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4화 〉세번째 악마. 나태의 벨페고르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손님~"
홀로그램 검사지와 내가 원하는 타입의 전투슈트을 들고 나오는 SXT1 직원이다.
약간은 쫄쫄이복과도 비슷하게 생긴 모습이다.
별로 시간이 지나지도 않았는데 금방 만들어진 전투슈트였다. 분명 김세원이 보여주던 슈트짜기 광고는 꽤나 오랜시간이 걸리는 걸로 봤는데 말이다.
그 광고로부터 수십 년이 지난만큼 기술이 상당히 발달했나싶다.
"손님, 한번 입어 보시겠어요?"
"알겠습니다."
직원이 건네주는 전투슈트받고 옆쪽에 보이는 탈의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붉은표범무늬가 있는 팬티만을 남겨놓고 모두 벗었다. 내 앞에는 전신거울이 보였다.
잔 근육이 보이는 몸매에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아서 그런가. 마치 야생마처럼 보였다.
불과 며칠전만해도 호리호리했고 머리가 긴 폐인처럼 보였는데, 이제는 오히려 그 긴 머리마저도 매력적이게 보였다.
"그래도 주말엔 머리도 잘라야겠다...무슨 미역도 아니고.."
일단 전투슈트를 잡고 입어보기로 했다.
발아래부터 밀어 넣으니 갑자기 전투슈트에서 이상한 반응이 나타났다.
-취이잉!
"뭐..뭐지..?"
-드르륵..
"전투슈트 거부반응이군요 손님?"
"거부반응이요?"
직원 분은 탈의실안으로 들어왔다.
벌거벗은 나를 웃으며 바라보고 있었다.
"전투슈트는 다시 벗으시고 밖으로 나오시겠어요?"
"알겠습니다.."
전투슈트를 입다가 벗고 다시 아카데미 제복으로 갈아입었다.
밖으로 나와서 다시 직원 앞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전투슈트는 기본적으로 몬스터들의 마석을 사용하는데요. 마석을 가공해서 만든 나노실을 다룹니다. 그리고 손님의 슈트용도와 디자인을 확인하고 제작에 들어갑니다. 거기서 발생한 오류인데요. 마석농도가 달라서 거부반응이 나오는 헌터님들이 종종 있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요 바로 조치해 드리겠습니다~"
거부반응이라..
"원인을 찾아본 결과, 제작된 전투슈트의 마석농도가 약한 탓에 거부반응이 일어나고 있는 거고요~ 농도의 수치를 좀 더 올려 드리겠습니다."
직원분의 바쁘게 움직이는 손놀림과 함께 원인을 알아냈다.
그리고 바로 수정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다시 만들어질 때까지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마석농도가 높은 만큼 제작 시작이 조금 길어질 겁니다~"
3D프린터기기에 확인버튼을 누르는 걸 보며 기다리는 시간을 가졌다.
처음 만들었던 전투슈트보다도 시간이 오래 걸려 침묵이 길어져갔다.
"혹시 질문하나 해도 될까요?"
"네, 물론입니다 손님~"
"거부반응이 있는데도 억지로 입으면 어떻게 되나요?"
"짧게 사용하는 건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헌터님의 몸보다 약한 농도를 가진 전투슈트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다보면 슈트의 내피가 점점 녹아버리고요. 슈트가 가진 마석의 기운이 증발해버립니다. 한마디로 몸을 지켜줄 수 없을 정도로 약해지죠. 전투슈트가 일반인 옷처럼 변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그렇군요."
"더 알려드린다면 반대로 너무 높은 수치의 전투슈트를 입으면 사용자의 피부가 망가지고 기존에 있던 헌터로서의 힘이 약해지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꼭 주의해야할 사항이죠."
한마디로 자신과 슈트의 농도수치가 맞지 않으면 둘 중 하나는 파괴된다는 말.
마치 힘에 먹히는 악마와 인간의 관계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너무 걱정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마석의 수치오차범위가 상당히 넓으니까요, 지금 같은 상황은 그렇게 많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직원으로부터 전투슈트에 대한 지식을 일부 들을 수 있었다.
-우웅..
"제작이 완료되었네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직원과 정보를 받고 나니까.
마석농도가 더 높아진 전투슈트가 만들어졌다는 신호가 왔다.
직원분은 뒤쪽으로 걸어 들어가 새롭게 만들어진 전투슈트를 꺼내왔다.
다시 보는데 아까슈트와 다른 점이 하나도 없었다.
"다시 한 번 입어보시겠습니까?"
"네."
아까처럼 받아 들어서 옆쪽 탈의실로 향했다.
다시 붉은표범무늬팬티만 남기고 알몸이 되었다.
전투슈트를 잡고 입어보려고 했다.
-취이잉! 취이잉! 취이잉!
"아..또."
전투슈트에서 또 거부반응이 일어났다.
나는 자연스럽게 탈의실 문 쪽을 바라봤다.
어느새 SXT1직원분이 문을 열고 들어와서 나를 보고 환하게 웃고 있었다.
***
-처벅..처벅..
도심 속을 걷는 중.
심각한 표정으로 아스의 오피스텔로 향하고 있었다.
아시다시피 끝내 전투슈트를 만들지 못했다.
직원의 말로는 현재 매장의 제작 장비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해줬다.
그러니 본사로 찾아가서 직접 제작문의를 해야 한다고 한다.
정밀검사와 함께 슈트제작에 들어가야 내 몸에 맞는 전투슈트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SXT1의 본사로 가야만했다.
딱히 전투슈트가 필요한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만약이란 게 있었다.
만들지 않을 수는 없었다.
인간의 몸은 나약하니 몸에 데미지를 받으면 금방 찢어지고 부러졌다.
그걸 막아주려고 옷이나 갑옷, 장갑, 투구, 신발이 있는 거고 말이다.
하이오크때처럼 전투 중에 전투불능에 들어가고 싶지 않으면 전투슈트는 어느 정도 필수였다.
전투의 지속력을 좀 더 올려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였기에 귀찮았지만 시간을 투자해야했다.
"SXT1 본사라.."
내 손에 보이는 홀로그램 추천서를 바라봤다.
데미안이라는 글귀가 보였다.
직원분이 추천서명을 뭐로 하실 거냐고 물어봤다.
갑자기 물어봐서 그때 생각나는 건 과거의 이름뿐이었다.
추천서와 함께 예약이 됐고, 최대한 빠르게 본사에 방문해주시면 좋겠다고 내게 말했다.
"바보같이 왜 못 듣는 거야!"
"어어..? 레비아탄?"
"둔해!"
정신을 차리고 보니, 레비아탄이 내 앞에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자신을 봐주지 않아 뿔이 난 모양이다.
"부르는지 몰랐어. 미안미안."
"흥! 이번만 봐주는 거야."
레비아탄은 빠른 용서에 기분이 풀렸는지 이제야 목소리 톤이 낮아졌다.
"게이트 갔다 오는 길이야?"
"아니, 촬영 있어서 Gtbc 본사 갔다 왔어."
"촬영? 무슨 촬영?"
"나한테 너무 무관심한 거 아니야? 흥! 안 알려줄 거야 알아서 찾아봐."
레비아탄은 귀엽게 고개를 돌렸다.
자신의 하는 일을 알아봐줬으면 하나보다.
“찾기 어려운데..”
"...키스해주면 알려줄지도."
레비아탄은 내가 약한 소리를 하자 고개를 돌리면서 입을 열었다.
작게 흘리는 목소리였다. 그러면서도 노골적인 부탁이었다.
"그거만?"
"치잇.. 밑에도 키스해줬으면 좋겠어.."
과감한 요구까지 해왔다.
여전히 귀여운 레비아탄이었다.
주변을 돌아봤다. 한 골목을 발견했다.
"일로와 봐."
"아..으응.."
레비아탄의 손을 잡았다.
과감하게 손을 잡자 부끄러운지 몸을 움츠리는 소녀였다.
그다음 사람이 전혀 없는 건물과 건물사이에 있는 골목길로 들어섰다.
높은 건물들 사이에 있어서 상당히 어두웠다.
아직 해가 떠있는데도 말이다.
지금은 직장인 퇴근시간 때가 아니었다.
그렇다고 학교수업이 끝나는 시간도 아니었다. 그저 고구려 아카데미만 빨리 끝났을 뿐이었다.
그러니 골목에 사람들이 아무도 없었다.
둘만이 음침한 곳에 있으니 너무나도 조용했다.
"촬영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이었구나?"
"으..응...그래."
제차 물어보는데 아까와는 다른 분위기를 가진 레비아탄이 되어 있었다.
"하는 일은 마음에는 들고?"
"그냥..할 만해."
음침하고 어두운 곳에선 작은 새가 되어버리는 모습이다. 서서히 소녀를 밀어서 골목길 벽으로 밀어 넣었다.
"열심히 사는 레비아탄을 보니까 예쁘네."
"정말?"
"응, 이제는 성숙해진 걸지도 모르겠어."
물방울 같은 두 눈이 보였다.
초롱초롱하게 내말을 모두 귀담아 듣고 있었다.
"상을 줘야겠는걸."
"응응, 나 상줘.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어린애처럼 상을 간절하게 원하며 내 팔을 붙잡았다.
"혀. 내밀어봐."
"에에..에러케?"
귀엽게 내미는 레비아탄이었다. 말을 아주 잘 들어줬다.
그곳에 검지손가락을 넣어봤다.
"우우..이거 아인데.."
아쉬워하면서도 손가락을 핥기 시작했다.
물의 악마답게 침이 많이 흘러나왔다.
언제든지 소녀의 입안은 기분 좋은 느낌이다.
부드럽고 야하고 마치 젤리크림 같았다.
촉촉하면서도 상큼한 그녀의 속안.
청량감을 맛보고 싶어 저절로 얼굴을 숙이게 됐다.
손가락을 빼고 소녀의 입술을 탐하기 시작했다.
"쪽..쪽..후우..이거..이거야.."
감탄하는 레비아탄이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걸 기대하고 있었다.
소녀는 내 등 쪽에 손을 올렸고 가슴속에도 손을 넣었다.
음란한 기운이 흐르자 내 살결을 본능적으로 원하고 있었다.
레비아탄이 느끼는 만큼 나도 같았다. 공유되는 흥분에 그녀의 허벅지와 허벅지 사이로 손을 넣었다.
"큿..큿..으으..츄릅..쪽..쪽..흐응!"
신음을 흘리는 소녀의 반바지 사이에 따뜻한 애액이 흐르는 게 느껴졌다.
금방이라도 성기를 넣어도 될 만큼 준비가 되어 있었다.
"춥..하아.하아..보는 사람이 많은데."
"괜찮아, 아무도 없으니까."
"아아.."
제복바지를 내렸다.
레비아탄도 급한지 반바지를 내렸다.
-찔..꺽!
"후우우앙!"
자신의 풍만하고 탄력 있는 가슴을 들어 올리면서 보지에 성기를 넣자 작은 경련을 일으켰다.
신음소리가 컸다.
작게 가버린 모양이다.
"촬영에 대해서 알려줄래? 궁금하네."
"허..헌터 아이돌로 추천받았어.."
"헌터 아이돌? 우리 레비아탄 대단한데?"
"그..그러니까 상을 줘.. 움직여줘.."
"노력 했으니까. 그만큼 괴롭게 해줄게."
최근에 티비를 보지 않아서 유명한 연예인들이나 아이돌을 잘 몰랐다.
기억이 돌아와 한동안 정신이 없었고, 힘을 키우는데만 집중하고 있었으니까.
물론 그전에도 관심이 없었지만.. 내 주변을 신경 쓰기보다는 나를 먼저 챙기고 싶은 마음이 컸었다.
내가 완벽해지고 흔들리지 않아야 주변을 챙길 수 있다는 마음이 강했으니까.
"상으로 좀 더 신경써줄게 레비아탄."
"아아..아..으응. 나도 주인의 상황을 조금은 이해하니까.. 악마힘이 없던 나처럼.."
"기특하네. 내 생각도 해주고."
레비아탄의 몸을 통째로 들어올렸다.
내게 매달리는 소녀.
눈을 마주치면서 질구멍 안에 성기가 움직였다.
-찔꺽..퍽..퍽..퍽..!
"으응! 응! 응!"
성기가 들어가자마자 리듬감 있게 몸을 흔든다.
레비아탄은 쾌락에 잠식되어 점점 흐물흐물 해졌다.
나를 원하는 만큼 내게 사랑스러움을 보여준다.
골목섹스를 하면서 다시금 내가 주인이라는 생각을 각인 시켜줬다.
"나..! 나! 갈거 같아!"
"그럼 같이 가자 레비아탄."
야외에서 처음이라서 그런가.
쉽게 끝을 도달하는 레비아탄이다.
아쉬웠지만 소녀의 오르가즘에 맞춰서 깊은 키스를 한다.
-꿀럭..! 꿀럭..!
"후우우웅아!"
눈을 질끈 감으며 내 정을 온전히 받아냈다.
귀엽게 부르르 떨면서 말이다.
-툭..툭툭..
"후아.. 후아.."
성기를 질에서 빼내자 애액과 정액이 섞여 함께 흘러내렸다.
내 몸에 기대고 있는 레비아탄이 어느 정도 체력이 회복될 때까지 기다려줬다.
"헌터 아이돌.. 누군가의 꼭두각시로 보이는 건 힘들 텐데 괜찮아?"
헌터 아이돌은 헌터의 전투를 녹화하거나 실시간으로 방송해서 모델형식으로 수입을 얻는 직종이었다.
운이 좋은 이들이 아니면 돈이 벌기가 쉽지 않았다. 오히려 도전하고 망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가짜로 몬스터를 잡는 걸로 연출해서 신뢰가 무너진다거나 시청자가 없어서 포기하거나 말이다. 여러 가지 고난이 있는 일이었다.
"괜찮아. 이번에 A워치 4000명이 봐줬어."
"A워치? 인터넷 방송에서?"
"응, 나는 멋있게 싸우는 거 잘하니까 사람들이 많이 봐주고 있어."
"대단한데?"
"뭐, 조무래기들 상대하는 건 어떻게 싸워도 이기니까 쉬워. 아스모데우스의 입김도 있으니까 인기를 얻는 것도 그다지 어렵지도 않고.."
레비아탄은 자부심이 있는지 가슴을 내미는 모습이다. 방금 전까지 섹스를 함께했던 표정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귀여워라."
그 모습을 보고 나도 모르게 레비아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머리 망가져."
"싫어?"
"...싫은 건 아니야."
음침한 골목에서 다시 소녀와 입을 맞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