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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화 〉성장 (20/153)



〈 20화 〉성장

계단위에 쓰러져있는 제사장 어인과 전신이 피떡이 된 악마 카임이 스르르 채찍의 모습이 되었고 이후 휴식 중인 나에게 기어 돌아왔다.

"어떻게  거야."
"카임이 나를 습격했어. 악마의 힘을 가진 채로 말이야."
"그럴 리가 없을텐데.."
"우리가 모르는 건 이제 알게 되겠지."

나는 족쇄가 채워진 카임에게서 느껴지는 기억과 공유됐다.

...

그늘 속에 가려진 로브를 쓴 여인이 보였다.
 여인은카임 앞에 섰다.

"53위 악행의 악마 카임. 힘을 빼앗긴 악마여 내가힘을 주겠다. 자신의 욕망을 실현시켜라."

여인은 로브 속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그건 나도 알고 있는 물건이었다.

바로 책이었다.
그냥 책이 아닌 내가 신성국에서 받은 것이다.
솔로몬의 작은 열쇠라 불리며 진짜 이름은 마도서 레메게톤.
이 책은 모든 악마들의 기록이되어있었다.
처음 아스모데우스도 흥미를 가졌던 책이기도 했다.

그걸 카임이 본 여인이 가지고 있었다.
원래는 내가 가지고 있던 마도서였고, 악마의 힘을 줄 정도로 힘을 가진 마도서가 아니었다.
그저 악마가 기록된 책일 뿐. 하지만 마도서에서 뿜어져 나오는 악마의 기운은 카임에게 힘을 건네줬다.

"수상한 여인이 내 마도서를 가지고 있어."
"악마들이 모두 기록되었다는 그 마도서요?"

 마도서의 힘으로 악마들의 힘을 이끌었다고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마도서가 악마의 힘을 주입해줄 정도로 힘을 가지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상당히 위험한 일이었다.

"악마들이 가지고 있을 확률이 크긴 한데.. 왠지 모르게 악마 쪽은 아닌 것같아."
"설마..천사일까요?"
"그럴 가능성도 있지.. 그런데 악마를 깨우는 천사가 과연 있을까?"
"맞는 말이지. 그렇다면 나머지는 한종족뿐인데.."
"인간이겠지. 그것도 신성국 측."

지금까지 천사와 악마만 신경 쓰던 나다.
헌데 유일하게 관심 밖이었던 인간이 악마의 힘을 주는 행동을 보이고 있다는 것에 머리가 아파왔다.

"수천 년이 지나면서 인간역시타락한 건가."
"천사도 주인의 운명을 바꿨잖아요, 인간이 못할 리가 없죠."
"그렇겠지.. 악마보다 더 악해질 수 있는 게 인간이니까."

나는 내 피 묻은 손을 보며 어느 정도 납득했다.
나조차도 악마의 편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이라고 그렇지 않다는 건 이상한 소리였다.
당연하게도 수천 년이 지난 지금 인간들 역시 변화하고 있다는 말이었다.

"카임이 아카데미에 있었다는 것에 의문이 들어, 어쩌면 고구려 길드와 연관이 있을지도 모르지."
"조사해볼게요. 당신을 이렇게 만들어 놨다는 것에 화가 났거든요."

아스는 웃고 있지만 고통이 느껴질 만한 쾌감을 주위에 뿌리고 있었다.

"진정해.. 우리 아직 힘을 키울 시간이 필요하니까."
"네, 조용히 알아볼게요."

금세 음욕의 힘을 재흡수하는 아스다.

"그런데 이거 어떻게 하지.."

너부러진 비상계단 심지어 내가 바닥을 두드린 곳은 구멍이 뚫려서 아래층 계단까지 보이고 있었다.

"걱정마세요. 이런데 쓸려고 재물을모아둔거기도 하거든요. 돈이 있으면 여러모로 쓸데가 많아서요."
"미래를 준비한 건가. 아스."
"후후, 어때요 천사 같아요?"
"어느 부분에서는 천사보다 유능하네."
"쿡쿡."

전투 후의 긴장을 풀며 아스와 함께 비상계단에서 벗어났다.

...

그 위층 계단에서 둘을 지켜보던 로브를 쓴 여인.
금빛머리칼을 흘리면서 비상문을 열고 들어갔다.

-끼익..철컥..

***

악마 카임을 만나고 녀석을 상대했다.
죽을 위기가있었지만 녀석을 제사장 어인처럼 붙잡을 수 있었다. 이로서 수집품이 하나  늘었다.

아스의 애무로 음욕의 힘을 증폭시켰고 몸이 빠르게 회복되었다.
강실장님이 도착해서 무사히 현장을 정리시키고 나와 아스는 오피스텔로 향했다.

"그러니까 앞으로 조심해야해 레비아탄. 어디서 우리를 노리고 있을지 몰라."
"흥! 그런 조무래기 악마들 수백이 쳐들어와도  상대가 안 돼."

오피스텔로 들어서니 레비아탄이 나를 틱틱거리며 반겨줬다.
그리고 오늘일이 어땠는지 꼬치꼬치 물어왔다. 내가 어떻게 하루를 보냈는지 궁금했나보다.
그러던 중 악마의 습격을 알려줬고 레비아탄에게 주의하라고 말해주는 중이다.
레비아탄은 그러거나 말거나 태평한 표정이다. 오히려 덤벼 볼 테면 덤벼보라는식이었다.

위험한 생각  자만이었지만 레비아탄정도면 충분히 자만할만 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루시퍼를 위해 정말로 수백 아니 수천의 악마를 상대했다고 말했으니까.

"그러니까 루시퍼한테 뒤통수 맞은 거야 레비아탄."
"뭐어! 이게 정말!"

아스모데우스가 그 꼬락서니를 보기 싫은지 트집을 잡았다.

"아주 눈물을  빼 줄테다!"
"후후."

결국  이렇게 되네..

서로 소파쿠션을 이리저리 던지면서 난리를 치고 있다.
나는 그 가운데에서 의미 없는 구경을 하고 있었다.

"저기 둘!"
"으응?"
"어?"

사실은 싸우는 모습이지만 서로 입과 가슴을 손으로 붙잡으며 레즈틱한 분위기의 아스와 레비아탄은 나를 바라봤다.

"나한테 악마의 힘을 쓰는 법 좀 알려줘."

내 제안에 아스와 레비아탄은 서로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밥부터 먹을까요?”

아스는 웃으면서 냉장고를 열었다.
그 안에는 다양한 해산물들이 싱싱하게 남아있었다.

“또..”

***

힘들었지만 식사를  후에 오피스텔 지하로 왔다.
그곳에 비어있는 넓은 창고가 있다고 아스가 말을 했으니까.

-틱틱틱..

천천히 깜박이면서 불이 켜졌다.
상당히 넓은 공간이 보였다. 나와 함께 따라온 간편한 복장을 입은 아스와 레비아탄도 함께 지하실로 왔다.

"나쁘지 않은데?"
"만족하셨다니 기쁘네요."

아스가 나를 바라보며 웃었다.
칭찬받은 아스를 보던 레비아탄이 질투하면서 나를 바라봤다.

"흥, 이런 것즈음 나도 마석 팔아서 하나 사줄 수 있다고."
"후후, 레비아탄 현재가 중요한 법이야."
"금방 따라잡을 수 있어. 좋은 돈벌이 방법을 알게 되었으니까. 두고 보라고."
"그래~ 노력해봐."

레비아탄이 가소롭게 바라보는 아스모데우스다.
지금까지 루시퍼만 올인하고 쫓아다녀서 사회적 능력이 많이 뒤쳐지는 레비아탄이었다.
그걸 알고 있는 아스는 자신을 따라오려면 한세월 걸릴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철컥.

아스는 문을 걸어 잠그면서 몸을 돌아서 내 쪽으로 왔다.

"안경은  뭐야."
"어린애들은 몰라도 되는 거지."
"어린애 아니거든!"

아스는 둥근 모양테를 가진 안경을 쓰고 있었다.
분명 방금 전까지 없었는데 말이다.

"무엇이 궁금하나요? 김보관 학생."

아스는 신입생 환영회를 갔다 와서 그런지 가르치는 선생을 보고감명 받았나보다.

"어울리긴 하네."
"선생한테 반말이라니, 학생 혼내줘야겠는걸?"

선생님 컨셉에 잡아먹혔는지 내게 다가와서 엉덩이를 톡하고 친다.
아무래도 어울려 줘야할 듯싶다.

"선생님 저는 악마의 힘을 좀  세밀하게 쓰고 싶습니다."
"음.. 인간이면 꽤나 어려울 수도 있겠구나? 그래 악마힘에선 내가 전문이니까 잘 찾아왔단다."

안경알이 없는 상태로 윙크를 했다.

"그래서 뭘 알고 싶은데?"

레비아탄은 아스의 연기에 잡아먹히지 않고 퉁명스럽게 대답한다.

"악마의 힘을 사용하는데 뭔가 자연스럽지 않다고 해야할까. 반응도  박자씩 느린 거 같고, 꼭 게임 속에서 렉이 걸리는 거 같아 답답해."

“둔하고..”
“답답하다라.”

내 속사정을 말을 하니 아스와 레비아탄이 자신의 일처럼 깊게 고민하는 게 느껴졌다.
왠지 모르게 둘이 이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었다.

"잘 모르겠으니까 한번 대련해볼래요?"
"좋아, 한번 싸워보면  수 있지."

아스와 레비아탄이 오랜만에 의견이일치가 되었다.
어쩌면 이번이 처음일지도..

아스가 먼저  앞에 섰다.

"천천히 보여주세요. 학생."

-끄덕.

악마의 힘을 사용했다.
일단 내가 아는 방법인 욕구와 욕망대로 움직였다. 채찍을 만들어내고 내 특유의 전투 자세를 취했다.

아스모데우스의 능력이기도 하며 내가 처음 사용한 능력을 보여줬다.

붙잡는다.

튀어나가는 채찍은 안경 여선생님 제복을 입은 아스에게로 날아갔다.

-후웅!

아스는 여유롭게 피했다.

"다시 보여주세요."
"흐읍!"

이번에 더 강한 일격을 날렸다.
공기가 터져 사방에서 느껴질 정도로 말이다.

-휘익 짝!

하지만 이번에도 바닥을 치며 빗나갔다.

'몸이 둔해. 젠장.'

특별히 몸이 아픈 것도 아니다. 강력한 힘을 그대로였지만 무언가 어색하고 한 박자 느리게만 느껴졌다. 그리고 내 힘이 아닌 거처럼 어색했다.
고블린의 머리를 터트릴 정도로  조절이  안됐고 이상했다.

"음..그럼.."

아스는 그렇게 상황을 보다가 이내 움직였다.
나와 같은 채찍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나와 똑같이 내려쳤다. 하지만 나와는 다른 빠르기였다. 채찍은 바람처럼 움직이며 사방으로 휘날리는 게 보였다.

"흡!"

바닥을 구르며 아스의 공격을 피했다.

"다시."

-휘익! 짝!

이번엔 채찍으로 이용해서 막아보려고 했다.

하지만..

"어엇!"

채찍의 허공에서 한번 굴절하더니 내 허벅지를 붙잡았다.

그리곤 멋없게 엉덩방아를 찍었다.

"흐.."
"뭔가 이상하네."
"그러게. 왜 저렇게 느리지?"

아스와 레비아탄은 무언가 느리다고 말하고 있었다.
내가 느낀 그대로 말이다.

"확실히 이상하네요. 주인과 처음 섹스할때 사용했던 채찍속도와 반응이랑 완전히 다르고요. 그때이후 무슨 변화가 있었나요?"
"내 양손목을... 붙잡을 때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 허접해보이고 약해."

아쉽다는 나를 바라보는 아스모데우스와 레비아탄이다.

"뭐가 문제 일까..?"
"뭔가  번씩 걸러져서 움직인다는 느낌이 강하네요."
"맞아, 그 느낌이야."

'한 번 걸러진다..'

그녀들의 말을 곱씹어봤다.
천사의 힘은 바램이었다. 그렇게 사용만 해도 무기 스스로 내 의도를 정확하게 알고 있었고, 내가 생각했던 미래와 비슷하게 표현됐다.

반면에 악마의 힘은 달랐다. 바람이 아니라 내가 직접 한다는 느낌이 강했다. 채찍을 만들어 내는 것부터 시작해서 몸을 움직이고 채찍으로 공격하기까지 말이다.

그뿐만 아니라 동작 중에 내 욕구나 욕망이 있어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답까지 내놓은 나였다.

힘을 쓸  있었다. 하지만 이 이상 자연스럽게 좀 더 세밀하고 빠르게는 불가능했다.  성장이 멈췄다는 말이었다.

이것 때문에 마치 내가 아닌듯한 느낌을 불러왔다.

분명 봉인된 힘을 사용하는 사용자로서 악마의 힘을 다루지 못한다는 것에 답답했다.

"아하, 혹시 이거 어떨까 레비아탄 귀 좀."
"뭔데 그래.."

레비아탄은 아스가 수상하게 움직여서 이상한 짓을 할까 괜히 의심했다.
그래도 귀를 가져다 대며 이야기는 들어본다.

"...미쳤어!?"
"왜? 도와주기 싫어? 일이 잘되면 빨리 끝나서 함께 잘 시간이 늘어날지도 모르잖아."
"그...그건 맞지만.."
"왜 민망해? 이미 처녀도 아닌데 뭐가 부끄러워."
"흐..흥! 전혀! 오히려 저쪽이 매달리지 않는 이상 나는 싫다고!"
"그으래?"
"으흥!"
"정말로?"
"으으.. 알겠다고! 하면 되잖아!"

얼굴이 붉어지면서 짜증을 부리는 레비아탄이다.

"지금.. 뭐하는 거야?"

레비아탄은 서서히 자신의 돌핀팬츠를 내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나를 붉은 얼굴로 바라봤다.

"빨...빨리 끝나고 쉬고 싶어서 하는 거야.."

부끄러움을 가득 가지고 있는 레비아탄이 나를 바라봤다. 소녀의 훌륭한 모습 때문인가. 나도 흥분되기 시작했다. 소녀의 행동, 모습을 보고 온몸에 열기가 올라가는 게 느껴졌다.

왠지 모르게 밀폐된 공간 안에서저렇게 행동하니, 침이 계속 생겼다. 지금도 계속 침을 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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