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8화 〉세번째 용사. 성녀 헬레나
"인간남자. 나를잘 안다고 했지."
"웬만한 건 전부 너한테서 들었으니까."
"내가 스스로 알려줬다라.."
"기억나지 않겠지만 사실이야."
루시퍼가 깨어나고 주말이 왔다.
아스의 오피스텔 건물.
바깥 테라스에서 환한 하늘을 바라본다.
-후르릅..찻..잔..
루시퍼는 달콤한 핫초코를 마시며 눈앞에 있는 인간남자를 보고 깊게 생각해본다.
하지만 생각나지 않았다.
여기 있는 악마들과 인간남자에 대해서 기억나는게 없었다.
"내가 타락천사라는 건 어떻게 증명할 수 있지?"
"물어봐 다 대답해줄게."
"왠지 그 태도가 마음에 안 드는구나. 나보다 많은 걸 알고있다는 게 말이야."
루시퍼는 자신을 안다고 하는 인간남자가 아니 꼬았다.
그렇게 웅장한 체격도 아니고 그렇다고 잘생긴 얼굴도 아니었다. 또 특별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자신의 마음을 건드리는 목소리 때문에 짜증이 나는 루시퍼였다.
그 때문일까 사실을 말해주겠다는 인간남자의 말을 더 믿어주기가 싫었다.
자신의 자존심 때문이기도 하고 신성국 탄생일날 패배했던 기억이 있어서 일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수집가, 신성국 지하농장을 발견했다."
"마몬."
파라솔로 가려진 그림자에서 걸어 나오는 또 다른 악마가 보였다.
무표정한 얼굴과 함께 아무감정도 없는 기계처럼보였다.
하지만 마음만큼은 느껴졌다. 마치 최근에 만났던 아스모데우스의 감정과도 비슷했다.
마몬이라는 악마의 손에 하얀 가루가 담긴 투명 지퍼 백을 들고 있었다.
"이건.."
"시크릿 파우더. 요정의 뼈를 갈아서 만든 약이기도하다. 슬픈 일이나 공포를 느꼈을 때 트라우마를 지우기 위해 사용하는 약물이기도 하지만 과하게 복용된다면 영혼의 기억까지도 지워진다고 하는 독이다."
"그랬어나.. 신성국은 지하에서 요정을 키우고 파우더를 만들고 있었구나."
"이걸 이용해서 타락천사들의 기억을 지운 거다. 이후 암시나 세뇌를 통해서 역할을 부여한 걸 거다."
"그래서 였군. 모험가, 용사, 마법사, 다른 종족도 모자라 타락한 천사까지도손을 쓰다니.."
남자는 자신의 일처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집중하고 신경 쓰는 모습이 전투 때와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또 한 번 관심이 가는 루시퍼였다.
"그것 때문에 내가 다시 천사가 된 건가?"
"지금까지 나온 증거는 이것뿐이다. 신성국 측이 본국으로 도망갔으니까."
"신성국을 지지하던 권력층도 모두 처리했어야 했는데.."
"인간들이 조직적으로 활동하는걸 수천 년간 봤다. 그들을 모두 죽인다고 해도 똑같은 이들이 올라와서 자리를 차지했다. 죽여 봤자 이곳 나라가 유지되지 않을 뿐이다."
"마몬의 생각은 지금 그냥 놔두는 게 좋다는 거지?"
"추천할 뿐이다.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수집가."
"알겠어. 마몬. 그쪽일은 마몬이 나보다도 더 잘 아니까 믿고 있을게."
루시퍼는 마몬과 인간남자 사이에 느껴지는 끈끈한 정을 보고 신경이 쓰였다.
그러면서도 자신 역시도 무언가 도와주고 싶다는 감정이 일어났다. 하지만 그 감정들을 받아들이지 않고 무시하며 핫초코를 마신다.
마음이 가는대로 따르지 않았다. 다 인간남자가 만든 함정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이 처음 생각했던 적군, 악이라는 생각을 놓치지 않는다. 그러니 최종적으로 인간남자를 감시하기로 마음먹었다.
"감시할 필요가 있겠어."
"감시..?"
"인간이 악마와 함께 있다는 것은 인간역시 타락했다는 의미다. 나 루시퍼는 네놈 옆에서 감시할거다."
수집가는 뜬금없이 감시라는 말을 듣고 머리를 긁적였다.
***
"오래 걸린다고!"
"후후.. 정성을 모르는 레비아탄이네."
"벨페고르 음식이 좋은 거 알아. 하지만 너무 오래 걸려! 배고프다구!"
벌써 점심시간이 지나고 오후 3시였다.
식탁위에서 요리를 기다린 지 벌써 4시간째였다.
루시퍼라는 위대한 귀족악마가 합류했기에 큰잔치를 벌이겠다고 하는 벨페고르였다.
레비아탄은 굶주린 배를 잡고선 당장이라도 배달음식을 시켜먹으려고 했지만 벨페고르가 아서를 사용해서 연락할 수단을 모조리 차단시켰다. 어쩔 수 없이 식탁위에서 기다리는 신세가 된 나와 루시퍼, 레비아탄이다.
"굳이 음식을 먹을필요 없다. 난 핫초코라는 걸 많이 마셨지."
"그런 걸로 배를 채우면 나중에 설사 나와."
"설사? 그게 뭐지?"
"..."
천사로써 기억만하다 이제 막 평범한 존재가 된 루시퍼였다.
기본적인 생활을 전혀 못했다. 아니 알지 못했다.
레비아탄도 처음엔 백수였다. 하지만 밥을 먹거나, 잠을 자거나 하는 생물의 기본적인 일과들을 잘 지키고 있었다.
그에 반해 루시퍼는 아니었다. 수 천 년전 내가 죽고 나서 수집가의 감옥에서 벗어난 악마들처럼 행동했다.
아니 신성국에게 잡혀 평범한 천사처럼 행동했기에 본인이 뭐가 필요하고 뭘 해야 하는지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후후, 레비아탄이 많이 도와줘야 할거 같네?"
"루시퍼님.."
웃는 벨페고르.
레비아탄은 안타깝게 바라본다.
"동정하는 눈빛 그만 보내거라."
루시퍼는 자존심이 강했다.
그만큼 자신을 약자라고 보는 시선을 매우 싫어했다.
언제든지 위에 있으려고 했고 거만했다. 역시 오만의 악마다웠다.
"방법이 없을까?"
"방법은 시간뿐이지 꼬마주인. 한 세기를 거지꼴로 살다보면 몸의 본능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타협하거든. 후후."
벨페고르도 자신이 평범한 존재가 되었을 때가 생각이 났는지 웃고 있는 모습이다.
예전 SXT1 광고를 보면 나태의 악마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열심히 슈트짜기를 하고 있었으니까.
"그냥 혼자 깨닫게 될 때까지 놔둬~"
"나를 기만하는 건가!"
"나는 제왕 루시퍼를 기다리고 있던 거지, 똥오줌 못 가리는 천사를 기다린 게 아니야 루시퍼. 어느 정도는 우리들의 말을 들어줘야 핫초코도 계속 마실 수 있을 거란다."
"끄읏! 역시 그 달콤한 물도 악마의 상술이었나!"
왠지 천사였던 루시퍼는 왼손에 흑염룡이 잠들어있는 마치 중2병에 걸린 여자와도 같다.
그렇게 루시퍼를 평가하고 나서 거대한 냄새가 흘러나왔다.
-덜컹..!
"자, 훈제가 다됐어."
벨페고르는 식탁 한가운데에 훈제된 육고기를 올려다 놓았다.
반대편에 있던 루시퍼의 얼굴을 가릴 만큼 많은 양이었다.
"신대륙 바비큐. 신대륙의 조리법을 조금 응용해봤어 꼬마주인."
"역시 벨페고르는 대단하네."
"후후, 꼬마만 좋다면 얼마든지 해줄 수 있단다."
기다린 만큼 결과를 낳는 벨페고르였다.
윤기가 자르르 떨어지는 돼지고기였다.
"허브, 마늘 시즈닝을 선택했고.. 드워프산 소금에 각종 향신료를 입혀서 8시간 훈연한 거니까 녹을 만큼 부드러울 거란다 꼬마야."
포크를 찍고, 나이프로 살짝 집어 넣어봤다.
마치 허공에 칼을 집어넣는 것과 흡사했다.
자연스럽게 고기가 잘렸고 바로 루시퍼에게 먼저 권했다.
"먹어봐. 벨페고르의 음식은 맛있으니까."
"...이것도 악마의 유혹인가?"
"신대륙 수인들이 먹는 요리니까 괜찮아."
루시퍼는 많이 의심스러웠지만 이번 한번만 속아주기로 하고 잘린 고기를 입안에 넣었다.
"쩝..아..! 없어졌어."
한두 번 씹자마자 사라지는 부드러움에 놀라는 루시퍼였다. 동시에 몸 안에 고기라는 고지방 고단백질 에너지가 들어와 활력이 생긴 루시퍼였다.
"더 내놔놓아라."
"응. 기다려줘."
"주..주인 나도 줘.."
루시퍼 때문에 목소리가 많이 줄어든 레비아탄도 접시를 수집가에게 건네준다.
처음으로 루시퍼와 만찬을 즐겼다.
물론 군데군데 불안한 상황이 있었지만 무시해도 될 만한 작은 문제들이었다.
그러니 그저 다 같이 함께 먹었으면 됐다.
***
-쏴아아..
샤워실 안에서 샤워를 하고 있었다.
주말이긴 하나 슬슬 나가봐야했다. 중요한 약속이 있기 때문이었다.
-끼이이익..
"같이 씻어도 되지 꼬마야?"
"왜.. 누가 샤워실 쓰고 있어?"
"다 알면서 모르는척하기는 꼬마야."
-물컹..
벨페고르는 나의 등을 안았다.
"열심히 점심을 준비했는데 조금 어울려 주겠니?"
"물론이지.. 벨페고르."
벨페고르는 자신이 일한만큼 대가를 원하는 악마.
나는 미녀의 말을 들어주기로 했다.
-쏴아아아..
간단한 일이었다. 그저 벨페고르를 만족시켜주면 되는 일이다.
거유를 가진 벨페고르는 알몸으로 내 몸을 비볐다. 마치 나를 닦아주는 듯한느낌이었다.
"달아올랐니?"
"부족해.."
몸을 돌려서 그녀의 얼굴에 손을 댔다.
"키스가 필요해."
"좋아라.."
-쏴아아..츄릅.. 츄릅..
샤워기에서 나오는 따뜻한 물과 작은 키스.
그녀의 입안을 느꼈다.
포근하면서도 안정감이 드는 벨페고르의 맛이 있었다.
늘 불안했지만 조용히 버텨주고 있는 벨페고르가 있기에 나는 계속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게 됐다.
"후아아...너무나 사랑스러워라."
"벨페고르 당신도 사랑스러워."
"쿡쿡..악마를 잘 다루는 건지 아니면 암컷을 잘 아는 건지 혼란이 되네."
"둘 다 못하지만 벨페고르는 잘 알아.. 여기가 두근두근하자나 나를 원하고 있다고 말이야."
"쿡쿡..과연 그럴까?"
내 말을 듣고 나의 몸을 따라서 아래로 내려갔다.
"이것만 원하고 있을지도."
"걔도 난데."
"아니란다. 얘는 다른 소악마야."
"그럴 수도 있고.. 내 뒤에 있는 아이는 좀 더 큰 악마일 수도 있고."
벨페고르는 기대한다는 미소로 자신의 뒤를 의식했다.
"그르르.. 벨페고르.."
"꽤나 힘찬 대악마네."
그렇게 두 수컷사이에 껴있는 벨페고르는 발정하기 시작했다.
따뜻한 샤워물과 함께 듬직한 두 주인아이와 함께하는 생각에 상상만으로도 자신의 하복부가 축축해졌다.
나태의 귀족악마 벨페고르는 크기가 다른 두 자지를 각각 손으로 잡았다.
그리고 양쪽으로 흔들기 시작했다.
"어때? 좋아하니?"
"좋아 손이 너무나 부드러워."
“크르르..”
간단한 칭찬에 성취감을 느낀 벨페고르는 나보다도 더 달아올라갔다.
그녀의 마음을 먼저 알고 먼저 말했다.
전생에 난 벨페고르를 가두고 많은 걸 얻었으니까.
현재 나와 있을 때만큼은 조금이나마 즐겁길 바랬다. 그래서 내가 먼저 사랑하고 져주고 있었다.
급하지 않았지만 급하다고 말했다. 벨페고르를 위해서말이다.
"크크크.. 넣고 싶다."
"후훗.. 어리광이라니.. 어쩔 수 없는 아이네."
벨페고르는 뒤쪽에 있는 하이오크의 나를 보고 엉덩이를 쭉 밀어서 보지입구를 열었다.
그리고 당연한 듯 힘줄자지가 삽입을 시작했다.
-찔꺽!
"아으으읏!! 아..아..거대해..좋아 아이야..꼬마야.."
"저야말로 벨페고르의 녹아내리는 얼굴을 볼 수 있으니까 좋네요. 쪽.."
인간아이에게 강제로 뽀뽀 당한다.
위아래로 시작된 쾌락에 온몸이 전기가 지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우우우!!"
기쁨에 몸서리치는 거유 미녀는 품 안에서 아름다운 연꽃이 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