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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0화 〉네번째 용사. 수인 엘리스 (140/153)



〈 140화 〉네번째 용사. 수인 엘리스

-위이잉. 철컥.

이륙이 끝나고 나서 무인항공기 밖으로 나갔다.

관계의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한 엘루나씨와 멀린은 나오지 못했지만 말이다.

항공기의 문이 열리니 시야에 많은 것들이 들어왔다.

낡은 활주로를 따라 제초작업이 안된 상태로 있어 풀들이 올라왔고 그 때문에 버려진 도시라는 말이 이상하지 않았다.

-휘이잉..

그와 별개로 이 장소는 익숙했다.

기억 속에 있는 바람이 불었다.

사막과 숲이 겹쳐 있는 땅에서 흔하게 느낄 수 있는 바람이었다.

그중에서도 여기는 내가 자주오던 장소다.
악마를 잡고 돌아갈 장소가 없을 때 이곳으로 향했었다.

발리아 사막을 지나고 엘프의 숲으로 들어가 그 보다 더 깊숙한 곳인 금지된 숲에서 오두막을 짓고 살아갔던 때를 기억하며 악마의 힘을 끌어올렸다.

"그롬 헬퍼."

피부를 통해 족쇄가 일어났다.
 족쇄는 서서히 커지더니 하이오크가 내게 한쪽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며 나타났다.

"숨어서 잘 지키고 있어. 그녀들은 소중하니까."
"알겠다. 주인. 크륵.."

섹스로 인해 정신을 잃은 만큼 무방비한 상태의 그녀들이었다.

둘은 소중했기에 그녀들을 지켜줄 수집품을 꺼내고 나서 화약 냄새가 짙은 방향을 바라봤다.

'확실히 시끄럽군.'

마탑으로 날아온 긴급한 화력지원 요청.
한 도시에서 일어나는 피해는 마치 전쟁터를 불가케 했다.

게이트에서 나타난 몬스터는 리자드맨.
리자드맨은 축축한 늪지에서 살아가는 몬스터로써 2~3레벨 정도 되는 몬스터였기에 어느 정도 기량만 가지고 있어도 제압할  있었다.

약체 몬스터이기에 도시를 버리고 사람들이 도망칠만한 이유가 없었다.

아마 최근에 일어난 게이트 내부의 마력상승 때문에 리자드맨들이 변종이 일어난 게 틀림없었다.

지금도 활주로 도착했는데 주변에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걸 보면 그만큼 긴박한 상황일게 틀림없었다.

'혼자서 해야겠어.'

엘루나씨와 멀린은 버티지 못하고 곯아떨어진 이상다.

내가 그녀들을 꿈나라로 보낸 만큼  사람 몫을 해야만 했다.

'사탄의 힘으로.'

-으드득..

피부가 점점 어둡게 덧씌워진다.

분노의 힘으로 몸안에서 움직였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에너지가 내말에 복종하며 일어섰다.

피부의 강도가 서서히 단단해지며 육체적인 능력이 크게 상승하는 게 느껴졌다.

-콰직!

발걸음  번에 단단한 콘크리트 도로가 균열이 나타날정도다.

폭발적 달려 나가며 숲 안에 보이는 버려진 도시를 봤다.

***

-쾅! 쾅! 따다다다다!

"다시 게이트가 폭주! 4부대! 준비! 전방 리자드맨들을 막아라! 막아!"

이족보행형 도마뱀.
리자드맨들이 미끈한 혀와 침을 흘리며 군인들이 지은 전투진지에 달려들었다.

진지 안에서 총기를 난사하는 군인들은 이를 악물고 다가오는 리자드맨들을 사격한다.

리자드맨들은 쓰러지고 4부대가 이긴듯 했다.

-우웅!

하지만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숫자가 게이트에서 다시 뿜어져 나왔다.

그 주변은 이미 리자드맨들의 시체들로 들끓어 있었다.

시체를 밟고선 리자드맨들은 계속해서달려들었다.

"여기는 4부대! 여기는 4부대! 지원군은 언제 오는가! 반복한다! 이 병력으로는  이상 막을 수 없다..! 탄환은 이미 바닥을 보이고 있다..! 헌터나 마법사가 아니면 이 상황을 뒤집을 수 없다!"

"치지직...지원..지원은 이미..출발했다."

"웃기지 마! 우리들 다 죽으라고 하는 거냐!지통실! 지통실! 젠장! 개같은 놈들이!"

홀로그램 통신기기를 잡고 다급하게 말하는 4부대 대장은 이미 지원군이 갔다는 말을 듣고 통신기기를 바닥에 던져버렸다.

그리고 앞을 내다보고 권총을 들었다.

-탕! 탕! 탕! 틱틱틱.

"씨발, 총알까지 말썽이냐!"

욕지거리하며 총알이 없는 권총을 바닥에 던져버리곤 등 뒤에 있는 롱소드를 뽑아들었다.

눈앞에 있는 아군들의 진지로 달려갔다.

-쫘아악!

아군에게 달려드는 리자드맨의 등가죽을 베어버린다.

"끼에엑!!"

"뒤져 도마뱀 새끼야!"

"아!! 휴스대장님! 살았습니다!"

"방심하지마라! 조금만 버티면 지원군이 온다고 했다! 게이트에 집중한다!"

"알겠습니다!"

롱소드에 베인 리자드맨은 전기를 맞았는지 부르르 떨며 절명한다.

이후 휴스대장은 아군들에게 쓸데없는 희망을 주는 말을 하며 억지로 사기를 올렸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거라곤 그저 말뿐이었기에 자신의 롱소드를 움켜잡고 소리쳤다.

"진지에서 나가지마라! 끝까지 자리를 사수한다!"

"죽어! 죽어!! 으으! 아악!!"

-으적.. 으적..

하지만 밀려오는 리자드맨들은 사기를 올린다고 이겨낼 수 없었다.

결국 잡아먹히는 부대원들이 눈에 들어온다.

점점 밀려나며 쓰러져가는 군인들만 늘어나고 겁에 질린 군인들은 뒷걸음질 친다.

"톰슨!  개새끼들아!"

"안 돼! 진정해! 반! 나가지 마라!"

앞에 있던 진지가 무너지면서 거대한 리자드맨이 전우를 통째로 먹어버리자.

분노한 반은 자신의 품안에 남아있던 마지막 수류탄을 가지고 앞으로 달려들었다.

"다 죽여 버리겠어!"
"반!!"

소리치면 달려오는 반을 보고 이목이 끌린 리자드맨들은 입맛을 다시는  혀를 움직이며 달려든다.

반에게 몰려드는 리자드맨들이다.
반은 그러거나 말거나 더 안쪽으로 깊숙히 들어간다.

반은 리자드맨들의 역겨운 침냄새를 가까이에서 맡았다.

주위에 일곱의 리자드맨들이 눈에 보였다.

서서히 핀을 뽑고 분노로 가득했던 반의 표정이 이내 나른하게 풀어진다.

-딸칵..

"안 돼..! 반!"

-쾅!!!

"젠장! 젠장알!!"

휴스 대장은 반이 터지는 곳을 허무하게 바라본다.

일곱의 리자드맨들을 데리고 자살한 반.
그와 함께했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소리친다.

"끄으으!! 끄아아!"

자신의 이빨로 입술이 깨물어 피를 보는데도 전혀 고통스럽지 않았다.

자신은 살았고 아군은 다 죽어 가는데 자신의 아픔이 무슨 소용인가.

"걱정 마시죠. 살았습니다."
"반..! 어..어떻게..! 당신은 누구시죠!?"

제복을 입은 날카로운 인상을 가진 소년이 반을 진지 안쪽에 내려놓고 있다.

"콜록..대..대장."
"말하지 마!"

반이 살아있다는 걸 놀라하며, 수류탄 폭발에 상처하나 없는 김보관을 보고 더 놀라워한다.

"고구려 아카데미 헌터생 김보관이라고 합니다."
"4..4부대 지휘자 휴스라고 합니다. 반을 구해줘서 고맙습니다만.. 보시다시피 상황이.."
"금방 처리하죠."
"네..네?"

순식간에 눈앞에서 사라진 소년이 어느 순간 리자드맨과 군인들의 전선에 나타났다.

총알과 한가운데에 홀로서서 단검을 뽑아 들었다.

정면에 달려오는 수백 마리의 리자드맨은 날카로운 송곳니를 보이며 웃는다.

"전원! 사격 중지!"

엄청난 양의 총알과 폭탄을 사용해야 물리칠 수 있는 리자드맨 떼다.

첫날에 있었던 공포가  한 번 시작됐다는 것에 군인들은 무력감만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눈앞에서 보이는 광경에 자신도 모르게 두 눈이 커져버렸다.

"저게 가능한일이야..?"

-씽..씽..씽..

전장의 모습은 소년이 뛰어가는 잔상만 보인다.

그 이후 리자드맨들은 모두 제각각 반으로 잘려나가며 피분수를 뿜어냈다.

소년이 가는 길은 모두 리자드맨의 시체가 됐고 4부대원들 모두가 허망한  정면을 바라봤다.

"이..이게 진짜 헌터.."

***

"게이트 폭주가 일단 멈춘 거 같습니다. 알려진 건 3레벨 수준의 리자드맨이지만 이렇게 많은 숫자까지 생각하면 5레벨이상급 게이트라생각이 듭니다."

게이트 폭주인해 게이트에서 나온 엄청난 숫자의 리자드맨을 모두 처리됐다.

서서히 숫자가 줄더니 이제는 나타나지 않는 리자드맨들이다.

"설마 5레벨일줄은 몰랐습니다. 이게 사실이라면 저희들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를 하고 있던거였군요."

휴스대장은 다시 고개를 숙이며 감사의 표현을 했다.

자신이 수 있는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그저 잘 보이는 것만이 생각하고 있었다.

"이 빚은 평생 못 잊을 겁니다."
"괜찮습니다. 보상을 바라고 온  아니니까요."
"죄송합니다.."

휴스 대장은 자신들의 처지에 씁쓸함이 느껴졌다.
소년은 다른 국가에서 온 파견된 헌터다. 발리아 제국은 지원만 요청했고 이들은 거의 무상으로 온 지원군이였다.

발리아 제국은 사방으로 영상을 뿌리고 구원을 강요했다.
마치 티비에서 나오는 아프리카 고아기관 광고처럼 사방으로 홍보했다.

"방어선이 어느 정도 구축되면 게이트 내부로 들어가겠습니다. 그럼 그때까지 기다리죠."
"알겠습니다.  완공되면 알려드리겠습니다."

거대한 붉은 게이트 앞에 있는 나무기둥에 기대어 앉아있는 보관을 보고 휴스 대장이 뒤를 돌아 떠났다.
보관이 혼자 있고 싶다는 걸 눈치 챈 모양이다.

"...슬슬 나오시죠."

-칙..화르륵..

보관은 눈앞에 보이는 식어버린 모닥불 자리에 불을 지피며 허공에 말을 했다.

"이래도 안 나오면 적으로 간주하겠습니다."

살기가 담긴 경고를 내보내자 그때서야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존재가 보인다.

"헌터 생이라 들었는데 날 어떻게 알았지?"

선글라스를 낀 여성이 나무 그림자 뒤편에서 나타났다.

깔끔한 정장차림을 입은 모습이다.
어디 중요한 기업직원인가 생각이 들었다.

커리어우먼 복장도 그렇지만 그녀 안쪽에 보이는 몸매가상당했다.

큼지막한 가슴이나 엉덩이 골반이 집중적으로 보일정도. 상당한 글래머스한데 동양계 몸매가 아닌 과거 신대륙이라 불리던 수인족들의 몸매와 흡사한 체형이었다.

"흠..크흠.. 소개가 늦었군. 발리아 제국소속 엘리스다."

엘리스는 김보관이 쏜 살기를 느끼고 자신을 경계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먼저 자신에 대해서 소개함으로 경계심을 풀려했다.

그녀의 의도와는 다르게 보관은 몸매를 감상하고 있었다.

"김보관."

그가 이름만 말하는 냉담한 반응에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르는 엘리스였다.

"너무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말지. 나도 정부의 명령으로 일하는 처지라. 몰래 활동할 수밖에 없다."
"임무라.. 이해합니다. 하지만 여기를 지키는 부대인원들과 분명 연이 있을 거 같은데  도와주지 않은 겁니까?"
"그건.."

엘리스를 한번 노려보다 이내 모닥불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보관의 목적은 엘루나를 엘프숲으로 보내주기 위해 타 지역으로 나온 거다.
겸사겸사 폭주한 게이트를 처리하는 것도 이 때문이었다.

하지만 눈앞에서 제국의 군인들이 죽어 가는데 끝까지 숨어있다는  괘심해 보였다. 그러니 한마디를 했다.
엘리스는 꽤나 실력 있어 보였는데 말이다.

"버려진 도시에 홀로 진입한 부대입니다. 그저 구경만 하고 있다니 너무 한거 아닙니까?"
"어쩔 수 없다. 나도 도와주다 여기서 죽을수 없는 일이다. 제국에 보고할 요원이 사라지는게 더 큰일이니까."
"그럼 제국의 헌터들은 어디 갔습니까? 그들이 막고 보고하면 되지 않습니까?"

"제국의 중심을 지켜야한다."

"제국인데 헌터가 그렇게 없습니까?"

"제국은 워낙에 넓은 땅을 가지고 있어 전부 막지 못한다. 어쩔  없는 일이지."

"버릴곳은 버리겠다는 거군요."

"한 지역에 집중하는 게 우리들로써 최선이다."

실상 제국에서는 도시뿐만 아니라 부대의 목숨도신경 쓰지 않는 듯 보였다.

그럼 여기 있는 4부대도 철수하게 맞지 않나 싶었지만 화력지원을 요구하는 영상이 생각나면서 제국의 군인들 투입을 일부러 하고 있다고 느껴졌다.

"좋습니다. 그래서 저를 감시하는 이유는 뭡니까?"

"지침이다. 제국으로 들어오는 헌터를 감시하고 있다. 그이상은 알려주기 힘들군."

뻔한 질문에 자동적으로 나오는 그놈의 제국.
이번에도 제국으로 방패를 세웠다.
제국의 지침이란것도  번 보고 싶기도 했다.

-토톡!

알람소리에 홀로그램폰을 꺼내들었다.

[기자하세요(김세원) : 발리아 제국 조금 이상해. 전세계 기사글은 모두 지원을 요청한다는 말이 대부분인데 사실은 게이트를 모두 막을 수 있는 병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보거든.. 이 자료를 보면 일부러 하는 건 거의 맞는 거 같고..]

김세원이 보낸 정보를 읽어보고 엘리스를 바라봤다.

발리아 제국..
역시 검은 계획이 있는 게 확실했다.
적은 병력으로 게이트를 막게 하고 타국가로 부터 지원을 받는다.

이것뿐만이 아니라고 봤다.

이어서 톡을 보내는 세원이의 정보를 보고 확신이 들었다.

[기자하세요 : 지원 나온 헌터들 대부분 사망이야. 발리아 제국은 헌터들 시체가 대부분 몬스터로부터 모두 잡아 먹혔다고 말하고 있어. 조심해.]

김세원의 정보로 제국의 의도가 느껴졌다.

만약에 헌터의 시체로 장난질을  목적이 있는거라면 굉장히 위험한 장난을 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됐다.

과거에 신성국의 힘으로 저지당했던  단체가 떠오르게 만들었다.

그 단체는 사령술사들이 주로활동하던 단체였다.

지금의 제국처럼 유능한 사람들을 끌어들이려는 움직임을 보여줬던 적이 있었다.

강력한 마력과 대규모의 시체를 다루던 사령술사들의 목표는 단 하나였다.

마족.
그들을 소환시키기 위해 제물을 모으고 있는 게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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