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화 〉프롤로그 (2/153)



〈 2화 〉프롤로그

세계에 이름 모를 게이트가 열렸다.
이후 쏟아져 나오는 몬스터와 대전쟁이 시작되었다.
몬스터는 지구를 공격했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도시가 파괴당했다.
그래도 인간들은 쉽게 굴복하지 않았다.
헌터라는 존재들이 각성하게 되고 수많은 게이트와 몬스터들을 막아냈다.
몬스터들의 시체와 그들이 가진 마석으로 인간들의 기술이 발전되고 몬스터들의 대응책까지도 나왔다.
그렇게 5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

3030년 2월 13일.

성인이 되는 나이 20살이 되었다.
동시에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날이기도 했다.

"엄마! 엄마!  사진 좀 찍어줘요!"
"알았단다."

사방으로 학생가족들이 보였다. 다들 다양한 꽃을 들고 이곳저곳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모두 다 밝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 못했다.

15살 때 부모님은 여행을 다녀오다가 큰 사고로 모두 목숨을 잃으셨다. 일어나기 힘들다는 비행기 사고로 말이다.
나는 친척들의 도움으로 어머니, 아버지의 장례를 치를 수 있었다.

장례식 이후 혼자가 됐다.
항공사로부터 받은 보상금과 각종 보험금으로 혼자살  있는 집을 가지게 되었지만 행복할 수가 없었다.

혼자였기에 모두가 기뻐하는 졸업식도 기뻐할 수가 없었다.
오히려 쓸쓸함만 남는 날이었다.

"가보겠습니다. 선생님."
"그래, 3년 동안 고생했고 열심히 살아야 한단다. 그래야 하늘에 계신 부모님들이 기뻐하실 거란다. 힘내고."
"네.."

담임선생님은 내게 가식적인 대답을 해주고 돌아섰다.
그 모습을 보고 꾸벅 인사를 하곤 학교 교문으로 향했다.

"저기 고아남 혼자 왔나보네."
"그러게 불쌍하긴 하다야.."

난 학교에서 고아남으로 불렸다.
 말대로 부모가 없는 남자라는 뜻이었다.

학교 어디서든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고아라는 말에 이제는 인정하게 되었다.
애써 부정하는 날도 있었지만 이제는 체념을 해버렸다.

"너 어디 갈 거야? 대학? 헌터?"
"당연히 헌터가 될 거야. 이번엔 백제 아카데미에서 연락 왔거든!"
"올.. 나는 엄마가 대학가라고해서 대학 가려고 하는데.."

이곳 졸업생들은 모두 꿈이 있었다.
자신이 원하는 진로를 선택하고 미래로 향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에 비하면 난 사실 학교를 다니고 싶지 않았다. 중학교 시절에 등교하면 모두가 나를 놀리고 괴롭혔으니까.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친척들과 선생님이 그래도 학교는 졸업하라고 해서 학교를 다녔을 뿐이었다.

그렇게 중학교를 지나고.. 고등학교를 입학하고.. 하루 이틀이 지나고 보니 5년.

오늘 고등학교 졸업한 날을 되었다.

"웃긴 일이지.. 죽은 사람이 어떻게돌아와.."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그저 착하게 행동하면 부모님이 다시 살아서 돌아오실까 하는 생각으로 선생님과 친척들의 말을 들었다. 멍청한 생각이었지만 그 정도로 어머니와 아버지가 보고 싶었었다.

사실 친척들이 학교를 졸업하라는 건, 그저 나라는 짐을 떨어뜨리기 위해서 학교로 보내 버린 것이었다.  알고 있었지만 애써 모른척하고 착한 척을 했다.
쓸데없는 희망을 품고선 말이다.

'그래.. 15살 때 이후 나는 이미 혼자였던 거다.'

"여! 김보관!"
"어..태식아."
"또 혼자서 가는 거냐."
"그렇지 뭐.."
"짜식... 생각날 때 밥 한끼 먹자고 불러.  너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아무 때나 불러 알겠지?"
"그래.. 맞다 너 고구려아카데미에 붙었다면서? 축하해."
"생각이 없었는데, 내게 탱커능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말이야 어쩔 수 없이 응해주기로 했지."
"대단하네."

녀석은 정태식. 키 180cm이상과 핸섬한 모습으로 학교에서도 인기 있는 학생이었다.

그는 학교생활에서 나를 신경 쓰던 유일한 친구였다.
나는 무력하고 조용한 성격이라 흔히 말하는 아웃사이더였다.
하지만 밝은 성격인 정태식은 내게 먼저 다가와 줬다.
유일하게 학교생활로 얻은 게 있다면 바로 정태식이라는 친구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볼게! 꼭 연락해라 내가 사줄 테니까. 돈 걱정 하지 말고!"
"응."

조심스러운 나와 다르게 항상 자신감 넘치는 정태식이 부러울 때가 많이 있었다.
거기에 부유한 집안까지.. 과연 부족한  있을까 싶은 친구였다.

태식이가 떠나가고 나도 집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띵!

"아.."

머리가  도는 게 느껴졌다. 그리고 보이는 게 있었다.
사방에 뿌려진 핏자국 그리고 미녀..
그런데 미녀가 이상하다. 뿔과 날개, 꼬리를 가진 여인이었다. 그녀는 나를 보고 웃었다.
미모의 여인은 나를 향해서 다가왔다. 그리고 그 여인은 내게 말을 했다.

"어디 있어요?"

-후욱..

"뭐..뭐야."

다시 정신이 돌아왔다.
저기 떠나는 태식이를 보면서 많은 시간이 지나지 않았음을 의식했다.

도대체.. 무슨..

 번도 보지 못했던 장면이다.
내가 태어나서 미모의 여인들과 관계를 맞이한 적이 있었던가.
아니 나는 모태솔로다.

여자들은 나를 남자로 보기보다는 오히려 가여운 약자라고 생각했다.
부모를 잃고 무료하게 사는 그런 불행한 사람 말이다.
길가에 있는 노숙자들에게 동전을 넣어 주는 것처럼 나에게도 그런 시선을 보냈던 게 여성들이었다.

이런 신기한 경험은 내가 모르는 일이었다.
몸이 피곤한가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돌아가.."

-슈웅..찌지직..

"야지."

눈앞에서 거대한 소음이 터져 나왔다.
전격이 사방으로 솟아오르면서눈앞에 거대한 게이트가 생성됐다.

"이건! 게이트 출현!"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에 놀라서 뒤로 주춤거렸다.

-위잉! 위잉! 위잉!

사방에서 위험을 알리는 사이렌이 울려 퍼졌고, 소리를 듣고 나서 도망치려고 몸을 돌렸다.

하지만 도망갈 수 없었다. 무언가가 나를 끌어 당겼다. 게이트였다. 게이트는 마치 살아있다는 듯 끌어당기기 시작했다.

"아! 아아! 살려줘! 살려줘요!"

살려달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주위에 나를 도와줄만한 헌터나 사람이 없었다.
마치 장례식이 끝났을 때 혼자 남았을 때와 똑같은 외로움이 몰려왔다.

그렇게 게이트 안으로 끌려들어갔다.

***

-쏴아아..

"여기가 진짜 게이트 안쪽.."

게이트 안이 어떤 지형과 어떤 환경을 가지고 있는지 아무도모른다.
안으로 들어가 봐야   있었다.

들어온 장소는 나무와 풀들이 자리 잡은 밀림이었다. 엄청난 크기의 나무들이 나를 더욱 두렵게 만들었다. 심지어 비까지 오는 날씨라 공포감마저 드는 게이트 안이었다.

최대한 비를 피하기 위해 주변을 돌아봤다.
TV나 학교에서 민간인들이 게이트에 말려들면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살아남는 교육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밀림 같은 경우가 대부분 레벨이 낮은 게이트에 속했고 제일 많은 교육이 들어간 장소였다. 그리고 고2때 가상 이미지 시스템으로 시험까지 본적이 있었다.
물론 좋은 성적을 가지지는 못했지만 열심히 공부했던 경험이 있다.

"첫 번째는 자기보호."

게이트 안에서는자기보호가 필수였다. 어떻게든 안전하게 살아남아야 구조대가 와도 목소리를  수 있을 테니까. 최대한 체력을 보존하고 안전한 장소에서 버티는 게 중요했다.

'찾았다.'

나무와 나무가 바닥으로 쓰러져서 교차된 지점이 보였다.

자기보호를 위해 생존지를찾는  중요했다.
최대한 사방을 막혀있고 지붕이 없는 구역을 찾고 그곳을 다듬어서 숨는다.

동굴이나 지붕이 있는 장소는 몬스터들이 있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러니 최대한 엄폐물이 있는 장소를 지정하고, 자신의 손으로 지붕을 만들고 바닥을 정리하는  좋다고 객관식 문제에 나온 적이 있었다.

이것만 된다면 30%이상 생존율이 올라간다고 선생님들이 늘 말을 하셨던 기억이 있었다.
주변에  잎을 가진 식물을 찾았다. 비를 막을 지붕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나는 온몸이 젖으면서도 열심히 지붕을 만들었다.

"엣취.."

아직 지붕에서 빗물이 샜지만 이 이상 일을 진행하기가 힘들었다.
몸이 차가웠고 감기가 들었는지 기침이 나왔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한다는 게 너무나도 힘들었던 건가.

기존에 있던 환경인 학교에서도 적응하지 못했는데, 여기라고 될 리가 없었다.

언제 올까..

그렇게나 죽고 싶었던 적이 많았는데 본능만큼은 살고 싶어 한다.
선생님이 내게 말했던 가식적인 말까지도 생각이 났다. 열심히 살아야 하늘에 계신 부모님들이 기뻐할 거라는 말.

-두근..두근! 띵!

"윽..또."

게이트현상이 일어나기 전. 머리가 핑 도는 고통이 또 일어났다.
무언가 보였다.
 줄이 보였다. 줄은 튼튼해 보였고 생명체처럼 움직이기까지 했다.



"이건 악마들과 몬스터를사냥하기 위해 천사가 만든 물품이네. 다룰 수 있나?"
"물론입니다. 저는 악마를 죽이기 위해선 뭐든지 할 수 있습니다."
"이걸 가지면 자네는 후손을 가질  없네. 그런데도 괜찮은가?"
"괜찮습니다."
"자 받게.. 자네는 더 이상 정의로운 신성국 소속이 아닐세, 그저 악마를 죽이는 괴물. 이젠 우리들의 명령 없이 혼자 행동해야 걸세."
.
.
.

"흐윽!"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비가 내리는 초라한 나뭇잎 지붕아래였다.

"천사가 만든 물품..  그 무기를 알아. 제노사이드. 천사의 무기."

내가 아닌듯했다. 무언가 기억이 들어오고 다른 경험이 내 경험처럼 느껴졌다.
누구에게 감염이 된 건지 아니면 미쳐버린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제발..날 가만히 놔둬! 그만 괴롭히라고!"

부모님의 기억 그리고 이해 못할 이상한 기억까지.
머릿속이 짬뽕이 되버린듯했다. 내가 정말 누구인지 너무나도 혼동이 되었다.

-처벅..처벅..

'아! 걸음소리다!'

머리를 붙잡은 상황에서 물웅덩이를 밟는 소리가 들려왔다.  번의 걸음소리 분명 짐승이 아닌 사람의 발소리라고 생각이 들었다.

'내가 있는 생존지 뒤쪽이다!'

이 혼란한 나를 구해줄 누군가가 왔다고 생각했다.
머리를 흔들고 지금은 우선 안전하게 구출 받는다는 생각만 하며 생존지 밖으로 나갔다.

"키에에!"
"고블린!"

머리를 흔들며 나가자  눈이 마주친 건 고블린 몬스터다.

온몸이 녹색, 유치원생의 체형을 가진 낡은 동물의 가죽을 치마처럼 입고선 작은 나뭇가지를 들고 있는 몬스터.

"키에에! 키에에!"
"안 돼!"

막무가내로 녀석에게 달려들었다.
녀석이 소리치면 동료 고블린들이 다수가 나타나 나를 잡으러  거라는 걸 알기에 본능적으로 움직였다.

-쏴아아... 우르르 쾅쾅!

천둥과 폭우가 내리는 밀림 속에서 죽을힘을 다해 고블린에게 주먹을 날렸다.
그리고 긴 코를 가진 고블린의 안면을 가격한다.

-파악!

무언가 터지는 소리가 밀림에 울려 퍼졌다.
그건 고블린의 소리였다.
녀석은  자리에서 머리가 터져버렸다.

"아..아."

고블린의 붉은 피가 오른손과 얼굴까지 튀어 올랐다.
주먹한번으로 고블린의 머리가 사라진걸 보고 살짝 뒷걸음질 쳤다.

"나.. 누구야.."

난 늘 약하고 불행한 사람이었다.
헌데 지금은 달랐다. 마치 다른 사람의 몸으로 점점 변하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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