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6화 〉96. 제이의 라이벌 등장(2)
“나도.”
―찔꺽 찔꺽
라라가 양손을 이어 붙여 내 좆기둥을 위아래로 흔들어주며 귀엽게 웃었다.
“오랜만에 촉진하게 돼서 기뻐.”
“큭큭큭큭!”
횟수야 적었지만 라라는 두 달 전과 비교해 장난이 많이 늘었다.
처음에는 용맹한 소련 군대도 얼어 뒤질만한 썰렁나치 농담만 했었는데.
―할짝, 쭈릅
라라가 어색한 솜씨로 정성을 담아 열심히 내 귀두를 빨아주었다.
아직 목 깊숙이 넘길 생각조차 못 하고 있는 걸 보면, 아직까지도 야동을 한 번도 안 본 모양이었다.
왜냐하면 라라의 왕성한 지적호기심을 생각해봤을 때, 그녀의 성지식은 그것과 하나도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건 이것대로 좋아. 우리 라라가 너무 능숙하면 그것도 이상할 거 같아.’
사람 감질나게 하는 고양이처럼 고추를 냐무냐무 빨고 있는 라라를 끌어올렸다.
뜨거운 좆기둥이 그녀의 레깅스 도끼 부분에 꽉 닿도록 그녀를 끌어안았다.
“아가야 왜?”
라라가 내 허리 양쪽에 무릎을 대고, 쥬지 위에 섹시한 엉덩이를 꾹 누르며 물었다.
“내 애무가 별로였니.”
애무가 별로냔다.
적나라한 표현에 순수함을 느껴서 웃음이 나왔다.
“아니요, 너무 좋아서. 그래서 교수님 안아드리고 싶어서요.”
“우리 아가는 어떻게 항상 그런 예쁜 말만 해줄 수 있는 걸까.”
라라의 검정 레깅스에 감싸인 맛있는 힙을 쓰다듬으며 이빨을깠다.
“예쁜 사람 귀에는 그렇게 들려요.”
“그럼 나는 왜 예쁘게 들릴까.”
“…그것도 독일식 농담이에요?”
“그게 무슨 뜻이니.”
라라가 진짜로 모르겠다는 듯이 그렇게 물었다.
‘그래. 모르면 모르는 대로 좋아.’
나는 자신의 외모에 전혀 관심이 없고, 남이 자신의 외모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따위는 더욱 관심 없는 라라의 성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게 무슨 뜻이냐면요.”
나는 라라의 잔뜩 힙업 된 백마엉덩이를 꽉 잡고 내 자지를 향해 꾹꾹 누르면서, 그녀의 발갛게 달아오른 귀를 혀로 간질였다.
“예쁜 사람의 귀가 아니라. 예쁜, 사람 귀라는 뜻이에요. 교수님 귀가 이뻐서, 제 말도 예쁘게 들린다구요.”
―쿡쿡
내 농담이 웃겼는지 아니면 귓속에 들어온 혀가 간지러웠는지.
라라가 어깨를 움츠리고 배시시 웃으면서 내 품에 안겼다.
“참 좋아. 우리 아가.”
“나도. 우리 라라 좋아.”
“…….”
“창피해?”
“…응.”
저번에 라라의 집에서 잤던 날.
우리는 심장이 다 떨릴 정도로 심하게 꽁냥거렸었는데, 그때 내가 그녀를 놀리려고 ‘라라’라고 이름을 부르며 아이 취급을 했던 적이 있었다.
나는 오늘도 그 장난을 해보기로 했다.
“우리 라라. 몇 살?”
“…….”
라라가 잔뜩붉어진 얼굴로 눈을 가늘게 뜨며 내 입술에 버드키스를 했다.
“하지 마.”
“싫어. 오빠 말 안 들을 거야?”
“아가는 내 오빠 아니야.”
“혼난다 너.”
그녀의 레깅스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손가락으로 어느새 습기가 올라온그녀의 보지 둔덕을 간질이며, 손바닥으로는 우리 애기의 희고 탱탱한 꿀덩이 감촉을 느꼈다.
“우리 라라 생도는. 몇 살이에요?”
“……여….”
아무리 둘 뿐이래도 창피한 걸까.
어리광부리듯이 내 얼굴과 목에 은발 머리를 비비던 그녀가.
결국 용기를 냈다.
“열… 일곱 살….”
“진짜 어리다. 몸은 이렇게 야하면서. 너무한 거 아니야?”
“안너무해.”
“라라야.”
“…응.”
라라와 입을 맞추며 혀를 섞었다.
아까보다 훨씬 격해진 키스에 나와 그녀의 마음이 조급해졌다.
―쯔릅, 쭈욱, 쪼옵, 쪼옥
라라가 환자복 상의 안쪽으로 손을 집어넣어 내 젖꼭지를 간질였다.
나도 그녀의 촉촉이 젖은 분홍 보지 안에 살짝 손가락을 담군 채, 땀이 배어 쫀득쫀득한 엉덩이를 주물럭거렸다.
섹스 직전의 고조된 분위기가 병실에 감돌았다.
“안 돼….”
라라가 곤란한 얼굴로 내 뺨을 쓰다듬었다.
“왜요. 그날이에요?”
“직전이야. 그런데 여긴 병실이잖니.”
아무리 1인 병실이라곤 해도 병원은 병원.
게다가 여긴 라라의 직장이다.
“그러네. 들키면 곤란하시겠다.”
“그런 게… 아니야. …후우…….”
이제 본격적으로 젖어들기 시작한 음부 바깥쪽을 간질이는 게 기분 좋은 듯, 라라가 깊은 한숨을 흘렸다.
“아가한테 병문안. 누가 올까봐.”
“…….”
자기 직장에서 섹스하다 걸려서 소문퍼지는 건 상관없는데.
내 지인들한테 나와 그녀의 관계가 들켜서 인간관계 꼬일 건 걱정이 된다는 소리였다.
‘너무 착하다 진짜.’
라라의 마음씨에 불알이 다 찡해졌다.
그녀를 일으켰다.
라라의 검정 레깅스와 쿠퍼액을 질질 흘리는 자지 사이에 투명한 실이 이어졌다.
“교수님. 이리 와보세요.”
침대에서 일어나 그녀의 손을 잡고 1인 병실 안에 딸린 화장실로 이끌었다.
**
―딸깍
“아가, 야!”
문을 잠그자마자 맨살이 드러난 라라의 가는 허리를 꽉 안았다.
바지를 완전히 내린 뒤, 그녀의 가랑이 사이에 자지를 끼워 넣은 채 허리를 앞뒤로 움직였다.
173cm의 훤칠한 라라라서, 내가 무릎을 살짝만 굽히고 그녀가 발끝을 약간만 들어도 스마타각이 쉽게 나왔다.
“교수님. 너무 섹시하세요.”
“바보….”
“여기서는 안 들켜요. 그쵸?”
“그치만… 걱정이 돼.”
라라는 나한테 속내를 들켰다.
말로는 안 된다고, 걱정된다고 하는데. 실은 자기도 하고 싶은 거다.
왜냐하면 그녀도 내 엉덩이를 손으로 살살 쓰다듬고 있었으니까.
‘못 참겠다.’
라라의허리를 놓고 한 걸음 물러섰다. 머리에 새집이 져서 거지같았지만 그래도 꼴에 멋있어 보이려고 환자복 상의를 역수로 쥐고 벗었다.
“형ㅅ… 교수님. 저 흥분돼요.”
분위기를 잡으려고 개드립도 참았다.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극대자리를 벌벌 세운 채 나체로 내 여자 앞에 섰다.
“야한… 내 아기….”
라라의 숨이 거칠어졌다.
그녀가 이제는 C급 힐러인 자신보다 훨씬 강건해진 내 육체를 홀리듯 바라봤다.
라라는 이 세상에서 나보다 더 내 몸 에 관심이 많은 유일한 사람이다.
‘불완전각성’의 완전 각성 조력 명목으로 내 몸을 꾸준히 진찰하는 것.
그건진짜말로만이 아니라, 라라가 열의를 갖고 지금도 하고 있는 일이다.
“너무 섹시해….”
그녀가 내 몸을 애욕과 경의와 호기심이 가득 찬 눈으로 핥는 듯 응시했다.
“저 교수님한테 안길래요.”
좌변기에 앉아 터질 것처럼 발기한 고추를 천천히 흔들며 다리를 벌렸다.
오줌구멍에서 찐득하고 향긋한 쿠퍼액이 정액처럼 흘러나왔다.
―찔꺽 찔꺽
라라의 존나게 섹시한 레깅스 차림을 보며, 그녀 앞에서 자위를 했다.
많이 창피하진 않았다.
예전에그녀가 자위를 어떻게 하는 거냐고 물어봤을 때 한 번 보여준 적 있었으니까.
“여기서, 하아! 안아주시면, 안 돼요?”
“…….”
“난 교수님 보기만 해도 미칠 거 같은데. 후우… 라라는 아닌가보네.”
“…몰라……!”
라라가 결국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종종걸음으로 내게 다가왔다.
나는 부끄러움 때문에 차마 내게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 그녀를 대신해.
레깅스를 끌어내렸다.
‘와, 대박.’
라라는검은색 T팬티를 입고 있었다.
면적이 너무 작아서, 숱이 적은 그녀의 음모조차 옆으로 삐져나올 정도였다. 외모 치장에 관심이 없는 라라다운 무신경함이 오히려 대꼴이었다.
습기와 배어나와 무척 촉촉해진 그녀의 사타구니 근처와 말랑말랑한 허벅지 안쪽이 음심을 돋웠다.
나는 T팬티 뒤태도 보고 싶었다.
“교수님. 잠깐만요?”
“…응.”
그녀를 뒤로 돌렸다.
가느다란 T팬티 끈을 쎄끈하게 먹어버린 엉덩이가 너무 맛있어보였다.
검은 T팬티가 강조하고 있는 두 개의 하얗고 둥그런, 풍만하면서도 탱탱한 살덩이 때문에 자지가 웅장해졌다.
씨발… 여기에 내가 좆을 꽂고 질싸를 했었다니. 신대륙에 깃발을 꽂은 개새끼가 된 것만 같은 설렘을 느꼈다.
‘빈란드! 콜롬버스! 발보아! 킴제이!’
변기에 앉은 자세라 눈높이가 맞았다.
주저 없이 빵빵한 엉덩이에 얼굴을 묻어버렸다.
“하악! …아, 아가야!”
라라가 당황하며 돌아봤지만 나를 막지는 않았다. 그녀는 너무 착하니깐.
대신 도망을 치려고해서, 그녀의 꼴리는 허벅지를 바짝 끌어안고 엉덩이 골 사이에 얼굴을 비볐다.
“행복해요 교수님! 저 행복해요!”
“……그러니?”
“네! 미칠 거 같아요!”
“그럼… 좋아.”
좋다뇨! 교수님도 환장하게 해줄게요!
―찔꺽 찔꺽
―쪼옥 쪼옥
T팬티 앞으로 손가락을 넣어 그녀의 클리 주변과 질구를 애무했다.
동시에 이빨로 라라의 뾰루지는커녕 잡티 하나 없는 새하얀 엉덩이를 냐금냐금 긁었다. 먹어버리듯이 말이다.
‘미치겠네 정말.’
너무 좋았다. 감히 작년에는 얼굴을 쳐다보기도 황송했던 라라였는데.
새벽 훈련 갈 때마다 저 레깅스 차림과 마주친 날이면, 월 최대 3회로 다짐했던 회수를 훨씬 초과해버릴 정도로 딸딸이를 잡았었는데.
‘내꺼야, 내꺼!’
나는 라라의 섹시한 엉덩이가 온통 침 범벅이 될 때까지 물고 빨았다.
물론 손으로는 계속해서 라라의 분홍보지를 만지며애무를 이으면서.
“제, 제이야!”
라라가 촉촉한 목소리로 나를 돌아보며 간절한 눈빛을 보냈다.
나는 그녀를 놀려주고 싶기도 했지만, 그러기엔 흥분감이 너무 컸다.
―스윽
라라의 넓은 골반을 단단히 조이고 있던 T팬티를 한 번에 내렸다. 하얗고 연한 살결에는 가는 팬티 자국이 꼴리게도 남아있었다.
“더워….”
라라가 탱크톱을 벗어 환자용 팔걸이에 올렸다.
그녀의 상체 옆으로 차마 가려지지 않은 F컵 거유의 옆슴이 튀어나와 내 눈을 어지럽혔다.
내 암컷이 이제야 나신이 된 걸 눈으로 확인하자 자지가 크게 꺼떡거렸다.
“교수님.”
한 손으로 그녀의 손을 밀어 올려 지탱해주며, 한 손으로는 그녀의 허벅지를 잡아 받혔다.
“힘 빼시고 저한테 맡기세요.”
“응….”
라라가 삽입을 하면 더 편하겠지만, 아직 그녀와 나는 거의정상위로만 섹스를 해보았다.
처음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후배위. 그것도 역방향 여성상위에 가까운 자세다. 나보다 라라가 더 어색할 거다.
―찌걱
예민한 귀두가 오랜만에 맛본 축축한 보지의 감촉에 정액구멍까지 뻐끔거리며 기쁨의 마중물을 토해냈다.
영리한 라라가 변기 좌우의 노약자용 손잡이를 잡아 나를 도왔고, 나는 자유로워진 손으로 자지 뿌리를 잡아 각을 맞췄다.
―뿌지익
그런 소리가 들릴 정도로 귀두가라라의 안에 뻐근하게 진입했다.
삼주 만에 맛보는 라라의 안은 따뜻하고 야하고 아주 쫄깃했다.
자지 뿌리를 잡아 둥글게 돌렸다.
“하으응….”
귀두가 너무 좁은 질 입구를 넓히는 찔꺽찔꺽 소리에 소름이 돋았다.
이제 됐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라라의 탱탱한 거유를 양손으로 부드럽게 쥐면서 그녀에게 속삭였다.
“교수님 안에. 전부 품어주세요.”
“…….”
라라가 말없이 허리를 내렸다.
너무 큰 자지가 들어가는 감촉이 뻐근해서 그런 거였겠지만.
나는 그녀의 느린 삽입이, 야들야들하면서도 쫀쫀한 질벽 주름 하나하나의 감촉을 모두 느낄 수 있도록 내게배려하주는 것만 같은 흥분을 느꼈다.
―찔거억
이내, 라라의 좁고 깊은 보지가 내 성난 자지를 뿌리까지 모두 삼켰다.
그녀가 고개를 들며 허리를 크게 휘었다.
“아흐으으……!”
좁디좁은 자신의 안이 내가 만져도 비상식적일 정도로 뜨거운 극대자지에 억지로 벌려진 느낌이 너무 빡셌던 걸까.
“후우……. 됐… 다.”
라라는 내 사타구니 근처에 탐스러운 엉덩이를 딱 붙인 채로 가만히 풀삽입 상태를 음미하고 있었다.
“하응?!”
하지만 나는 애가 탔다.
“제이, 야!”
라라의 엉덩이 아래를 받치며 그녀의 하체를 위아래로 움직였다.
꿍꿍꿍. 음란한 귀두 끝이 라라의 보지 가장 깊숙한 곳에 꾹꾹 눌리는 감촉이 소름 돋게 좋았다.
“이렇게, 움직이면! 기분, 좋아요.”
“하아! 하아! 하아응!”
라라도 처음 맛보는 여성상위의 느낌이 좋으면서도 생소한지 진저리를 쳤다. 그녀도 천천히 허리를 위아래로 움직여주기 시작했다.
“너무! 하아! 깊, 어!”
라라의 상하로 움직이는 땀에 젖은 등에 볼을 댄 채로.
스쿼트를 하듯 허벅지 힘으로 내 자지를 위아래로 빨아주는 그녀 보지 감촉을 맛봤다.
―쯟! 쯟! 쯟! 쯟!
내게 등을 돌리고 탄 자세에서 정박자로 움직이는 라라의 엉덩이가 존나섹시했다.
나는 유두를 살살 돌리던 오른손으로.
그녀의 엉덩이를 내려쳤다.
―짜악!
“하아아앙!”
라라의 입에서 처음 듣는 종류의 교성이 터져 나왔다.
그녀가 즉시 허리 움직임을 멈추고 뒤를 돌아봤다.
“아가야?”
라라의 은색 눈동자에 의아함이 떠올라 있었다.
싸한 느낌에 바로 물어봤다.
“느낌… 별로에요?”
“별로라기 보단.”
―쯔읍! 쯔읍!
그녀가 엉덩이를 좌우로 귀엽게 흔들면서 내 귀두를 자신의 자궁 입구에 꾸욱꾸욱 비비며 말을 이었다.
“왜애, 그랬! 하아…. 나, 싶어서.”
“엉덩이가 너무 예뻐서 그랬어요.”
“응. 내가 아가를 깨물어주었을 때랑 비슷한 마음이었구나.”
라라가 상냥하게 웃어주곤 다시 앞을 바라보며 방아를 찧었다.
나와 메리는 계산을 끝냈다.
‘아직 이런 건 아니구나. 라라는 성에너무 백지여서 이런 플레이가 어떤 느낌을 주는지조차모르는 거야.’
[아직 뭐가 뭔지 구분도 못 할 때다.]
분위기를 깨지 않기 위해 엉덩이는 때리지 않기로 마음먹고, 다시 그녀의 가슴을 꽈악 쥐었다.
허전한 손에 터질 것처럼 일그러진 F컵 거유가 들어오자 그제야 마음인 편안해졌다.
“하아! 하아! 하으! 하아!”
라라의 신음소리가 커져갈 때마다 그녀의 V라인 턱이 서서히 들렸다.
귀엽게 선 유두에 피가 몰려 평상시보다 약간 더 커진 느낌이 들었다.
나는 아랫배에 힘을 주어 당장이라도 싸고 싶은 사정감을 꾹 참았다.
“하아! 하아! 하으으! 하으으!”
그녀의 오르가즘이 멀지 않았다.
귀두에 큥큥 느껴지는 라라의 자궁문을 내 정액으로 더럽히고 싶어도.
참아야 했다!
그게 남자의 개 같은 자존심이니깐!
“제이, 야! 제이, 야아!”
자지 뿌리가 무섭게 조여져왔다.
라라의 깊지만 좁고 쫀득한 안쪽이 조였다 벌어졌다 하면서 움직였다.
‘싼다, 나도 이제 제대로 박는다!’
내가 막 그녀의 골반 위를 잡고 본격적으로 허리를 쳐올리려했을 때였다.
―오빠. 화장실에 있어?
문 바로 앞에서.
익숙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3월 28일 토요일 이른 아침.
이스트 블루의 1학년 생도이자 大삼원식품 오너의 막내딸인 육서윤은.
기분이 좋았다.
‘오늘도 잠든 빠빠야 보러가야지.’
오늘은 이른 아침부터 좋아하는 사람의 병문안을 갈 예정이었으니깐.
‘코오~ 잠든 거… 진짜 너무 기여워!’
서윤의 차가워 보이는 얼굴에 보기 드문, 싱글벙글한 함박웃음이 걸렸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쿠울쿠울 잠들어 있을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만 해도.
스무살 육서윤의 마음은 벌써부터 하우하우 몽글몽글 둥실둥실해진 것이다.
“아나. 나 병원 갔다 올게?”
“이따 같이 가자. 나도 갈 건데.”
“아니야. 오빠 방 가는 길에 겸사겸사 들르려구. …나 가께!”
서윤은 혹시라도 룸메이자 유사 보디가드인 아나 코스타가 자신에게 따라붙을까, 황급히 기숙사를 빠져나왔다.
‘요즘 아나도 위험해. 안 대, 안 대.’
마냥 좋은 친구라고 생각했던 아나 코스타조차, 최근 들어 김제이에게 보이고 있는 관심이 보통이 아니었으니까.
“야, 쟤 씨발 빨통 봐라. 쟤육서윤 아냐? 마스크 썼어도 몸매 오지는데.”
“오늘은 아나 코스타나 쪼매난 년이랑 같이 안 다니는 거 보니까 혼잔가 보네. 번호 딸까?”
“접금윤님이 잘도 너한테 번호를 주시겠다 병신아, 크크.”
이제는 화젯거리조차 안 될,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 되어버린 남자들의 관심을 무시하며.
서윤은 발걸음을 옮겼다.
‘지금 가면 또 자고 있겠지? 다른 사람들 오기 전에 빨리 갔다 와야겠다.’
얼굴을 가린 검은 면 마스크 안에서.
남들이 보지 못할 행복한 웃음을 머금은 채.
서윤은 잠든 빠빠야가 기다리고 있을 아카데미 내 병동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