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화 〉38. 제이의 기진맥진 주말(6)
―{세, 세상살이 우루루 에로송 아가씨가… 드, 들어간다……! 소, 소세지… 타령이나, 한곡조, 뽀, 뽑아볼까…!}
이런 씨발! 노래가 바뀌었잖아!
나는 크게 당황해서, 차례차례 성감을 고조해가던 페이스를 버렸다.
그냥 한 번에 성감 고조의 풀악셀을 밟아버린 것이다.
―{어…! 어! 어라, 어라, 어이햐아아아아앙! 어햐, 디야, 에써! 서서… 소, 쏘세지야아아아아아아앙!}
크게 흥분한 김복자 씨는 노래를 부르며 자신의 검은 피가 줄줄 나오는 음부를 쑤시기 시작했다.
하지만 자신의 손만으로는 불타는 마음을 달랠 수가 없었는지, 뻥 뚫려 검은자위밖에 보이지 않는 피눈물을 흘리는 눈으로 날 애타게 바라보았다.
―{서, 썬덴두… 안 한 것이… 꺼, 꺼무스름하고오오옹!}
―{버섯두…, 아닌 것이! 하앙! 하응! 가,갓을 쓰고오오! 하으으으응!}
―{버, 번데기도! 아아앙! 아닌, 것이! 주름을! 저, 접고! 하응! 하응! 하앙!}
나는 이쯤에서 승부를 보기로 했다.
복상사를 할 정도로 색을 좋아하는 분이신데, 절대 손가락만으로 성불할 마음이 드실 것 같진 않았으니까.
[이 몸께서 도와주지.]
메리가 시든 오이처럼 축 쳐져있던 내 자지를 대신 세워주었다.
나는 눈으로는 뜨거운 눈물을, 좆에서는 메리가 억지로 쥐어 짜내준 마중물을 흘리며 김복자 씨의 음부에 쏘시지를 집어넣었다.
―{하아아아아아앙!}
큰 신음을 터트린 김복자 씨가 날 넘어트리고 기승위 자세를 취했다.
그녀가 입고 있던 소복을 벗어버린 채, 반존재상태라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내 몸을 마구잡이로 핥아댔다.
―{저, 젓소도! 아앙! 닌것이…! 우, 우유도오! 나, 나와버려어어어엇!}
물론, 그 좆같은노래를 부르면서.
…참고로 이게 내 인생 첫 기승위다.
‘이건 일이다. 이건 일이다. 이건 일이다. 이건 일이다. 이건 일이다. 이건 일이다. 이건 일이다. 이건 일이다.’
나는 눈을 꼭 감고 김복자 씨가 만족할 때까지 제파르의 권능을 유지하며 기계적으로 허리만 움직였다.
[그래! 차라리 그렇게 해! 원래 처녀귀신한테 흡정 당할 때는, 쎅쓰를 하는 게 아니라 당해주는 거야!]
[혀엉! 흑흑…! 지지 마세요! 제가 형 곁에 있잖아요!]
메리의 응원과 선우의 비통한 울음소리. 그리고 김복자 씨와 페넥스의 노래를 들으며 나는 점차 정신이 혼미해짐을 느꼈다.
―{12센티느응! 가, 가정용! 하앙! 15세, 센티느응! 영업요오옹! 19센티! 는! 하앙! 흐응! 가, 정! 파괴, 용!}
―{서, 썬덴두… 안 한 것이… 꺼, 꺼무스름하고오오옹!}
―{버섯두…, 아닌 것이! 하앙! 하응! 가,갓을 쓰고오오! 하으으으응!}
정신적으로. 그리고 정력적으로도 끝이 가까워짐을 느끼며.
―{꺄아아아아! 시, 시, 십구, 센티! 느은! 하앙! 하앙! 하앙! 가, 가, 가, 가버려어어어어어!!!!!!!!!!!!!}
나는 사정했다.
[▶<37번째 악마 군주 페넥스> 봉인 완료]
[▶페넥스의 권능 회수 완료]
[▶보상 30 CP 지급 완료]
[▶올 클리어까지 앞으로: 67/72]
**
꿈에서 깨고 정신을 차렸다.
하지만 차마 눈을 뜰 수 없었다.
“혀엉…….”
그 추한 몰골을 나의 베프인 선우가 몽땅 지켜보았다는 쪽팔림 때문이었고.
[캬아! 역쉬 페넥스의 권능! 때깔 죽이네! 이걸로 한숨 놨다!]
물욕에 미친 메리 새끼가 좋아하는 꼴을 보고 싶지 않아서기도 했다.
‘정말 힘들었다.’
거짓말이 아니라 아스모데우스의 공상계에 갇혔던 20여 일 간의 나날보다 지금이 더 힘들었다.
구생도회관에서부터 위축됐던 마음, 귀신의 비쥬얼 때문에 느낀 역겨움, 개좆같은 노랫소리 때문에 흔들리는 정신력 등 모든 것이 총체적 난국이었다.
‘다음에 또 이딴 상황 오면 무조건 제파르 권능 만랩 찍는다. 다음에는 절대 CP 안 아낄 거야.’
나는 굳게 다짐했다.
[파트너, 권능 확인은 안 할 거냐?]
“나중에 한꺼번에 해.”
[그래도 다음 숙주는 사람이야 걱정 마. 이번에는 힐링할 수 있을 테니까.]
그러고 보니까 김복자 유령을 소환했다는 부네Bune의 숙주가 누군지 모르겠다. 아까 안 물어봤네.
“누군데.”
눈을 뜨고 자리에서 일어나 메리에게 물었다. 여전히 딜도 모드로 변해 있는 메리가 우웅, 하고 웃었다.
[네놈이 아는 사람. 가보면 알아. 이번에는 몰입해서 힐링할 수 있게, 나는 조용히짜져줄게.]
“누군데 이래.”
나는 20 정도 소모된 정력을 회복시키느라 최대한 편한 자세로 앉아 구시렁거렸다.
그때 선우가 침대 위로 올라와 들고 있던 스마트폰을 내밀었다.
“…혀, 형! 잠깐 이것 좀 보실래요.”
“뭔데?”
“형이 저번에 인드라이브 능력으로 꿈속의 이미지를 만드실 때 힘들어하시는 것 같길래. 제가사진 좀 모아봤어요.”
선우가 사진첩을 열어 스마트폰을 건넸다. 나는 녀석의 몸에서 나는 좋은 풀 향기를 맡으며 사진을 봤다.
‘뭐야, 모텔 사진인가.’
거의 대부분 침실 사진이었다. 그리고 일반 가정집 같은 저택도 있었고, 수영장도 있었고, 심지어 지하철이나 감옥 같은 배경도 있었다.
‘…이거 설마.’
나는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선우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녀석이 새빨개진 얼굴로 고개를 푹 숙였다.
“마, 맞아요…. 야한 영상에 나오는 장소들.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까, 남자들이 이런 장소들이 나오는 영상을 즐겨본다고 하길래…. 혀, 형도 혹시 이런 장소들이 익숙하실까 해서…….”
익숙하기야 했다. 여배우 남배우 빼놓고 사진만 보니까 낯설었을 뿐.
나는 선우의 순수한 마음을 고맙게 받기로 했다.
하프엘프인 선우는 아직 엘프 연령으론 어린 나이이기 때문에 야동은커녕, 여자한테도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고맙다. 근데 이 중에 뭘 해야 될지 모르겠네. 기왕이면 숙주 섹스 판타지에 가까운 걸 고르는 편이 좋을 텐데.”
[강간이다. 화간에 가까운 강간.]
“…뭐?”
내가 ‘잘 못 들었습니다’ 표정으로 메리를 보자, 녀석이 단호하게 대답했다.
[강간이라고 이번 숙주의 공략법은.]
“이미 분석 끝났냐?”
[쎅쓰. 숙주의 사무실에서 발견한 부네의 정수를 통해 미리 해놓았지. 공략법은 간단해. 공상계에 진입하자마자 그 여자 집에 찾아간 다음, 강간에 쓰면 좋을 장소 이미지를 잡고, 무드 있게 덮쳐!]
“무드 있게 덮치라니, 말은 쉽네.”
[포인트는 화간에 가까운 강간. 즉, 남자가 밀어붙이는 걸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그런 시츄에이션이야. 재미있게 즐겨봐.]
“흠.”
나는 어쩐지 야릇한 기대감에 사로잡혔다. 아까 전 귀신 때문에 훼손당한 나의 남성성을 되찾고 싶은 보상심리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그래. 이걸로 하자.’
나는 어릴 때 아주 감명 깊게 봤던 야동 하나를 떠올렸다. 그리고 그 야동에 배경으로 등장했던 집과 유사한 사진을 눈에 아로새겼다.
또한 레벨1의 인드라이브 권능을 14CP를 사용해 5레벨로 올렸다. 제파르의 것을 빼면 공상계에서 가장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권능이라 전혀 아깝지 않은 투자였다.
〓〓
[no.69: 인드라이브 lv.5]
69번째 악마 군주 데카라비아의 권능. 타인을 자신의 공상계에 강제로 초대할 수 있음. (※공상 type: <꿈>)
*lv.5 상세보기: 작은 마을 크기의 공간 조성 가능. 초대한 자가 처한 상황을 대상의 상식 범위 내에서 임의로 조절 가능. 신체개변 및 상식개조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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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굴까.’
선우가 돌아간 뒤,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과연 부네의 숙주가 누구일까, 어떤 판타지를 꿈꾸고 있을까, 내가 준비한 꿈의 세계가 그 여자 마음에 들까 생각하면서.
[▶<제69위 악마 군주 데카라비아Decarabia의 정수> 확인. 공상계 다이브 허가 완료]
나는 꿈속으로 들어갔다.
**
태양이 타들어가듯 내리쬐는 여름이다. 가만히만 있어도 땀이 비 오듯 쏟아지는 혹독한 여름.
“하아, 정말 짜증나 미쳐버리겠네.”
35세 박지혜는 잔뜩 열이 받은 상태였다.
원인제공자는 한여름의 무더운 날씨보다더 그녀를 열 받게 만드는 그녀의 남편.
―이사? 자기가 좀 해줘. 포장이사 부르던가. 포장 이사 좀 비싸긴 해도 돈 값하잖아? 나 프로젝트 때문에 바쁜 거 알면서.
포상 이사가 돈 값한다? 말은 좋다.
한나절 이사 도와주는 대신 백만 원이 기본인 서비스이니 당연히 돈 값은 해야지.
‘돈도 잘 못 벌면서 돈 백이 누구 집 개이름이야? 하여간 입만 살았어.’
박지혜는 헌터연맹 소속 행정 직원. 그녀의 남편은 중견 기업에 다닌다.
게다가 신혼 4년 차인 현재, 아직 애가 없으니 어지간해서는 돈 부족에 시달릴 일은 없어야 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그때 계약을 하지 말았어야 했어.’
그녀의 남편이, 전세 사기를 당한 것이다. 그것도 무려 4억이라는 거금의.
서귀포시의 부촌에 있는 40평짜리 고급빌라를 단돈 4억 전세로 거주할 수 있다는 말에, 그녀의 남편이 크게 혹했다.
그리고 그 계약은 깡통 전세였다.
전세 계약이 완료된뒤, 쫓기듯 빌라 옆의 허름한 아파트로 이사하게 된 그들의 신세는 그야말로 비참했다.
이사 준비는 더욱 참혹했다.
박지혜는 깎고 또 깎아 20만 원에 큰 용달 하나를 빌리는 것으로 이사 예산을 전부를 책정해야 했던 것.
그녀는 팔자에도 없는 상하차를 해야 하는 신세가 되고 만 것이다.
“후우…….”
박지혜가 땀을 비질비질 흘리며 손부채질을 했다.
브라도 하지 않은 채 흰색 나시 티와 보라색 팬티만을 걸치고 마루에 앉아 이삿짐을 싸던 그녀다.
용달이 오기까지 2시간은 남아있으니, 옷이야 그때 가서 입으면 될 일.
“아우, 진짜아아아!”
이 더운 날에 에어컨도 켜지 못할 정도로 빚에 허덕이는 자신의 신세가 처량하고 원통해서 눈물이 찔끔 나왔다.
오늘따라 선풍기는 왜 전원도 들어오지 않는 건지.
―까톡
그때, 누군가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어? 제이잖아.”
발신자는 이스트 블루의 아카데미 생도 김제이. 그녀와는 동아리 일 관계로 안면이 있는 사이다.
‘얘가 갑자기 무슨 일이지?’
박지혜가 메시지를 확인했다.
[→김제이: 쌤, 조쉬한테 들었는데 오늘 이사하신다면서요?]
[→김제이: 혹시 이사 센터 예약하였어요?]
“조쉬 걔가 나 이사하는 건 어떻게 알았대. 하여간 꼼꼼한 애야.”
박지혜가 피식 웃으며 답장을 보냈다.
이따 오전 9시에 용달은 잡아놨는데, 가까운 거리라 그냥 혼자 할 생각으로 포장 이사는 잡지 않았다고.
[→김제이: 에이, 무슨 여자 혼자 이사를 해요. 힘 좋은 헌터 생도들 놔두시고.]
[→김제이: 제가 도와드릴게요. 주소 좀 찍어주세요. 네비 켜고 출발할게요.]
김제이의 용건은 놀라운 내용이었다.
이사를 도와준다는 것.
“정말? 아아, 저번에 구학관 청소 도와준 거 고마워서 그런 거구나.”
박지혜의 얼굴이 환해졌다.
그 몸 건실한 김제이 헌터 학생이라면, 이사 따위야 순식간에 끝나버릴 테니까.
[→나: 고마워 ^^]
그녀가 김제이에게 주소를 보내고, 힘을 내서 이사짐을 다시 정리하려 할 때였다.
―철컹!
벌컥 하고 현관문이 열렸다.
박지혜가 화들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대체 이 이른 아침부터 누구지?
“쌤. 저 왔어요.”
그 이는 김제이였다.
흰색 민소매 티에, 굵은 허벅지에 딱 달라붙는 트레이닝팬츠를 입은 그.
“…어, 어? 제이야 벌써 왔어? 진짜 빨리 왔다!”
지나치게 빠르게 온 김제이에게, 박지혜는 반색을 하며 현관으로 향했다.
김제이가 신발을 벗지 않고 방으로 들어오며 웃었다.
“짐 많이 싸셨네. 이제 이거 빌라 현관으로 옮기면 되죠? 차 들어오니까.”
“으, 응! 그럼 돼. 와아, 제이 너 오니까 확실히 좋다. 금방 옮길 것 같아.”
박지혜가 눈웃음을 지으며 김제이의 핏줄이 올라온 팔뚝을 쓰다듬었다. 김제이는 그런 그녀를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왜 그래?”
김제이는 말이 없었다.
그저 강렬한 눈빛으로 박지혜의 몸을위아래로 핥는 듯 바라보고 있을 뿐.
‘아차.’
박지혜의 얼굴이 홍시처럼 붉어졌다.
자신이 지금, 유륜과 젖꼭지가 훤히 비치는 민소매 티. 그리고 보라색 작은 팬티만을 입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린 것이다.
“꺄악! 야, 눈 감아! 눈 안 감아?!”
그녀가 티를 확 내려 자신의 소중한 부위를 감싸고 있는 천 조각을 가렸다.
그 모습을 아주 귀엽다는 듯 바라보던 김제이가 천천히 그녀를 지나쳐 이사짐 상자를 번쩍 들었다.
“이거부터 옮기면 되죠?”
“…….”
“천천히 쉬면서 하세요.”
박지혜는 짐을 들고 현관 밖으로 향하는 김제이의 넓은 등을 바라보며, 등줄기에서 굵은 땀방울이 흘러내리는 것을 느꼈다.
‘……쟤… 섰어.’
그녀는 보고만 것이다.
김제이의 청색 트레이닝복 고간 부분이 터질 것처럼 부풀어 올라있었던 것을. 허벅지 쪽으로 구렁이처럼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었던 그의 남성기를.
‘…정신 차려, 박지혜. 너 유부녀야.’
그녀는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대기하는 김제이의 모습을 눈에 담으며, 조신한 유부녀로서의 자각을 다졌다.
**
이사는 순조롭게 끝났다.
강건한 몸을 가진 헌터 김제이가 무척 빠르게 몸을 움직여 준 덕에.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를. 정.도.로.
쉽게 마무리 되고 만 것이다.
“이야! 니 덕에 살았다, 제이야.”
박지혜가 편의점에서 산 부채를 부치며 김제이를 칭찬했다.
너무 더운 날씨 탓에 땀이 비오듯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E컵의 가슴을 가리고 있는 보라색 브라는 땀에 젖은 흰색 셔츠에 고스란히 비치고 있었고.
두꺼운 녹색 트레이닝복에서는 알싸한 땀 냄새가 솔솔 풍기고 있었다.
“후우…. 그래도 20만 원만 쓰고 이사 끝나서 정말 다행이네. 제이 너 아니었으면 나 어떻게 됐을지 눈앞이 캄캄해.”
박지혜가 싱긋 웃었다.
그때, 그녀의 맞은편에서 물을 마시고 있던 김제이가 씩 웃었다.
“20만 원만이라뇨. 저 돈 안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