐.

지금이라도 남이 되는 것이다.

‘변호사가 시키는 대로 다했어, 끝이야.’

금전 문제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최지은에게 많이 쥐어주면 줄수록 내 패배였다.

내 뒤통수를 갈긴 것으로도 모자라, 내가 모은 돈으로 내연남과 살아갈 테니까.

최지은은 점점 악에 받쳐 비명을 질렀다.

옆집 아랫집 신경 안 쓰고 소리쳤다.

“뱃속에, 뱃속에 우리 아기가 있어. 애는 어쩔 거야? 응?”

지우려면 충분히 지울 수 있다.

하지만 최지은은 알고 있을 것이다.

내 성격상, 절대 지우지 못하리란 것을.

“지워.”

“…뭐어…?”

최지은이 얼빠진 얼굴로 나를 바라본다.

내 입에서 나온 말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다시 한 번 물었다.

“뭐라고 했어?”

“지우라고.”

낙태가 합법이 되었다.

거리낄 것이 없다.

애초에, 내 새끼도 아닌데 살리든 죽이든?

어쩌라고.

“네 애야. 네 애인데 지우라는 말이 나와?”

“내 애 아니잖아. 끝가지 거짓말 칠래?”

“…….”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진심을 담았다.

최지은이 입을 뻐끔거렸다.

내 말에 반박하지 못하고 부들부들 떨어댔다.

“돈은 한 푼도 못줘. 도장 찍고 내 집에서 나가.”

“…유다희, 그 년이 말했지? 넌 그 년 말을 믿어?! 어?!”

최지은은 빼액 소리를 질렀다.

울분을 토해내듯 유다희를 욕했다.

추한 모습에, 눈살을 찡그렸다.

이런 여자와 결혼을 결심했던 건가.

내 스스로 자괴감이 들었다.

“다희 씨 욕하지 마.”

“다희 씨? 다희 씨? 그 년이 문제야. 그 년 때문에 모든 게 엉망이 됐어…!”

“뭔 개소리야.”

나는 최지은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네가 다른 놈 좆 대가리 빨아재낀 게 문제인데, 도대체 누굴 탓해?”

“그건 네가, 네 좆이 작으니까! 아무 느낌도 안 들어서, 어쩔 수 없는 거였잖아!”

“그래, 그래. 내 좆 작다. 그러니 빨리 합의하자. 네 얼굴 꼴도 보기 싫으니까.”

다 필요 없다.

최지은 얼굴도 보기 싫다.

얼른 나가줬으면 했다.

“내가 왜?”

최지은이 고개를 치켜들었다.

눈을 사납게 뜨고, 뻐겼다.

“내가 왜 합의를 해줘야 해? 이혼이 장난이야?”

“그럼 소송 준비 하든가.”

내 집이니까, 일단 내쫓고 생각하자.

더는 함께 지내고 싶지 않았다.

최지은의 손목을 붙잡고 힘을 썼다.

“이거 놔! 내 몸에 손대지 마!”

“어휴, 시발.”

발악하는 최지은을 보며, 한숨이 절로 나왔다.

이딴 년을 위해 보냈던 힘겨운 시간들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나는 헌터다.

헌터 이전에 남자다.

최지은 하나 내쫓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삑삑삑삑­.

비밀번호는 진즉에 바꿨다.

미리 준비 해두는 것이 당연한 게 아닐까?

쾅쾅쾅­!

최지은이 문을 두드렸다.

주변 사람들 다 들으라는 듯 시끄럽게 굴었다.

─ 김진우! 뭐하는 짓이야, 당장 문 열어!

최지은을 무시하고, 그녀의 짐을 챙겼다.

내 돈으로 산 물건들을 제외하고, 집안에서 그녀가 들고 온 것들을 캐리어에 넣었다.

“하하.”

전부 내 돈이었다.

혼수도 없이 몸만 왔었으니까, 이 집에서 최지은의 것은 하나도 없었다.

밖에서 소란이 생겼다.

옆집 사람들이 나와서 물어보기 시작했다.

최지은은 그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바람 펴서 쫓겨났다고 누구에게 하소연 하겠는가.

입을 꾹 다물고 떠났다.

어디로 갔는지는 모른다.

그리고 인터넷에 글 하나가 올라왔다.

유다희와 나를 저격하는 글이었다.

Y와 K.

풍운 길드도 언급됐다.

인물이 확 좁아졌다.

‘들킬 수밖에 없지.’

숨겼으나, 다 드러났다.

글 내용을 보면 모를 수가 없었다.

여론이 떠들썩해졌다.

최지은의 불륜으로 시작된 다툼이 어느새 치정싸움으로 바뀌었다.

여성 커뮤니티는 최지은을 응원했다.

최지은이 본인 불륜에 대한 이야기는 쏙 빼놓았기 때문이다.

변호사에게서 연락이 왔다.

이제 모두가 알고 있다고 봐도 무방했다.

나는 무덤덤하게 다음을 준비했다.

세간이 무어라 떠들어도, 당당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보름이 지났다.

출근을 했다.

“이 쓰레기 새끼!”

“네가 그러고도 사람이야?”

풍운 길드 앞에서 사람들이 시위를 하고 있었다.

뭐하는 사람들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를 향해 무어라 소리를 질렀다.

달걀이나 토마토 따위를 던지는 사람도 있었다.

도대체 왜?

인상이 와락 구겨졌다.

“뭘 잘했다고, 인상 쓰고 있어! 이 씹새끼!”

중년 남성 하나가 와다다 뛰어와 내 뺨을 후려쳤다.

아프지는 않았다.

기분이 나빴을 뿐이다.

“나한테도 딸이 있어! 바람, 불륜은 나쁜 거다! 새파랗게 젊은 년놈 둘이서 그런 짓을!”

“아저씨, 뒈져야겠다.”

“뭐…?”

어느새 다가온 유다희가 중년 남성의 가슴팍에 주먹을 내질렀다.

둔탁한 소리와 동시에 그가 바닥을 나뒹굴었다.

나는 유다희의 손을 붙잡았다.

“다희 씨, 그러지 마.”

“왜요?”

“어차피 끝에 가면 내가 이길 텐데, 굳이 왜 상대 해.”

거짓된 글에 선동 당한 것은 분명 잘못이다.

하지만 속은 사람에겐 죄가 없다.

진실과 거짓을 교묘히 섞으면, 그 중에서 정보를 가려내기가 쉽지 않으니까.

‘최지은이 문제지.’

언젠가 들킬 거짓말을 해대고 있다.

나와 유다희의 신분이 드러나면서, 최지은 본인도 완전히 드러났는데 말이다.

“저는 참을 수가 없어요, 팀장님.”

“…참아야지. 헌터잖아.”

헌터는 민간인을 해칠 수 없다.

중년 남성을 때려눕힌 유다희에게 근신 비슷한 처벌이 떨어질 것이다.

“그냥 팀장님께 다 맡기고 가만히 있으려 했는데요. 안 되겠어요.”

“다희 씨?”

유다희가 어딘가로 전화했다.

무어라 떠들더니, 그대로 출근길을 돌려 다른 곳으로 향했다.

풍운 길드 앞에서, 갑자기 떠나는 유다희를 멍하니 바라만 봤다.

사람들은 시위를 했다.

유다희와 김진우를 내쫓으라는 시위였다.

여론은 우리를 짐승 보듯 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말이다.

“힘내세요, 팀장님!”

“저희는 다 알고 있으니까요.”

“애초에, 팀장님 벌이에 용돈 20만원이 말이 안 됐어요.”

공략12팀이 위로 아닌 위로를 해주었다.

덕분에 힘이 났다.

곧 해산될 팀이지만, 나쁘지 않은 마무리….

“팀장님! 다희 씨가 기자회견 했는데요?”

이상진이 내게 스마트폰을 내밀었다.

화면에 큼지막하게 기자회견이 생방송되고 있었다.

[최연소 S랭크 헌터, 유다희 기자회견]

─ 인터넷에 올라온 글, 모두 진실입니다.

유다희는 인터넷의 글, 그 내용을 인정했다.

이어서 당당하게 턱을 치켜들었다.

카메라를 노려보며, 기자회견을 보고 있을 네티즌을 향해 말했다.

─ 근데 뭐 어쩌라고요. 그 여자가 주제 파악도 못하고 팀장님 몰래 불륜을 저질렀는데요? 제가 팀장님이랑 S급 게이트에서 구르고 있을 때, 그 여자는 내연남과 침대에서 뒹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빼앗았어요.

─ 불만이면 저한테 찾아오세요. 1대1 떠드릴게요.

─ 이상입니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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