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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9화 〉두번째 용사. 엘프여왕 엘루나 (49/153)



〈 49화 〉두번째 용사. 엘프여왕 엘루나

"너무한 거 아닌가! 김보관! 같은 팀인데 나빼고 게이트를 가다니!"
"약속 때문에 어쩔 수 없었어."
"그래도.. 팀원을 버리고 가다니!"
"같이 들어가서도 구경만  거잖아 김세원."

하루 동안 집안에서 아스와 쉬고, 다음날이 되서야 아카데미에 등교한 나다.
C-3반안 자리에 앉아있던 내게 김세원이 찾아와 상대해주는 중이다.

"아..아니라고 허허 이 형님도 전투슈트가 있단 말이지!"
"알았어, 그럼 다음 게이트 같이 가자."
"고마워!"

게이트 내부 레벨이 상승한 만큼 임시 허가증으로도 3레벨급 게이트까지 들어갈 수 있게 된 세상이다. 덕분에 봉인된 악마힘도 악마들도 빠르게 강해지고 있었다.

물론 게이트 내부 레벨 상승현상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재앙과도 같았다. 훈련생이나 갓입문한 헌터들은 능력이 부족해 결과보상보다 팀의 피해가 막심했다.

그러니 사방에서 유능한 헌터를 찾았고 어떻게든  헌터를 통해서 자신의 게이트 커리어를 높이고 싶어 했다.
그래야지만 다음단계 허가증도 나올 테고 헌터생 랭킹에 자신의 이름도 나타나기 때문이었다.

랭킹이 수치가 높으면 유명기업들에서 연락이 오기 때문에 헌터들은 다들 상위랭커가 되고 싶어했다.

유명기업이 헌터들의 뒤를 봐주면 그만큼 인기와 돈 등등 여러 가지를 한 번에 얻을 수 있기에 헌터들 사이에서는 다들 랭킹 순위를 높이고 싶어 했다.

나를 찾는 이유 역시 있었다.
이미 아스의 회사인 KP그룹에 등록된 상태였기에 어느 정도 증명된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처음 게이트에 휘말려서 살아온 일과 자신의 등급보다 몇 단계 높은 용사 팀에서도 살아 돌아오기까지 했으니.

사방에서 나를 노리고 있었다. 지금 바로 옆에 있는 김세원처럼 말이다. 어떻게 해서든 랭킹순위를 올리고 싶어서 강함이 증명된 자와 게이트를 가고 싶어 했다.

"슬슬 승급기간이니까 나도 게이트에 적응해야지!"
"그렇지.."

추가로 오늘부터 고구려 아카데미 승급기간이다.
3일간 게이트 클리어 횟수와 레벨을 보고 승급 포인트를 모으는 시간이다.

"후후..기다려라 B반.. 내가간다!"

야망이 가득한 김세원은 이 기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역시나 준비성 하나만큼은 잘하는 친구였다. 처음 내게 접근할 때부터 말이다. 아무리 봐도 기자가 어울리는 친구다.

-후웅.

"잠깐 나 좀 보지."
"어머나! 깜짝이야!"

내 책상 앞에 멀린이 갑작스럽게 나타났다.
그녀를 보고 놀라는 김세원이고 나는 태연하게 바라봤다.

"어디 가는데요."
"가보면 알아."
"...알았어요. 가요."

자연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 멀린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공간을 통해서 어디론가 향했다.

"...설마 또 선수를 뺏긴 거야!? 나랑 게이트 간다며! 김보관!"

김세원은 김보관의 빈자리를 보면서  한 번 절망했다.

***

-삐삐..! 빵빵! 후우웅!

많은 차량들이 도로를 질주하고 사람들이 걸어 다니고 있다.
건물과 건물 사이에 있는 골목길에 멀린과 내가 나타났다.

"여기는.. 밖이잖아."
"게이트 갈 거라고 C-3반 교육관한테 말해뒀어."
"..."

어제 아스도 그렇고 지금 멀린도 그렇고 다들  시간표는 신경 쓰지 않는가 보다.

"왜, 아침에 해준 게 부족했어?"
"그게 아니다.. 물론 당장하고 싶지만.. 이곳에 기괴한 현상이일어나고 있으니까 부른 거다."
"설마..악마가?"
"그래.."

무안해서 머리를 긁적거렸다. 당연히 나와 또 섹스를 하고 싶나 라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며칠간 그것만 하고 있어서 나를 찾아온 이유가 당연하게도 야한 짓 하나뿐이라는 생각이 박혀있었다. 결과는 아니었다. 스스로 착각 병이 조금 생겨 버린 거 같았다.

"고마워. 일부러 찾아와주다니."
"당연히.. 당신이 할 일은 내 할 일이니까."
"확실히 유능하네. 쪽."

그녀는 돈도 많고 명예도 있었다. 따로 물질적인 보상이 필요 없는 그녀다.
그저 나와 접촉하고함께하는 시간만을 원하고 있는 마녀였다.

그런 마녀라 볼을 보고 키스를 해줬다.
그녀의 붉은 얼굴이 더욱 붉어졌다.

"이러면 안 해주고 싶어도  해줄 수가 없네."
"끄..으응.."
"이 일 해결하고 시간될까?"
"응..언제든지 가능해.."

-뿌우우웅!

거대한 트럭이 지나가면서 바람이 불었다.
골목길에서 빠져나와길거리를 걸으면서 홀로그램 자료들을 확인했다.

"주택가 근처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불 꺼진밤에 아무도 없는 공원에서 달리는 발걸음 소리, 숨소리가 들린다던지 아니면 집안 부엌 냉장고가 저절로 열린다던지.. 이상한 일이 이 주변 일대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해. 누군가 장난하는 것처럼 흔적이 있지만, 뚜렷한 실체는 본적이 없다고 한다네."
"으음.. 흔적은 있는데 실체가 없다라.."
"이곳 주변이 귀신, 영혼들의 장난이라고 소문이 났지."

곰곰이 생각해봤다. 과연 어떤 악마가 이런 장난을 하는 건가 싶으면서 말이다.
유령의 힘을 가진 악마를 생각해 봤는데 마땅히 떠오르는 악마가 없었다.

"일단 현장을 가봐야겠어. 이렇게 보니 잘 모르겠네."

멀린과 함께 악마를 찾으러 움직였다.
가장 먼저 흔적이 자주 나타난다는 공원으로 향했다.

"헤헤! 엄마! 엄마!"
“천천히 뛰어가렴!”

뛰어다니는 아이와 부모가 보이는 곳.
이외에도 다양한 시민들과 사람들이 보였다.

"역시나 악마가 느껴지지 않네."
"지금 시간 때가 많이 보인다고 했다만.."

 기운을 느껴서 도망친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게 복수를 원하는 악마도 있는 만큼 피해를 보기 싫어서 도망가는 악마도 분명히 있을 거라고 봤다.

"없네. 다음은  건물로 가보자."
"응."

귀신이 들린 집도 찾아가봤다.
하지만 역시나 흔적이 없었고 허탕만  멀린과 나였다.

"혹시 이 건물 말고도 또 다른 곳이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한번 찾아보자."
"좋은 생각이다."

그런 건물들을 찾아보기위해 주변에 보이는 부동산집을 보고 찾아들어갔다.

-딸랑..딸랑..

"저기요?"
"들어오시죠. 허허."

욕심이 가득한 배를 만지며 걸어 나오는 안경 쓴 아저씨가 반겨준다.

"어떻게 오셨죠?"
"이런 집을 찾고 있는데요."

홀로그램 속에 있는 저택 집을 가리키며 보여줬다.

"음음.. 가야고개로 1길.. 아하. 귀신이 나온다고 해서 사람들이 찾지 않는데 허허."
"네, 알고 왔습니다. 혹시 이 집말고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는 건물을 알고 있습니까?"
"그런 집만을 찾으신다고요? 혹시 이름이 어떻게 되시죠?"
"김보관입니다만.."

아저씨는 작게 기침하면 나를 다시 바라봤다.

"아..흠..흠.. 잘 모르겠네요. 아마 그 집이 가장 이상한 현상이 많은 집일 겁니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딸랑..딸랑..

"이상해.. 이름을 물어보다니."
"그러게 마치 누군가한테 말을 들은 것처럼.. 이름을 듣자마자 표정도 달라졌고 말이지."

알 수 없는 기분 나쁨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러려니 하고 다음 부동산집을 찾아갔다.

"잘 모르겠네요. 김보관 학생."
"알겠습니다."

-드드륵..

자동문이 닫히면서 길가로 나왔다.

"이번에도 똑같아."
"뭔가 있어. 이 일대에 주변에.."

-빵..빠아앙!!

두 번째도 부동산집도 내 이름을 물어봤다. 확실히 내 이름을 듣자마자 반응한걸 보고 무언가 관련이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번엔 멀린 이름을 빌려서 들어가 보자."
"알았어."

수상한 냄새가풍겼다. 그 덕에 악마라는 확신까지도 생겼다.
누군지 모르는 악마는 이곳 주변을 자신의 안전지대로 만든 게 확실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또 나를 매우 경계하고 있었고 나를 만나고 싶지 않아 보였다.
똥이 무서워서 피하는 게 아니라 더러워서 피한다고 했었나.. 내 꼴이 딱 그 모양이다.
악마는 나를 피하고 있었다. 자신의 구역 안으로 발을 들이지 못하게 하려고 말이다.

"갔다 올게."

-딸랑..딸랑..

다른 부동산 집 앞에서 나 혼자 밖에서 대기하기로 하고 멀린만이 안으로 들어갔다.
밖에서 사람들을 보면서 그녀를 기다리기로 했다.

"...저건."

그렇게 사람들을 바라보다가 그중에서  눈에 들어오는 게 있었다.

"돌..아..가..?"

길 건너편 벽에 핏물글씨로 '돌아가' 라는 글귀가 적혀 있는 게 보인다.
다른 사람들은 의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나는  보였다. 바로 악마의 힘이 남겨진 글귀였으니까.

"...처음부터 나를 보고있었군."

당장이라도 기억 속에서 녀석의 흔적을 찾고 싶었지만 불가능했다.
저런 장난을 하는 악마가 한둘도 아니고, 저렇게 대놓고 글을 쓰면서 몸을 숨길 능력도 있다면 반드시 내게 걸리지 않을 거라는 걸  아는 악마였다.
어쩌면 나를 도발해서 함정으로 끌어들이려고 하는걸 수도 있었다.

-딸랑..딸랑..

"어땠어?"
"...이번에도 모르겠다고 했어. 분위기가 전 부동산집과 같았어."
"악마는 이미 우리가 여기 왔다는  모두 연락한 모양이야."
"윽.. 신성국 도움을 받으면 금방 알 텐데."

멀린은 답답함에 권력을 사용하고자 했다.
하지만 보고가 생긴다면  존재가 자연스럽게 나타나게 되니까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었다.

"흠.."

포기해야할까 생각하다가 다른 방법을 써보기로 했다.

-딸랑딸랑~

나는 뒤에 있는 부동산집 안으로 들어갔다.

"험험.. 또 오셨네. 이번엔 두 분 이서?"
"네, 궁금한 게 하나  있거든요."

눈앞에 있는 아주머니를 바라보고 나서 말을 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내 발끝에서 카임을 아무도 모르게 풀어놨다.

"12억 정도 한다고요?"
"그래요 학생. 후훗."
"음..고민  해볼게요."
"호호, 천천히 생각해보고 연락 줘요."

-딸랑딸랑.

"뭘 한 거지?"
"함정."
"함정..?"

나는 악마수집가다. 악마들을 잘 알고 있었다. 중요한 악마가 가지고 있는 개인적인 특징부터 시작해 모든 악마들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특징까지도 알고 있었다.

악마들은 뛰어난 두뇌와 함께 인간을 초월하는 육체를 가지고 있다.
그러니 본능적으로 일에 집중하는 걸 좋아하고 몰입하는 걸 굉장히 잘했다.

귀족악마인 벨페고르와 아스모데우스, 레비아탄만 봐도 자신이 몸담고 있는 집단과 활동에서 능력을 기어하고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어내곤 했다. 어쩌면 부지런하기까지 한 악마들이다.

좋게 말하면 악마들은 뛰어난 두뇌를 가진 노동자였다.
그것들을  때, 악마들의 공통된 특징은 그들이 은근히 규칙적이라는 거다.

이곳에 와서 인간들에게 장난을 쳤다면 당연히 다시 그곳으로 가서  흔적들을 확인을  거라고 봤다.

일을 벌려 논만큼 후에  자리로 다시 와서 두 눈으로 결과를 확인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게 악마다. 그게 습관이 되고 규칙이 된 악마들은 당연히  자리에 다시나타날 거라고 예상했다.

"함정은 설치했으니까 이제 주변 커피숍에서 느긋하게 기다리자."
"그거 괜찮은가.."
"응, 악마는 내가 세상에서 제일  아니까."

벨페고르처럼 여유를 가지기로 했다. 활발한 악마들과는 조금 다른 나태라고 불리는 벨페고르의 방식에서 살짝 응용한 함정설치 방식을 사용했다.

느긋하게 천천히 주변을 보고 흐름을 보는 벨페고르는 악마들이 좋아하는 걸 잘 찾았고 원하는   알고 있었다. 그것들을 만족시켜주니까 악마들은 자연스럽게 나태의 악마를 따르게 된것이니까.

"빨리 보면 놓치는 것들이 많거든.. 기다릴 줄도.. 지켜볼 줄도.. 알아야하지."

-띡..

“벌써 한 마리 걸렸고 말이지.”

커피숍 내부에서 나와 멀린을 바라보는 누군가가 있었다.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사냥꾼의 감각으로 느낄 수가 있었다.

무언가 우리들에게 접근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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