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84화 〉다섯번째 악마. 분노의 사탄 (84/153)



〈 84화 〉다섯번째 악마. 분노의 사탄

동물은 살아남기 위해 강해져야만 했다.
자신의 영역과 무리들을 지키기 위해서 버텨내고 공격하고승리했다.

끝임 없는 전쟁 속에서 살아남은 종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인간들이었다.

두뇌라는 최강의 무기로 여러 종들 가운데 최강자가 되었다.

대륙의 승리자가 되고 평화가 지속되자 심심함을 느낀 인간들은 전투본능을 찾아 헤맸다.

여러 욕망들 가운데에서 돈이나 명예처럼 싸움과 다툼도 갈구하기 시작했다.

전투 역시 모든 생명의 근본적인 본능이며 동물들의 본능이었다.

인간들 역시도 같은 동물. 파괴와 힘을 원하는 몬스터와 악마들처럼 인간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욕망을 가지고 모여든 곳이 있었다.

형형색색의 머리색과 눈동자 색을 가지고 있으며, 피부가  것처럼 검거나, 하얀 조약돌처럼 피부가 하얀 사람들과 수인들이 살고 있는 신대륙이라는 곳에 도착했다.

한눈에 봐도 욕망이 넘치는 땅이다.
이곳에 있는 악마를 수집하기 위해서 고개를 들었다.

-처벅..처벅..

"크르르.."
"저 새끼냐."
"귀엽게 생겼는데 히히."
"쓰익..한주먹에 뼈가 부러지게 생겼구먼?"
"저래보여도 살인마 잭, 해골사 리퍼를 잡고 14연승이라나? 로브 안에 뭘 감추고 있는지 궁금하긴해."

사방에험악한 표정과 우락부락한 근육을 가진 생명체들이 철창에 가둬진 채로 낡은 로브를 입은 악마수집가를 바라보고 한마디씩 한다.

신대륙에서 그가 머문 곳은 콜로세움이라 불리는 전투 경기장이었다.

몬스터부터 시작해 수인, 범죄자, 강도, 살인마 등등 전투에 미친놈들을 위한 장소였다.

신대륙에 도착하고 시작된 대전.
이곳에서 예선전부터 전투를 치렀다. 목적은 단하나 이곳에 챔피언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챔피언에 도전하는 선수!  도전자를 소개합니다! 수많은 악마들을 사냥하고 다닌다는 집행자! 그분은 바로! 악마들의 천적! 악마수집가입니다!"

""와아아아아!!!""

전투가들이 철창에 안에모여 있는 곳.
그 가운데를 관통하는 복도를 걸어가는 도중이다.

-처벅..

경기장 입구 너머로 열광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관객들을 즐겁게 하기위해서 진행자가 분위기를 올리고 있었고, 그 열기에 취한 관객들은 잔득 흥분하고 있었다.
그 현장으로들어섰다.

"죽여!!!"
"둘중 아무나 죽어라!"
"챔피언은 빨리!  약골을 터트려버려!"
"악마수집가! 챔피언도 악마다! 수집해라!"
"아아악!!"

사람들은 흥분하고 광기에 사로잡혀 소리를 질렀다. 마치 화가 난 상태로 주정부리는 모습처럼 보일정도다.

아니면 열정이라고 해야 할까 꽤나 달아올라서 목이 쉬어라 소리치고 있었다.

이곳에 있는 인간들은 마치 두툼한 한 육 고기를 두고 흥분한 야수와도 같았다.

"도전자를 이겨내고 챔피언의 자리를 가지고 있는 존재! 이 콜로세움의 주인! 분노의 악마 사탄!"
""와아아아!!!""
""챔피언! 챔피언!""

수집가의 상대가 등장했다. 동시에 관객석에서 괴음이 울려 퍼졌다.

마치 사방에서 폭탄이 터지는 느낌이 들 정도로 관객들이 많았다.

피부색이 다른 사람들은 열광했다.

자신들이 못하는 잔인한 싸움을 생생하게 볼  있고, 쌓아둔 본능적인 욕망을 간접적으로 풀 수 있으니까.

이런 장소도 악마들이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였다.
특히나 사탄이라면 더더욱.

"크크크.."

콜로세움 안에서 사탄은 분노를 퍼트려 힘이라는 전투적인 쾌락을 뿌려냈다.

악마라는 위험한 존재이지만 인간들은 오히려 좋아했다. 매춘이나 마약, 보물을 좋아하는 것처럼 인간들은 싸움에 빠져들었다.

-쿵...쿵..

수집가가 나온 입구의 반대편에 적이 보인다.

얼굴에 황소의 뿔처럼 위쪽으로 길게 뻗어나와있는 악마의 뿔. 얼굴을 보고 싶지만 이름 모를 두개골 가면을 쓰고 있어  보이지 않았다.

"네가 분노의자리를 가지고 있는 귀족악마 사탄인가."
"크후후...그렇지. 네가 그 유명한 악마수집가구나. 기다렸다."

상당한 덩치를 가지고 있었다. 오크보다 크고 트롤보다는 작은 성인남성이 한명 더 있어야 정도의 키와 크기를 가진 악마였다.

"악마들은 인간들을 타락시키고 평범하게 살지 못하게 만든다. 이곳 역시도 그렇지.. 악마가 손을 대면 망가지고 부서진다. 그러니 나와 함께 떠나줘야겠다. 사탄."
"크크크.. 우습군. 악마수집가. 인간들은 나를 필요해서 부른 것뿐이다. 나는 그저 죽이고, 파괴하고, 박살낼 장소만 필요했을 뿐이다! 크크크!"

역시 분노의 악마였다. 전투와 살육을 즐기는 악마다웠다. 그만큼 위험하다고 느껴졌다.

"그딴 생각뿐이라 내가 너희 같은 악마들을 찾아다니는 거다. 인간들에게 독이 되는 존재들.."
"마음에 든다. 다른 정의를 가진 쫄보들과는 달라. 기세와 투지가 느껴지는군! 그래! 악마들을 수집한다는 신념이 있을 정도라면 그 정도 배짱은 있어야지!"

-쿵..!

사탄은 소리친다. 악마 특유의 투기가 일어났고 그 힘으로 수집가를 밀어버릴 정도.

간접적으로 수집가를 시험하고 있었다. 싸울만한 상대인지 아닌지 말이다.

"십자가나 쳐들고,  앞에서 천사를 찾던 애송이들과는 다르구나! 그래! 네놈 같은 이들이 나를 찾아오길 기다렸지. 덤벼라!  이기면 수집해도 좋다. 하지만 진다면! 내가 네놈의 몸뚱이를 뜯어서 콜로세움 입구에 세워두겠다. 전리품으로 말이다."

사탄의 다음 세레머니에 관객들도 같이 흥분하며 소리친다.

"그래!! 그래 뜯어버려!"
"아주 개박살을 내버려라!! 챔피언!"
"죽여!!"
"죽여!!!"
"죽여!!!!!"

어쩌면 정신오염정도가 악마들 중에서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분노의 사탄은 위험해보였다.

분노의 자리를 가진 사탄.
녀석은 다른 악마들과 비슷하면서도 다르다고 판단된다.

"와라! 악마수집가. 죽을 때까지 싸워보자."

-치리링!

사슬형 제노사이드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거대한 몸을 가진 악마를 마주한다.
악마는 천사의 무기를 보고 자신의 무기도 들어올렸다.
자신의 신체만한 거대한 양날도끼를 어깨에 올리면서 붉은 투기를 뿜어낸다.

-후웅!!
-치리링!

악마의 무기에 비해 초라해 보이는 그였다.
하지만 물러설 수 없었다. 복수를 위해서 그리고 인간들의평화를 위해서 움직인다.

***

"괜찮나?"
"아.. 마몬."

최근에 헌터시합이 시작됐다.
헌터생들의 미래와 게이트라는 세상의 위협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말이다.

역시 이 시합에 나도 참여했다.
가물가물 하지만 전생에도 헌터시합같은 경기에 나간 적이 있었다.
그건 신대륙에 있던 악마들을 수집하기 위해서였다.

기억이 꿈으로 나타나는 것인지 아니면 최근 시합 때문에 꿈을 꾸는 건진 잘모르겠만 요즘 따라 전투하는 꿈을 계속해서 꾸고 있었다.

"땀이 엄청나다."
"그러네.."

방안 침대위에서 무표정의 알몸으로 나를 보고 있는 탐욕의 악마이었지만 어딘가 모르게 걱정하는 목소리가 느껴졌다.

참나.
마몬과 섹스할때도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던 땀이 고작 악몽 때문에 땀을 흘리다니 아직 정신이 온전하지 않았다.

"많이 괴로워 보였다."
"지금은 괜찮아."
"그래서 내가 안아주고 있었다. 힘내라고."
"응.. 고마워 마몬."

직접적으로는 아니었지만 마몬은 나를 지켜주고 있었다. 그림자처럼 나를 따라다니며 나를 소중한 보물처럼 생각해주고 있었다.

약간은 내가 물건 취급당하는 것 같지만.. 이정도 선이라면   해 줘도 될 것 같았다.

"핥짝..지켜줬다. 그러니 나도 이 땀들 내가 가질 거다. 네가 긴장해서 흘린 땀은 향기로우니까."
"땀이 향기롭다니. 설마 향수같은걸로 쓰는 건 아니지?“

이상한 취향이다.
땀에 젖은 젖꼭지를 핥는 마몬.
계산이 철저하고 탐욕이라는 자리를 가진 악마다 보니, 관심 있거나 흥미로운 것들을 모두 가져가서 보관하는 마몬이었다.

내가 그렇게나 악마들을 붙잡고 같이 생활했던 전생도 있었지만 아직도 악마에 대해서 모르는 게 많았다.

누구보다 악마들을 잘 안다고 생각는데 말이다.

그건 착각이었다. 어제도 오늘도 늘 새로운 악마들이라 생각했다.

지금 알몸상태로 풍만한 가슴을 들어내며 나를 붙잡고 있는 마몬부터 시작해서 말이다.

"궁금하다. 무슨 꿈을 꿨지?"
"꿈..뭔가 경기장이었는데  모르겠네. 마몬이 땀을 가져간다고 말하는 순간에 잊었어."

마몬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나를 바라봤다.

"꿈을 잊어선 안 된다. 악마는 악몽을 통해서 위기를 감지한다."
"난 악마가 아닌데."
"우리들의 힘을 가졌다. 악마의 힘을 가졌으면 악몽을 꾸는 건 당연하다. 그러니까 내가 힘내라고 안아 준거다. 앞으로의 해답을 찾으라고 말이다."
"위기라.. 그래서 전생에 엘프의 숲에서도 나를 기다린 것처럼 있던 거였구나."
"그렇다. 하지만 악몽을 꾸고 무슨 짓을 해도 패배였다."
"나한테?"
"그때는 졌지만 지금은 이긴 거다."
"어..어? 지금 이겼다고?"
"그렇다. 수집가는  몸에 완전히 묶여있다."
"마몬이 그렇게 느낀다면 그렇다고 치자. 졌지만  좋아."

그녀의 말대로 나는 마몬의 알몸에 밀착되어있고, 그녀의 두 팔과 가슴으로 묶여있었다.
마몬이 생각한 것과 반대로 오히려 마몬의 부드러운 살결에 묶여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역시 사람마다 바라보는 관점이나 느낌이 다 다르다는 게 맞나보다.

"항복인가?"
"그래, 땀도 가져가고."

마몬은 인간이 아닌 악마이지만.. 악마의 관점을 말하다보니 생각이 났다.

악마생각과 행동은 사람들의 모든 상식과 동떨어져있다. 여러 가지를 이해하려고 하지만 난 아직 부족한 게 많아보였다.

죽여 버린다는 애정표현 이외에도 내가 모르는 것들이 많았다.

수천 년이 지난 지금의 악마들은 인간화까지 많이 되어서 다 찾아볼 수 없지만, 아직까지 특이한 습관이나 취향이 남아 있는 악마들이 여럿 있다.

"냄새 좋다."

지금처럼 마몬이 땀을 간직한다던지. 아니면 특이한 성적 취향이 있는 아스모데우스라던지.

"오늘 헌터시합 8강전이라고 들었다."
"그렇지. 무난하게 이길 것 같아."
"이번에 적이 붉은 머리 헌터생이다."
"내 대전선수를 알아?"
"적을 알아두는  좋은 거다. 나도 그래서 경쟁자들을 모두 암살했다."
"그건 맞지만.. 다음 행동은 쫌 위험한데."
"예전일이다. 지금은 죽이지 않았다. 훔쳐갈 뿐이다."
"그것도  돼."

약간 위험한 방식을 검증하지 않고 쓰는건가.
마몬은 상식이상의 방법을 제시해줬다.

"인간들이 하는  아래에서 한 것뿐이다. 문제는 없다. 걸릴 일도 없다."
"마몬은 아스와 비슷하다고 느껴질 정도야."
"그런가? 나도 음욕의 자리를 가지고 싶다."
"그..그래."

아스와 마몬은 어쩌다 라이벌이 된 것인가.
물론 아스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 보였지만 마몬은 확실히 음욕의 자리를 가지고 싶어 하는 느낌이다.

"붉은 머리 헌터생.. 신경 쓰는 게 좋을 거다."
"왜?"
"과거의 흔적을 찾아봤었다. 최근 30년까지 기록이 없다."
"어? 그게 무슨 소리야?"
"살아있지도 죽지도 않고 흔적 없이 30년 만에 나타난 거다. 귀신이거나 누군가가 만들어논 존재다."
"확실히 이상하네."
"하지만 난 주인이 이길 거라고 생각한다."
"나를 신뢰하는 거지?"
"그렇다. 나, 수집가를 믿는다. 단신으로 나를 사로잡을 정도로 영악하고 치밀했으니까."
"아하하.."

마몬은 자신이 생각한 직설적인 말을 칭찬이라고 생각했다.

죽여 버린다는 애정 표현 같은 건가싶다. 그녀의 일방적인 생각과 과거기억 때문일까.
영악하고 치밀했던 과거의 일들에 대해 조금은 미안했다.

"그..그때는 위험하다고만 생각했으니까."
"지금은 어떤가?"
"지금은.."

나는 슬쩍 두 손을 올려 마몬의 얼굴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 눈 밑에 있는 매력 점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만졌다.

"위험하지. 너무 예뻐서."
"그 말 기분 좋다."
"기분 좋다고 하니까 예쁘다는 말을 많이 해줘야겠네."
"더해줘라.  기분 좋아지고 싶다."
"얼마든지."

천천히 그녀의 얼굴이 다가왔다.
냉정한 무표정 속에 감춰진 따뜻한 마음의 마몬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아침에 일어나 악마를 취하며 기분 좋은 시작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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