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7. 빛의 성녀, 크리스티나 루미너스.
지옥이다.
신의 힘을 가지고 지옥을 만든다고 가정할 때, 나는 이곳보다 더 잔혹한 지옥을 만들어낼 자신이 없다.
그런데 로엔은 그것을 해내고 말았다.
찌북, 찌북-!
소리가 끔찍하다.
자지가 보지를 들락거리는 소리는 감미로운 하모니처럼 들리던데, 좆이 똥구멍을 헤집는 소리는 지옥에서 기어 올라온 악마가 울부짖는 소리 같았다.
“끄아악, 아악!”
팔다리가 잘린 회색늑대 용병단 인원들이 발버둥 쳤다.
버둥거릴 다리도 없는 상태지만, 일단 몸을 비틀면서 발악을 했다.
허나 발라리스 왕국 진영 용병들도 간절하다.
자신들 앞에 놓아진 엉덩이가 남자의 엉덩이라고 해도 망설이지 않았다.
간절함이 느껴졌다.
살고자 하는 욕망, 생존본능이 생리적 거부감을 무시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후각을 마비시켰다.
당장 뛰쳐나가고 싶은데 로엔 때문에 버텨야 했다.
츄릅, 츄릅, 쮸우우우우웁-.
로엔이 내 자지를 빨아재꼈다.
혀 놀리는 솜씨가 예술적이었다.
불알을 조물조물 마사지하며 사정을 재촉했다.
“로엔, 전부 다 저 놈들한테서 배운 겁니까?”
게걸스레 자지를 먹어치운다.
여자가 가장 우스꽝스레 망가지는 순간이다.
로엔은 얼굴이 망가지든 말든 자지에만 집중했다.
이쪽 세상으로 넘어온 뒤로 섹스를 안 해서 그런가, 사정감이 금방 차올랐다.
불알이 힘껏 수축하며 정액을 밀어낸다.
푸슛, 푸슛-!
“로엔…!”
로엔은 귀두를 입에 문 다음, 자지 기둥을 빠르게 훑어댔다.
요도에 고인 정액까지 전부 짜내서 입 안에 머금었다.
“베에….”
로엔이 입을 벌려 내용물을 확인시켜줬다.
희멀건 정액이 로엔의 입에서 꿀렁거렸다.
그리고 단숨에 삼킨다.
꿀꺽, 내 아기씨가 로엔의 뱃속으로 사라졌다.
정액을 먹으면서도 손은 가만히 두질 않았다.
자지를 계속 훑어서 정액찌꺼기를 빼냈다.
귀두 끝에 한 방울 맺힌 정액도, 로엔은 날름 핥아먹었다.
“라이언 씨, 많이 쌓아두고 있었네요? 물 빼려면 어디든 가서 뺄 수 있었을 텐데….”
“금욕을 중요시하는 성격입니다.”
“거짓말하지 말고요. 그럼 애는 왜 낳아달라고 한 거예요?”
“빛의 대리인인 제가 아기를 만드는 것은 빛의 전사를 기르는 것과 같기 때문이죠. 제 성욕을 해소하기 위한 관계가 아니라 이 모든 것은 빛을 위해 행하는 의무인 겁니다.”
“아아, 그래요?”
딱히 믿는 눈치는 아니었다.
아무리 막무가내로 운영되는 종교라고 해도 이렇게까지 막 나가는 경우는 없다.
교리를 이따위로 두루뭉술하게 어기거나 하지 않는단 말이다.
내가 종교인일 거라는 명제 자체부터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은 듯하다.
성기사단장이었다든가 심판자라든가, 전부 다 거짓말.
“뭐…. 라이언 씨가 저를 해코지하지 않고 도와주기만 하신다면, 어떤 사람인지는 크게 상관이 없죠.”
“그게 바로 믿음입니다.”
서로 계약만 충실하게 따르면 된다.
나는 로엔의 복수를 돕고, 로엔은 내 아기를 낳아준다.
용병단을 꾸릴 수 있게 오십 명 정도.
로엔의 나이는 이십대 중반이다.
지금부터 다섯 쌍둥이를 가진다고 해도 최소 열 번 임신을 해야 한다.
갈 길이 구만 리다.
“근데요, 로엔. 제가 편식이 심한 편은 아니거든요?”
언제 어디서든 섹스 할 준비가 된 몸이다.
원래 수컷이란 족속들 자체가 그렇게 세팅이 되어 있다.
숟가락 들 힘만 있으면 된다는 말도 그런 이유 때문에 나온 거다.
나는 로엔의 어깨를 짚고 살짝 밀어내며 말했다.
“그래도 여기선 못할 것 같아요.”
차라리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전쟁터에서 섹스를 하는 게 더 쉬울 것 같다.
여기만 아니면 어디든지 오케이다.
“자지는 아닌 것 같은데요?”
“진심이에요. 지금 상황을 끝내고 천천히 아기를 만드는 걸로 해요.”
여기서 하면 안 되는 이유가 또 하나 있다.
“로엔의 자궁을 회복시키는 기적을 발휘하면서 로엔의 보지에도 살짝 힘을 사용했어요. 제가 알기로, 로엔은 용병들에게 강간당한 것 외에는 경험이 없다고 들었거든요.”
“예,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여자로서 부끄럽지만 사실이긴 해요. 저 새끼들한테 당하기 전까지 남자 경험이 없었어요. 이후로도 진절머리가 나서….”
약에 취한 상태로 윤간을 당했다.
현재 로엔은 쾌락의 역치가 지독하게 높아졌다.
웬만한 섹스로는 만족을 못하는 수준이었다.
생과 사의 고비를 여러 번 넘기며 살아남은 로엔, 일반인과는 전혀 다른 인내심과 의지를 가졌다.
덕분에 다른 행복들로 욕구불만을 견뎌낼 수가 있었다.
“선물을 드렸습니다.”
“선물이요?”
“로엔은 순결한 몸이 됐어요.”
자궁을 재생시켰다.
겸사겸사 처녀막도 다시 붙였다.
‘윤간당한 처녀라니.’
존나 꼴렸다.
나를 바라보는 로엔의 시선이 곱게 가늘어졌다.
내 선의를 의심하는 눈치였다.
“애 낳아달라고 했잖아요. 그럼 라이언이 가져갈 처녀막을 라이언이 회복시켜준 거네요? 그게 뭐야.”
“로엔의 새로운 시작을 축복하는 의미에서 선물을 드린 겁니다.”
“줬다 뺏는 게 무슨 선물이에요.”
로엔이 낄낄거리며 웃었다.
“웃겨, 정말.”
내 음습한 욕망을 마주하고도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로엔.
복수를 할 수 있게 해줬다는 것 때문에, 내 모든 행위는 로엔 한정으로 면책되고 있었다.
“뭐, 라이언이라면 인정이에요. 심판자인지 뭔지, 솔직히 구라 같지만요. 라이언이 좋을 대로 하는 거죠. 저를 처녀로 만들어서 따먹든 그냥 헐렁한 구멍에 넣든, 라이언 꼴리는 걸로 해요. 전 상관없어요.”
로엔은 혀로 입술을 촉촉이 적시면서 말을 이었다.
“저 새끼들을 죽일 수 있게 해줬으니까요. 아, 혹시 뒤에도 관심이 있거나 한 건 아니죠? 그쪽은 제가 트라우마가 좀 있는데요.”
“엉덩이 구멍은 그 나름대로 맛이 있죠.”
“설마 뒤쪽도 완전히 복원했어요?”
말을 아꼈다.
때로는 침묵이 더 확실한 대답이 되기도 한다.
“…일단 노력은 해볼게요.”
로엔은 그리 말하며 검을 들었다.
열심히 박고 박히는 용병들을 감시했다.
“강간당하는 기분이 어때? 응?”
회색늑대 용병단 인원 다섯이 오나홀처럼 사용되고 있다.
먼저 가버리는 쪽이 패배라는 충격적인 내기가 진행되는 중이라서, 다들 악착같이 사정을 참고 버텼다.
찌걱, 찌걱-.
“끄악, 아악…!”
제대로 된 윤활제도 없이 엉덩이에 처박아댄다.
분명히 뻑뻑할 텐데, 억지로 자지를 찔러 넣었다.
살고 싶다는 생존욕구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주었다.
“빨리, 빨리!”
“끄윽, 윽!”
푸슛, 푸슛, 뷰르륵!
“씨발! 이 새끼 보냈어!”
회색늑대 용병단 인원 중 한 명이 정액을 싸질렀다.
남자에게 주구장창 박히는 것만으로 가버렸다.
희멀건 정액이 바닥에 뚝뚝 떨어졌다.
“이대로 가면 회색늑대 용병단이 지겠는데? 약도 안 빨아놓고 왜 이렇게 잘 느껴? 사실 남자가 아니라 암컷이었던 건가? 병신새끼들이네, 이거.”
로엔의 검이 벽을 사각사각 긁어낸다.
벽의 파편이 후두둑 떨어지고 공포 분위기를 연출했다.
용병들이 움찔거렸다.
“아직 네 명이나 남았어, 뭐해?”
로엔은 이 게임을 끝낼 생각이 없어보였다.
* * *
남자로서 수치스러운 일이다.
살기 위해서 똥구멍, 그것도 동성의 엉덩이에 자지를 처박아야 한다니.
‘…하지만 죽는 것보다는 낫다.’
고블린 똥밭에 굴러도 지옥보다는 낫다는 말이 있다.
죽음이란 게 얼마나 무의미하고 허무한지 알기 때문에, 용병들은 더욱 간절히 삶에 매달렸다.
눈앞에 엎어져 있는 남자의 등을 내려다보며 최면을 걸었다.
이건 여자의 등이다.
자지에서 느껴지는 쪼임도 애써 부정하며 허리를 움직였다.
여자나 남자나, 똥구멍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을 테니까.
‘안 돼!’
과하게 몰입하면 안 된다.
사정감이 차오른다는 부작용이 있었다.
적당히 줄을 타면서 오래 버텨야 했다.
뒤에 사람이 많이 남아있었지만, 기회가 있을 때 데미지를 줄 생각이었다.
최대한 처박아서 회색늑대 용병단 놈들의 엉덩이 감도를 높여둬야 승산이 생긴다.
다들 같은 생각을 했다.
미친년에게서 살아남기 위해서 자존심과 존엄성을 죄다 갖다버렸다.
죽고 나면 아무런 쓸모도 없는 것들이다.
자존심 챙기려다가 골로 가는 놈들을 몇 번이고 봐왔기 때문에, 그들은 그것들을 미련 없이 버릴 수 있었다.
“시간제한을 줄까? 너무 오래 걸리는데?”
로엔이 검을 붕붕 휘두르며 말했다.
“라이언이 기다리고 있단 말이야, 개새끼들아.”
두 사람의 거래 내용을 얼핏 들었다.
전쟁포로로서 돌려진 여자들은 대부분 임신이 불가능한 몸뚱어리가 되었다.
그런데 로엔이 어떻게 아기를 낳아준다는 말일까.
“20분 준다. 20분 안에 못 끝내면 다 죽는 거야.”
“그, 그런…!”
급해졌다.
남자들에게 따먹히고 있는 회색늑대 용병단의 안색이 시퍼렇게 변해갔다.
“자지 큰 새끼들이 나서!”
“개씨발, 전부 비켜!”
뒤편에 대기하고 있던 남자 몇몇이 앞으로 나왔다.
딱 봐도 크기가 심상치 않은 놈들이었다.
그들은 엉망진창이 된 회색늑대 용병단 엉덩이에 자지를 쑤셔 박았다.
“커헉…!”
그렉이 신음을 흘렸다.
이전 남자들의 자지와는 차원이 다른 물건이 깊숙하게 들어와 장벽을 찔러댔다.
숨을 쉴 수가 없었다.
10분, 딱 10분이었다.
달라진 삽입감에 얼마 버티질 못했다.
회색늑대 용병단 인원들이 차례로 싸지르기 시작했다.
정액이 바닥에 뿌려졌다.
사내로서 끝장이 났다는 증거.
로엔은 그렉의 머리채를 움켜쥐고 들어올렸다.
고개가 반쯤 꺾이듯 했다.
그렉은 맛이 간 눈으로 로엔을 노려본다.
“어때? 여자가 된 기분은?”
“…….”
말을 잃었다.
아무리 날고 기는 용병이라 해도, 신조차 질색한 지옥에서는 버틸 수가 없었다.
암컷사정을 마친 그렉의 자지가 축 늘어졌다.
그 꼴을 확인한 로엔은 정말 미친년 마냥 깔깔 웃어댔다.
“아핰핰핰핰핰핰! 꺄핫핫핫핫핫핫!”
일말의 고민도 없이 검을 치켜들었다.
그리고 단칼에 베어냈다.
그렉을 제외한 나머지 용병, 회색늑대 용병단 인원들의 목을 썰어 죽였다.
그렉은 자신의 죽음을 담담히 기다렸다.
허나, 로엔은 그렉을 죽이지 않았다.
“이대로 끝내줄 수는 없지, 개새끼야. 너 때문에 돌고 돌아왔는데, 편하게 죽여주기를 바라?”
로엔은 라이언을 바라보며 물었다.
“이 사람들은 보내줄 수 있나요?”
“물론.”
라이언은 로엔의 뜻을 이해했다.
발라리스 왕국에서 활동하는 용병들을 원래 있던 장소로 돌려보냈다.
일단은 살려주는 것으로, 로엔은 자기 이름을 걸고 한 맹세를 지켰다.
이제부터 라이언이 찾아가서 죽이는 것은 로엔과 관련이 없다.
그는 10분 뒤에 그들을 모조리 정리할 것이다.
로엔을 따먹은 걸로도 모자라 몸까지 망가뜨린 남자들을 살려둘 생각?
처음부터 없었다.
“이 놈은 신사적인 귀족나리에게 팔아넘기고 싶은데요.”
“…주, 죽여줘. 제발…!”
그렉이 몸을 꿈틀거렸다.
팔다리도 없는 몸뚱어리로 애원했다.
말이 신사적인 귀족나리지, 실제론 누구보다 가학적이고 쓰레기일 확률이 99%.
이대로 팔리게 되면 정말 끝장이다.
죽지 못해 살게 될 것이다.
“로엔이 원하는 대로 해줄게요. 이건 로엔의 복수니까요.”
“제가 원하는 대로? 그러면….”
로엔은 그렉을 죽여줄 생각이 없었다.
어떻게 하면 가장 괴롭게 벌을 줄 수 있을까, 그 고민만 했다.
“팔다리는 다시 붙이고 힘만 빼앗아서, 좋은 귀족님께 봉사하며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어요.”
“알겠습니다.”
라이언의 빛이 그렉을 강타했다.
그렉은 발라리스 왕국 어느 백작의 영지, 어두컴컴한 제단 위에 떨구어졌다.
팔다리는 멀쩡하게 붙어있지만 힘은 어린 여자애보다 못하게 된 상태로.
“아아, 어둠의 신이시여! 선물, 선물 감사합니다!”
어둠의 신이라고 해서, 라이언을 거역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을 섬기는 귀족 중 가장 쓰레기인 남자에게 그렉을 넘겼다.
─ 그 남자는 나를 배신한 종자니라. 너에게 믿음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노라. 그 남자에게 죽음보다 괴로운 삶을 선물하라.
“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 저에게 맡겨주십시오, 어둠이시여!”
백작은 어둠의 신상을 향해 넙죽 절을 올렸다.
사명, 이것은 사명.
“배교도 쓰레기 놈을 철저히 벌하겠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