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세계수를 따먹다-656화 (656/657)

< 656화 > 각자의 시간, 분홍 (2)

“삐잇, 푸르르~ 삐이이잇 푸르르~”

해종일 부모의 사랑을 잔뜩 받은 시바가 졸음을 버티지 못하고 침대 위에서 기절했다.

숨바꼭질부터 목마 타기, 시바가 좋아하는 놀이에 함께 어울려준 결과였다.

기쁨 가득하게 수면하는 우리 딸.

그런 시바가 귀여워 죽겠는지, 달래는 소리내어 쿡쿡 웃었다.

“우리 딸, 엄청 귀엽지 않아? 헤헤, 침까지 흘리고…무지 편안한가 봐.”

-파르르!

달래의 숨결이 간지러웠는지 고양이 귓등처럼 흔들리는 머리 위 나뭇가지.

“삐이잉….”

깜짝 놀라 마주 본 우리는 킥킥대며 깍지낀 손으로 시바를 끌어안았다.

같은 이불 아래 부모와 딸 하나.

행복한 두 사람의 표정은 설명할 필요도 없겠지.

옆에 누운 달래는 베개에 얼굴을 묻고, 이보다 더 즐거울 수 없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나한테….”

내려갈 생각이 없는 입꼬리.

“-나한테 이런 날이 올 줄이야.”

아직도 어안이 벙벙한 목소리였다.

“…내 앞에 있는거, 시헌이 맞지?”

진지하게 농담을 뱉으면 이 행복한 얼굴이 일그러지지 않을까.

“꿈이었으면 좋겠어?”

“꿈이면…. 또 일어나서 시바 밥해줘야겠네. 헤헤.”

달래는 푼수같이 웃었다.

어떻게 지냈을까 하는 의문은 해소된 지 오래다. 자신의 가업보다도 시바를 소중히 여긴 달래의 헌신은 곁눈질로도 알 수 있었다.

“아침을 차리고 나면… 또 네 사진을 보면서 마음을 다잡고.”

자기 이야기를 시작하며, 그녀는 손톱으로 내 어깨를 찔렀다.

내 생각을 했다.

오직 날 떠올리며 살아왔다.

듣고 있냐고. 꼭 기억하라고.

달래는 몸의 질감을 머리에 새기는 것처럼 내 이곳저곳을 쓰다듬어왔다.

“널 떠올리며 시바를 아카데미에 데려다주고, 너를 생각하며 일하고…. 언니들이랑 네 이야기를 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우리 딸을 기다리면서…. 집에 앉아 홀로…. 쭉- 너 없이 살아갔겠지.”

달래는 깍지를 낀 손에 힘을 주었다.

그녀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떨렸다.

“있잖아… 시헌아.”

“응.”

“나, 네 생각 엄청 많이 했어.”

그래 보여.

내 나직한 한 마디에 진달래는 왈칵-

눈물을 참아내며 시시덕거렸다.

“흐흐. 엄청, 열심히 살았어.”

“알아.”

“나중에 나 죽고 천국 갔을 때. 네 얼굴 떳떳하게 보려고, 우리 시바 남 부럽지 않게…. 그래도 아빠라는 존재를 메울 순 없더라고.”

다른 어떤 부모보다, 친딸 그 이상으로 정성을 쏟았다.

이세영과 별이 몇 번이나 강조했던 부분이었다.

“다 받아들였는데. 그래도 네가 엄청 그립더라.”

이제는 다시 만났지.

앞으로는 헤어질 일 없이, 쭉 갈 수 있어.

최소한 널 품에 안는 것 정도는 언제든지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이건 꿈이 아니니, 세영이랑 별이랑 잘 살자고.

“응.”

진달래는 시바를 품에 안고 숨죽여 몸을 떨었다.

“…하고 싶은 거, 하나 더 얘기해도 돼?”

“뭔데?”

“같이, 우리 아이 뺨에 뽀뽀하는 거.”

어렵지 않지.

시바의 포동포동한 두 뺨에 나와 그녀의 입술이 맞닿았다.

-쪽.

“삐잉…!”

답답해보이는 딸 아이의 울음소리에, 터지는 함박웃음.

아이가 잠든 심야의 시간.

나와 달래는 한참을 끌어안다 슬그머니 몸을 일으켰다.

부부의 눈이 맞았다.

*****

-달그락.

분홍색 고무장갑을 착용한 달래의 손이 능숙하게 접시의 찌든 때를 닦아냈다.

낮부터 시바와 놀아주느라 밀린 집안일을 하나씩 처리.

얼마나 능숙한지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벌써 끝이 보였다.

“조금만 기다려, 금방 차 타올게.”

“내일 그냥 마법으로 처리하지 그래.”

“으으응, 오히려 직접 하는게 속 편해.”

물기 묻은 고무장갑을 털며 해맑게 나를 돌아보는 달래.

모성 가득한 그 표정이 왜 이렇게 귀엽게 보일까.

새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는 그 입술에 사정없이 키스를 갈기고 싶었다.

‘플라토닉한 사랑인가.’

한 번쯤, 쌓인 욕구를 풀어달라며 요구해도 이상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부부가 된 다음부터는 사랑의 방식이 조금 바뀐다고 하던가.

낮부터 시작해 우리는 지금껏 간질간질한 접촉만을 반복했다.

-달그락.

앞에 예정된 일도, 차를 마시며 이야기 나누기.

그렇고 그런 일에서 완전히 멀어져 있다.

나야 정말 그래도 상관이 없지만. 달래가 눈치를 보며 차마 말을 못 꺼내고 있는 거라면?

눈치 없는 남편이라고 세영이나 별이에게 온갖 쌍욕을 얻어먹을지도 몰랐다.

솔직히 말해볼까.

아니면 무드를 좀 만들어볼까.

-톡.

접시가 바닥을 보이기 직전, 식탁에서 일어난 나는 달래의 등에 접근했다.

“응?”

양 팔로 유부녀의 배를 끌어안는다.

동시에 턱을 어깨에 얹고, 하반신을 바짝 다가가 접붙였다.

“앗….”

완숙하게 익어버린 젊은 그녀가 바짝 긴장한 표정으로 나를 돌아보았다.

“……하게?”

말랑말랑한 엉덩이가 어찌할 바를 모르고 내 하반신에 문질러진다.

기다리던 신혼부부의 아내처럼, 입꼬리 간수를 못하는 그녀.

내심 기다리고 있던 걸까.

“싫어?”

“아니, 그, 싫은 건 아닌데….”

싫은 게 아니면 해도 된다는 걸까.

싫다면 당장 그만둬도 된다. 달래의 마음에 맡기기로 했다.

-꾸욱. 꾹.

자신의 엉덩이를 짓누르는 양물을 자각한 달래가 뺨을 붉히며 중얼거렸다.

“……참고 있었단 말야.”

참다니, 왜?

“이런 욕구같은 것보다 훨씬 가치있는 일을 할 수 있는데. 이런 걸로 시간을 보내면… 아깝잖아. 나만 좋은 일이고….”

그런 이유였을까.

달래가 바라는 가치가 그렇다면 당장 포기하는 게 맞다.

그리 생각해 슬그머니 하반신을 떼어 놓으려는 순간….

“…아.”

아쉬운 듯한 숨결이 그녀의 입가에서 번져나왔다.

‘솔직하지 않네.’

이건 억지로라도 밀어붙여야 할 상황이다.

솔직하지 못한 젊은 부인의 욕망을 풀어줄 마음을 먹고, 즉시 손을 움직여 진한 백허그를 시전.

-꽈아악.

“….”

그제야 표정이 밝아진 진달래의 모습에 속으로 웃음을 지었다.

몹시 수동적인 여자상.

내 성욕에 휘둘리는 게 어울리고, 달래도 그걸 원한다.

-달그락.

기대한 표정으로 계속하여 접시를 닦는데, 하반신을 착실히 몰아붙이며 어떻게 포문을 열어야 할지 고민했다.

“…한 번만 불러줄 수 있어?”

“뭐, 뭐를? 어떻게?”

“여보라고.”

입꼬리가 근질근질하게 퍼진다. 달래는 접시에서 눈을 떼지 않고 간지러운 목소리로 달콤하게 날 불렀다.

“……여보.”

스물넷, 젊은 유부녀. 진달래.

그녀의 성적 취향은…. 마조히스트다.

나는 진달래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 손을 올려, 다소 강하게 그녀의 엉덩이를 후려쳤다.

-파아앙!!

물컹한 엉덩이에 파문이 일었다.

“힉…!?”

갑작스런 고통에 들고 있던 접시를 떨어트린다. 다행히 싱크대에 떨어져 깨지진 않았다.

다리를 오므린 달래가 고개를 숙여 귀를 빨갛게 익힌 채. 몸을 부르르 떨었다.

뜬금 없는 고통에 놀라면서도 착실히 느끼는 표정.

내가 알던 달래가 맞았다.

나를 돌아본 달래의 분홍색 눈동자는 애욕에 젖어 돌변해 있었다.

“…가, 갑자기 때리면…. 여보.”

-파아앙!

“흐윽…읏!”

-팡!

“아앙!”

왕의 인자를 다룰 때만큼이나 강하게 때렸는데도 불구하고,

튀어나오는 목소리는 흥분한 교성이다.

얇은 재질의 치마라 떄리기도 좋고. 만질 때의 촉감도 훌륭하다.

후끈후끈하게 열이 달아오른 엉덩이를 마구잡이로 주물럭대며, 회음부를 건드리자 물기가 느껴졌다.

“바로 느끼는 거야?”

“너무 오랜만의 자극인 걸… 어떻게 해…. 옷….”

-찰싹!

“흐읍…!”

들어올린 오른손으로 가슴을 후려치듯, 앞치마와 함께 젖을 우악스레 쥐어 흔든다.

딱딱한 브레지어의 감촉이 느껴졌지만 상관 없다.

양 가슴을 통으로 주물럭대며, 고개 돌린 그녀의 입술을 빨고 훔쳤다.

”읍…흡…여보….“

착실해진 그녀가 성욕에 매몰되어 아양을 부린다.

설육이 입 안을 침투하자, 내 허리를 톡톡 두들기면서 애교를 떠는 달래.

다리에는 완전히 힘이 풀려 넘어지기 직전.

나는 팔로 그녀의 명치를 휘어감아 압박하며 계속 그녀를 능욕했다.

-부들부들,

-부르릇!

“흐읏… 으흐윽…! 아앙….”

학대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꽉 끌어안는 것을 즐기는 그녀.

내 팔을 밀어내듯 손으로 잡고 저항하기 시작한다.

이 또한 그녀가 즐기는 방법이었다.

“더… 세게. 읏. 더 세게 해줘…. 나쁜 말 해도 되니까.”

-찌이익!

앞치마의 끈을 뜯어버리고, 입고 있는 티의 목 부분을 찢은 다음, 분홍색 브레지어 안에 손을 집어넣었다.

물컹거리는 젖가슴의 감촉이 황홀했다.

잔뜩 매도되어 빳빳하게 부푼 젖꼭지도 마찬가지였다.

“왜 이렇게 젖었어?”

“…….”

“안 그런 척하더니, 결국 추억보다 이게 먼저였구나.”

진달래의 음습한 요청을 들어주자 몸이 파르르 떨린다.

“…아니. 아니야. 여보.”

“뭐가 아니야?”

-팡! 팡!

“아…. 아!!”

엉덩이를 후려치자 얕게 가버린 듯 고개를 올린 달래가 꿀을 흘려댔다.

“칠칠치 못하게. 이야, 이것 봐.”

치맛속을 범해 손으로 훑자 끈적한 꿀이 휘감겨 늘어진다.

꿀을 들어올린 두 손가락을 새신부의 입에 찔러넣었다.

“…하아, 하아. 우웁! 큽.”

자기가 흘린 걸 자기가 먹으며, 새로운 꿀을 생산해내는 꿀 공장.

당연하지만 이 꿀은 입으로 먹는 것보다 아래로 먹는 게 훨씬 맛있다.

“벗어.”

작게 명령하니, 꾸물대며 천천히 옷을 벗기 시작하는 달래.

치마를 내리고 속옷을 허벅지 밑까지 내린 그녀가 신체를 움찔대며 나에게 안겼다.

후들거리는 가녀린 신체, 그 가슴을 탁탁 후려치며 성기를 꺼내자.

“아…흣!”

-찌이익.

바지를 뚫고 튀어나온 커다란 몽둥이에 달래의 시선이 고정되었다.

“……?”

예전보다 훨씬 커진 그 모습에 말을 잃고 몸을 떠는 그녀.

“왜, 더… 커진- 흐아…?”

의구심에 휩싸여 있으면서도 기대감으로 가득한 목소리다.

“이게 그리웠어? 나보다 이걸 더 좋아했지.”

“그건 아니-”

“뭘 아니야.”

잔뜩 흥분해 솟아있는 음핵을 손을 튕겨 자극을 준다.

-탁!

“흐으으으읏!?! 아파…앗…. 기분 좋아….”

자지러진 달래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한 번 더 딱밤을 때리자 조수가 흥건하게 솟구쳤다.

-딱!

-푸슈우웃!

“흐으으읏!? 흐아아아…♡”

보지에서 흘러나온 한 줄기 투명한 액체가 짧게 분사하며 서랍장을 적신다.

물방울이 튀어 내 바지가 젖었다.

“젖었잖아.”

“…미, 미안…. 읍!”

-움찔, 움찔!

“참아.”

톡. 클리토리스를 때려 자극하자 온 몸을 베베꼬며 쾌락을 참는 달래.

“참… 아야. 흐윽, 읏! 하아앙….”

-톡.

“흐그으읍….”

-톡톡.

“읏, 으읍…”

-따악!

“햐아아앙!”

자극받아 팽창한 음핵을 이번엔 반대로 슬슬 문질러주자, 그 자극에 그녀가 실신하듯 몸을 꺾었다.

“으, 아… 앗?! 아아아앙!”

꿀럭대며 흐르는 꿀.

내 명령에 거역한 달래의 보지에서 흥건한 조수가 튀어나온다.

-조르르르.

이러면 또 자신에게 찾아올 벌을 기대하는 법.

“흑… 흐윽, 하아…”

숨을 껄떡이던 달래가 기대감이 가득 찬 몸짓을 해온다.

남편과 아이에게 헌신하며 수동적인 그녀의 이면에 이런 음습한 취미라니.

그 선을 나는 잘 알고 있다.

어쩌면…. 3년간 욕구 불만인 채 지내오며 그 취향은 훨씬 뒤틀렸을지도.

“읏…싸 버렸어…미안해… 여보.”

그 말 한 마디는, 벌을 요구하는 은밀한 신호다.

꿀범벅인 보지의 균열에 자지를 가져다 맞춘 뒤. 나는 헥헥대는 달래의 머리채를 잡아챘다.

“흐익…!”

머리가 꺾여, 허리는 휘어, 농익은 보지둔덕을 내민 채 기대하는 그녀.

어찌나 흥분했는지 귀두 끝에 키스한 질구가 벌렁거렸다.

‘넣는다.’

그 말도 필요 없다.

내 허리가 전진하자, 기겁한 달래가 몸을 뒤틀며 교성을 터뜨렸다.

“사랑…. 해앳…!? 히으아아앙….”

머리채를 잡혀 자지를 박힌 채 사랑을 속삭이는 새신부는 역시 좀 깰까.

질이 좁아서 꽉 낀다.

-움찔! 움찔…!

이 점성있는 꿀은 허리를 흔드는데 방해가 되지만.

오히려 얻어지는 쾌락은 평범한 애액투성이의 질보다 월등하다.

-철퍽!

“으흐… 여보…오. 더 세게… 때려.”

허리를 흔들자 다음 주문이 들어온다.

처음 이 취향을 겪었을 때 어찌나 놀랐는지.

그와는 별개로, 주방에 누운 달래의 표정은 굉장히 행복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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