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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8화 〉140) 의대생 시절 연수로 여대생의 청진 담당이 된 결과… (단편) (178/200)



〈 178화 〉140) 의대생 시절 연수로 여대생의 청진 담당이 된 결과… (단편)

140) 의대생 시절 연수로 여대생의 청진 담당이 된 결과… (단편)
#남자시점 #검강검진 #신체검사

─── 그 날이 가까워지는 것에 따라 나는 인생 최대의 긴장감에 짓눌릴 것 같았다.
시체의 해부나 출산의 입회 등은 괴로운 것이었지만, 이번일은 사정이 다르다.
출장 정기 건강검진의 현장연수로  ×× 음악대학에 할당된 것이다.

강의 중에 배부된  프린트를 보면서 마음 속에서 승리의 포즈를 취했다.
피검사, 소변검사, 흉부 X선, 신체 측정 등 여러가지 있는 가운데, 나의 담당은 무려 청진!
...아아, 이런 것을 기다리고 있던 것이다. 의사의 길을 골라서 정말로 좋았다....

집으로 돌아와 멈추지 않는 떨림을 담배로 안정시키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이 정도로 은혜로운 기회는 두번 다시 없을 것이다.
뇌리에 새기지 않으면.

덧붙여서 당일의 절차는 작은 방을 칸막이로 2칸으로 나누어,  명이 청진을 받는 동안 다른 한쪽의 공간에서 2명이 옷을 벗고 대기하는 방식인 듯하다.

그리고 접수 담당 같은 것을 그 대학의 학생이 한다고 한다.
명부의 체크나 방에 들어간 후의 절차(상반신의 의류를 전부 벗고 의자에 앉아서 기다린다)를 학생에게 가르치는 역할이다.

단, 그것은 출입구 밖의 복도에서 한다고 한다.
즉, 청진하고 있을 때는 완전한 1대1. 밀실의 시추에이션이 된다.
대기하고 있는 아가씨로부터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당일 가보지 않으면 모른다.
뭐, 칸막이를 잘 조절하면 괜찮을 것이다.

그 후부터 밤새도록 이미지 트레이닝과 모의연습을 반복했다.
우선 칸막이의 건너편에서 학생이 가슴을 드러낸 상태로 들어온다.
다만 이때는 역시 팔로 숨기면서 오지 않을까.

그리고 내가 남자이므로 경계할지도 모른다.
여기서는 우선 철저히 관심 없는 태도를 취한 쪽이 좋은  같다.

“나는 의사. 너의 가슴 같은 것은 흥미없어. 빨리 끝내자” 라고 하는 느낌으로.
이 시점에서 얼굴을 응시하는 것은 과연 어려울 것이다.
얼굴을 뇌리에 새기는 것은 뒷전으로 하자.
그리고 드디어 청진. 역시 이것이지.

심장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척을 하면서, 가슴이 머리에 선명하게 저장될 때까지 정지.
시선을 가슴에 향하고 있지 않은 눈빛을 거울로  번이나 연습했다. 아마 괜찮을 것이다.
다음으로 등을 돌려 준다. 이때는 눈치채지는 걱정도 없다.
나는 등 페티시즘이고 마음껏 만끽하자.

기회가 있다면 얼굴을 아슬아슬하게 가까이 하거나 하고.
솜털도 머리속에 저장하고 싶다.
숨은 멈추고 있지 않으면 안되겠지.

그리고 진찰 결과를 기입하고 건넨다.
얼굴을 본다면  돌아갈 때가 좋을 것 같다.
이때라면 시선이 마주쳐 버려도 괜찮을 것이고.
가슴, 등, 얼굴의 순서대로 뇌리에 새기자. 응.

그런 느낌으로 번뇌에 휩싸여 1주일을 보냈다. 다른 것은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4월 18일. 그 날이 왔다.
학교에 도착했을 때는 드문드문 등교 중의 학생이 캠퍼스를 걷고 있었다.

지금 눈앞을 지나가는 아가씨. 조만간 내 앞에서 가슴을 드러낼 운명이다.
이 아가씨도, 저 아가씨도. 왠지 모두 귀엽게 보인다.
이미 아까 전부터 쭉 자지는 발기한 상태.
아프다. 이렇게 발기하고 있는 것은 처음이다. 무섭다.

접수 담당의 학생과 합류해 곧바로 방에 안내되었다.
2층. 15 다다미 정도일까. 그랜드 피아노가 있다. 레슨실 같은 느낌이다.
칸막이도 2개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 접수 담당자와 함께 세팅한다.

내가 사용하는 테이블과 의자도 설치. 대기하는 곳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완벽하다.
다음은 대기하는 곳에 의자를 나열해 준비 완료.
필기도구나 청진기를 테이블에 올려두고 앉아, 받은 명부와 예정표에 눈을 향했다.

건강검진은 오늘부터 21일까지 4일간에 걸쳐서 행해진다.
첫날은 1학년, 2일째는 2학년... 이라는 것까지는 사전에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막상 오늘이 되고 자세한 예정표를 건네지면 점점 더 흥분도가 높아진다.

역시 여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과연 음악대학.
피아노과의 1학년은, 남자가 2명 밖에 없다.
명부도 대강 본다. 지금은 어디의 누구인지 모르지만, 이제부터 얼굴과 이름이 일치해 가는 것이다.

또한 가슴도 일치 시킬 것이다.
이럴수가, 맙소사~!! 하아, 감개무량.
   명, 잊지 않도록 하자. 뇌리에 새기자. 이제부터 1분 1초를 소중히 여기자.

자지는 계속 선채이면서도 마음을 가라앉혀 때를 기다렸다.
오전은 우선 성악과부터다. 여자 121명, 남자 13명.
“그럼 시작하므로 잘 부탁드립니다.”
접수 담당이 말했다.

학생이 들어온  같다. 소곤소곤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옷은 어디에 두어?” “피아노 위에 두면 되지 않을까?”
...칸막이의 저 편에서는 이미 시작되어 있다!
"청진쇼"  막을 연 것이다! 심장이 쿵쾅쿵쾅한다. 괴롭다. 자지가 아프다.
───무언가 TV에서 나오는 웃음소리와 같은 것이 들린 직후, 첫번째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 앉으세요.”
그 한마디를 쥐어짜는 것이 고작이었다.
시선을 향할 수는 없었다.
가까워져 온다. 무엇인가 희다. 피부가 하얗다. 위가 알몸인 것은 알 수 있다.

 앞에 앉았다. 피아노의 둥근 의자이다.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다.
“어... 그러니까...” 이미 머릿속은 새하얗게 되고 있었다.
───종이를 건네졌다. 이것에 결과를 쓰는 거야?
그리고 무엇이더라? ...그렇지, 청진기!

침착해 침착해, 그래그래, 심장 소리를 들으면 되는거야. 이것으로 좋아.
그러나 무언가 나쁜짓을 하는 것 같다.
의심받았지 않았을까.
무언가 위험해. 터무니없는 행위를 하고 있는 기분이 되었다.
신님 죄송합니다. 변태라서 죄송합니다. 이제 괘씸한 마음은 먹지 않겠습니다.

“그럼, 등을 돌려 주세요”
겨우 한 번, 소리를 쥐어짰다. 가슴을 뇌리에 새길 경황이 아니다.
이 아가씨로부터 의심받고, 변태라고 불려 의대까지 퇴학이 되지 않을까...
어쨌든 나쁜 것을 하고 있는 충동이 덮쳐, 패닉이 되어 버렸다.

───“네.”
하지만 그녀는 순수하게 따라 주었다.
그리고 뒤를 향하는 도중일 무렵, 나는 겨우 얼굴을 올릴  있었다.
그녀의 옆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미소짓는 것 같은 표정을 띄우고 있었다.

다행이다. 이상하게는 생각되지 않았다. 그렇구나. 별로 나쁜 짓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보통으로 하면 된다. 보통으로.

그녀의 등을 보면서 침착성을 되찾아 가는 것을 알았다.
브래지어의 자국이 선명하게 나있다. 희다. 역시 하얀 피부이다.

그럼, 이상없음. 이라고
대체로 청진으로 이상이 발견되는 일은 좀처럼 없다.
간단한 연수이다. 여유여유.

“감사합니다.”
그녀는 내가 전한 종이를 양손으로 가져, 그것을 가슴에 대고 쑥스러운 듯이 종종걸음으로 칸막이의 저 편에 사라져 갔다.

───귀엽다. 귀여운 아가씨였다.
가슴은 어떻더라. 그렇게 크지 않았던 것 같다.
등의 브라의 자국은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하얀 피부도, 역시 피부는 흰 쪽이 좋다.

그렇다 해도 길었다. 몇 시간으로도 느껴졌다.
그러나 아직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실제로 1분 밖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성악과의 1학년만으로도 앞으로 120명. 침착하자. 힘내자.

반쯤 멍해져 있는 사이에 다음 아가씨가 얼굴을 보였다.
깜짝 놀라는 바람에 눈을 마주쳐 버렸다.
위험해, 이상하게 생각되었을까.

───“잘 부탁드립니다.”
그녀는 부끄러운듯이 웃으면서 그렇게 말했다. 다행이다...
상당히 안정되어 왔다.
갈색 머리가 어깨까지 자라있다. 샤프한 느낌의 아가씨이다.
그녀는 조금 수그리고 있다. 앉은키가 낮은지 얼굴이 나보다 꽤 아래의 위치에 있다.

청진기를 대면서 가슴을 직시 해보았다.
괜찮다. 그녀는 눈치채지 못했다.
약간 작음. 모양은 좋다. 유륜이 작다. 유두는 연하다. 아까의 아가씨보다는 하얀피부가 아니다.
어째서인지 대단히 냉정함을 되찾고 있었다.
모의연습을 반복한 성과일까.

그리고 등을 돌리게 하면서 한가지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이 아가씨가 끝나면 나의 의자를 높게 조절하자”

불안해서 부끄러워하는 것은 그녀들이다.
2명을 상대하고 그렇게 확신을 가졌다.
내가 긴장할 필요 같은 것은 어디에도 없다.
묵직하게 의사로서 진찰하면 될 뿐이다.

그리고 부끄러워하는 그녀들은 눈을 내리깔게 될 것. 이 아가씨처럼.
그렇다면, 이쪽이 되도록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는 시점으로 하면 들키지 않고
가슴을 편하게 응시할 수 있을 거야. 이 아가씨도 실제로 성공했고.

그녀도 또 브라 자국이 나있다라는 것을 확인하면서, 나중을 위한 전략을 가다듬고 있었다.
실전은 3번째부터이다. 침착하자. 뇌에 새기는 것만을 집중하자!

───의자의 높이조절에 고생하고 있는 사이에 3번째가 왔다.

나는 서두르고 있었다. 어떻게 높이를 바꾸는지 모른다.
어떻게 하지 하고 생각하면
“아, 그것은....”
그녀가 다가오고, 무려 나 대신 조작해 준 것이다.
“(그녀) 어느 정도로...?”
“(나) 아아, 가장 높게...”
“(나) 죄송해요.”
“(그녀) 아니에요.”

...착한 아가씨가 아닌가. 다시 나는 죄악감에 휩싸였다.
그녀는 그다지 수치심이 없는지 나를 곧바로 보는 자세로 청진을 받았다.
그에 더해 점점 더 심해지는 죄악감.

결국 그녀의 가슴을 직시할 수는 없었다.
굉장히 심한 놈이다. 나는 쓰레기! 나는 쓰레기이다!
죄송합니다. 친절한 아가씨.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안에서 천사와 악마가 싸우고 있었다.
나의 눈은 단순한 렌즈이다.
그리고 프레임에 들어온 것을 모두 머리에 기록한다.
그정도로 집중한다.
일주일 전부터 특훈을 해 왔잖아.

그러나. 막상 이 상황에 닥치게 되면 순식간에 결심이 흔들려 버린다.
그녀들은 어쨌든 솔직하게 응해 주고 있다는 이 현실.
현재 한사람의 예외도 없다. 싫은 얼굴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 말이 매우 마음에 스며든다. 모두 예의 바르다.
나를 어엿한 의사로서 봐주고 있다. 얼마나 고마운 것인가.

그녀들의 건강 상태를 진찰한다.
이 일을 완수하는 것이야말로 제일의 기쁨이 아닌가?
확실하게 일을 해내, 끝나고 나서 충실감에 잠긴다.
그것으로 좋잖아.
도리에 어긋난 기분으로 하면 나중에 떳떳하지 못함이 남는다.
나는 그것을 견딜 수 있는 건가?
나쁜 마음을 날려 버리고 훌륭한 의사를 목표로 한다.
그 쪽이 행복한 것이 당연하다.

───얼마만큼의 인원수를 처리했을까.

2명째 때에 눈치채고 있었지만, 진찰의 차례는 딱히 정해져 있지 않은 것 같다. 요컨대 지금의 성악과 1학년의 시간대라면 먼저 오는 순으로 받는다는 느낌인 듯하다.

다른 신체검사나 소변 검사, 피검사 등 각각 원하는 것부터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점점 간격이 길어지기 시작했다.
그 때를 기다리고 있었는지 남자가 온다.
나는 가슴을 너무 봐서 머리가 멍해져 있었다.
남자가 왔다고 해서 실망스러운 기분이 되는 것도 아니다.
담담하게 할 뿐이다.

다만, 한가지 눈치챈 점이 있다.
남자 쪽은 무엇이라고 할까, 예의가 있지 않다.
“감사합니다.”  말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
여자는 대부분이 말해 주었다고 생각하지만.
물론 남자가 전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러니저러니 하는 사이 무엇인가 기운찬 여자 집단이 왔다.

몇 명의 그룹인지는 모르지겠만, 우선 3명만이 방에 들어온 것 같다.
텐션이 몹시 높다.
성악과니까 라는 이유는 아니겠지만 웃음소리가 몹시 크다.
밖의 복도는 또 그쪽대로 떠들썩하다. 무언가 시끄러워졌다.
이런 텐션은 익숙하지 않다. 오랜만에 불안과 긴장이 차오른다.

곧바로 그  한 명이 왔다. 나의 얼굴을 보고 꺄하하 웃기 시작한다.
이유를 알  없다.
나의 앞까지 걸어 오고 의자에 앉기까지의 행동이 체육계 남자라고 할까, 묘하게 호전적이다.
그리고, 청진을 하는 동안도 시선을 느낀다. 무섭다.

결국 한 번도 그녀의 눈을 볼  없어, 원점으로 되돌아간 것 같았다.
사건은  아가씨가 방을 나간 직후에 일어났다.

나는 그 '기운찬 집단' 의 2번째를 진찰하고 있었다.
옷을  입은 1번째가 방을 나가는 것을 분위기로 알았다. 그리고.

복도에 나가자마자, 강렬하게 큰 소리로,
“진찰하는 놈, 남자야, 남자!”
“(복도에 있던 동료) 에엣~!!"
“(1번째 아가씨) 게다가 안경을 끼고 음침해보여”
“(복도에 있던 동료) 위험해”
“(1번째 아가씨) 가슴을 보여져버렸어!”
“(복도에 있던 동료) 진짜로?! 돈 받아!”
“(1번째 아가씨) 나의 가슴이라면 10만? 꺄하하!”

도중에 감정이 폭발했으므로 정확한 내용은 기억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대충 이런 느낌이었다.
물론 여학생끼리의 대화이다.

...이 정도로 화가난 적은 처음이었다.
요즘 젊은이에 대해 격렬히 혐오하고 있는 어른의 기분을 알았다.
반드시 이런 상황을 마주쳤을 것이다.

그 때 청진을 받고 있었던 동료 아가씨는, 이쪽도 죄송한 기색도 일절 없고, 계속 뚱해 있었다.
그리고 한 명, 또 한 명, 복도에 나갈 때마다 나를 재료로 몹시 분위기가 달아오른 끝에 폭풍우처럼 떠나갔다.

───또 한순간의 정적이 방문했다.
뭐랄까 스러질 것 같은 기분과 반대로, 끌어오르는 기분이 나를 덮쳤다.
그야 나는 인기있지 않아. 동정은 아니지만 최근 한동안은 여자친구도 없었다.

그리고 쌓여 있었던 울분을 풀려고 오늘을 기대하고 있었어.
확실히 비틀려 있었다. 최근 일주일은 악마에게 사로 잡힌 것 같았다.

그러나 오늘 이날, 마음씨 착한 음악대학생들에게 접하는 것으로 깨달았다.
뒤늦게나마 간신히 양심에 눈을 떴다. 의사로서의 자각을 가졌다.
그것을... 그것을... 이 분노는 어떻게 가라앉히면 되는 거냐고!!

마음이 진정되지 않은 채로 다음 사람이 방에 들어왔다.
1명인  같다. 아마 남자일 것이다. 여자라면 반드시 2~3명으로 오고.

딱 좋다. 이쯤에서 완충지대를 거치면 조금은 안정될 것이다.
...그런데, 칸막이의  편에서 의표를 찌르는 인물이 나타났다.

예의 접수담당 아가씨이다. 성악과의 1학년이었던 것인가.

놀라면서도 표면은 평정을 유지하도록 유의했다.
그녀가 다가온다. 앉는다. 종이를 나에게 건넨다.

───나는 아직 질질 끌고 있었다.  부글부글함이 곧바로 안정될 리도 없었다.
그렇다. 이 녀석의 몸을 차분히 관찰하자. 어차피 나는 이런 놈이야.
나 같은 놈에 의해 한가득 시간(視姦) 당하는 것이다. 꼴좋다.

청진기를 쥔다. 그녀는 시선을 아래로 향하고 있다.
좋아, 착한 아이다. 우선은 가슴을 충분히 감상해 주자.
...그때. 조용히 그녀가 얼굴을 들었다.

“그, 죄송합니다. 아까의 사람들...”
그녀는 마치 자신이 한 것처럼 풀이 죽은채 사과해 왔다.

“아, 딱히...”
그녀의 당돌한 행동에 나는 이렇게 밖에 대답할 수 없었다.
침묵. 무겁다. 공기가 무겁다.

등을 돌려주고 있을 때, 다시 그녀가 말을 걸어 왔다.
“힘든 일이네요.”
“아, 아니, 그쪽이야말로. 정말로...”

이미 머릿속은 엉망진창. 한심하다. 나는 한심하다.
죄송합니다. 나야말로 죄송합니다.
당신 같은 아가씨에게 엉뚱한 화풀이를 하려고 했습니다.
당신 같은 아가씨에게 비뚤어진 욕망을 부딪치려고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정말로 죄송합니다...
그녀의 등을 바라보면서 눈물이 나오기 시작할 것 같아지는 것을 필사적으로 참았다.

“감사합니다. 노력해 주세요.”
마지막으로 그렇게 말해져, 또 울기 시작할 것 같아졌다.

“네” 눈물을 참으면서, 쌀쌀맞게 대답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나 같은 놈을 염려해 줘서 고마워. 이런 썩은 근성의, 마음 속에 무서운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더러운 쓰레기인, 이런 나에게...
너의 덕분에 마음이 깨끗해졌어. 착실한 감정이 소생해 왔어. 정말로 고마워.

───어느 정도 지났을까. 이제 오랫동안 아무도 방에 들어오지 않는 것을 깨달았다.
문득 시계를 본다. 11시 17분. 예정표에 눈을 돌린다. 성악과 1학년은 11시까지로 되어있다.

그래, 그 아가씨가 최후였어. 명부를 보면 아직 10명 이상 체크가 되어 있지 않았지만 결석인 것인가.

뭐 됐어. 다음은 11시 30분부터로 기악과 1학년.
어쨌든 목이 바짝 말랐다. 서둘러 무언가 사 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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