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화 〉첫번째 용사. 대마법사 멀린
-주르륵..
멀린은 음욕의 힘에 자신의 몸이 감당이 안 되는지 다시 자리에 주저앉았다.
바닥이 늪지라서 물컹한 진흙과 벌레들이 기어 다녔지만 그런 것들 따위에 신경 쓸 수가 없었다.
여전히 자신의 몸을 두 팔로 만지고 있었다. 여기저기에 진흙이 튄 모습이 보이기까지 했다.
"하..아...아.."
몸이 달아오른다.
그것도 아주 격렬하게 말이다.
"좋은 반응이야."
"이 새끼!"
쾌감을 억지로 참으며 마법을 사용하려고 한다.
엄청난 집중력이었다.
-씨이잉!
하지만 조준점이 많이 흔들렸다.
가만히 있기만 해도 내 옆으로 바람칼날이 여럿 지나갔다.
한 발도 나를 맞추지 못하고 있었다.
"흐으으...응!"
엄청난 쾌락에 몸부림치고 있었다. 끝없는 쾌락에 신음소리만 낼 뿐이다.
이 쾌락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하나였다. 나와 관계를 맺고 복종하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마법사가 그걸 말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어쩌면 이 게이트를 나갈 때까지 저 상태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얌전히 있으세요. 태식이를 찾아올 테니까요."
"어..어디..가..!"
그녀의 말을 들었지만 애써 무시하며 풀숲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적당한 곳에 숨어서 조용히 그녀를 지켜봤다.
"흐응..! 자..자위를..! 하고 싶어! 해야겠어!"
내가 사라지자 많이 급했다는 듯이 자신의 가랑이에 손을 넣었다.
-찔걱! 찔걱!
몇 번이고 반복해서 발기된 클리토리스와 가슴을 만져 됐다.
"어째서..어째서..!"
하지만 그 이상의 오르가즘이 도달하지 않았다.
족쇄가 걸린 그녀는 이미 나의 노예였다. 그녀에게서 한 가지 감각을 빼앗았다.
바로 만족감.
이제부터 그녀는 오로지 내 허락이 있을 때만 만족감을 느낄 것이다.
"아무리해도..흐으..응!"
악마들이 사람들에게 독이 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전생에 사람들은 악마를 핀다고 했었지.
마약이나 담배 같은 것들이 바로 악마들이었다.
그러니 천사들도 악이라고 단정 짓고 그들을 막아낸 것이고 신성국에서도 몬스터 종에서 악마라는 분류를 따로 구분한 것도 이 이유여서였다.
악마와 관계가 생기면 세상에서 자신의 삶이 사라진다. 오로지 악마를 위해서 사는 삶이 지속되었고 그들의 장난감이 되었다. 이걸 보고 천사들은 타락이라 불렀다.
이제 멀린은 나 없이는 만족하며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
마법사가 끝없는 지식을 갈구하는 욕망이 이제는 내 쪽으로 몰릴 것이고 그녀의 삶이 내 중심으로 바뀔 것이다.
"하아..하아..녀석이 계속 떠올라.. 나쁜새끼.. 악마같은 놈! 내 몸에 대체!"
허용하기 힘든 경험에 점점 변하기 시작하는 멀린이다.
"찾아야해..어디로 갔지."
침을 질질 흘리면서 발정난 짐승처럼 기어갔다.
몸이 답답한지 자신이 걸친 로브를 벗어던졌고 아름다운 금발과 함께 하얀 피부를 내놓았다.
그리고 바닥에 나타난 나의 발자국을 봤다.
...
진흙에 나타난 발자국.
그걸 보고 따라올까 생각했다.
-콰직!
하지만 멀린은 갑자기 그곳에 코를 박았다.
몸의 냄새라도 맡고 싶은지 내 생각과는 다르게 반응했다.
역시.. 인간과 악마의 흥분정도는 극과 극.
레비아탄이나 아스의 반응도 심하다고 생각했는데 인간은 더 심했다.
정말로 중독증세가 심해서 남겨진 흔적만 봐도 몸이 반응하는 모습이다.
일상적인 생각을 못할 정도로 본능에 물들어 마치 폐인과도 같아보였다.
-처벅..처벅.
갈망하는 그녀에게로 서서히 접근했다. 발자국에 코를 박은 그녀 머리 앞에 섰다.
멀린은 밑바닥에서 나를 위로 바라봤다.
"...하아..하아.."
"한없이 음란하군. 설마 내 발자국을 보고 코를 박을 줄이야."
"...으..으.."
자신의 한 행동이 기억이 날거다. 그녀는 마법사이니까. 기억력만큼은 아스모데우스정도로 뛰어났다.
"쾌감의 해방을 원하나?"
"그래...그래."
"그럼 내가 원하는 데로 말을 잘 듣겠다고 한다면 그 간절함 들어주마."
"그..그건."
자신의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 이성적인 판단을 위해서 고통을 느끼려고 했다.
하지만 그건 오히려 바보 같은 짓이었다.
"아.아..! 키..키스하고 싶어.. 나 나!"
쾌감역시 과하면 고통이 된다. 하지만 적절하게 섞인 고통은 어떤 쾌락보다 훌륭했다.
아스의 가슴을 이빨로 물었을 때 오르가즘을 느낀 것이 바로 이것이었다.
입술이 핏물과 침, 진흙으로 흐르고 있었다.
수십일 동안 조난당한 여인처럼 보이기도 했다.
나는 무릎앉아서 그녀의 턱을 잡아서 들어올렸다.
한없이 더러웠지만 내 눈엔 맛있어 보였다.
"원해?"
"원해.."
"악마에게 너의 몸과 마음을 판다면 이뤄질 거야."
눈이 격하게 흔들렸다.
그녀가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한다.
역시 엘리트 마법사라 그런지 엄청난 정신력을 가지고 있었다.
버텨내는 것도 강한 의지를 가진 것도 대단했다.
"아까 억지로 당했던 키스가 달콤했을 거야. 어떤 남자보다."
멀린은 내말이 맞는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는 일에 따라서 그 이상의 것들을 얻을 수 있겠지."
악마의 속삭임이 듣고 멀린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정류장 옆에서 신을 믿으라고 하는 사기 치는 할아버지 같은 말인데..
눈앞에 있는 녀석은 달랐다. 신뢰가 갔다.
그를 더 보고 싶다. 그의 말을 더 듣고 싶다. 냄새를 맡고 싶다...정복당하고 싶다...지배당하고 싶다. 그로인해 무너지고 싶다.
"할게..네 말대로 할게! 당장 나를 해줘!"
멀린은 눈물을 흘리면서 외쳤다.
자신이 포기하겠다고 나를 따르겠다고 소리쳤다.
그 순간 그녀의 입속에 더러운 검지, 중지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읍..읍!.. 츄릅..햝짝.."
꽤나 풀 속을 굴러서 더러워진 손가락을 어떤 음식보다 맛있게 빨기 시작했다.
"쩝...!쩝!! 우우...후에...엥."
손가락이 닳도록 빠는 걸 지켜보다 이내 손을 뺏었다.
그러니 아쉽다는 듯 머리가 내 쪽으로 딸려오는 모습까지 참으로 음란하다.
"이..이걸로는 안돼 더..더 큰 게 필요해."
손가락을 빠는 게 자위보다 좋은걸 알게 된 그녀였다.
하지만 끝까지 도달하지는 못했다.
자신의 몸을 돌진시켜 내 아랫도리를 만지고 혀로 핥았다.
마법사는 발기된 성기를 강하게 원했고 남자의 정액을 원했다.
"미안하지만 난 인간에게 흥분하지 않아, 오로지 악마에게만 몸이 반응해서 미안하게 됐어."
"그..그런! 약속이랑 다르잖아! 제발!"
"악마라는 걸 잊지 말라고 신성국에서 듣지 못했나 보네. 그들을 믿어선 안 된다고 말이야."
"으으..! 안돼..!"
정말로 반응이 없는걸 보고 멀린은 깊은 생각했다.
'절망? 실패? 아니 나 마법사 멀린. 살면서 포기, 불가능했던 적은 없어! 모든지 쟁취했던 나다!'
멀린은 엄청난 지식을 머릿속으로 끌어냈다. 자신이 간절히 원하고 바라는 걸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왔으니까. 이 기회를 버릴 수가 없었다. 생각하고 고뇌했다. 그리고 초월했다.
마침내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냈다.
멀린은 자신의 품에서 책한 권은 꺼냈다.
"그건..마도서 레메게톤."
"하아..하아..포기 안해.. 악마가 아니면 발정을 안 한다고..!? 그럼 내가 악마가 돼주겠어!"
"멍청한 짓, 하지 마!"
-사르르륵!
멀린을 막았다. 하지만 마도서를 열고 억지로 주문을 외웠다.
그녀에게로 부터 바람이 불었고 사방에 공간이 찢어졌다. 나는 강력한 주문에 날아갔다.
그녀를 막지 못하고 바라만 볼뿐이다.
-콰지지직!!
악마힘이 책을 통해서 흘러나와 그녀에게로 들어갔다.
마력과 함께 악마힘이 섞이기 시작했다. 온몸에 걸쳐진 옷들이 찢어지고 등에서는 보라빛 오라가 태양처럼 떠올랐다.
이마에서는 악마의 뿔대신 이상한 문양의 생겨났다.
그렇다 그녀는 마녀가 되었다.
악마의 힘을 받아들여 그녀는 인간이면서 악마가 되었다.
마녀가 되고나서 몸에 힘이 나는지 내 쪽으로 다가왔다.
나를 죽일 듯이 노려봤다.
"이..이제 악마가 됐으니 내놔!"
멀린은 무릎을 꿇고선 내 바지를 풀었다.
악마힘이 생겼어도 정신은 내 음란의 힘으로 물들어있었다.
그녀가 나를 만지자 내 몸에서도 반응이 일어났다.
온몸에 혈액이 성기로 몰렸고 그녀를 원하기 시작했다.
성기는 자신에게 걸맞은 파트너라고 판단했는지 그녀를 받아들이고 싶어 했다.
힘을 공유하고 같이 커가고 싶어 했다.
그리고 나도 멀린이라는 사람을 내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 움직였다.
"이제 내가 너의 주인이다."
"...알겠어."
그녀의 말을 듣고 감정을 읽고 나니, 성기가 부풀어 올랐다.
"아아..꿀꺽.."
마치 신성한 물건을 봤다는 듯 어떤 보석보다 탐스럽게 내 성기를 바라봤다.
멀린은 너무나도 성스럽게 생각했는지 내 성기를 지켜보다가 상스러운 두 손을 바닥으로 내려놓고 얼굴만 앞으로 향했다.
그리곤 자신이 원하는 걸 입술과 터치시켰다.
-푸슈이이...! 철푸덕..
마녀는 성기와 작은 마찰이 생기자 자신의 음부에서 애액이 뿜어 나왔다.
동시에 그녀는 정신을 잃고 진흙바닥에 쓰러졌다.
...
마지막 순간에 엄청난 자극이 왔나보다.
그녀는 버티지 못하고 정신을 잃어버렸다.
'행복사 같은 건가..'
기절한 마녀를 보면서 바지와 호피무늬 팬티를 다시 입었다.
그리고 주변에 보이는 그녀의 로브를 발견하고 가져왔다.
알몸이 된 그녀에게 입혀주고선 등 뒤로 업었다.
"후우..왜 이렇게 된 거지.."
처음 생각했던 것과 많이 동떨어진 상황이 되었다.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마녀가 된 멀린과 함께 태식이와 엘루나씨를 만나러 움직였다.
그렇게 멀린이라는 첫 번째 신도가 수집됐다.
***
-서걱..!
"그어어."
"보관이 괜찮을까?"
"괜찮을 거예요. 멀린과 함께 있다면 몬스터가 불쌍하게 보일정도니까요."
하얀 검을 든 정태식은 눈앞에 있는 홉오크를 베어버리며 떨어진 이들을 생각했다.
엘루나 역시 주위에 정령들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태식이와 마찬가지로 떨어진 이들을 생각하며 태식이를 진정시켜주고 있었다.
어느 정도 정리가 끝이 나자 한 정령이 다가와 엘루나의 귓가에서 사라진다.
"음..응..응.. 바람정령이 찾았다네요."
"어디인데!?"
"이쪽으로 오고 있다고 하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정령들이 그 둘을 지켜주고 있으니까요."
"다행이다.. 고마워, 엘루나 누나."
이제야 긴장을 푸는 태식이었다.
자신의 실력에 비해 레벨이 낮은 게이트임에도 불구하고 사냥이 느렸다.
두 명이 없는 것도 있었지만 마음이 불편해서였다. 그만큼 체력소모가 엄청났고 태식이는 금방이라도 쓰러질려 했다.
그래도 이제야 둘이 안전하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 다시 힘내보려고 했다.
-슥슥..
"왔구나! 멀린누나는?"
"여기 내 등 뒤에 업혀있어. 나를 지키려다 힘을 너무 많이 써버리는 바람에 그만.. 기절했어."
등 뒤에 업혀있는 멀린이 상당한 몰골을 하고 있는걸 보고 태식이가 놀랐는지 빛의 속도로 달려왔다.
"엘루나 누나!"
"지금 살펴보고 있어요."
조용히 정령들과 함께 쓰러진 멀린을 확인한다.
"괜찮아.. 탈진했을 뿐이야."
"저 때문에.. 죄송합니다. 억지로 게이트를 들어오겠다고해서.."
"아니야, 무사했으면 됐어."
다행이었다.
둘에게 들키지 않은 것도 그리고 멀린이 이제는 나와 한 통속이 된 것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