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화 〉두번째 악마. 질투의 레비아탄
거대한 입을 벌린 채로 눈알을 굴리는 오우거 샤크를 바라봤다.
"아무래도 너를 처리해야지 게이트가 열리겠지."
"우우.."
내말을 알아들은 것인가 서서히 소리를 내는 놈이다.
'이 녀석도 제사장 어인처럼 목줄을 채울 수 있을까..'
악마의 힘을 뿜어내서 채찍줄을 꺼내 팔주위에 감았다.
그리고 녀석의 외피의 한 부분을 보고 주먹으로 쳤다.
-파직!
제사장 어인을 잡기 전에는 튕겨 나왔던 주먹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내 힘으로 파고들어갔다.
"우우웅!!"
"오우거 샤크가 움직이잖아! 빨리 피해!"
뒤늦게 나를 쫓아온 레비아탄이 소리쳤다. 다시 한 번 위기가 올 것을 짐작했는지 나를 불렀다.
"내가 해야 해."
음욕의 힘을 끓어 올렸다. 아스모데우스와 수도 없이 승부할 때처럼 말이다.
"순순히 잡혀라."
-보글..보글..
녀석의 외피에서 붉은 거품이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거품이 사방으로 흐르며 나를 거부하려고 한다.
하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녀석을 잡고 싶었다. 아니 잡아야 했다. 제사장 어인만 있다면 반쪽짜리다. 이 녀석과 함께 있어야 하나의 작품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옷과 바지가 한 세트로 있는 것처럼 말이다.
또 이대로 방치한다면 게이트에 오는 헌터들은 모조리 씹혀먹을게 분명했다. 그러니 내손으로 처리해야한다.
"우우우에!!!"
경렬하게 소리치는 오우거 샤크와 함께.
"커억..!"
피를 토하면 무릎을 꿇었다.
'더 이상은..!'
충분히 강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부족한 것인가 덜덜 떨리는 전신을 보고 몇 분 버티지 못할 거라고 느껴졌다.
"이 바보가!"
레비아탄이 내게 달려왔다. 내 얼굴을 두 손으로 부여잡고 피를 토하는 나의 두 눈을 바라봤다.
"안되면 포기할 줄도 알아야지!"
"아니..내가 할일이야. 이런 녀석을 풀어놨다간 많은 헌터가 죽을게 뻔해."
"으으!"
내 고집을 꺾을 수 없다는 걸 알아서 일까 레비아탄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레비아탄 지켜보고만 있어.."
"웃기지마! 혼자서 멍청하게!"
레비아탄은 내 눈을 직시하자. 무언가 각오가 되었다는 표정이 보였다.
소녀는 이내 나의 입술을 보고 다가왔다.
씁쓸한 피맛 속에 사이다처럼 톡 쏘는 맛이 입안으로 들어왔다.
고통이 사르르 녹아내리고 머릿속이 화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고통을 치유하는 듯한 기분이다.
그리고 나서 레비아탄이 뚜렷하게 보였다.
그녀의 두 눈에 강한 힘이 느껴졌다.
바닷빛 두 눈동자가 보였고, 그 눈동자 좌우로 퍼지는 연기가 마치 심해보다 더 깊어보였다.
"멍청이. 보고 있으라고 그렇게 악마힘을 무식하게 쓰는 게 아니야."
자리에서 일어나는 레비아탄은 뒤로 돌아 오우거 샤크를 바라봤다.
"나 많이 참았어. 그러니 알아서 꿇어."
"우우우~"
아까전 자신을 붙잡고 늘어져도 입조차 열지 못했던 꼬마소녀.
소녀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오우거 샤크는 소리를 냈다.
"건방지네."
레비아탄 몸에서 차갑게 흐르는 악마의 힘이 보였다.
원래 내 속에 봉인 되었던 레비아탄의 악마힘.. 즉 레비아탄이 다뤘던 본래의 힘이었다.
악마의 힘은 숨 쉬는 듯이 자연스럽게 오른손에 집중되었고, 손바닥을 들어서 오우거 샤크의 뺨을 쳤다.
-짜아악!
부딪친 순간 터져나가는 충격파와 함께 오우거 샤크의 거대한 눈알이 튀어나와 바닥을 굴렀다.
오른쪽이 함몰되며 자리에서 옮겨진 녀석은 이빨이 우수수 떨어지며 거대한 몸체가 해안가에서 움직였다.
"욱...우우..!"
"다시 한 번만 말할 거야. 알아서 기어."
"우에엥!!"
오우거 샤크는 웃기지 말라는 듯 입을 크게 열고 바다코끼리처럼 레비아탄에게 달려들었다.
단번에 먹어 치우겠다는 듯이 말이다.
"멍청하긴. 물이 있는 곳에선 난 무적이야."
-쏴아아!
녀석이 달려 올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는 듯이 엄청난 용량의 바닷물을 하늘로 끌어올렸다.
하늘로 들어 올린 바닷물이 하나의 거인발이 되었다.
“방해돼.”
레비아탄의 손짓에 따라 하늘에서 지상으로 떨어졌다.
-쿠쿵!!
"흐읍.!"
거대한 먼지 폭풍에 눈을 시야가 사라졌다. 레비아탄이 서있는 좌우로 엄청난 바닷물이 갈라지며 흐른다.
-쏴아아...쏴아아...
시간이 지나자 해안가가 다시 나타났다.
하지만 내가 알던 해안가가 아니었다. 모래위에 거대한 물길이 생긴 게 보였다.
"사역마를 만들 때는 이렇게 하는 거야."
바다빛 두 눈동자로 바닥에 쓰러져 있는 나를 바라보고 있는 소녀.
그 소녀는 질투의 귀족악마 레비아탄이었다.
***
오우거 샤크를 잡고 나니 게이트가 열렸다.
나만 몸이 만신창이가 된 채로 아스의 오피스텔로 돌아가게 됐다.
"후우.."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거실 소파 위에 누우며 한숨이 나왔다.
악마의 힘을 과하게 사용해서 지친것도 있고, 같은 힘으로 거대한 힘을 사용한 레비아탄을 보고선 내 자신에게 아쉬움도 생겼다.
고블린의 머리통을 날려 버렸을 때부터였나.. 과도한 힘이 사용되는걸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내가 가진 평범한 인간의 오감으론 적절한 감을 잡기 힘들었다.
거기서부터 잘못되고 있던 거다.
"힘을 얻는 것보다 내게 필요한건 힘 조절인가.."
내 몸에 강력한 귀족악마들의 힘을 품고 있지만 아직 모르는 게 많았다.
악마들을 수집하고 악마들을 100% 안다고 생각했는데 레비아탄을 보고 많은걸 느낀 날이었다.
-끼익..철걱.
"뭐야 왜, 그러고 있어."
"...그냥, 답답하네."
레비아탄이 방안에서 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소녀가 내게 말을 걸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난 빈 천장만을 바라보며 멍하니 있었다.
"아스모데우스는 오늘 못 들어온데 해외 투자자들과 긴 미팅이 있다고 해서."
"그래..."
여사장의 위치를 가지고 있는 만큼 바쁜 그녀였다.
정말로 악마인지 사람인지 모를 정도로 열심히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니까.. 오늘은 나랑 자도 돼.."
"그래...뭐?"
멍하게 천장을 보다가 머리에 누군가 탄산을 던진듯 했다.
"약속한 거야..."
잘못 들었나 싶어 누워있던 자세에서 바른 자세로 일어나 레비아탄을 바라봤다.
무언가 부끄럽다는 듯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그것도 그거지만 레비아탄의 외적인 모습이 상당히 야했다.
팬티만 달랑 입고 있는지 살구색 두 다리와 발이 보였다.
엉덩이를 지나서 허벅지까지 내려오는 슬림 긴팔티만을 입고 있었다.
긴팔티가 몸매가 다 보일정도로 짝 달라붙어서 커다란 가슴과 골반라인이 독보였다.
"그게 무슨 소리인 줄 알아? 그렇게 되면 너도."
"나도 아스처럼 됐어.."
"어?"
"아스처럼 됐다고! 키스하고부터 몸도 마음도 너를 원하게 됐으니까! 책임지라고!"
레비아탄은 참기 힘든지 나를 보고 화내며 말을했다.
다 내탓이라고 소리치면서 말이다.
말이 끝나니 소녀의 허벅지 사이에서 무언가 흐르는 게 보였다.
무언가 음란한 느낌이다.
레비아탄에게서 말이다.
"이제 나도 그 계약이라는 거 지킬 테고 함께 할 테니까 힘이 필요해 그러니까.."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며 고개를 들어 올려 응시하는 레비아탄이 보인다.
"아스한테 한 것처럼 나랑도 섹스해."
앵두같이 붉게 물든 레비아탄이다.
그녀도 봉인된 자신의 힘을 맛봐서 그런가.
자신의 힘을 더 맛보고 싶어한다는걸 알았다.
인상쓴 표정과 흥분한 상태로 나를 바라봤다.
소녀가 나에게 끌리는 것처럼 나도 저런 모습을 보고 심장이 떨리기 시작했다.
마치 아스모데우스를 봤을 때처럼 말이다. 자연스럽게 내 성기도 부풀기 시작했고, 어떻게 해야 저 귀여운 여악마를 감동 시켜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 찼다.
"젠장.."
이성적으로 판단을 뛰어넘는 감정과 본능이 올라왔다. 또 오우거 샤크과 싸울때처럼 내 자신에게 또 지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막지마.. 당연한 거야 강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처럼.. 본능이 더 큰 힘을 원하니까, 서로 끌리는 거야."
레비아탄은 내 상태를 아는 것인지.
오히려 나를 위로 해준다.
내게 다가와서 내 머리를 안아줬다.
-스윽..
긴면티 너머로 느껴지는 거대한 볼륨감에 나는 이성보다 감각에 집중하게 됐다.
살과의 마찰과 반응들에 나도 모르게 혀가 입 밖으로 나왔다. 소녀의 옷 너머로 핥았고 젖꼭지라고 예상되는 곳에 머물렀다. 그리고 레비아탄의 반응을 봤다.
"흐이..하..아..하아.."
레비아탄도 지금은 본능에 먹힌 것인지 평소의 틱틱거리는 모습이 완전히 지워져 있었다.
오히려 나의 응어리를 들어주고 받아주려는 모습이다.
"아..앗.."
자극이 심해지자 레비아탄은 내 머리를 살짝 밀치고선 멀어졌다.
"미..미안.."
본능 속에서 제 정신이 살짝 돌아온 것인지 다시 거부하는 모습이다.
"아니야."
미소를 지으며 소파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살짝 얼어있는 레비아탄 앞으로 걸어갔다.
나보다 한 얼굴크기정도 작은 키를 가진 미소녀.
-처벅..처벅..
"왜..왜 그래.."
소녀의 마음이 느껴졌다.
강하게 나를 밀어붙여 달라고 내게 말을 한다.
그렇다면 당신에게 모든 걸 주겠다고 말이다.
악마는 이성이 아니라 본능대로.. 느낌대로.. 하지만 잘 조절해라.
레비아탄을 서서히 밀며 두 팔을 잡고 들어올렸다.
그리고 계속 앞으로 가니 벽에 도달해서 붙었다.
-탁! 또르르.. 뿅..
"안녕하세요. 이수아기자 입니다. 내일부터 시작되는 고구려 아카데미 입학식에 많은 헌터들이 모여든다고 합니다. 18일 해외교육지원청에 따르면 피자 하이스쿨에서 3명, 피라미드 스쿨 2명.. 캥거루 스쿨에서 2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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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를 벽에 밀치자 리모컨이 떨어지며 티비가 켜졌다. 하지만 뉴스의 내용이 들리지 않았다. 신경조차도 쓰지 않았다.
그저 소녀의 마음소리만 들렸고 내 마음만 들릴 뿐이었다.
"..흐..흐..읏.."
붙잡힌 두 손목이 소녀의 정수리 위에 교차시키고 한손으로 잡았다.
소녀가 어떻게든 내게서 빠져 나가려고 했지만 불가능했다.
한손에 여유가 생긴 나는 마구 움직이는 소녀의 얼굴을 잡고 귀를 지나서 턱을 붙잡았다.
어쩔 수 없이 나를 바라보게 되는 두 눈동자.
정확하게 나를 바라봤다.
“예전처럼 내 것이 되겠어? 레비아탄?”
"...좋아."
소녀는 내 눈동자를 보자 쾌락에 떨어졌다.
최면이라도 걸린 듯이 내 눈을 계속 바라봤다. 그리고 허락한다는 말이 들려왔다.
허락에 입술을 앞으로 들어갔다.
"츄릅.."
입맞춤이 시작되자 음란한 소리가 거실에 퍼지기 시작했다.
스르륵, 옷이 벗겨지는 소리가 들렸다.
한 손에 붙잡힌 소녀의 하늘색 팬티가 바닥에 떨어졌다.
"이번 입학생 리스트만 들어도 역대급 헌터 신입생들만이 모일 것으로 보입니다."
"츄릅..츄릅.."
"흐아앙.."
"그중에서도.."
티비에서는 잘생긴 미남자의 사진이 나타났다.
"나를.. 조여줘.. 진정시켜줘.."
"그럼 원하는 만큼 성의를 보여야겠지. 레비아탄."
"으응..."
"세계가 주목하는 이는 다름 아닌 고구려 길드의 창립자 그의 후계자인 정태식 후보생이라고 하는데요. 과연 기대가 되는 헌터입니다. 어쩌면 이 어지러운 세계에 따뜻한 바람이 불러일으킬지도 모르겠습니다."
소녀는 두 팔이 잡아당겨져 속박되어 있었다.
그러니 머리만을 움직일 수 있었다.
소녀는 고개를 숙였다. 내 허리도 그녀에게로 올렸다.
소녀는 리본매듭으로 묶여있는 바지를 이빨로 풀고선 안에 있는 내용물을 본능적으로 찾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