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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화 〉주인활동 (40/153)



〈 40화 〉주인활동

"음음음.."

-보글보글..찌개찌개..

지금 식탁의자에 앉아있다.

-꼬르르르..

레비아탄도 역시나 꿍한 표정으로 식탁의자에 앉아있었다.

"으으..! 더 이상 못 참아! 그냥 음식배달해서 먹는 게 더 빠를 거라고!"
"레비아탄, 조금만 더 기다려줘 음식은 정성이란다."
"웃기고있네! 배고파 죽겠는데 무슨 얼어 죽을 정성이야!"

아스모데우스가 일보러 나간만큼 그녀를 대신해서 벨페고르가 음식을 만들기로 했다.

이제 지옥의 건강음식을 떨쳐낼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가득 찼었다. 하지만 그건 잘못된 생각이었다.

벨페고르는 한끼 식사를 준비하는데 2시간째 부엌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아니 밥과 찌개만 만드는데 2시간이 걸리고 있었다.

나는 아침에 벨페고르를 먹어서 괜찮았지만 끼니를 못 챙겨먹었다는 레비아탄이었다.
굶주린 레비아탄이 결국 답답함을 느끼고 벨페고르에게 소리치고 있었다.

"일단 찌개와 밥은 다됐어. 자 먹어보렴 레비아탄."
"드디어.."

벨페고르는 뜨거운 냄비그릇을 맨손으로 들어서 식탁 한가운데 올려다 놓았다.

"엄청 많이 했구나."
"손이  편이라는 소릴 자주 들어. 꼬마주인."

배부르지만 정성이 들어간 만큼 요리를 맛보고 싶었다.

"힘쓰려면 많이 먹어야지~"
"그래.."

내 앞에 머슴밥처럼 올라온 밥을 봤다. 상당한 양만큼이나 그녀의 애정이 느껴졌다.

"와..밥이  이렇게 맛있는 냄새가 나?"
"아침이라 밥맛이 없을  같아서 소금이랑 약간의 건강곡물로 우려낸 물로 밥을 한 거지."

나나 레비아탄은 밥만 보고 맛있어 보이는 건 태어나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렇게 숟가락을 들어서 한입을 먹어봤다.

"진짜 맛있다."
"후후 고마워. 꼬마주인."

그녀의 결과물은 언제나 상상이상이다.
시간과 정성이 들어간 만큼 최고수준의 밥을 만들어낸 것이다.

"냠..냠..진짜로 맛있네.."
"후후, 많이 먹어 레비아탄. 어제 전화해준 은혜 기억하고 있으니까."
“그게 무슨 소리야..?”
“그런 게 있어 호호.”

정말로 엄청난 요리솜씨를 가진 벨페고르였다. 그래서 그런가 레비아탄은 찍소리 못하고 조용해진 모습이다. 그리고 대망의 찌개뚜껑을 열었다.

"이럴 수가... 내가 알던 찌개가 아니야."

놀란 건 레비아탄뿐만이 아니었다. 찌개가 무슨 왕실 상에 올라갈법한 전골처럼 보인다.

문어, 잘 익은 생선살, 알들과 함께 미나리와 무로  고급요리였다. 누가 봐도 건강해 보이는 맑은 국물까지 시간이 지난만큼 깊이 우려진 모양이다.

"해산물이 많더라고~내가 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
"충분해 벨페고르."
"꼬마가 만족한다니 다행이네 보람이 있는걸."

앞치마를  벨페고르가  옆에 앉았다.
그러자 그녀의 풍만한 유방이 살짝 보인다. 그녀의 유두가 생각났다. 사장실에선 벨페고르가 흥분해서 그랬는지 그때 벨페고르의 젖꼭지가 튀어나와있었다. 하지만 진정된 상태에서 그녀는 꼭지가 함몰되어있었다. 그게 딱 달라붙는 앞치마에 다 비춰 보인다.

"어제 너무 자극적 이여서 오늘도 괜찮을까 꼬마주인?"
"그게.. 아카데미를 가야해서."
"그럼 갔다 오고 나서.."

어제 제발 그만해달라고 빌었던 벨페고르였다.
시간이 지나자 아스와 레비아탄처럼 나와의 성관계를 갈구하는 모습이다.

"흥! 미안하지만 오늘 힘 키우기는 내 차례거든!"
"어머.. 음식 하느라 힘을 써서 나도 필요한데."
"다른   괜찮아도 이것만큼은 양보 못해!"

서로의 관점과 성향이 다른 악마들은 만나면 언제나 충돌이 일어나는 모습이다.
다들 욕망에 충실하고 본능을 추구했다.

그러니 전생에 살인이나 역겨운 장난을 즐겼던것이었다. 시간이 지난만큼 성숙해져서 그런 모습이 많이 지워졌지만 추구하고자 하는 일과 소유욕에 대한 의지는 여전히 남아있었다.

"꼬마의 몸이 하나뿐이라 슬픈걸.. 이러다 악마들이 많아지면 꼬마를 토막해서 조각하나씩 가슴속에 넣고 다니게 될지도 몰라. 후후"
"밥 먹는데 잔인한 소리는 자제하지 그래?"
"그만큼 사랑스럽다는 거지."

한마디로 죽일 정도로 나를 귀엽게 보고 있다는 소리였다.
마치 작고 귀여운 애완동물을 보면 깨물어버리고 싶다는 것과 같은 뜻이었다.
물론 악마에게만 해당되는 소리이지만 말이다.

"근데 오늘 주말인데 아카데미에 간다고? 같이 게이트가자고 했잖아."
"미안미안, 갑자기 일이 생겨서 내일도 쉬니까 그때 같이 가자."
"으으.. 알겠어. 그 대신 오늘을 빨리 와야 해.   이상 못 참겠으니까."
"그럼 잠깐만 풀어줄까?"
"..가..갔다 와서 해줘도 된다고! 흥!"

자신의 틱틱거리는 마음이 발동되어 기회를 날려버리는 레비아탄이다.
아마 옆에서 우아하게 웃는 벨페고르의 시선 때문에 민망한듯 했다.

"그럼.. 나는 당장 힘을 받고 싶어 꼬마야. 레비아탄이 참을 수 있다고 하니까 다행이네."
"아! 아니야 생각이 바뀌었어!"
"지금 건 너무 악마 같았다 레비아탄."
"나 악마거든!?"

레비아탄을 잡는 건 벨페고르가 아닐까싶다.
아스보다도  여유롭게 레비아탄을 다루고 있었다.
뭔가 귀족악마들끼리도 천적관계가 있나싶었다.

-물컹.

어느 순간 내 왼손은 그녀의 가슴을 주무르고 있었다.
벨페고르가 내 왼손을 강제로 가져가서 사용하고 있었다.

"하아.. 신기해 이렇게나 자극적이라니. 늘 느끼고 싶을 정도야."
"벨페고르! 여기 밥 먹는 악마 안보여!?"
"보여, 먹는 동안에.. 잠시만 빌릴게."
"으으! 이것들이!"

그렇게 질투가 폭발한 레비아탄과 함께 식사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

이후는 당연하게도 둘과 함께 성관계를 가졌다.
체력이 보충된 만큼 짧고 굵은 시간을 이용했다.

"후우.. 핥짝..맛있어."
"이정도면.. 내가 올 때까지 참을 수 있지?"
"응..그래도 빨리 와야 해."
"알았어. 그때까지만 참아줘."
"주인이.. 그렇게 말한다면.."

정액향기가 풍기는 방안에서 아카데미 제복을 입고 있었다.

오르가즘에 취해 침대위에서 자고 있는 벨페고르.
나와 방금  깊고 진한 키스한 레비아탄만이 보인다.
좀 더 악마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서둘러야 할 문제가 있었다.

"그럼 갔다 올게."
"정말로 빨리 와야 해. 아직 한참 부족하니까."

현관문 앞까지 따라온 레비아탄의 이마에 작은 입맞춤을 하고 현관문 밖으로 나섰다.

-띠릭..

"우.. 바보.가지말지.."

***

오피스텔에서 나와 아카데미로 향했다.
정확하게는 아카데미가 아니라 아카데미 여숙소로 향해야했다.
아카데미를 가는 목적은 하나였다.

다음 달에 있는 신성국 탄생일을 자세하게 알아보기 위해서다.
그곳에 천사가 내려온다는 정보를 얻었다.

그 천사는 다름 아닌 루시퍼.
과거 악마들의 제왕이라 불리는 타락천사였다.

예상컨대 루시퍼는 현재 기억을 잊은 상태라 생각이 들었다. 일주일전나나 SXT1 사장인 벨페고르처럼 말이다.

내가 악마들의 힘을 봉인해서 그런  일수도 있겠지만 내가 죽고 뒷수습을 해왔던 신성국에 많은 의심을 품고 있었다.

어쩌면 미리 계획된 시나리오일지도 모를 일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좋은 감은 언제나 잘 들어맞았다.
아마도 신성국이 재미없는 짓을 벌이고 있는 게 분명할거다.

'그러니 레비아탄이 루시퍼를 찾아가도 살인 당한 거겠지..'

천사의 기억만을 가졌다면 루시퍼가 악마를 추하게 보고 죽이는 건 당연하다고 보고 있었다.

악마의 운명까지도 조작하는 천사라.. 장난이 지나쳤어.

부모의 운명을 건드린 천사를 꼭 만나고 싶었다.
그 천사를 생각하자 온몸에 살기가 끓어 넘쳤다.

"그들의 인형인 멀린이라면잘 알고 있겠지."

원하는 계획과 복수를저지르고자 마녀 멀린을 만나야했다.

신성국과 마도기관.
멀린은 그들의 편이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나의첫 신도이며 수집품이 된 여자 마법사였다. 많은걸 알고 있을 거라고 보고 있었다.

왜냐하면 복제된 마도서까지 들고 있는걸 보면 기관에게 꽤나 신뢰를 받고 있다는 걸 알  있었다.

말하지 않으려고  테지만 상관없었다.

"억지로 내뱉게 만들어야지."

신성국에서 최면이나 암시를 사용한 것처럼 나도 똑같이 나가기로 각오했다. 아니 이미 나로 인해 중독된 몸을 가지고 있는 마녀였다.

멀린한테는 미안한 일이지만 지금 그녀가 원하는 걸 해주고 후에 일이 끝난다면 벨페고르처럼 대가를 지불하기로 마음먹었다.

-뚜벅.

"여기군.."

눈앞에 거대한 여기숙사가 보였다. 고급진 하얀 울타리 너머로 보이는 여기숙사는 그리스 로마 신이 나올법한 디자인이었다.

대리석 같은 돌들이 많이 보이고 기숙사 앞에는 신전 같은 공원까지도 보였다. 역시나 신성국의 영향이 많이  듯하다.

홀로그램폰을 들었다.

[ 나 : 밖으로 나와 여기숙사 입구 앞이다.]
[마법도구 : 지금 말인가? 왜지?]
[나 : 몇 가지 물어볼게 있어.]
[마법도구 : 알겠다.. 금방가지.]

잠시 코끼리같은 구름을 보고 있자 내 옆에서 공간의 일그러짐이 느껴졌다.
그리고 나타나는 마녀 멀린이 보였다.
그녀는 머리가 젖어있었다. 그리고 상당히 몸이 붉었다.

"목욕하는 도중에 불렀나보군."
"알면 됐어.."
"마법으로 말리면 되지 않나?"
"네가 연락하는 바람에 당황해서 생각하지 못했다."
"..."

꽤나 솔직한 마녀였다. 물론 다른 이들과 있을 때는 이런 모습을 숨기지만 말이다.

"그래서.. 할 말이 뭐지."
"길가에서  말은 아닌 거 같고 어디 조용하고 아무도 모르는 장소 없나?"
"데려다줄게...날 잡아.. 같이 갈거니까."

마녀 멀린의 말대로 그녀의 손을 잡았다.

"흐으.."

그러자 신음을 흘리는 마녀였다.
그녀는 이미 몸이 달아올라 있었다.

"...바보같이 악마의 성욕을 참고 있던 거였나?"
"참을 수밖에 없잖아.. 네가 원할 때까지는 나는.. 그저 노예니까.."
"기관소속이라 쓸데없이 충직하기는.."

그녀에게 얼굴을 잡고 키스했다.
과감하게 한 행동이라 그녀의 두 눈이 커졌지만 이내 사르르 녹아서 작아졌고 서서히 내 맛을 즐기기 시작했다.

-쪽쪽..후우읍..

짧게 키스하고 떨어졌다.
마녀 멀린의 흥분정도가 줄어  게 보였다.

"이후에  도와준다면 상으로 더 주지."
"아..알겠어."

더 농도 짙은 키스를 원했지만 내가 멈추자 알겠다고 대답했다.
마녀답지 않게 내말을 잘 들어줬다. 그렇게 마녀와 함께 공간속으로 들어갔다.

-스으으으..

도착한곳은 조용한 산속이었다.
푸른 나무들과 산등성이에 작은 통나무 오두막이 있었다.

"여기는.."
"내 어머니가 지내던 곳이야."
"그렇군."

쓸쓸하게 남겨져 있는 오두막은 마치 게이트에서 봤던 사람이 살지 않는 마을 집들과도 흡사해 보인다. 멀린의 가족 상황이 나와 같은 처지에 놓여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끼이이..

안으로 들어가니 달랐다. 깔끔히 정리된 오두막 안이보았다.

"가끔 혼자 있고 싶을 때 오는 장소."
"멋지네."

멋지다는 말에 부끄러운지 얼굴을 붉히는 마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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