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3화 〉세번째 악마. 나태의 벨페고르 (33/153)



〈 33화 〉세번째 악마. 나태의 벨페고르

기억나지 않는 꿈을 꾸고 일어났다.

-탁..탁..!

침대위에서 눈을 떴을 땐  밑에서 쾌락적인 압박이 느껴졌다.

고개를 밑으로 숙였다.
 아래에서 아스가 상하로 움직이면서 춤을 추고 있었다.

“아.. 좋아..”

황홀한표정으로 자신의 오른쪽 손바닥으로  눈을 가리고 왼손으로는 자신의 풍만한 가슴을 주무르고있다.

"하아..하아..!"

마치 섹스에 몸을 맡긴듯했다.
세상은 즐기는 자를 이길  없다고 했던가.

음욕의 악마답게 성행위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다.

자신에게 맞는 역할을 하는 아스를 보니 아름다워 보인다. 미술관에서 봤던 미모의 여신인 비너스와도 같아보였다.

그런 그녀를 보고 함께하고자 허리에 힘을 주고 상체를 일으켰다.
그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기 위해서 말이다.

"아..주인님."
"혼자만 그러기?"
"미안해요. 아까 너무 좋아버려서 그만.. 지금부터라도 당신을 위해서..쪽."

자신의 얼굴과 가슴을 만지던 손을 들어서 내 턱과 머리를 사랑스럽게 만져준다.
그렇게 2차 섹스가 시작되었다.

흐름이 끊긴 게 자신이라고 생각하는지 열정적으로 움직였다. 자신을 즐겁게 해준 보답을 하려한다.

오늘은 평소보다 도발적이고 섹시했다. 검은 머리칼이 내 머리로 쏟아져서 그녀의 눈동자만이 보며 마음 깊은 곳까지 바라봤다.

바라보면서 서서히 끝을 위해 허리를 움직였다.

-찌걱..찌걱..

몇 번이고 반복하고 일정하게 살끼리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의 신음소리와 함께 참아왔던 사정감을 풀어버렸다.

아스는 격렬하게 신음하며 내 쪽으로 쓰러졌다.
동시에 꿈에 대한 기억도 완전히 사라졌다.

***

"수업은 이즈음에서 끝내도록 하겠다."
"오오."

C-3반 학생들은 감탄사를 냈다. 지루한 이론 수업이 빨리 끝났기 때문이다.

"오늘은 아카데미에서 전투슈트를 맞추는 날이니 일찍 끝내는거다. 그러니 모두 정확한 신체검사를 하고, 지금 운동장에 와있는 SXT1 업체 차량매장으로 들어가 전투슈트를 제작하도록. 이상."
"와..! SXT1!"

학생모두가 SXT1 업체에 대한 말에 또 한  감탄했다. 김성수 선생은 코웃음 치며 자신의 길드가 이 정도라는 걸 은연중에 표현했다. 그러면서 교실을 나갔다.

"SXT1이라.."
"어라? 놀라지 않는 거냐."
"뭐가?"
"SXT1."

아스의 KP회사밖에 모르는 나였기에 SXT1업체가 얼마나 대단한 업체인지  모르고 있었다.

김세원이 어느새 내 옆으로 다가와서 나를 관찰하고 있었다. 흘린 말조차 반응하면서 말이다.

무슨 스토커도 아니고.

“별로..”
“허어!”

상당히 내게 관심이 많은 남학생이었다.
역시 헌터가 아니라 기자를 해야 할 인재인 게 확실했다.

"그냥 슈트제작회사 아니야?"
"쯧쯧쯧, 그냥일반적인 업체라고 보면 안 되지. 이거 보라고."

김세원은 자신의 홀로그램 정보를 밀어냈고 내가 앉은 책상 위로 나타났다.

"50년전 컴퓨터 백신업계 회사였지. 게이트가 열리고 나서 전투슈트업계 쪽으로 전향했고, 최초의 전투슈트업체이면서 과학계, 기계공학계에서 꽤나 알아주는 회사야. 특수재봉쪽에서 세계적으로 1위이고, 무엇보다도 최근에 SXT1에는 그분이 있거든."
"그분? 누구인데 그분이라고 말하는 거지?"
"SXT1 대표 인수자. 이 누님이야."

현 SXT1사장 한고은.
공학자이자 재봉사, 거기에 미래를 이끌어나가는 뛰어난 슈트 디자이너.
세계 영향력 있는 여성 7위, 전투슈트 제작의 장인.

여러 가지 기사 정보를 보다가 중간즈음에 보이는 영상물이 보인다.

김세원이 재생 버튼을 눌렀다.

-휘잉..끼릭..끼릭..

수작업으로 하는 슈트 짜기를 하는 영상이었다.

느긋하게 기계팔을 다루는 여인.
서서히 슈트가 만들어지는 게 보였다.
슈트를 짜고 있는 미모의 여인이 바로 한고은이라는 여성이었다.

나는 저 아름다운 모습보다도 놀라울 정도의 정밀한 솜씨에 매료되어 멍하니 바라봤다.

자막이 보이면서 상황을 설명해주고 있었다.

수많은 돋보기로 확대된 전투슈트.

조금만 틀어져도 슈트레벨이 낮아진다고 합니다.

나노미터급 미세한 컨트롤이 필요한 작업.

미세한 수술보다도 어렵다는 작업을 직접 보여줍니다.

기계보다 뛰어난 정밀함과 안정적인 손놀림까지.

한고은씨는 SXT1 최고의 슈트장인이라고 봐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그녀가 만든 전투슈트를 가지고 싶다면 지금 바로 연락하세요!

"광고잖아.."
"실제로 찍은 영상을 그냥 광고로 쓴 건데, 엄청나게 대박이 났지. 지금 부유층에서는 SXT1 회사를 모르면 욕먹을 정도라니까."
"그정도라고?"
"물론이지, 지금 국내에서 3대 재벌중 하나가 SXT1이니까. 돈이 많은 만큼 세계에서 유명하지. 권력도 막강해 특히 비행머신이나 드론쪽, 로봇계쪽으로 꽉 잡고 있어. 요즘 들어서 4D 프린터 쪽에 투자한다는 소리도 들리기도 하고."

김세원이 무슨 말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대단한 업체인 게 분명했다.
방금 나간 김성수 선생도 꽤나 자랑스러워하던 표정이었으니까.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했다.

"빨리 가자 우리 팀의 첫 전투슈트잖아!"
"...그래."

기대감에 부푼 김세원을 따라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복도 길을 따라서 검사실에 들어갔다.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었다.
C반뿐만 아니라 D, B, A반까지도 눈에 보였다.

"어이!보관아!"
"어? 태식아."

저 멀리서 아는 얼굴이 걸어왔다.

"너도 전투슈트 만들려고 온 거냐?"
"그런 거지.. 너도?"
"응,  하이오크한테 맞아서 슈트가 모조리 찢겨나갔거든 하하.."
"그나마 다행이네."
"맞아, 목숨하나 더 챙긴다고 생각하고 슈트는 꼭 만들어야지."

헌터들은 일반인과 다르게 단단한 몸을 가지고 있다. 그게 탱커특성이 있는 용사 태식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그런데도 슈트를 만드는 걸 미루지 않고 바로 이곳에 왔다는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뜻했다.

나도 악마의 힘이 있으니 상관없겠지 라는생각을 바꿔야 하나싶다.
하이오크에게 맞아 옆구리가 뜯겨 나간걸 봤으니깐 말이다.
정말로 헌터에게는 전투슈트는 필수구나 생각했다.

"뭘, 그리 자랑스럽게 말하는 거지? 고작 하이오크한테.."

태식이 옆에서 멀린이 나타나 용사를 지적하다가 나를 보고 말을 흐리는 모습이다.

"안녕하세요, 멀린씨."
"...오..오랜만이다."

마녀가 된 멀린은 나를 의식하고 있었다.

"멀린누나, 얼굴본지 하루도 안됐는데 무슨 오랜만.. 악! 왜 때려!"

멀린은 괜히 민망해서 옆에 있는 태식이를 때렸다.
그걸 고소하게 보고 웃고 있는 엘루나씨도 있고 말이다.

"어제는 정말 고마웠습니다. 보관씨."
"아닙니다. 엘루나씨. 덕분에 5레벨 게이트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엘루나씨가 입을 가리며 웃는 모습이 보였다.

"...슬슬 가자 엘루나."
"그럴까요. 멀린?"

나와 엘루나씨가 하하호호 하고 있는 걸 지켜보고 있던 멀린은 질투가 나는지 빨리 가자고 재촉한다.

"아, 이분이 김보관님 이시군요?"
"안녕하세요. 그런데 누구시죠?"

3명의 뒤에서 걸어 나오는 하늘거리는 모자와 성스러운 제복을 입은 소녀가 걸어 나왔다.

"인사가 늦었네요. 저는 신성국에서 태식님 팀으로 파견 나온 헬레나 수녀라고 합니다. 부족하지만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아, 이야기 많이 들었습니다. 어제 팀에서 제가 아니라 수녀님이 있어야 하는 자리라고 들었습니다."
"과찬이십니다. 제가 있었다면 5레벨 게이트는 무리였을 겁니다."

주위에 바라보는 사람들이 이목이 집중되었다. 그만큼 아카데미에서 유명한 이들이었다.

마탑 마도기관 최연소 4급 마법사 멀린, 고구려 길드의 아들 정태식, 중급 정령사 엘루나, 20대 나이에 천사의 말씀을 듣는다는 헬레나 수녀까지.

나는 엄청난 커리어를 지닌 이들의 틈에 서있었다.

"이쪽은 김세원이라고 내 팀원이야."
"..아..아..안녕하세요! 만나 뵙게 되서 영광입니다!"
"영광까지야.."

김세원은 어버버하다가 이내 큰 목소리와 함께 고개를 숙였다.
눈앞에 있는 이들이 그 정도로 대단하다고 생각하나보다.

"악..악수를 해도 되겠습니까?"
"물론이죠."

엘루나씨가 김세원의 손을 잡고 가볍게 흔들었다.

"아아..안 씻을 거야."

김세원. 이 녀석은 약간의 똘끼가 있는 게 분명했다.

"모두! 바르게 줄서라! 여기가 무슨 몬스터 소굴이냐!"
“와아아~”

저 멀리서 붉은 머리칼에 구릿빛 피부를 가진 여성이 소리쳤다.
난잡한 상황에 아무도 듣는 이가 없었다.

"뒤지고 싶냐  자식들아.."

-우웅!

살기..

조용히 울리는 붉은 머리 여인의 목소리에 모두 공포에 섞인 모습으로 돌아봤다.

"날 화나게 만들지 마."

압도적인 포식자의 위압감.
이를 느낀 교육생들은 서서히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입을 다문채로 말이다.

"역시 부길드장 분화 선생님답네요."
"그러게.. 정예 미노타우로스를 맨손으로 때려잡았다고 하던데.. 그럴만하다."
"태식이도 아는 선생님?"
"A-1반. 아카데미 최고의 선생님이야. 꽤나 화끈하고 다혈질이라 개기다가 처맞는 학생들이 한둘이 아니래."
"그렇구나.."

태식이가 두려워할 정도면 하이오크급 이상이어야 했다.
아마도 A-1반의 선생님은 그 이상으로 강한가보다.

"모두 시간 없으니까 최대한 빠르게 검사받는다. 또 한 번 존목질하다 걸리면 내가 손수 보충수업을 만들어주마. 특히그쪽 무리들 조심해라. 앙?"

"우리 찍혔네."
"그러게.. 이만 가볼게  선생님. 아빠만큼이나 무서우니까."

태식이 팀과 서서히 멀어졌다.
나는 아직도 자신의 손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김세원을 잡고선 함께 C반쪽 검사대로 향했다.

검사를 받고 나서 멍하니 있는 김세원을 버리고 운동장으로 향했다.
홀로그램 검사지를 보면서  멀리 보이는 SXT1업체의 차량매장으로 향했다.
차량들이 무슨 장갑차나 작은 기차처럼 보일정도로 컸다.
역시 로봇계에서 알아주는업체인 만큼 외적인 모습으로 티를 많이 내고 있었다.

슈트제작하고 바로 집에 가면 된다고 했지..

어제까지 태식이팀과 엮이면서 하루 동안 아카데미를 등교하지 못했다. 거기에 오늘은 전투슈트를 제작하는 날이기도 했다.
이틀연속으로 땡땡이치는 느낌이다.

물론 아카데미에 나오지 않았어도 문제될게 없었다.
아카데미의 목적은 사회에 나와 있는 게이트를 제거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었다.
그러니 게이트로 인해 시간이 지체되어도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았다.

가끔 보면 아카데미 선생님들도 게이트 지원을 나가서 빈 교실도 눈에 보였고 말이다.

그러니 아카데미 등교를 못한 나는 별다른 벌점이 주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5레벨 게이트를 넘겼다고 해서 칭찬을 받았다. 물론 모두가 짐꾼으로 갔다고 놀리고 있지만 말이다.

엘루나씨가 나를 대변하기 위해 아니라고 말해도 오히려 착한 엘루나씨를 걸고넘어진다고 욕을 먹을 뿐이었다.

어쩔 수 없었다. 능력적인 기록이 세상에 나와 있는 걸로 평가하는 세상이니까.

그래도 이틀을 공짜로 먹었으니까 나름 만족하고 있었다.

내일 주말이니까.. 오랜만에 레비아탄이랑 게이트 들어가서 내 상태좀 봐달라고 해야지..


"전투슈트 제작하실 교육생들은 이쪽으로 오세요~"
"오오, 저기 예쁘다 절로가야지."
"나는 저쪽 스타일이야!"
"저기 오빠다!"

차량매장이 많이 보인다. 모두같은 업체라 별다를 게 없는데도 다들 침을 흘리며마음에 드는 가계로 들어가는 모습이다.

역시 유명한 업체인 만큼 외적인 서비스에서도 많은 신경 쓰고 있었다.

나도 그중에서 아스모데우스랑 닮은 여성 직원에게로 향했다.
물론 얼굴외모, 몸매를 포함해서 아스보다 한참 떨어지지만 말이다.

-푸쉬..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검사지 여기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음.. 김보관님 맞으시고요~"
"네."
"전투슈트를 어떤 용도로 제작해드릴까요?"
"음.. 가벼우면서도 유연하게움직였으면 좋겠습니다. 사냥꾼과 도적계열 헌터라서요."
"알겠습니다. 손님~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첫 전투슈트가 만들어지는 순간이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