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2화 〉성장 (22/153)



〈 22화 〉성장

레비아탄의 하복부에서 성기를 빼냈다.
그러자 레비아탄과 흡사한 푸른 날개와 긴 뿔이 사라지는  느껴졌다.

-울컥.

사정액과 함께 몸을 부르르 떨며 바닥에 쓰러지는 레비아탄을 신경  겨를도 없이 몸에서 무언가가 일어난다.

-우우웅!

다시  안에 악마의 힘이 몰리기 시작했다.
1분 동안 사용할  있는 악마힘이 다시 회복되는 느낌이 들었다.
아니 이제는 2분 이상 됐다. 아스의 힘과 더불어 레비아탄의 힘으로 충전한 것이다.

'힘을 쓴 만큼 나도 악마들이 필요한 건가..'

충전된 힘으로 왼손바닥을 집중시켜봤다. 푸른 물이 모여들었다. 이건 바로 레비아탄의 힘이었다. 처음 써보는 힘이었지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물이 사라지면서 채찍을 만들어냈다.
아스모데우스의 힘이 깨어났다.

'힘도 수집하고..'

신기한 성장이었다. 악마화가 된 악마들과 성관계를 맺으면 힘을 커진다는 게 말이다.
처음 아스가 말한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카임의 힘은 어떻게 사용하는 거지?

아카데미에서 잡은 악마가 또 있었다.
녀석의 힘을 사용하고 싶었다. 수십 발이 쏴지는 깃털과 예리한 단검을 말이다.

-휘휘휙!

왼손에 들려있는 채찍이 검게 물들더니 3개의 깃털이 손가락 사이에 잡혔다.

'깃털을 직접 던져 표창처럼 쓰라는 거군.'

그리고 오른손엔 카임이 쓰던 단검이 잡혀있었다.

"으음.. 따로따로 악마의 힘을 써야 하나보네."

레비아탄과 아스모데우스, 카임, 제사장 어인의 힘을 동시에 사용할 수가 없었다.
악마힘을 교체하며 사용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어떤 원리로 변형되고 힘이 끌어 나오는지는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해보였다.

-획획씨이잉획..

단검을 이리저리 굴리면서 허공에 던졌다.
그리고 허공에서 사라지더니 다시 내손에 나타났다.

'왠지 사냥꾼시절 때로 돌아간 기분이야.'

전생에는 숲속에서 살던 나였다. 숲속에서 살기 위해서 함정이나 암기들 그리고 활이나 단검등등 인간의 도구를 주로 사용했었다.

천사의 무기는 그저 악마들을 잡는 데만 쓰기로 맹세했기에, 인간들의 도구로만 숲에서 살아갔었다. 이곳저곳 떠돌아다닌 만큼 다양한 무기를 다룰 수 있는 나다.

이 단감은 그때 기억을 떠올리게 해주었다.

-툭..

"응?"
"후아..후아.."

추하게 묶여있는 아스모데우스가 어느 순간 애벌레처럼 기어서 발 앞까지 와있었다.
마치 주인을 따라다니는 애완동물 같았다.

"주인님.. 나도 레비아탄이랑 같은 거 해주세요."

선생님 컨셉은 어느 순간 그만뒀는지 이제는 신경 쓰지 않고 내게 애원하면서 관계를 가지고 싶어 했다.

-주르륵..

그녀의 상태를 보아하니 상당히 기다린듯했다. 그리고 나도 그녀와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여기까지 와서 도와준 만큼 충분히 귀여워 해줘야겠지.

-씨잉.

나는 단검을 들어 아스의 목덜미를 스쳤다.
채찍 줄을 끊어졌고 팔다리가 자유로워진 아스였다.

이어서 미녀를 내 품에 안기게 만들고 깊은 키스로 관계를 시작했다.

"츄릅..쪽.."

***

-끼이익..

"으응! 차!"

지하실에 문이 열렸다. 두 여인이 보였다.
안에서 레비아탄이 개운한지 기지개를 피면서 걸어 나왔다.
아스모데우스의 등에는 소년이 업혀서 잠들었다.

"어제보다 힘이 강해진 거 같네. 정액에 찌든 방이나 옷을 청소하는 것도 쉬워졌고.."
"주인에게 봉인된 악마힘과 함께 성장해서 그런 거지."
"진짜 키워진다는 느낌이야. 왠지 짜증나."
"좋으면서 그런  아니고?"
"흥! 루시퍼님과 만날 때까지만이야!"

레비아탄은 좋은 상황인데도 못마땅하다고 말한다.
얼굴을 붉히면서 말이다.

"맞다.. 아스모데우스 나 마지막으로 한번만 도와줘."
"무슨일을.. 벌이려는 건 아니지?"
"아니야, 게이트 안에 들어가는데, 인간이 헌터 브이로그인가 뭔가 찍어달라고 해서 말이야."
"헌터 브이로그? 게이트 안에서 전투를 찍는 거 말하는 거야? 그걸 왜 찍는데?"
"찍어주면 돈 준다고 하잖아. 말했지? 너보다 좋은 집에서 살겠다고."
"그거 진심이었어?"
"흥! 나를 물로 보지 말라고."

약간 수상한지 아스모데우스는 생각했다.
그러면서 무언가 떠올라 콧소리를 냈다.

"흐응.. 생각해보니 진짜 돈벌이가 될 만하네."
"뭐가 있는 거야?"
"악마의 힘도   있겠다... 확실히."
"뭔데 그래?"
"사람들 중에 가끔 있어, 헌터능력자들을 영상물로 만들어서 돈을 버는 인간들이 있거든. 너 게이트에서 멋지게 한번 싸웠나봐. 인간들이 먼저 제안을 해온걸 보면."
"나보다 잘 싸우면 질투.. 나니까. 당연히 멋있게 싸워야지."
"후후, 재미있겠네. 좋아 이번만 도와줄게 방송장비, 방송 팀을 보내주면 되겠어?"

고개를 끄덕이는 레비아탄이었다.

밤새도록 주인에게 시달린 둘이었지만 어쩐지 컨디션은 최고였다. 두뇌가 빠르게 돌아갔다.
정신적인 스트레스 0부터 시작했고  상태도 최고. 둘은 하루를 보내기 위해서 움직였다.

***

눈앞에 거대한 빌딩이 보였다. 내가 있는 곳은 고구려 아카데미 교문이다.

 수업이 오늘부터 시작되었고, 이곳에서 지내면서 많은 것들을 성장시켜 나갈 것이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준비할게 많았다.
게이트 허가증을 받기위해 아카데미 등수 10위안에 들기, 내가 가진 악마힘을 연구하기, 암살하러오는 악마들을 처리하기, 천사들 조심하기, 악마들을 키우기 위해 관계가지기, 그리고 어제 봤던 내 마도서를 가진 인간 찾기... 정도가 있었다.

내가 스스로 만든 숙제들이었다.
차근차근 해결해 나간다면 언젠가 끝에 도달할거라고 봤다.

고개를 숙여 내 몸을 바라봤다.
검은색과 노란색으로 디자인된 고구려 아카데미의 제복이보였다.
군복이나 교복같이 헌터를 나타내는 마크가 내 어깨에 박혀있었다.
작지만 옷 하나로 소속감을 느끼게 해준다.

-토톡.

안주머니에서 작게 울리는 홀로그램폰을 꺼내들었다.

[약속녀 : 오늘도 화이팅~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연락해주세요 언제든지 달려갈 테니까요.]
[나 :  그런데 나 오늘 조금 늦을 거야.]
[약속녀 : 어디 가시나요?]
[나 : 태식이랑 저녁약속있어.]
[약속녀 : 알겠어요. 그럼 들어올 때 연락주세요. 남자혼자 밤길은 위험하니까요.]
[나 : 아하하.. 그래]
[약속녀 : 꼭이에요. 주인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누나는 매우 슬플 거랍니다.]

주인보호본능이 충실한 아스였다. 뭐랄까 꼭 사촌 누나 같다고 해야 할까. 물론 사촌누나가 있어 본적이 없었지만.. 이런 느낌이 들지 않을까.

메시지를 끝냈다.
슬슬 들어가 보자.

다양한 헌터 연습생들과 함께 아카데미로 들어섰다.
교문을 지나쳐서 C-3반이 있는 13층으로 향해야했다.

"어제 게이트 어땠냐."
"그저 그렇지 뭐."

"어때요, 근처 카페에서 커피한잔 하실래요?"
"호호.. 저야 좋죠."

벌써 친해진 이들끼리 모여 있는 것도 보이고 남녀가 서로 웃으면서 관계를 시작하려는 이들도 여럿 보였다.

학교나 여기나 비슷한 느낌이었다. 마음이 맞는 이들끼리 모이거나, 공부나 헌터라는 중요한 일보다는 본능적인 이끌림을 선호하는 이들이 있었다.

-26층
-14층
-33층
-8층

승강기를 보니 이미 윗층으로 향하고 있었다.

'2층이었지..'

기다리는 것보다 내가 스스로 올라가는 게 맞는다는 생각에 걸어서 올라가기로 했다.
겸사겸사 훈련에 일종이라고 생각도 하면서 몸을 움직였다.

연습생들을 지나쳐서 비상계단 위로 올라갔다.

-턱턱..

'저 애는..'

계단을 올라가면서 계단 중간에 한 사람을 내려오는 걸 바라봤다.

여자애였다. 레비아탄보다 살짝 키가 크고 아스보다는 작은 여자애였다.
나와는 다르게 밑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여자애와 지나가면서 코 안에 풀 향이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아봤다.
하지만 여자애는 평범하게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익숙하다.

어디선가 맡아본 냄새였다.
향수 같은  아니었다. 전생.. 숲속에 살았던 내가 맡아본 냄새와 흡사했다.

어디였지..누구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적대적인 느낌보다는 안부를 묻는 사이였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착각한 것일 수도 있고..

고개를 다시 계단위로 돌리며 발걸음을 옮겼다.

"저기요."

옮기려는 찰나 계단 아래에서 여자애가 나를 불렀다.

"네?"
"혹시 저 아세요?"
"아뇨. 알지는 못하지만 왠지 친숙하달까."
"아..그러세요.. 그럼 혹시 연락처라도  수 있을까요?"
"연락처요?"
"저.. 그런 뜻이 있는 게 아니라 왠지 알아둬야 할 거 같아서요."

여자애가 먼저 강하게 어필해 왔다.
서로에게 끌리는 게 있나보다. 그게 뭔지 서로가 모르고 있었지만 말이다.

"여기 적어드렸어요."
"아, 감사합니다. 혹시 이름이.. 등록해야 해서요."
"김보관이라고 합니다. C-3반에서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시구나.. 알겠습니다."

그렇게 녹색머리를  여자애가 내 연락처를 가지고 계단 아래로 내려갔다.

'이상하네.. 하지만 싫지는 않았어.'

왠지 모를 강한 이끌림이 있었다.

숲의 향이 강하게 풍기는 여자애라..

고개를 돌리고 수업을 받기 위해 움직였다.

-띵..스르륵.

비상계단을 통해서 복도로 들어섰고  교실로 들어올 수 있었다.
교실 안으로 들어서니 역시나 아무도 없었다.
빨리 등교하는 습관이 있었기에 누구보다 빠르게 아카데미에 도착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학교를 다니기 싫었지만 개근상만큼은 중학교, 고등학교 모두 놓쳐 본적이 없었다. 그만큼 약속이나 정해진 목적지를 잘 찾았던 나다.

 습관이 숲에서 길을 잃어 본적 없는 이유이기도 했다. 빠르게 숲을 탐색하고 관찰하고 사냥꾼으로써 습관이 몸에 배어있던 탓이었다.

나쁜 습관이 아니니 고칠 생각은 없었다. 오히려  습관이 나를 수백 년을 살아남게 만들어 줬으니까.

책상위에 있는 책상을 보고 홀로그램 폰을 올려놨다. 그리고 책상과 연결해서 여러 가지를 조작해봤다.

"오늘수업은.. 헌터의기초인가.."

헌터는 왜있는가 부터 시작해서 헌터가 하는 일, 헌터가 가져야할 마인드.. 기본적인 몬스터..

아마 이론적인 정신교육처럼 보였다.
하긴 들어올 때 아카데미 내에 보이는 신입생들은 아직도 인간사회에 속해있었다.

이 수업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었었다. 평범하게 게이트 안이나 전장에 있다면 바로 목이 잘려 나갈 테니까. 교육이 있어야했다.

'물론 난 필요 없지만..'

인간사회에서는 인간끼리의 관계가 중요했지만, 게이트 안에서는 몬스터 혹은 자신의 동료를 죽여야  상황도 나오기 때문에 철저하게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했다.
안 그러면 자신이 먼저 세상을 떠날 거라고 장담했다.

수업내용을 쭉 훑어봤다. 여러 가지가 적혀있었는데 왠지 모르게 전생에서 봤던 모험가 훈련법과 비슷했다.

의뢰를 받아 몬스터 토벌에 투입되는 모험가.
게이트 안으로 들어서는 헌터.
다른 점이 있지만 구조상 비슷하면서도 흡사했다.

몬스터들의 마석으로 큰돈을 벌 수 있는 것도 그렇고 명예나 위쪽 권력까지 올라갈  있는 기회의 직업이었다.

이런 식으로 흘러가는 거군..

헌터가 전체적으로 어떤 분위기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 이해가 됐다.
거의 대부분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아마 이론시험쪽에서는 걱정을 안 해도  거다.

문제는 이게 아니지.

평범한 연습생과 다르게 내게 주어진 숙제들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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