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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7화 〉일곱번째 악마. 폭식의 바알 (107/153)



〈 107화 〉일곱번째 악마. 폭식의 바알

"쩝쩝..쪽."

경기장 안에서 사탄은 쭈그려 앉아 내 앞에서 성기를 물고 빨았다.

방금  관계가 끝난 뒤라, 내 아랫도리는 정액과 그녀의 애액이 징그럽게 묻어있었다.

그걸 본 그녀가 직접 뒤처리를 해준다.
사탄은 레비아탄같이 물을 이용하는 능력이 없으니, 직접 손으로 해주는 자상함을보여줬다.

"안 해줘도 되는데."
"후..찝찝하잖아."

그녀가 내 입장에서 신경써주는 느낌이 강했다.
스스로 애정표현을 하며, 불편함을 감수하다니.

다른 악마들도 물론 고맙지만 사탄이라는 악마는 더 특별했다.

고집쟁이 성격이라 이런 식으로 나서서 챙겨주는 모습을 보기 드물었다.

다른악마에 비해 사탄만큼은 더 플러스 점수가 된 달까.

"됐어."

-짝!

사탄은 모든 찌꺼기들을 빨아 마시고 나서, 내 허벅지를 때리곤 일어섰다.

동시에  타버린 그녀의 제복이 다시 재생되어 나타났다.
붉은 머리칼을 휘날리며, 악마의 뿔이 사라졌고 강하면서 멋있는 선생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멋있네."

-씨익.

"그렇게 하고도 한 번 더하고 싶나?"
"사탄이 원하면 언제든지 준비되어 있지."

그녀는 주머니 속에서 연초 한 개비를 꺼내 입에 물었다.
입에 물자마자, 연초 끝에 불길이 일어난 뒤에 사그라들었다.

이후 연기가 피어오르자, 담배 특유의 냄새도 같이 퍼져나갔다.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먼저 경기장으로 나간다.

나도 벨페고르의 힘을 따라했다.
아카데미 제복을 만들어 입고 따라 나갔다.

-또각.

"시간만 더 있었으면 그거 부러뜨렸을 텐데."
"부러지지않아서 다행이네."

무서운 발언과 함께 고개를 살짝 돌려 나를 흘기는 사탄이다.

악마 특유의 애정표현 아니 사탄특유의 표현이었다.
기분 좋았다는 말을 저렇게 돌려 말하곤 했다.

자존심이  그녀와 어울렸다.

끝은 언제나 내게 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섹스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쾌감을 중요시 하며 나를 자위도구로 생각하는 행동들이 많이 보였다.

하지만 그걸 다 즐기고, 채워주면 나를 위해 움직였다.

마지막에 내 성기를 빨아주고 뒤처리하는 배려를 보일만큼 말이다.

"담배 맛있나?"
"맛있다기보다 습관이지 습관. 후우.."

그녀는 과거에도 담배를 피곤했다.
재미없는 일이나, 반복되고 지루한 일이 진행되면화가 난다고 말하면서 담배를 태웠다.

"한  빨아볼래?"
"오랜만에 그래볼까.."
"안 돼."
"왜?"
"몸에 나쁘니까.  이런 거 피지 마."
"사탄도 마찬가지잖아."
"악마니까 상관없지. 넌 인간이잖아 오래 살아야..."

-툭.

몸을 완전히 내 쪽으로 돌렸다.
나와 두 눈이 마주쳤다.
눈빛에 강렬한 에너지가 느껴지는 그녀는 손으로 자신의 담배를 잡아 내리곤 나를 응시했다.

"그래야 오랫동안 싸울 거 아니야. 크크."
"그러겠지."

-쪽.

그녀의 얼굴이 강하게 들어왔다.
짧은 입맞춤을 한다.
담배 향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의 육체향이 담배연기를 집어 삼킨 것인지.
오히려 그녀 특유의 향이 증폭되어 내게로 넘어왔다.

매운맛과 함께 다시  번 그녀를 넘어뜨리고 싶다는 중독증세가 나타났지만, 아카데미에서 그녀를 찾고 있으니 참기로 했다.

"담배보다 맛있네. 크크."
"그러면 그거 피울 필요는 없겠네."
"아니지. 둘 다 재미를 봐야지."
"욕심쟁이잖아."
"악마들은 늘 그렇잖아~  그래? 악마수집가씨?"
"그랬었지.."

단단해 보이던 그녀의 표정이 슬쩍 미소로 바뀌니, 나도 자연스럽게 미소가 지어졌다.
그녀도 그 얼굴 표정이 마음에 들었는지 몸을 돌려 아카데미로 향해 걸어갔다.

***

사탄과 함께 아카데미 건물로 들어갔다.
사탄을 찾는다는 소식을 들었기에 우선순위로 교무실로 향하려고 했다.
나도 일이 끝났으니 교실로 돌아가려고했었다.

"저기 오시네요."

자동문이 열리고 걸어가던 중에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리니 사탄을 찾는다던 일지매 선생이 보였다.
그리고 사탄을 찾는 이유를 알게 됐다.

"이제야 왔네요?"
"따로 연락하면 되지. 무슨 일이야직접 찾아오다니?"

커리어우먼 모드의 여사장 아스모데우스.
그녀가 일지매 선생과 함께 있었다.

현재 아카데미 내부에있는 귀족악마는 사탄뿐이니까.
내가 사라지면 사탄을 찾으면 된다.
반드시 나도 함께 올 거라는 걸 예상했던 거다.

'아스답네.'

아스는 사탄과 함께 아카데미내부로 들어오는 나와 눈이 마주치니, 아무도 모르게 입술로 '쪽'하는 제스처를 보이며 다시 무표정으로 돌아갔다.

그런 애교신호를 보내는 아스를 보고 표정관리에 실패직전인 사탄도 보였다.

"중요한 일이라 서요. 제가 직접 왔죠."

사탄이 한숨을 쉬며 바지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든다.

스스로 분노를 조절하기 귀찮으니까 담배를 사용해서 그때그때 스트레스를 풀어버리는 사탄의 습관이 보였다.

사탄을 처리했다고 생각한 아스는 내 앞으로 다가왔다.

"이쪽도 같이  거죠? 저희 기업의 에이스."
"동생이겠죠."
"그럼 에이스 동생으로 하죠. 실제로 헌터 활동을 많이  덕분에 기업측 이윤이 많이 남으니까요. 그 유능함 마음에 들어요."

이곳에 지나가던 헌터생과 선생에게 내가 한 일들을 은연중에 퍼트리는 의도가 엿보였다.

상당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 여사장 아스에게 인정받은 모습 보여준다.

그만큼공동체 생활이 편해지고 자유로워질 것을 유도한 거다.

과거에도 흔했다.
 있는 자가 한 대상에게 힘을 싣는 방식.
왕이라든지, 잘나가는 귀족이 한 대상을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위에서 끌어주는 인물이란 걸 다른 사람들이 알게 되곤 했었으니까.

"일이 있으면 빨리 가지? 여기서 시장통 열지 말고 앙?"
"급하신 건 여전하시네요. 분화선생님."

반대로 사탄은 입으로 하는 인맥, 권력적인걸 크게 좋아하지 않았다.
투기장이나 게이트 내부에서 직접 싸워 증명해 보이는 방식을 더 선호하니,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 많이 있었다.

"그럼 뒤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일지매 선생님."
"걱정하지 마세요. 사장님."

언제 또 아카데미 선생들을 끌어들였는지 아스의 부탁을 잘 들어주는 일지매 선생이었다. 그렇게 외부활동에 허가받은 사탄과 나는 아카데미를 뒤로 한 채 아스의 차량으로 향했다.

-뾱뾱.

"사탄, 언제 아스의 회사로 취직한 거야?"
"너 죽이고 다음날."
"...단둘이 게이트 갔었던 그때였나 보네. 그럼 이제 고구려 길드소속이 아닌 거지?"
"어, 이쪽으로 넘어왔고, 용병형태로 선생 짓을 하고 있는 거지."

'국가에서 제일가는 고구려 길드를 나온 다라..'

역시 사탄다웠다.
물질적인 것보다 정신이 즐거운 쪽으로 집착하고 사랑하는 악마.
이럴 때 보면 분노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서 우린  부른 거지?"
"넌 안와도 됐어."
"뭐냐? 그 짜증나는 대답은?"
"주인님만 왔으면 됐는데, 누가 주인님을 인질로 수업도 안 들어가고 땡땡이 치고 있어서 어쩔 수 없었지."
"쳇.."

정확하게 알고 있는 아스에 의해 사탄은 창문으로 시선을 돌려버린다.

"급한 일인거야?"
"급한 건 아니지만.. 그녀가 돌아왔으니까 한 번 만나러 가야하지 않겠어요?"
"만나다고?"
"네."

'내가 만나야 하는 대상이라.. 그것도 악마인 아스가 직접 말할 정도라면..'

상당한 거물이라는 생각과 함께 머리를 스쳐지나가는 대상이 떠올랐다.

"폭식."
"뭐? 그 울보가 돌아왔어?"
"악마의 기억을 잃었잖아. 너도 741년 전에 그랬으면서 아닌 척 하는 거야? 최근에 루시퍼도 그렇고, 벨페고르도 기억을 잊던것도 그렇고 말이야."
"하! 난 기억을 잃었어도 죄다 패고 다녔거든? 약한 인간 밑에서 생활하다니 찌질 하다고."
"어라~ 그래서 그때 용병 놀음하다가 국가 정부 쪽에 걸려서 사형 당했었나?"
"오해하지말지? 질려서 잡혀 준 거야. 용병 짓도 결국 돈을 따라다니는 거니까 애새끼들이 뭐만하면 배신 질에다가, 사람 납치해오는 게 쫌 짜증났을 뿐이라고."
"오호, 그러셨나요. 분화대장님."
"야, 아스모데우스. 너 죽는다?"
"해보시던가."

운전대를 잡은 아스가 자동차 내벽에 촉수다발을 뽑아내며, 사탄역시 이글거리는 주먹을 휘두르려한다.

"둘 다, 그쯤해. 보는 사람이 많아."
"네~ 주인님~"
"빡치네."

언제나 악마들은 서로를 보고 으르렁거린다.
그렇게나 말려도, 함께 해도 결국 제자리였다.
귀족악마 자체가 모두 최강종이기에 서로의 기싸움은 늘 존재했고 견제했다.

밀려나면 자신의 영역이 좁아지니.
틈만 나면 자신의 힘을 보여주곤 했다.

그게 사회적으로 살아가는 인간과 다른 점이었다.
귀족과 귀족이 만나  가문이 되는 것이 아닌 서로 싸우며 함께 성장하는 악마였다.

이 영향을 나도 계속 느끼고 있다.
그래서 크게 터지는 일이 아니라면 악마끼리 기싸움 하는걸 말리지 않았다.
귀족악마들이 귀족악마로써 살아가게 하는 것도 내 역할이기도 하니깐.

물론 예외도 있었다. 악마를 견제하지 않는 악마.
그런 모습이 마음에 들어 찾아온 악마들이 모여든 곳이 있었다.

초식계 악마라는 소문과 함께 활동적이기 보다는좁은 구역에서 소소하게 살아가고 했다.

악마들 중에서 가장 악마답지 않은 귀족악마가 바로 폭식의 바알.
그녀였다.

***

"찌지직.. 찌지직.."

죽은 나뭇가지와 사방으로 날아다니는 박쥐 때가 보였다.
고개를 들어 올려 보이는 민둥산 중턱에 기이하게 붙어있는 성 쪽으로 시선이 갔다.

지형 자체도 좋지 못한 산악지역이었으며, 이곳은 대륙중앙에 비해 바깥쪽 외진장소였다.

-데굴데굴. 덜컹. 탁.

"혹시.. 형씨가 이번에 흡혈귀의 제물이요?"
"아닙니다. 악마 수집가입니다."
"오..그 유명하다는.."

당나귀가끄는 농장 마차의 주인과 함께 마차에 타고 이동 중이었다.
그러던 중 마부가 내 옆에서 질문해왔다.

"여기까지 무슨 일로 오셨수?"
"저 악마를잡기 위해서 왔습니다."
"성.. 악마? 흡혈귀가 아니라요?"
"정확히는 악마가  흡혈귀죠."
"흡혈귀가 악마가 된다니..?"

악마라는 종도여러 분류가 있었다.
천사로 태어나 타락해 악마가 된 이도 있고, 본래 지옥에서 태어나 악마의 이름을 받고 나타난이들도 있었으며, 인간에서 악마가 된 이들도 있었다.

그러니 물론 마족에서 악마로 된 이들도 있었다.
마족 출신의 악마가 바로 폭식의 자리를 가지고 있는 바알이다.

"그.. 꼭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이곳은 본래 생명이 넘치는 숲과 산이었는데.. 저 흡혈귀.. 아니 악마 때문에 이렇게나 황폐하게 바꿨죠! 꼭 좀! 사람들을 살려주십쇼!"
"물론입니다. 그게 저의 사명이니까요."
"믿음직스럽습니다! 악마수집가님!"

마부와 함께 마차를 타고 폭식의 악마가 살고 있는 성으로 향했고, 마부는 고개를 숙이곤 자신이 왔던 길로 돌아갔다.

홀로 남겨진 채로 조용하다 못해 고요한 성을 마주하니 이곳은 더 심각했다.
성 주변은 이미 메마른 강과 척박한 땅으로 변해 모든 것들이 피폐해져있었다.

-끼릭..끼릭..

성문 앞에 서자, 자동으로 열렸다.
인기척도 없는데도 말이다.

마치 나를 기다리고 있다고 느껴질  했다.

'원하던 바다.'

-치이잉.

문이 열린 쪽으로 걸어가며, 사슬형 제노사이드를 퍼트렸다.

"악마를전문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따로 파견된 사냥꾼."
"저놈이 바로 악마수집가인가!"

성의 내무로 들어서자.
인간처럼 보이는 이들이 나를 보고 웃는다.

흡혈귀, 뱀파이어, 드라큘라와 같은 이들이다.
안개와 박쥐로 변하며 생명체들의 핏물을 모조리 빨아먹는 이들이었다.

비록 악마를 상징하는 머리 뿔은 없지만..

그들의 뿔은 반대로 솟아난다고 했다.

바로 이빨에 보이는 송곳니가 그들이 악마라는 증거였으며, 기존의 악마들과 다른 형태의 악마였다.

대충 주변을 둘러보다. 붉은 귀족 옷을 입은 흡혈귀를 손가락으로 지목했다.

"폭식에게 안내해라."
"흐흐, 우리가  당연한 듯 너를 받았는지 아나?"
"내게 순순히 붙잡히려고."
"하! 네놈한테서 맛있는냄새가 나서 그런 거다! 다들먹어치워라! 살점도! 핏물도 대장이나 심장도 모조리 먹어치워라!"
"꺄하하!"
"키키키키키키."

굶주림에 허덕이는 하급악마들이 침을 뚝뚝 흘리며 달려든다.

"구원이 필요하겠군."

-휘리릭! 사각!

"끼야악!!"
"끄어억!"

원래는 인간이었던 이들도 보였다.
어린아이도 붉은 눈동자로 비명을 토해냈다.

진혈이라는 마족의 피로 종들을 감염시키는 악마였다.
그들의 정신을 타락시켜 식욕을 가속화시켰다.

감염하고, 세월에 죽지 않는 몸으로 모든 걸 먹어치웠다.

그러고 나서 모든 것들을 폭식의 귀족악마에게 바쳤다.

자신의 존재도.. 먹을 것도.. 사랑도 말이다..

-치링..뚝...뚝..

처참하게 죽은 시체들을 뒤로 한 채 중앙에 위치한 대저택으로 들어섰다.

-끼이익..

-뚜벅..뚜벅..

흙먼지와 먹지 못하는 장비들이 널려있는 장소를 지나 깊숙한 곳으로 향했다.
모든 방은 열려있고 어둠이 깔려있었다.

의지할거라곤 주변에 보이는 작은 촛불과 창문에 비춰진 달빛정도였다.

걸어가다 마지막 문이 열린 큰방에서 음식냄새가 났다. 문을 열었다.

-끼이익..

"이건.."
"어서 오세요. 악마수집가."

수많은 만찬이 올라간 테이블이 길게 뻗어있었다.
숫자만 봐도 수십, 수백 가지 음식이 보였고, 하나같이 평생에 한 번 먹기도 힘든 음식들이었다.

이정도 규모는 중앙대륙의 국왕도 힘겨워할 정도의 식재료들이었으며, 나도 처음 보는 음식들도 많았다.

눈앞에 보이는 육고기는 육고기 중에서도 가장 구하기 힘들다는 헤츨링의 고기부터 시작해심해 크라켄의 알탕, 히드라 튀김, 전설의 꽃 만트라 뿌리수염국수 등등 내가 모르는 음식이름까지도 수백 가지였다.

테이블 음식을 따라 끝으로 가니, 내게 질문한 악마가 보였다.

하얀백발이다.
특유의 하얀 눈동자로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옆에 있는 메이드복을 입은 흡혈귀와 함께 말이다.

"드세요. 독 같은 건 타지 않았으니까요."
"..."
"제 성의를 마다하시는 건가요?"
"과하군."
"욕심은 아니죠. 다 먹을 수 있으니까요."
"...그렇기에 이 주변일대가 모두 황폐해졌지."
"잘못됐다는 건가요?"
"그래, 잘못됐다. 모든 걸 사라지게 만드니까."
"인간들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가축이 가능한 소나 돼지만 빼고 모두를 죽이는데 말이에요."
"너랑 말싸움하러온 게 아니다. 악마를 잡는 것이 사명. 그것뿐이다."

-칭!

사슬형 제노사이드를 허공으로 들어 올리곤 그녀를 노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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