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6화 > 강아지, 고양이 (1)
나를 올려다보는 마로니에의 얼굴이 앞뒤로 왕복한다.
-츄븝, 츱, 프하.
눈을 질끈 감고 괴로워하며 목 끝까지 자지를 품곤, 자지를 머금은 그대로 꿈틀꿈틀 혀를 움직여 댔다.
나는 꽉 쥐고 있던 양갈래를 놓았다.
“……브웁, 쿱….”
마로니에는 느릿느릿하게 거대한 자지를 입안에서 빼냈다.
미끄러운 침과 정액에 뒤엉켜 5초에 3cm씩. 뒤로 얼굴을 내빼는 마로니에.
한 박자마다, 헛구역질을 하는지 목이 꽉 조여왔다.
“브베으….”
끈적한 마로니에의 침이 입꼬리에서 턱까지 내려온다.
자그마한 양손은 내 손등을 꼭 붙잡고 있다. 그녀는 나를 놓치지 않는다.
내가 손을 위로 빼면, 빠져나가지 않게 내 오금에 손을 넣고 잡아당겨 자지를 가까이했다.
우리는 다른 의미로 하나가 되었다.
-뽑.
마로니에는 마침내 귀두에 걸친 입술을 떼어냈다.
채 뿜어지지 못한 정액이 그녀의 얼굴에 마구잡이로 튀었다.
“…하악, 하악.”
오른쪽 뺨에 묻은 백탁액이 보드라운 흰 피부를 타고 내려간다.
수줍은 볼 아래, 프랑스 여인이 흘린 눈물에 정액이 섞여들었고. 이윽고 그 액체는 그녀의 몸으로 후두둑 떨어졌다.
쇄골에 한 방울. 흰 옷자락에 한 방울. 그리고 그녀의 허벅지에 한 방울.
허벅지를 타고 내려간 정액은 가랑이의 둔덕과 말랑한 허벅지가 맞물린 틈새 사이로 기어들어갔다.
마로니에는 한참 정액의 여운에 잠겨 있다가, 입에 머금고 있던 정액을 삼켰다.
-꾸울꺽.
그녀는 끈적한 목넘김에 얼굴 한 번 찡그리지 않았다.
“블랑쉬 입, 좋았어요…?”
수줍게 중얼거리는 여린 목소리가 달콤하게 귓가를 흔들었다.
나도 모르게 침을 삼키게 된다.
하지만 이윽고 저지른 마로니에의 행각은 더 심각했다.
넋을 놓고 정액에 절여진 마로니에의 얼굴에 한눈을 팔기도 잠시, 그녀의 손이 내 손등을 옭아맸다.
덥썩-
마로니에의 약하고 가녀린 힘에 이끌린다.
내 손이 그녀의 머리 위에 올라갔다.
“…….”
내 손을 정수리에 두고 고양이처럼 머리를 흔드는 마로니에.
내 손길을 느끼고 있다.
정말 나에게서 애정을 갈구하기라도 하는 듯.
성욕 해소에 그치는 나와 달리 마로니에가 원하는 것은 전혀 달랐다.
‘고양이 같네.’
농이 아니라 정말이다.
매번 느끼기는 하지만…. 키우고 싶은 기분이 든다.
나는 쓰다듬던 손을 치웠다. 마로니에의 고개가 쭉쭉 위로 올라가다 아쉬운 듯 눈을 내리깔았다.
‘여기서도 이렇게 하면.’
손등을 내밀어준다.
-활짝.
환희에 찬 얼굴로 자신의 볼을 내 손에 비벼대는 마로니에.
그 탓에 손바닥에 내 정액이 묻으니, 자신의 혀로 깔끔하게 핥아 먹는다.
간질간질한 느낌에 나는 그만 입을 막아버렸다.
여기서 그쳐야 한다. 판단이 섰다.
“블랑쉬.”
“……으응?”
“정신 차리자.”
“싫어.”
마로니에는 손으로 내 가랑이 사이 의자를 짚었다.
그대로 몸을 일으키더니 책상 틈새로 불쑥 고개를 내밀었다.
가까워지는 얼굴과, 땀냄새가 맡아지는 거리에 마로니에는 손으로 내 자지를 살살 흔들었다.
“…안아줘.”
조금씩 거리를 좁혀가더니 내 위에 올라타는 마로니에.
엉덩이골 사이에 자지를 끼워놓고 나를 포옥 끌어안는다.
…아주 옛날에.
첫 번째 시련에서 했던 자세 중 하나다.
“이 감정이 가짜…. 가짜지?”
마로니에는 상기시키듯 중얼거렸다.
내 품을 끌어안고 행복하게 말이다.
-콩닥, 콩닥.
“……있잖아.”
그녀는 동글동글한 밤같은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한 부분이 뾰족하고 나머지는 무른, 남이 듣기엔 성질이 서 있으나 내가 듣기엔 한없이 귀여운 고양이.
“왜?”
“…내가 지금 이대로도 상관 없다면. 어떻게 생각해?”
“무슨 의미야?”
“세뇌된 채로 살아도 괜찮다고 말하면?”
“…….”
자기 선택이라지만, 아마 받아들이긴 힘들겠지.
내 허리를 끌어안은 마로니에의 말랑한 허벅지가 내 손아귀를 짓누른다.
말랑하고 따듯하고 폭신해서 정신이 나갈 것 같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괜한 소리 했어 미안해.”
마로니에는 아슬아슬하게 목소리를 멈추곤, 애써 웃어 보였다.
그 마음을 모르는 게 아니었던 나이기에 지금은 지금의 방법대로 그녀를 위로할 뿐이었다.
나는 손을 뻗었다.
스타킹 안으로 직접, 작은 저항을 뿌리치고 속옷 안 그녀의 질 안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푹 젖은 그곳은 아직도 꽉 조여들었다.
“…고양이이… 하읏, 으읏….”
내게 머리를 들이밀곤, 쇄골을 핥아대는 블랑쉬가 애타게 울었다.
흥분과 열띤 숨을 마구 뿜어대면서 말이다.
여전히 그녀는 고민이 많아 보였다.
*****
산수유의 모유를 짜는 일은 결국 욕실에서 하게 되었다.
화장실은 산수유의 가슴이 너무 커서 불편하고, 그렇다고 마로니에가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방 안에서 할 수는 없었다.
그보다 더 깊숙한 곳에서 문을 잠그고 산수유의 가슴을 어루만졌다.
“…하앗… 앙….”
고양이 다음엔 강아지라.
복 받은 것 같으면서도 들이는 수고를 생각하면, 오히려 내 처지가 불쌍하다.
그래도 블랑쉬가 내 성욕을 해소해주었으니 버틸 만은 했다.
-푸슛!
벌겋게 달아오른 젖꼭지에서 흰 모유가 줄기차게 튀어나왔다.
벽면의 타일과 욕조를 한 번 긁듯이 뿜어진 모유. 흰 흔적이 욕실 전체에 남긴다.
산수유는 쾌락에 도망치듯 앞으로 점점 멀어져 나갔고.
“…자, 잠시망…. 시언. 너무, 강해. 아파.”
“그럼 아파서 병원에 가지, 기분 좋으라고 병원 가니? 이리 와.”
나는 그런 산수유를 붙잡은 뒤 가슴을 쓸어모으듯이 위에서 아래로, 한 손 가득 쥐어 쭉쭉 아래로 모유를 내렸다.
물론 모유를 뿜어내기 위해서 유륜을 자극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앙, 아아아앙! …흐읏.”
어쩌다 보니 자세가 욕조에 엎드린 모양이 되었다.
네 발로 엎드린 산수유의 커다란 가슴은 욕조에 걸쳐저 탄력 있게 흔들렸다.
어찌나 양이 많으면 욕조 아래에 조금씩 모유의 강이 생겨나고 있다.
“한 3일만 모으면 목욕도 가능하지 않겠냐.”
“…하고 싶어?”
“…조금은?”
“시언이 변태.”
최근 들어 놀리기를 즐기는 산수유는 틈만 나면 변태니 가스라이팅이니 나를 맹비난해온다.
농담이라는 건 알지만 듣다보면 뭐랄까.
욱하는 건 아니라도 의기소침할 때가 있다.
내가 너 하나 때문에 얼마나 노력하는지.
마음 고생은 얼마나 하는지 아냐.
‘모유 냄새 미치겠네 진짜. 이게 어떻게 사람 몸에서 나는 냄새냐고.’
달짝지근하면서도 입 안에 넣으면 약간 고소한, 옛날 자판기 우유같은 느낌.
분유를 한 숟갈 퍼먹고 침으로 녹인 다음 있는 힘껏 코로 그 향을 음미하면 이렇지 않을까.
“자 반대쪽.”
산수유가 움직일 순 없기에 내가 반대편으로 움직여 가슴을 짜낸다.
손아귀에 감싸이는 말캉한 감촉은 황홀하다.
황홀해서 가끔 내 직분을 잊어버릴 때가 있다.
핑크빛 유두가 내 손가락에 걸쳐서 강하게 튕긴다.
“꺄흥.”
새어나오는 교태.
욕조 바닥을 짚은 산수유의 손이 움찔 떨린다.
바닥을 짚은 그녀의 손가락 한 마디까지 모유가 올라와 있었다.
기다란 황금색 머리카락은 욕조 안에 푹 잠겨 모유절임이 되어버렸고.
나는 한숨을 내쉬며 모유 고문을 당하는 머리카락을 구출해주었다.
푹 젖은 머리카락이 바닥에 가라앉았다. 그 끝에서 새어나온 모유가 하수구를 타고 들어갔다.
“…거의 끝난 것 같은데.”
“아직 아파.”
“아 그래?”
산수유의 변화 두 번째.
거짓말을 배웠다.
순진무구한 녀석이 거짓말이 가져다주는 이점을 배운 뒤에는 틈만 나면 거짓말을 해 댄다.
나는 유두를 꼬집었다.
“…끄흣. 앙♡”
남아 있는 모유가, 젖꼭지에 한 방울 톡 맺혔다.
“없잖아.”
“…시언이가 너무 약하게 해서. 그래.”
“강하다고 할 땐 언제고. 자꾸 거짓말 할래?”
“읏, 앙… 아파…너무 세게 잡아당기지 맛.
신경질적으로 가슴을 마음대로 가지고 노니, 산수유는 조금 기쁜 듯 하면서도 흥분한 목소리로 나를 제지했다.
내 입에서 한숨이 떠나가질 않는다.
한숨없는 세상에 살길 원한다.
“나도 계속 맞춰줄 순 없잖아. 슬슬 혼자 해봐.”
욕조에 있는 마개를 빼내자, 쭈우욱 빨려 들어가는 모유.
그 모유를 가만 보고 있던 산수유가 내게서 시선을 피했다.
엎드린 산수유가 슬그머니 자세를 고쳐 앉았다.
여전히 거대해진 가슴이 내 눈 안에 가득 찬다.
나는 참지 못해 시선을 피했다.
“내가 하면 너무 불편한 걸.”
“너 집에 돌아가서도 나 부를 생각이니?”
그게 상당한 민폐인 걸 요 녀석이 모를 리가 없다.
하지만 산수유 나름대로 고민을 제법 한 모양인지, 녀석은 조심스레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켜 왔다.
“시언이.”
“어?”
“시언이 옆에 있을 때만 가슴이 아파. 돌아가면 아마도… 안 아플 거야.”
확실히 산수유의 모유에는 내 권능의 책임이 없지는 않다.
정곡을 찔렀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권능 치료를 멈추면 산수유의 생명은 내가 보장하지 못하게 된다.
그걸 가만 두고 볼 수는 없지 않느냐.
“계속 아플걸.”
“시언이는 모르잖아.”
“내가 왜 모르냐. 산수유 너에 대한 건 진짜 누구보다 잘 안다니까?”
산수유는 내 격정적인 말에 다소 놀란 얼굴로 눈을 깜빡였다.
현자한테도 직접 물어보고, 개인적인 조사도 했고, 성지호에 대해서도 들었다.
아침 일과와 현자의 가르침 이후. 자유시간 동안 개인적으로 에덴에서 읽은 서적 중에는 산수유를 위해서 읽은 것들의 비중이 절반 이상은 된다.
…비록 다가오는 답은 산수유에게 미래는 없다는 것 뿐이었지만.
그래서 더 답답했다.
“너 더 살려면…. 아니. 휴….”
“…….”
침묵이 오간다.
산수유는 세면대에서 옷 한 장을 주섬주섬 걸쳐 입곤,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내게 사과했다.
“…미안해.”
“네가 무슨 죄냐. 내가 미안하지.”
애써 괜찮은 척 두 팔을 벌려 산수유를 안았다.
괜히 성질을 일으킨 까닭에 미안해서, 진정 좀 하라고 안아주었다.
예전에 사람 냄새가 진정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던 까닭이었다.
놀랍게도 산수유는 금방 자신의 숨을 골랐다.
“그러고 보니까 요즘 우리 제대로 이야기를 못했네.”
“…응.”
“허구헌 날 가슴이나 만지지 말고, 니 우유 나한테 먹이지 말고. 좀 평범한 이야기나 해보자.”
물론 그 전에 이 자리를 정리해야했다.
산수유를 밖으로 내보내고 샤워기로 모유를 깨끗하게 씻었다.
방으로 돌아오니 산수유는 어느새 옷을 갈아입고 차분하게 앉아있었다.
방금 내 거친 반응이 너무 충격이 컸었나 보다.
“수유야.”
“응.”
“생각해 봤는데, 나랑 마로니에는 마법을 배우잖아. 너는 어때?”
달래듯이 물었다.
이미 한 번 충격을 먹은 산수유는 혼이 난 아이처럼 기가 죽어 있었으니까.
“이것저것. 현자님한테 배웠어.”
“어떤 거?”
“내 병. 시언이가 아는 거야.”
산수유의 병을 내가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
그녀가 이를 아는 건 놀라운 일이었다.
하긴 내가 그토록 티를 냈으니 모르는 게 이상한가.
아무튼 이는 예상 내였다.
그 똑똑하신 양반이 우리를 부른데에 이유가 없을 거라 생각지 않는다.
산수유는 역사를 뒤바꿀지도 모르는 사람이다.
현자와 세피로트가 관심을 가지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마로니에는 마법사의 재능.’
현자의 직속 제자가 되었다던가.
자세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지만, 내가 천도의 제자가 된 것처럼 마로니에도 현자의 아래서 더 진중하게 마법을 배울 생각인 것 같았다.
현자가 마로니에를 이용하려 드는 걸까.
그런 생각도 한 적이 있지만, 섣불리 확신할 이야기는 아니다.
‘나는 목령왕이고.’
마법은 어디까지나 중간 과정이다.
산수유도 세피로트의 지식을 채울만한 존재.
“그것 말곤 뭐 안했어?”
“……숲지기 선발전에, 위험한 사람들이 있대.”
산수유는 조금 뜸을 들이다 솔직하게 말했다.
현자가 산수유에게 내린 지시.
그것을 온전하게 전달받았다.
“그래서?”
“…시언이를 도우래.”
그 말에 잠시 귀를 의심했다.
산수유가 날 돕는다. 아니 도와야 한다. 현자가 산수유에게 그렇게 말했단 소리다.
최근 산수유의 실력이 일취월장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산수유는 엄연한 환자. 만약 습격이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산수유만은 내 행동에 참견하지 않았으면 했다.
“그렇게 말했었구나.”
“그리고… 우리 가문 책 읽었어. 여기는 더 정보가 많으니까.”
“잘했어. 기왕 에덴에 왔으니 뽕은 뽑아야지.”
“뽕? 나 뽕 안끼는데.”
“…그건 또 무슨 소리야?”
“트리인싸이드에서… 내 사진 본 애들이.”
“걔들은 걍 무시해. 그리고 내가 말한 건 그런 의미가 아니었어.”
“앗.”
아무튼 현자가 왜 산수유에게 나를 도우라 말한 걸까.
어쩌면 산수유의 실험이 연관된 것일 수도 있다.
‘플라워의 습격이 실험 성공의 열쇠……. 아니지.’
현자는 산수유의 병을 고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렇다면 두 경우다.
플라워의 습격이 산수유의 손을 빌려야 할 정도로 어렵고 급박한 일이라거나.
그게 아니라면 실험을 성공시키기 위한 하나의 도박으로서 산수유를 전투에 내세우거나.
그렇게 생각하는 게 논리적이었다.
“아 그래, 나한테 뭐 궁금한 건 없어? 에덴에서 뭘 했냐던지. 현자님한테 뭘 배웠냐든지.”
나는 무거운 대화 주제를 돌렸다.
산수유의 입장에서도 그녀의 병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가는 것은 마뜩찮을 것이었다.
그에 산수유는 그 질문을 기다렸다는 듯. 나를 즉시 응시했다.
“시언이는 왜 계속 나를 도와? 그럴 필요 없는데.”
아마도 꽤 오랫동안 품었던 의문인가.
“귀찮으면… 하기 싫으면 안 하면 되는데.”
친구니까. 그런 말로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번에는 꽤 다른 방식으로 내 마음을 전달했다.
“좋아해서.”
좋아함의 방향은 틀림없이 다르다. 이세영이나 진달래를 향한 애정과는 다른 형질이지만, 그 둘에게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의 친근함을 산수유에게 느끼고 있다.
“…좋아?”
산수유는 아직 이해를 못한 듯 눈을 깜빡였다.
“어. 좋아해.”
“모르겠어.”
몰라도 된다. 나만 알면 충분하다.
산수유 테라피. 산수유 서큐버스.
애착 가는 놀리기 좋은 친구, 그런 느낌도 분명히 있지만 좋아한다.
그게 아니었으면 지금 내가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아가면서 머리를 쥐어짜낼 리가 없다.
그러니까…. 내가 좀 불평해도 봐줬으면 한다.
진심으로 널 생각해서 하는 말들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