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8화 〉첫번째 악마. 음욕의 아스모데우스 (8/153)



〈 8화 〉첫번째 악마. 음욕의 아스모데우스

출발한곳은 빅스타팰리스라고 불리는 오피스텔은 꽤나 부유한 이들이 모여 있는 구역이었다.
그래서 가는 길마다 아름다운 공원이나  호수, 분수대가 보였고 학교와 법원, 공공기관들이  보였다.
대형 백화점은 물론 이름난 대학이나 병원, 문화재로 지정된 작은 산까지도 있었다.


이 세상에서 태어나서 처음 보는 고층 건축물들을 구경하면서 도심을 달렸고, 홀로그램 폰에 보이는 좌표근처로 도착할 수 있었다.


'여기 지하철 근처인데..'


남겨진 게이트가 있다는 곳을 찾는 도중 지하철 근처로 찍혀있는걸 보면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저기다.'

보이는  사방으로 노란딱지 경고표시로 울타리가 처져있는 장소가 보였다.


그곳으로 걸어갔다.
가까이 가니 사방으로 막혀있는 콘크리트 건물 주위에 하품을 하면서 두리번거리는 군인들과 경찰들이 보인다.

"어디서 오셨습니까?"
"여기 들어갈려고합니다."
"헌터이십니까?"
"네, 여기요."


홀로그램 폰을 들어서 말을 건네는 군인에게 건네줬다.


-삑.
-삑.


"..김보관..등록일이 오늘.. 네, 확인 되었습니다. 그런데 일행 분들은 있으십니까?"
"혼자인데 괜찮습니다."
"음..기술을 훈련하러 오셨습니까? 알겠습니다. 수련이 끝나면 바로 게이트를 나오시면 됩니다."

공략이 끝난 게이트에 오는 이유가 방금 군인이 말한 정도였나 보다.
하긴 아무것도 없는 게이트에 보상을 바라고 출입할 이유가 없을 테니까.

"게이트를 오픈한다!"

선임으로 보이는 군인의 허가가 떨어지자 주변에 보이는 군인들이 경고문구 울타리를 지나서 콘크리트 건물로 향했다.

그리고 전류가 흐르는 열쇠를 검처럼 꺼내들더니 양옆에 있는 열쇠구멍에 집어넣다.
이후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 콘크리트 건물은 중앙에 문에서 좌우로 열리고 전격이 일어나는 게이트가 눈에 보였다.


"이제 진입 하시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위험경고표시를 지나쳐서 게이트가 보이는 곳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리고 느껴지는 짜릿한 감각.
서서히 게이트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후웅..

몸이 연기가 되어서 다시 몸으로 뭉쳐지는 듯  기묘한 감각.

그러고 나서 눈을 서서히 떴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어떤 지역인지 확인해봤다.

"저번과 같은 밀림인가."

 말은 즉 낮은 레벨의 게이트라는 소리였다.
아마 고블린과도 같은 이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고 예상이 됐다.

온몸의 감각을 풀고 한쪽무릎을 꿇고선 바닥을 봤다.


사람들의 발자국.
길이가 다른 게 한명..두명..여덟명이 들어왔었나.

첫 공략이 이루어지고 다른 헌터들의 발자국까지도 보인다.
일단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네 명의 발자국이  게이트 안을 최초 공략한 헌터팀이라고 예상이 되었다.

많은 발자국 중에서 한 팀으로 이루어진  명의 발자국을 따라서 이동하기로 했다.

-짹짹..
-찍찍..


몬스터가 아닌 짐승, 동물의 울음소리까지 들리는 장소였다.
게이트가 어떤 조건으로 고블린과 같은 이들을 몬스터로 보고 동물과 짐승들을 몬스터로 보지 않는지 아직까지 밝혀진 게 없다고 과학계에서도 말하고 있었다.
어떤 부분에서 구별 짓는지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처음 게이트라는 것도 50년 전에 일어난 일이라 아직까지 긴 역사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알려진 것보다 비밀에 감춰져 있는 것이 더 많았다. 그러니 투자되는 것도 많았고 관심을 보이는 이들도 많았다. 특히나 마석이라는 에너지원에 말이다.


마석의 인기가 많은 만큼 돈이 모였고, 돈이 모이는 만큼 경쟁도 상당히 심했다.
전 세계가 50년 안에 이렇게나 많은 관심을 가지기 것이 처음일거라고 봤다.


"슬슬 사용해볼까."

게이트까지 멀어지고 피부 속에서 악마의 힘을 끌어올렸다.

-후두두둑..

손바닥에서 신경줄 같은 게 일어나더니 채찍으로 변해서 사방으로 흔들거렸다.
예전에 사용했던 사슬형 제노사이드 보다 굵고 껍질촉감이 있었다.
뭐랄까 머리카락 촉수라고 불러야할까 싶었다.


채찍같은 무기를 손으로 잡았다.

과거 아스모데우스가 사용할 때는 분명 수백 개가 튀어나와서 사람들의 머리를 따버리곤 했는데, 나는 아직 하나밖에 사용할 수가 없었다.
힘을 공유하던 아스모데우스 역시도 현재 하나밖에 사용하지 못할 거라고 예상됐다.


아스의 전성기가 떠오르자 지금 힘을 얻었다는 것만으로 만족 할 수가 없었다.


전생에 수많은 시간을 다짐하고 살았다.
악마하나만을 죽이기 위해서 온몸이 찢어져라 훈련하고 수많은 몬스터와 실전 경험을 벌였다.
그때 비하면 지금의 나는 힘도 정신도 부족한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분발하자."

다짐하며 발자국을 계속 따라갔다.

숲의 길을 잊어먹거나 하지는 않았다. 숲에 머물렀던 적이 많아서 꽤나 숲의 길이 밝은 편이었다.
시간이 조금 더 주어진다면 오감이 금세 적응할거다.

***

'버려진 마을인가..'

30분? 1시간? 한참 발자국을 따라가서 도착한 곳은 수십 가구가 보이는 작은 마을이었다.
하지만 집들의 굴뚝엔 모두 연기가 나오지 않았다. 그것만 봐도 버려진 마을이라는 걸 확신했다.
게이트와 연결된 발자국도 여기서 머문 것이 대부분이며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으니 여기에 게이트 보스가 있었다고 본다.

-처벅..처벅..

흉가지대라고 봐야할까.
버려진 마을 안쪽은 무너진 통나무집과 부서진 돌담들이 많이 있다.
그리고 식물들이 자라서 주변 건축물들을 모두 뒤덮고 있었다.
길도 빗물에 의해 망가져서 군데군데 땅이 파여 있었고,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독버섯들도 보였다.


-스으으으..


바람이 분다. 숲이 단체로 움직이자 바람과 잎사귀의 소리가 귀가에 들렸다.

아무도 살고 있지 않는 장소인  같지만..


수백 년간 몬스터와 악마를 수집했던 나다. 대부분의 몬스터는  기억 속에 있었다.
그중에서도 은밀하고 숨는걸, 좋아하는 몬스터를 안다. 그 녀석은 약하고 싸움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에 이 버림받은 마을이나 조용한 동굴 안을 좋아하는 몬스터였다.

'내가 녀석이라면 여기에 있겠지..'

버려진 마을의 골목을 지나가다 마을의 끝.
모서리 부분에 도착했다.


그 모서리 부근에서 저 멀리 보이는 무너진 집이 보였다.
최대한 안쪽으로 향하고 구석 쪽을 중점으로 찾아봤다.


"나와라."


-후두둑..


아스의 능력인 채찍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한 지점을 보고 발사했다.
총알처럼 튀어나가더니 집 옆에 있는 작은 상자에게 날아갔다. 그리곤 상자를 돌돌 말아서 공터로 집어 던졌다.


-타다라랑..!

"기기.."
“한 번에 죽지 않는 다라.. 고블린의 머리도 한 번에 터졌던 힘인데.”

눈앞에 있는 상자가 입구를 벌리고 붉은 두 눈으로 나를 본다.

녀석은 미믹.
고블린과 비슷한 등급의 몬스터다. 물건을 좋아하고 구석 진 곳을 좋아했다.
전생에 버려진 마을이나 오두막을 가보면 미믹 한두 마리씩은 꼭 있었다.


몬스터를 마주한지 이제야 50년 역사를 가진 인간들이다. 숨겨진 몬스터를 찾지 못하는  당연한 일이었다. 아직도 심해나 거대 숲이 있는 아마존에 모든 생명체들을 밝혀내지도 못했는데 게이트 안에 있는 미믹을 발견한다는 거 자체가 용한 일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이런 건 사냥꾼이었던 내가 처리하는 게 좋겠지.'

“기기.”


제법 쌔게 던졌는데 멀쩡하게 일어나는 미믹이다.
미믹은 검은색으로 물든 작은 손과 발을 상자에서 빼냈다.

팔다리가 다 있는 미믹이다.
내가 아는 미믹은 두 발만 있어도 꽤나 오래된 미믹이었다.
하지만 두 손까지 있는 걸로 보아 그보다 더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던 녀석인  분명했다.

몇 년을 묵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30~40년짜리 미믹이라고 예상됐다.

"약한 내게 잘 어울리는 상대군."
"기...기.."

나를 노려보며 작은 두발을 움직인다.
 쪽으로 열심히 뛰어왔다. 느리긴 했지만 나를 압박할만한 살기를 풍기고 있었다.

붉은  눈이 있는 상자 입구에서 무언가를 토해내려고 하는 낌새가 느껴졌다.


그 모습을 보고 온몸에 악마의 힘을 풀었다.
아스와 쾌락을 공유하고 있을 때처럼 악마화가 되지는 않았지만 그때와 비슷한 에너지가 온몸에 뿌려졌다.

이 힘으로 제자리에서 이탈했다.

-투투툭!


날카로운 암기들이 내가 있던 자리에 박혀 들어가 있었다.

살상력은 최소 정예 오크급인가.

홀로 남겨진 게이트 안에서 마을의 장비들을 모두 먹어 치운 게 분명했다. 어쩐지 마을의 입구부터 시작해서 사방에 버려진 도구들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녀석이 다 먹어 치운 것이다.

다시 채찍을 길게 뽑았다.
그리고 미믹에게 달려들었다.

-탁! 탁! 탁!

도심을 질주할 때보다 더 폭발적으로 달렸다.
그리고 날아오는 미믹의 암기를 피한 뒤에 머리 위까지 들어 올린 채찍을 정면으로 갈랐다.

-쫘악!


공기가 찢기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내리꽂았다.
미믹의 정수리에 적중.
충격파가 일어났고 동시에 채찍을 움직여 녀석을 속박했다.


“기..기기.”
“소용없어. 아스모데우스의 채찍은 웬만한 강철보다도 단단해.”


어떻게든 손과 발로 벗어나려고 하지만 점차 힘이 빠지는 게 느껴졌다.

“운이 좋구나. 힘이 부족해서 아직 너를 부술 수가 없다. 하지만 이대로 방치해 둘 수도 없는 일이지.”


내 손에서 처리를 할 수가 없는 녀석이다. 방어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웬만한 힘으로는 녀석에게 흠집조차 나지 않았다. 다시 말해 도움이 필요했다. 내가 할  있는 건 그저 묶어두고 시간을 버는 정도였으니 이대로 아스에게 향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녀라면 미믹을  수 있는 헌터를 소개 시켜줄테니.

다시 마을에서 발자국을 따라 출입구가 있는 게이트로 향했다.
걸어서 왕복만 3시간짜리 게이트였다. 별로 힘들지는 않았다 단지 시간이 조금 아까웠던 게이트였다. 그래도 집안에서 가만히 있는 것보단 조금이라도 능력을 써보고 하루가 지났다는 것에 만족감이 들었다.


“다왔네.”


게이트가 열려 있는 곳에 도착하고 망설임 없이 게이트 밖으로 나갔다.

-지지직..!

게이트 밖으로 나오자, 고층빌딩들이 보이는 내 세계로 돌아왔다. 그리고 뒤쪽에 보이던 게이트가 서서히 닫히는  보였다.

“헌터님이 복귀 하셨습니다!”
“백제길드도 실패했던 게이트가 어떻게..”


선임군인이 놀라면서 내 쪽으로 걸어오는 게 보였다.


“훌륭하십니다. 요즘 게이트 현상의 횟수가 잦아져서 지원병이 점점 딸리던 시점이었는데 정말 감사합니다. 헌터님.”
“도움이 됐다니 다행입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진짜 하루에 12시간을 여기에 있어야하니 정말로 힘들었습니다. 하하.”

최근에 게이트 현상이 늘어난 만큼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군인들과 경찰들이 바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 게이트 입구에서 4교대 아니 3교대 형식으로 의미 없는 게이트를 지키는 것에 불만이 컸다고 말을 했다. 이를 처리해 준 것에 대해서 계속 고마움을 느낀다고 내게 말을 늘어났다.

“그런데  물건은 무엇입니까?”
“이건.. 몬스터를 잡고 나온 상자입니다.”
“상자라 보통은 마석일텐데..흠.. 그렇습니까. 힘드실 텐데 서둘러 복귀하시죠.”
“예, 그럼.”

미믹을 어깨가방처럼 매달아서 걸어갔다.
녀석이 무엇을 가득 가지고 있을까 생각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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