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4화 〉첫번째 악마. 음욕의 아스모데우스 (4/153)



〈 4화 〉첫번째 악마. 음욕의 아스모데우스

"으으으음.."

알콜맛이 나는 공기가 후각을 건드렸다.
지금은 기억할  없는 이상한 꿈을 꾼거 같았다.

"여기는.."

익숙하지 않은장소였지만 여기가 어디인지는 알고 있었다.

바로 병원이었다.
정예 고블린을 죽이고 깨어나니 병원으로 옮겨져 있었다.
게이트를 넘어서까지는 기억이 났는데,  이후에 누군가가 나를 이곳까지 옮긴듯했다.

"내가.. 고블린을.."

헌터들만이 잡는다는 고블린을 맨손으로 죽이고 게이트를 탈출할 줄이야.

기억 속에 있는 사냥꾼의 지식은 대단했다.
내가 모르고 있던 정보를 얻었을 뿐만 아니라 그걸 활용했다. 심지어 나답지 않은 용기까지도 이용할 수 있었다.

정말로기적이라는 말만이 이 상황을 설명할 수밖에 없어보였다.

-드르륵.

"어떻게든 기자들 다 막아주세요. 강실장님."

'여자..'

여인이 누군가에게 차갑게 말하며 병실로 들어왔다.
그녀는 홀로그램 폰으로 누군가와 연락을 주고받고 있었다.

"하지만 사장님.. 언론을 직접 막기에는 좀.."
"몸을 써서라도 한 시간만 벌어주세요. 중요한일이니까요."
"아.. 알겠습니다.. 사장님."

-삐릭.

쿨하게 다급한 전화를 끊어버리는 그녀였다.
그리고 나와 두 눈이 마주쳤다.

-씨익.

웃었다. 예쁜 미소였다. 하지만 저 웃음에 위압감이 몰아쳤다.
순간적으로 죽는다는 느낌이 확 느껴졌다.

으으읍!

'이게 말로만 듣던 살기인가.'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었다. 그리고 온몸이  움직였다. 그녀가 허락할 때만 조금씩 콧속으로 공기가 들어오는 느낌이다.

"만나고 싶었어. 악마수집가. 아니지 이제는 김보관이라고 해야 하나?"
"저.. 저를 아시나요?"
"수백 년을 함께 지냈으면서 모르는 척하고 있네."
"무..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어요.. 저는.. 으윽!"

미모의 여인은 나를 보고 빠르게 다가왔다. 그리곤 침대위로 올라가 내 목을 한손으로 쥐었다.

"흑! 커..컥컥!"
"죽이고 싶어. 악마수집가의 비명을 사방으로뿌리고 싶어. 그리고 핏물과 창자로 온몸을 씻으면 예전에 당했던 치욕들이 모두 해소되고 시원해지겠지? 생각만 해도 기쁘네."

혓바닥을 작게 날름거리며 죽일 듯이 목을 졸랐다.
얼굴이 빨개지고 이마에 핏줄이 튀어나왔다.

'나.. 죽는건가..'

"근데 수천 년간 기다린 게 있어서 단순하게 죽이고 싶진 않네."
"콜록..! 콜록..!허억..콜록.."

의식이 흐려 질려 하다가 이내 악력을 푸는 여인이었다.

고통 속에서 생각했다.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를 죽이고 싶어서 찾아온 게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나를 언제든지 죽일 힘을 가지고있었다.

'왜 일까.. 무서운 미녀가 나를 왜 찾아온 것인가.'

나는 그저 고등학교 졸업한 남자인데. 과거에 무슨 잘못을 했나, 아니면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죄를 지으신 건가하는 생각으로 가득 찼다.

"전 몰라요 당신을 몰라요.. 콜록.. 코올록.."
"수백 동안 악마들만 따라다녔던 네가 왜 기억을 못할까? 나야 아스모데우스."
"아스모데우스는 7대 죄악 악마에서 나오는.."
"거봐 알잖아 그럼 예전에 약속했던 것도 알겠지?"
"그 소설 속 악마는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에요! 전 정말로 몰라요 기억나는 게 없어요!"
"지금 불리한  같으니까 기억이 안 난다고 발뺌하려는 구나?"
"아니에요! 전 정말로 몰라요! 저는 이제 20살이  평범한 학생이라고요!"
"응..? 잠깐..."

미녀는 손이 움직였다.
내 머리부터 시작해서 가슴, 배, 성기, 허벅지, 다리까지 만지면서 발끝까지 내려왔다.

거기는 쫌..

"천사의 무기 어쨌어."
"천사무기..?"

천사들의 무기라면 제노사이드를 말하는듯했다.
사냥꾼의 기억에 있던 무기. 지금은 기억으로만 알고 있을 뿐이다.
내겐 천사의무기가 없었다.

"저는 몰라요. 부모님한테 재산 같은 거 물러 받은 적 없다고요."
"아닌데.. 내가 착각할리가 없어  냄새, 얼굴, 영혼, 느낌.. 분명 악마수집가 맞아."

그걸 알아서였을까. 자칭 아스모데우스라는 미모의 여인은 뭔가가 잘못됐다는 듯 고민하기 시작했다.

"천사들이 먼저 가져갔나.."
"천사들이요?"
"무기 훔쳐간게 천사들이라고.. 아니지 어쩌면 신성국일지도 모르고? 그리고 기억도.. 나를 진작 알아봤어야 하는데 모르는걸 보면 봉인시킨 건가?"
"그럼.. 저랑은! 상관없는 거죠!?"
"누구마음대로?"
"..."

미녀는 침대 위에서 내려와서 옆자리에 앉았다.

"기억을 못해도 약속은 약속이야."
"무슨 약속을 한 거죠.."
"부모님을 죽인 범인. 악마가 아니라는 거 말이야."
"..네? 그게 무슨 소리죠."

부모님이라는 말에 그녀를 집중하게 됐다.
사고로 돌아가신 부모님과 관련이 있는 인물인가 싶어서 말이다.

"오호라, 역시 부모에 대한 효심이 장난이 아니구나.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말이야."

미녀는 다시 봤다는 듯  볼에 손을 가져다 대면서 나를 지긋이 바라봤다.

"이 투지 있는 눈빛. 그때와 똑같아..."

죽일 듯이 목을 조르다가 이번엔 호기심이 가득한 눈빛을 보여줬다.
정말이지 어디로 튈지  수 없는 여인이었다. 아직도 무섭긴하지만..

"어라, 이거 왜이러니. 설마 나보고 흥분한 거야?"
"아! 어떻게 내가!"

미녀는 내가 의식하기 전에 발기한 아랫도리의 기둥을 손으로 만지고 있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남자로서의 자신감이 사라진지오래였다.
한마디로 고자.

그러니 여자들도 나를 가여운 사람으로 본 것이고 말이다.

그런데 저 악마라고 불리는 여자를 보니 나도 모르게 발기해 버렸다.
처음으로 아랫도리에 몰리는 힘 때문인지 심장이 터질듯이움직였다.

"어째서 저는 고자인데.."
"천하에 악마수집가가 이렇게 세워두고 거짓말을 하네."
"진짜에요!"

그녀는 내가 악마수집가인지 뭔지 하는 것을 계속 아니라고 해도 믿지 않았다.
역시나 고자였던 것도 믿어주지 않았다.

'거기가 너무 아픈데..'

이번이 처음으로 발기된 나였다.  경험이라 그런지 상당히 흥분해 내 몸 안에서 무언가 일어나는 느꼈다.

-띠잉..

기억이..

"아..뭔가..이상한데....괜찮아..귀여우니까 키스정도만 해줄까? 후후..."

몸이 이상해지자 그녀도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처음과는 다르게 마치 무언가에 매료된 듯이 나를 지긋이 바라본다.

누워있는 내게 미녀의 얼굴이 접근하더니 강제로 내 양볼을 잡고 자신의 혀와 타액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안..안돼..흐읍!"
"쪽..쪽..쩝..츄릅.."

억지로 당한 첫 키스는 달콤했다.
눈앞에 있는 여인은 맛있는 과실도 같았다. 아주 진하고 중독성이 있는 과일 말이다.

-띵..

그녀와 키스하자 순간적으로 머릿속 어딘가가 깨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과거..사냥꾼..아니..나야..

난..악마수집가..악마들을 사냥하고 가둬놓는 존재.

떠올랐다.

-덥썩.

키스하는 아스모데우스의 머리채를 잡고 들어올렸다.

"...꺼져라."
"하아..하아..그 눈빛 그 말투..돌아왔구나. 악마수집가."
"쾌락에 빠지면 끝없이 갈구하는 건 여전하구나. 음욕의 악마 아스모데우스."
"아까와 완전 딴사람이네.  순수하던 20대도 나쁘지 않았는데 말이지."
"장난치지마라. 잠시 정신이 가둬져 있었을 뿐이다."
"히히, 돌아와서 기뻐. 수집가씨."

20년간 학생의 기억과 함께 수천 년전 기억이 일부 되돌아왔다.
눈앞에 있는 악마와 접촉하니 말이다.

"제 발로 찾아오다니 고맙다. 이번엔 찾으러 다닐 필요가 없이 바로 붙잡아두지."
"당해주려고 온거 아니야. 수천 년전 약속 기억하겠지?"
"아스모데우스,  우습게 보지 마. 내 눈앞에서 부모가 죽은걸 본 나야. 절대로 용서 못한다. 모든 악마들은.."
"그때는 악마가 죽인  인정해. 하지만 지금 시대의 김보관이라는 아이의 부모는 누가 죽였는지 모르잖아."
"내 일이니 아주 잘 알지. 비행기 사고로 돌아가셨다. 나의 두 번째 부모님들은.."
"틀렸어, 수상하다는 게  느껴져?"
"수상함...?"
"전생도 그렇고 이번생도 그렇고 부모가다 돌아가셨잖아. 이게 과연 우연일까?"

아스모데우스가 내게 전생과 이번생의 공통점을 말해줬다.
같은 일이  번이나 일어났다는 걸 알려줬다. 확실히 그 부분에서 관심이 갔다.

"...첫 번째 전생은 있을  있는 일이지..  번째 지금은... 조금 이상하군.."
"그게 내가 하고 싶은 말이야. 전생은 우리악마들의 잘못이라고 쳐. 하지만 현재 잘못은 우리들이 아니야."

수집가로서 인생. 즉 전생의 복수는 이미 끝이 났다. 수백 년간 그들의 시간을붙잡아 뒀고 벌어줬으니까.

"그렇다고 해서 악마들을 그냥둘 수는 없다. 인간들을 악하게 만드니까."
"나 참 진짜 옛날사람이잖아. 이봐 이젠 악마로서 힘도 없네요. 누가 악마의힘을 모두 뽑아먹고 죽어버려서 말이야. 지금 악마들은 인간들 옆에서 사는 초라한 신세라고, 그 66군단을 이끄는 탐식의 바알이 지금은 음식점에서 음식을 팔고 있다니까?"

기억이 풀리자 살기로 움직이지 않았던 몸이 움직였다.
바알의 현재 처지를 들으면서 몸을 일으켰다.

"악마의 일은 내 알 바가 아니지."
"그럴 줄 알았어. 그럼 부모를 죽인 건 궁금하겠지?"
"누구지? 당장 말해."
"천사들."

아스모데우스의 말에 어이가 없었다.
악마를 사냥할  있게 도와준 게 천사와 신성국 측인데 그들이 죽였다니 아스모데우스는 나를 너무 쉽게 보고 있었다.

"나를 기만하는 건가? 장난하자는 건가?  주적을 천사들로 만들 생각인거 같은데 나한텐  통해. 악마의 거짓말은 수천 년이 지났어도 뻔하다."
"진짜야. 불행과 죄를 다루는 건 악마들이지 하지만 운명과 시간, 인연을 다루는 존재들은 천사들이라고 말하고 싶어."
"그건..."
"전생과 이번 생. 부모를 죽을 운명으로 만든 존재가 바로 운명을 다스리는 천사의 짓이야."
"뭐..?"

악마의 말을 믿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일리가 있었다.
생각해보면 전생에부모가 악마들에게 죽임을 당했던 날은 내가 15살이 되던 날이었다.
이번생도 역시 15살 중학교 때 두분 다 돌아가셨다. 아스모데우스의 운명이라는 말이 어느 정도 들어맞았다.

"천사들도 그거 숨기려고 기억도 봉인한 거 같고 무기도 뺏은  아닐까?"
"천사들이... 그럴 리가."

천사들의 배신에 무언가 잘못됐다는 걸 인지했다.

"다 믿을 순 없어. 내가 직접 알아보기 전까지."
"그런 말  줄 알고 내가  홀로그램 폰에 다 저장해뒀지. 이거 내가 몰래 신성국 성서서버를 해킹에서 빼낸 정보야."

아스모데우스는 내게 홀로그램 폰을 던져줬다.
눈앞에 있는 천사들에 대한 정보를 봤다. 수많은 사진과 자료를 읽어봤다. 그중에서 눈에 들어오는 문구가 있었다.

[천사들보다 악마의 힘이 강해졌다. 악마들을 억제하기 위해서 한 인간을 이용한다. 출중한 차기 성자. 이를 악마사냥꾼으로 지목한다. 그에게 악마를 죽일 명분을 만들어주고 악마들의 시간을 붙잡아 둘것을 명한다. 대신관.]

"역시 이상하다 했어. 악마들이  손에 잡혀 갇혀있는 동안 천사들은 힘을 키운 거야. 네가 죽고 나서 풀려난 악마와 천사는 또 싸우게 됐지. 당연히 시간을 뺏긴 악마쪽이 참패를 당했고, 악마들은 수천 년간 몰락의 길을 걸었어. 악마들도 이제 헌터라고 불리는 이들보다 조금 강한 수준일 뿐이야. 아니 거의 인간들과 다름없지."
"....믿을수 없군."
"오히려 천사들이 위험해. 정의로운척하는 애들이 다 그런 거야, 정의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하면서 한 사람의 운명을 바꾸는 위험한 짓을 실행해. 내가 아는 천사들은 그런 녀석들이야."

아스모데우스는 악마의 힘을 낮추기 위해 내 운명을 조작했다는 말을 주장하고 있었다.
부모님이 죽는 운명을 만들고 악마에게 복수하도록 만들었다. 거기서 끝났다면 괜찮았을 것다.
 운명은 변하지 않았고 이번생 역시 나의 부모님들은죽었다.

"자료를  믿을 순 없지. 하지만 이게 사실이라면 천사들도 대가를 치러야 할 거다."
"그게 내가 원하던 대답이야."

사실인지 거짓인지 모를 자료를 넘겨주며 나를 찾아온 아스모데우스.
그녀는 처음부터 이걸 원해서 나를 찾아온 거다.

"...그래서 약속. 네가 이겼다고 치자. 여기까지 와서 내게 진실을 보여주고 뭘 가져가려고 하는 거지? 아스모데우스."
"역시 나를  아네. 수집가."

아스모데우스는 말했다.

"단순해 그때처럼 악마들의 주인이 돼 줘야겠어."
"주인..?"

이번에도 아스모데우스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늘 요상한말만 하며 나를 흔들었다.

"내게 또 수집되고 싶다는 소리인가?"
"보시다시피 악마들은 대부분 인간들의 수준이 되었어. 이게다 네가 우리들을 가둬놓고 모든 악마의 힘을 독식하고 봉인했기에 일어난 일이지."
"그렇군.."
"그러니 이번엔 반대로 주인이 되어서 우리들을 키워줘. 예전 악마의 힘이 돌아올 때까지 말이야. 악마들보다 악마를 잘 아는 건 너뿐이니까. 부탁해. 이게 내가 원하는 약속 그러니까 당장..."

아스모데우스는 다시 내 코앞으로 다가왔다.
그건 마치 무언가  참고 있는 표정이다.
내 시선은 그녀의 반쯤 벗겨져있는 육체를 바라보게 됐다.
땀으로 음란하게 젖어있었다.
아까 키스를 끝낸 뒤부터 그녀의 몸이 붉어보였는데 지금도 크게 참고 있었다.

"당장 나랑 섹스해 줘야겠어."

아스모데우스는 침대에서 일어난 나를 다시 침대위로 밀쳤다.
그녀는 자신의 옷을 하나둘씩 벗기시작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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