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화 〉프롤로그
"아아! 제발! 살려주세요! 제발!"
잘려진 두 다리를 질질 끌면서 눈앞에 있는 요염한 여인에게 두 손이 닳도록 빌었다.
"히힛, 그런 절망적인 표정 너무나 좋아.. 좀 더 보여주겠니?"
"왜..왜 대체 왜 이러시는 겁니까!"
눈앞에 있는 발육이 좋은 요염한 여인은 숫사슴처럼 나온 두개의 뿔, 망토처럼 생긴 한 쌍의 날개와 자신 신체보다 긴 꼬리가 붙어있었다.
"왜 이러냐고? 후훗.. 그냥 장난감이 필요했을 뿐이야 인간의 정신을 무너뜨리면 온몸에서 소름이 돋을 정도로 기쁘고 재미있거든 히히."
"단순한 재미로 저희 딸과 아내, 가족들을 죽인 겁니까!"
"그래~"
"그런.. 그런! 이 악마! 악마새끼야!"
"히히히, 이제 날 알아보는구나? 처음처럼 아가씨라고 안 부르고 본래 악마라고 불러주다니 말이야. 고마워, 답례로 그 절망한 표정으로 죽을 수 있게 도와줄게."
"으! 으아악!"
처절한 비명이 집안에 울려 퍼졌다.
요염한 악마는 절규표정으로 목이 잘려진 남성의 머리를 자신의 풍성한 가슴으로 끌어안고선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고마워, 최근에 제일 관심 있는 사람이라 나도 좋아했어. 후후 어때요 콜씨 당신도 좋았지?"
뚝뚝 떨어지는 따뜻한 핏물을 온몸으로 받고 있었다. 요염한 여인은 그것이 오히려 행복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끼이익..
"응? 다른 손님이 있었네."
악마는 작은 통나무집 안으로 들어오는 남자를 바라봤다.
남자는 살육의 현장을 보고도 표정 변화가 없었다.
그저 눈앞에 있는 요염한 악마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여기 있었구나. 아스모데우스."
"내 이름을 아는 인간? 음... 신성국에서 왔구나?"
"난 신성국 출신이 아니야."
"그런데 나를 알아?"
"기록에서 봤거든."
"그래? 그 기록에 조금 관심이 가네."
악마는 씨익 웃더니 남자를 정면으로 바라봤다.
"널 죽이면 그 기록을 가질 수 있겠지?"
"맞는 말이다 아스모데우스."
"그럼 바로 죽여줄게. 그 기록 재미있어 보이거든."
순간적으로 사라진 악마.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빨랐다. 보통사람의 눈으로 쫓을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
악마는 남자의 그림자 위로 나타났다.
자신의 망토 같은 날개와 꼬리로 남자를 완벽하게 올가 맸다.
"억울하지 않도록 내 품안에서 죽여줄게 아니지 조금 가지고 놀아볼까?"
"...오히려 내가 하고 싶은 말이야 언제까지나 내 옆에서 살아줘 아스모데우스."
"응? 뭐라고..?"
-치치치칭!
남자 주변으로 사방으로 철사 줄이 올라왔다.
그 철사 줄은 남자뿐만 아니라 악마까지도 덮치기 시작했다.
"뭐..뭐야! 이게 뭐야! 안 움직여! 내 몸한테 무슨 짓을 하는 거야! 아.. 힘이..!"
여인은 변하기 시작했다.
그 위엄 있던 뿔은 사라졌고 사방을 뒤덮던 날개가 손바닥만큼 작아졌다.
"악마들은 사람들을 장난감 취급하더라.. 그래서 나도 똑같이 악마들을 장난감으로 만들기로 했지."
"그게 무슨 소리지?"
"아스모데우스, 넌 이제 내 수집품이다."
"너..너! 맞아! 들어본 적 있어 악마들을 수집하는 인간이 있다고. 그게 너였구나!"
남자의 정체는 악마들을 붙잡고 다닌다는 악마수집가.
그는 아스모데우스를 철사 줄에 묶었다.
그리곤 힘을 빼앗고 이상한 공간으로 함께 이동했다.
그가 데려간 장소엔 아스모데우스말고도 수많은 악마들이 철사 줄에 묶인 체로 가둬져 있었다.
"바알..사탄..."
모두가 이름이 있는 귀족악마들이었다.
그들과 같은 신세가 된 아스모데우스 역시 어두운 감옥 안으로 묶여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