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8화 > 스승님과 동거 (1)
얇은 이불에 몸을 뉘어,
천천히 살결에 어깨를 붙이니 더운 기운이 그녀로부터 물씬 풍겨왔다.
정자세로 누운 나와 달리, 바깥편으로 등을 돌린 스승님.
“…….”
“…….”
무르익은 열기를 전신으로 느낀다. 긴장한 스승님의 품에서 뿜어지는 향이 달큰했다.
묘한 분위기로 끌어당기는 두 사람의 침묵.
-흐읍.
코끝이 찡하게 울렸다.
한여름 장마마냥 은은한 습기가 어려있는 꿉꿉한 공기.
습도 높은 찐득한 공기를 이불을 덮어 가두면, 자극적이고 음탕한 여인의 향기가 코를 팍 찔러왔다.
“……스승님.”
“응. 무엇이냐.”
“예전부터 궁금한 거지만 전투복을 굳이 이렇게 만들 필요가 있었나요?”
평소에는 흑룡포를 두르기 때문에 못 보지만. 집에서는 다르다.
내 앞에서만은 한없이 무방비한 천도, 동거 시절. 나는 이 매혹적인 곡선을 매번 눈으로 씹어 삼켜야 했다.
마음만 같아선 저 탐실한 엉덩이를 어떻게 손으로 한 번 꽉 쥐어보고 싶었는데….
그때는 맞아죽지 않을까 생각하며 필사적으로 넘기곤 했다.
“이 옷 말이느냐? 이 옷에 무슨 문제가 있느냐.”
천도의 반응은 생각보다 싱거웠다.
그녀는 제 어깨에 팽팽하게 늘어진 스타킹을 쭉 잡아당겨, 놓았다.
탁- 살에 튕기자 그 파동에 퍼져나온 향이 내 코끝을 간질였다.
“어차피 무공을 펼칠 때는 겉옷을 두르고 있고, 보인다고 해도 발목이고…. 전신은 네 앞일 뿐이다만.”
겨드랑이 아래서부터 서서히 이어지는 질긴 재질의 끈.
두 날개뼈의 중심에 걸린 고리를 기준으로, 시선을 내리면. 둔부의 탐실한 과실 사이에 끈이 먹혀 있었다.
야하다.
몸이 지친 지금조차 하물이 움찔거릴 정도로.
특히나 천도의 페로몬은 내게 너무 자극이 컸다.
“…그게 문제였죠. 얼마나 버티기 힘들었는지 아십니까?”
“스승에게 욕정을 품는다는 말을 너무 대놓고 하는 것 아닌가? 그리고…. 이 옷이 제일 편하다. 다른 옷에 비하면 찢어질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되니.”
그 옷이 찢어지면 보통 난리로는 안 끝날 것 같다.
그리고 편한 옷이라면 다른 방식으로도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다른 곳에서도 그렇게 행동합니까?”
“그럴 리가. 나도 부끄러움은 알고 있다.”
“그럼 저한테는 왜.”
“너는 내 자식과도 같은 제자이니… 헌데, 왜 그렇게 따지듯이 묻는 것이냐? 사내가 성욕이 생기는 건 자연스러운 일. 내 뒤에서 수음하는 것도 그래서 방해하지 않았지.”
천도의 엉덩이가 한 번 돌아가더니, 눈치 채보면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너무 둔부에 시선을 두고 있었을까. 고개 돌린 천도가 순수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내가 보낸 시선을 전혀 의식하지 않은 모양.
“그래도, 그때 우여곡절이 있어서 서로 마주 볼 수 있는 거 아니겠나.”
“무슨 소립니까 그게, 성욕 없이요?”
“그래.”
나는 침묵한 채 말없이 하복부를 가리켰다.
천도의 시선이 살짝 내려가더니-
“후우……. 스승님.”
“…….”
살짝 부풀어 있는 성기를 보곤. 이윽고 살며시 시선을 회피하며 헛기침을 했다.
“대체 왜…. 이만큼이나 은원을 나누었음에도… 하초를 세운단 말이더냐. 너와 나는 피보다 진한 사이가 아니었느냐?”
“죄송합니다.”
아무래도 천도는 나와 자신의 사이를 마치 모자(母子)와 비슷한 사이라고 의식하는 모양이다.
뭐 그마저도 최근 내 접근에 깨진지 오래였지.
그 부분은 그녀도 의식하고 있는지, 살짝 뺨이 붉어진 상태였다.
“되었다!! 이 음마같은 놈. 색마! 음험한 성정이 다분하다는 건 알고 있었다만, 설마 이 정도일 줄은….”
“사실 얼마전부터 알고 계시지 않았습니까.”
“지금은, 사제 관계로서의 이야기다….”
사제 관계를 이야기한다는 말은, 그 관계 이외 역시도 의식한다는 말일까.
“하하.”
나는 쓴웃음을 지은 뒤. 있는 힘껏 성욕을 억눌렀다.
다소 몸에 부담이 가는 건 사실이지만 지금은 나 역시도 스승 제자로서 함께 잠에 청하고 싶었기 때문에.
건강했다면 무작정 입술 박치기를 했을 텐데. 몸이 아파서 다행이었다.
“후우….”
“아-”
“왜요.”
천도는 몸을 꿈틀거리며, 미안한 듯 말했다.
“의식하니… 내 제자는 왜인지 숨 쉬는 것도 징그럽구나.”
“말이 좀 심하신 것 아닙니까.”
“사실이 그러한 걸… 본녀에게 물어봤자.”
“본좌가 좀 징그럽긴 해요.”
순순한 동의에 상호 침묵 후, 폭소.
“본좌가 흐흐. 본좌가 징그럽다니…. ‘해요’는 무엇이, 지칭하는 게 좀 이상한 것 아니냐?”
“크흐흐.”
서로 웃어넘긴 우리는 아까보다 몸을 더 밀접하게 붙여 살며시 팔을 뻗어 껴안았다.
아카데미에서 동거할 시절보다 더 커진 침대는, 분명 둘이 눕기에 넉넉할 터였으나.
왜인지 내 몸이 커진 탓에 매트 위는 그때보다 훨씬 좁게 느껴지고 있었다.
“……아.”
“응.”
우리는 잠이 올 때까지 한참이나 서로를 껴안았다.
음심이 침범할 수 없게, 의식을 몰아붙이고.
오래 전을 떠올리듯 눈을 감고. 그 품의 안식을 즐겼다.
양수에 빠진 태아처럼, 출렁대는 따스한 온기에 갇혀. 허우적거리며 이를 즐겼다.
스승님.
내 스승님.
“…시헌아.”
“네.”
“잘 자거라.”
나는 대답 대신 양 손으로 천도의 등을 꼭 껴안았다.
천도는 행복한 목소리로 그리 답했다.
“너는 웃는 얼굴이 제일 멋있구나.”
내가 웃고 있었나?
잘 모르겠지만, 웃으면 좋은 거지.
“그때도 이런 밤이었지.”
잘 모르는 말을 하는 천도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가볍게 뺨을 맞대었다.
휴가의 하룻밤이 그렇게 지나갔다.
*****
아카데미 원룸.
나는 자리를 조심스레 박차고 일어났다.
“…….”
꼴린다.
꼴려서 미치겠다.
천도는 같은 침대에 자도 된다고 했지만…. 이건 무리.
나는 일어나자마자 뻣뻣해진 것을 넘어, 고통스러운 자지를 해방시키기 위해 바지를 벗었다.
“으읏!”
속옷을 거의 꿰뚫고 튀어나오는 빳빳한 흉기.
“후우, 후우….”
시계를 보니 새벽 2시다.
거진 5시간 동안 잠도 못자고, 스승의 향과 매혹적인 굴곡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던 것.
‘…내일 아카데미 어떻게 가냐.’
그냥 평소처럼 소파에서 잘 걸. 괜히 어울렸나 싶기도 하고.
솔직히 잠옷차림이 너무 심한 거 아닌가.
여자에게서 풍겨오는 복숭아 냄새가 이렇게 야할 줄 상상도 못했다.
‘아. 진짜.’
이미 서버린 거, 어쩌지.
이세영을 부르기엔 너무 늦었다. 애당초 내가 지금 꼴렸으니 오라고 부르는 것도 뭔가 좀 모양이 이상하고.
슬쩍 시선을 침대쪽으로 옮기자 이불이 벗겨저 굴곡이 드러난 천도의 몸이 눈에 들어왔다.
-꿀꺽.
달큰한 수증기가 풍겨오는…. 스타킹 재질에 감싸인 엉덩이.
끈을 집어삼킨 그 사이로 옴폭 파인 옴팡진 균열이… 입을 저절로 다시게 만들었다.
이런 표현을 감히 스승에게 써도 될지 모르겠지만….
아.
‘천도 복숭아에 코박죽 마렵다.’
나도 내가 어이없는데. 참기 힘들다.
-터벅터벅.
이시헌 이 새끼는 이제 숨기지도 않음.
인터넷의 사진으로 돌아다니곤 하던 털 달린 짐승이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후우.”
성욕에 찌들어 참기 힘든 숨이 절망스레 터져나왔다.
허리는 왜 저렇게 좁고 가는지.
팽팽하게 당겨진 스타킹에 감싸인… 옆가슴은 또 얼마나 부드러울까.
손으로 꽉 쥐어보고, 물어 뜯고.
저 엉덩이 아래로 이어진 선을 잡아 확, 올려채고 싶다.
-꿀꺽.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사타구니에 들어간 손.
‘…주무시고 계시니까.’
빠르게 뒤처리를 하면 괜찮겠지.
나는 서서히 자신의 손으로 기둥을 천천히 쓸었다 내리길 반복했다.
새 휴지를 꺼내 뭉친 후 협탁에 두고.
-탁탁탁탁!
스승님과의 관계를 상상하며 발정기가 온 짐승마냥 흔들었다.
“…흐으, 흡.”
반투명한 액체가 톡톡 떨어지는 귀두를 쓸어올린다.
사람의 심리란게, 막상 흔들기 시작하니. 저절로 천도의 뒤태에 눈이 가게 되었다.
“…후우, 스승님.”
이불이 살짝 거둬진 곳에서 피어나오는 아찔한 복숭아 향.
살짝 고개를 숙이자 더 진하게 풍겨온다.
남자를 미치게 하는 향기.
엉덩이 근처에서 풍기는 살내음을 맡으며 더 열심히 흔들었다.
-탁탁탁탁탁탁!
터질 듯이 늘어진 스타킹.
그 질긴 재질이 품은 새하얀 과실의 속살은… 만지면 정말 부드럽고 탱글할 것 같다.
엉덩이와 허벅지 안쪽에 생기는 희미한 삼각형.
그 안에 손가락이라도 닿으면 어떤 느낌일까.
오목한 오금. 무릎…. 종아리.
찬찬히 그 몸을 뜯어보며, 상상 속으로 몇 번이나 매만진다.
움푹 파인 발을 우연마냥 손으로 톡 눌렀다.
-꾸욱.
“읏.”
모든 부위가 자극 덩어리.
너무 정신을 팔았는지, 나는 스승님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하물을 격렬하게 흔들고 있었다.
숨소리가 크다. 최소한의 거리를 유지한 채, 그렇게 흔들어대고 있으니.
이윽고 천도가 뒤척였다.
“음….”
이불을 양껏 잡아당겨, 상반신을 완전히 가린 천도.
엎드린 천도의 허벅지가 열리며, 감춰져 있던 고간이 눈에 들어왔다.
지나치게 말랑해서… 살짝 중력에 타원형으로 짓눌린 안쪽 엉덩이 살을 시작해.
허벅지. 완전히 벌려진 그 속옷 위로… 약간 움찔거리는 엉덩이 구멍이 보이는 것도 같았다.
마치… 보기 편하라고 일부러 열어준 듯한 행위.
당연히 우연이겠지만… 자위 중이었던 내 머리에 음란마귀가 터져나오는 건 순식간이었다.
-탁탁탁탁!
“스승님…. 읏, 스승님…!”
아무리 조절해도 미약하게 흔들리는 침대.
그에 맞춰 천도의 엉덩이에도 미세한 떨림이 생겨난다.
-탁, 탁, 탁!
조금 더 벌어지자. 가장자리에 위치한 음부의 덧살이 스타킹에 먹혀… 가뭄 속 단 비처럼 보였다.
이불이 상반신을 완전히 덮어, 하반신만 침대에 툭 엎드린 그 모습은 뭔가… 벽에 끼인 그녀를 보는 것 같아 흥분되었고.
-모락 모락.
왜인진 몰랐지만….
땀과 같은 채취가 심할 정도로 진하게 풍겨왔다.
성욕에 미치면 오감이 확대되는 걸까?
“읏 죄송합니다…!”
-퓨우우웃!
휴지 안에 진득한 정액을 발사하는 것으로 끝난 자위.
나는 숨을 몰아쉬며, 문득 예전에 보았던 그녀의 알몸을 떠올렸다.
“하아…. 하아….”
첫만남 이후. 새벽에서….
노상방뇨를 하다가 들킨 천도의 알몸.
엄해보이던 스승님은 대체 거기서 무얼하려고 한 것일까.
-꿀꺽.
그건 둘째로…. 약간 긴장된 듯 빠져나온 스승님의 엉덩이가 무척이나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움찔.
잠꼬대를 하는지 부스럭대는 이불.
나는 땀을 닦으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
스승님을 안고 자서 그런가.
부끄러운 과거가 생각이 났다.
눈을 떠서 자연스럽게 핸드폰을 찾아 여니, 오후 2시.
이른 시간에 취침한 것치곤 잠이 많았다.
‘…몸이 망가지긴 했구나.’
어쩔 수 없지. 나는 눈을 비비며 안고 있는 스승님의 목덜미에 나도 모르게 코를 가져다댔다.
어제 미친 듯이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질리지 않는 향기.
예전엔 음심밖에 느껴지지 않았다면…. 지금은 스승님의 육체에서 약간의 신성함마저 느끼고 있었다.
믿고 싶고. 사랑하고. 듬직한.
-꽈악.
힘이 너무 들어갔을까.
“시. 시헌아 숨 쉬기가 갑갑하구나.”
“아! 죄, 죄송합니다.”
내 몸에서 버둥거린 천도가 압박에 벗어나곤 휴 한숨을 내쉬었다.
“…내 몸이 많이 약해지긴 한 모양이군.”
가슴을 쓸어내리며 그리 말하는 천도의 눈빛은 어딘가 약간 쓸쓸해 보였다.
몸은 약해졌지만… 마음은 그 누구보다 강한 사람 아니던가.
회복만 하면 다시 날아다닐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약하긴요. 스승님은 제 이상인데.”
순수한 존경을 담아 뱉은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뜬 천도.
“……그래. 오늘 밥은 무엇이느냐?”
“음. 뭐 드시고 싶으세요?”
천도는 내 얼굴을 빤히 바라보며, 싱그럽게 웃었다.
“닭꼬치는 어떠냐?”
데리야끼 닭꼬치.
어릴적의 천도가 생각나는 메뉴….
나는 살짝 당황했지만 이어 고개를 끄덕여 승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