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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1화 〉101. 제이의 라이벌 등장(7) (101/145)



〈 101화 〉101. 제이의 라이벌 등장(7)

“안녕하세요, 형제님. 우리 미다 자매님의 친구 분이신가요?”

고우시다…고 말하면 불경스럽겠지만 그렇게 보이는 걸 어떡하겠는가.
아무튼 서윤이의 옆에 계신, 아름다운 회색 눈동자를 가진 수녀님께서내게 물으셨다.

“김제이입니다. 2학년이요.”
[이 몸은 메리. 이놈의 동반자지.]
“저는 시스터 킬리라고 해요. 미다 자매님을 비롯한 형제님을 만나 뵙게 돼서 진심으로 반갑습니다.”

킬리Keeley 수녀. 우리 또래 정도로 보이는 젊은 수도사의 이름이었다.
나는 키가 거의 175cm는 되어 보이는 그녀의 늘씬한 외양과 킬리라는 쎄 보이는 이름이 잘 어울린다 생각했다.

‘수녀치곤 쎄끈한데?’

주근깨가 살짝 박힌 예쁜 얼굴과 연한 붉은색의 눈썹은 마냥 순결한 수녀라기엔, 무척 섹시하고 당당해 보이는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다.

[육서윤이나 라라 같은 취향을 초월한0티어 미녀는 아니지만, 꾸미면 부장년급은 될 거다. 인간계 1티어라는 거지. 응~ 근데 수녀야~ 꿈 깨~.]
‘누가 뭐래.’

나는 이 호감이 가는 미녀 수녀에게 활짝 웃으며 말을 붙였다.

“저도 킬리 수녀님 같은 멋진 분을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아카데미에는 미사를 위해 오셨나요?”
“금번 미사 일정은 모두 끝났습니다. 공항버스를 타러 가는 길에 우리 미다 자매님과 말씀을 나누게 되었지요.”

킬리 수녀가 그렇게 말한 뒤 서윤이를 보며 짧은 기도문을 읊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아멘.”
[아아아~ 메엔~♪]

서윤이가 몸에  달라붙는 분홍 원피스 가슴팍에서 어머니의 유품인 작은 은색 십자가를 꺼내 “아멘.”을 말했다.

“그럼. 그 분의 뜻이 닿는다면, 또.”
[잘 가, 이쁜이!]

메리의 환송을 받은 킬리 수녀가 공항버스가 오는 정류장을 향해 걸어갔다.
나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편안한 웃음을 머금고 있는 동료에게 물었다.

“서윤아, 뵌 적 있는 수녀님이셔?”
“글쎄.”
“…….”

싸늘하게 표정을 굳힌 육서윤이 검정 면 마스크를 쓴 뒤, 캐리어를 끌었다.

―드르륵 드르륵

‘하아…… 미치겠네 진짜….’

나는 실습용 전투복과 전용무장인 조립식 장창이 담긴 옆 가방을 어깨에.
옷가지와 카메라가  배낭을 등에 메고, 얌전히 서윤이의 뒤를 따랐다.

‘날씨는 또 왜 이리 좋아.’

예년보다 포근한 금요일 오후의  날씨가 짜증을 불러일으켰다.

[그대여~ 그대여~! 따다~ 따다단~♪]

왠지 평소보다 기분이 무척 좋아 보이는 메리의 노랫소리를들으며.
나와 서윤이의 2박 3일간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


부산.

명실상부 아시아 최대의 항구이자, 세계 메가시티 순위 30위권에 드는 대단한 곳이다. 5위권인 서울에 비교하면 손색이 있어도, 아카데미가 위치한 제주도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대도시.

“와, 사람 많다. 영화제 있다더니.”

제주공항도 봄꽃 축제 때문에 사람이 바글바글했는데, 부산은 더 했다.
4월 초인 현재 국제영화제와  콘서트 이딴 게 잔뜩 있어, 공항버스 플랫폼에는 사람이 이루 말할  없을 정도로 많았다.

‘망하기 전에 숙소부터 잡아야겠다.’

시간은 이제 슬슬 석양이 저물기 시작하는 오후 5시 반. 재수 없게 덤터기 쓰기 싫으면 빨리 움직여야 했다.
사실 이미 늦은 감도 있었고.

“서윤아. 우리 그냥 지하ㅊ―”

오래 기다릴 것 같으니까 지하철이나 타러 가자, 라고 말하려던 참이었다.

육서윤이, 도로 옆 갓길로 내려갔다.

주변 모든 남자들의 시선이 자동으로 그녀에게 쏠렸다.

“와, 저 택시 잡는 가스나 뭐고. 라인 쥑인다. 다리 존나게 기네.”
“가보까? 실무시 가가 도와준다카고.”
“마스크 썼어도 클라스 오지네. 눈만 봐도 이쁜 게 여기까지 느껴져.”

30초 정도 기다렸을까.
원래 공항버스만 탈 수 있는 플랫폼이라, 택시들은 앞쪽을 향해 손짓만  뿐 정차를 하지 않았다.

“흠.”

그때, 육서윤이 핸드백을 열었다.

‘…저 자식!’

노란색 신사임당  다발.
즉, 500만원을 꺼내든 서윤의 앞으로 검은색 모범택시가 멈춰 섰다.

―끼이익

“이쁜 아가씨! 어데로 가노.”

사람 좋아 보이는 반백발의 택시기사를 향해 육서윤이 한 마디를 했다.

“기사님 저 알아요?”

택시 기사가 금세 표정을 바꿨다.

“…어디로 모실까요?”
“해운대. 다는  드려요.”
“물론이지예~! 저 서울  등처먹는 그런 사람 아입니더. 후딱 타소!”

나를 포함해 이 어처구니없는 광경을 본 모든 이들의 입이 쩍 벌어졌다.
심지어 돈과 몸 태를 보고 “쟤 육서윤 아니야?” “H컵 재벌녀 같은데.” 라며 그녀의 정체를 추론한 사람도 있었다.

‘하아….’

깊은 한숨을 내쉬며 서윤이의 캐리어를 들고 트렁크에 실었다.
육서윤은 자기 짐을 깜박한 모양인지 이미 택시 뒷좌석에  상태였다.

“…야, 즘마 가 아니다. 머스마랑 있잖아.”
“맞나. 접금윤이 머스마랑 다닐 리가 없지. 근데 어디서 저런 가시나가 나타났지.”
“남자도 괜찮은데? 되게… 섹시해.”
“조오켔다! 쟤들 떡 존나게 치겠네.”

아주 그냥 북 치고 장구 치고 난리 난 행인들을 뒤로 하고, 택시에 앉았다.

“출발합니다.”

―부우우웅

모범택시가 확실히 좋긴 좋다.
묵직한 힘이 느껴지는 고급 중형 세단이 아주 부드럽게 달리는 느낌에, 나는 새삼 서윤이가 부자라는  체감했다.

‘부자이기만 하면 다행이지.’

고개를 돌려 육서윤을 바라봤다.
창밖으로 해가 저물어가는 부산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그녀를.

오늘의 서윤이는 진짜 너무 예뻤다.

몸에 딱 달라붙어 H컵 폭유와 남미여자 뺨치는 골반을 그대로 드러내는, 섹시한 분홍색 타이트 미니 원피스.
아슬아슬하게 팬티가 가려지는 그 짧은 치마 아래로 아찔한 꿀벅지와 뽀얀 무릎이 보인다.
가격이 추정조차  되는 하얀 가디건이 얼핏 싸보일 수 있는 그 코디를 보완해주고 있었는데, 그녀의 귀여운 발을 가리는 하얗고 여성스런 킬힐과 찰떡으로 어울렸다.

‘화장이랑 네일도 새로 했구나. 머리도 좀 바꿨네. 핀 예쁘다.’

반영구 마법염색인 덕에 오히려 천연 검은머리보다 훨씬 결이 좋은 금발머리. 평소보다 화사한 엘프 화장을  덕에 진짜 여신 같은 아름답고 도도한 얼굴. 마지막으로 이 코디의 화룡점정격인, 옆머리의 하얀  장식까지.

[진짜 씨발년… 더럽게 예쁘긴 해. 같은 아스모데우스의 숙주였던 가웨인이나,  아름다웠던 호수의 여왕 모르간도 이년은  따라올 거다.]

어지간해서는 여자 외모에 감탄을 안 하는 메리조차 쌍욕을 할 정도로 오늘의 서윤이는 섹시큐티쿨 끝판왕이었다.

[그년들은 육서윤에 비해서 애교나 가녀림 같은 면이 한참 떨어졌어. 외모야 비빌 수 있겠지. 근데 걔들은 싸움닭 같거나 우아한 척하거나 둘 중 하나인 후반양반 같은 년들이었거든.]
‘후반양반이래, 크크큭!’
[그러니까 쪼개지 말고 잘 해, 복 받은 놈아. 이번 기회에  달래주고.]

메리의 말을 떠나서, 나도 서윤이에게   있는 최선은 다  생각이다.

나는 그녀가 단순히 기분전환을 위해 자신을 꾸미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물었다.

“…안 답답하냐? 마스크.”
“글쎄.”

병원에서 라라와 섹스를 하다 걸린 뒤로 이 말만 일주간 몇 번을 들은 건지.
 안임에도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있는 서윤이는, 나에게조차 맨얼굴을 보여주지 않고 있었다.

“요즘은  방 화장실 안 쓰더라.”

이번 질문은 뭔가 달랐던 걸까.
서윤이가 10cm가 넘는 하얀 킬힐을 까딱거리며 대답했다.

“이제 학교에 적응했어. 미아 언니나 낸시 언니  키도 받았고. 라라 선임님도 연구실 비번을 알려주셨어. 아까 공항에서도 잘 다녀왔고. …VIP라운지긴 했지만.”
“이게 어디야. 정말 다행이다.”

서윤이가 화장실을 마음대로 가는 게 고쳐지고 있다는 건, 마음의 병도 서서히 나아지고 있다는 뜻이었다.
나는 살짝 웃으며 의자 시트에 몸을 기댔다.

“그래도 내 키는 니가 가지고 있어.”
“…왜?”
“꼬우면 버리든가.”

서윤이가 고개를 돌렸다.
검은 면 마스크 위로 드러난 송아지 같은 큰 눈이 나를 응시했다.

“나한테 여벌 키를 주면. 선임 연구원님은. …하리 선배 껄 드리려고?”

입 안이 순식간에 사막처럼 변했다.

‘…사귀게된  안 것 같은데.’
[당연하지. 알게 모르게 네놈과 라라가 티를 많이 냈다.]
‘우리가 언제? 말도 잘  했는데.’
[으이구! 그게 문제잖아! 신연에서 너희 두 사람 간의 대화가 눈에 띄게 줄었는데, 그거 자체가 증거지. 여자들은 그런 촉이 패시브로 장착된 생물이야.]
‘뭐, 사실이니까….’

나는 말을 돌리지 않기로 했다.

“아니. 라라 교수님께 드릴 생각은 아직 안했었어. 근데 여차하면 내  복사해드리면 되니까. 그건 니 꺼 해.”
“…교수님?”

서윤이가 의아한 눈으로 반문했다.
나는 말뜻을 알아듣고 끄덕였다.

“사귀는 사이라고 무조건 애칭을 부르거나 말을 놔야 되는 건 아니잖아.”

서윤이가 고개를 돌렸다.

“…….”

그녀가 창밖으로 부산 정경을 바라보며 아주 조용하게 혼잣말을 했다.

“…난… 그렇지만도 않던데.”

**


해운대에 도착했다.
바다는 손톱만큼도 보이지 않았다.

‘사람 진짜 너무 많네.’

락페스티벌인지 돌잔치인지 때문에 그 커다란 해수욕장 전체가 수많은 인파로 가득 차 있었던 것.

“서윤아. 저기 정도는 어때? 니가 개인 경비 너무 많이 쓰면 낸시랑 미아가 미안해할 거야. 숙박한 영수증은 보여줘야지?”
“…좋아.”

공적인 얘기가 나오자 그제야 서윤이가 ‘글쎄’ 말고 다른 대답을 했다.
나는 그녀의 성실한 성격이 귀엽다고 생각하면서, 미리 찾아놓은 모텔보다 약간 좋은 레지던스 호텔로 향했다.

“…하나요?”

그런데 봐두었던 방이 나간 상태였다.

“분명히 지금 앱에는 두 개가 남았다고 나와 있는데. 제가 문의 전화 드렸을 때도 얼른 오라고 하셨잖아요.”
“죄송합니다, 손님. 방금 하나가 나갔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성수기와 금토일 저녁은 예약이 불가한지라.”
“잠깐만요.”

불과 5분 전에 택시 안에서 통화해 빈 방을 확인했었는데,  새 나갔단다.

서윤이를 바라봤다.
그녀의 얼굴이 확 붉어졌다.

“…어, 어쩔 수… 없지…….”

씨발 존나 귀엽네.
불현 듯 닥친 성적긴장감에 순식간에 풀발기 해버린 자지를 추스르기 위해, 지갑을 찾는 척했다. 그러다가 스마트폰 케이스에서 카드를 빼들었다.

“진짜 한다?”
“방 다 나갔다며어! 나 다리 아파….”
“이틀이요. 영수증 꼭 주시구요.”
“알겠습니다 손님.”

호텔 직원이 부럽다는 눈빛으로 나와 서윤이를 번갈아 보았다.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애꿎은 캐리어 손잡이만 만지작거렸다.

―띠이 철컥

방에 짐을 풀고, 밖으로 나왔다.
부산 명물이라는 돼지국밥으로 간단히 저녁을 때웠는데, 솔직히 맛은 서울이나 제주에서 먹는 국밥과 똑같았다.

“아, 배부르다. 서윤이도 먹을 만하지? 너도 국밥 좋아하잖아.”
“글쎄.”
“…….”

밥을 다 먹을 때까지도 서윤이는 여전히 삐진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깍두기를 꼭꼭 씹어먹던 그녀가 수저를 놓고 아주 뚱한 얼굴로 물었다.

“…오빠는 이제 친구 분 만나러 가?”
“그래야지.”

친구 분.
나는 오늘 밤과 내일 밤, 메리와 함께 악마 군주의 흔적을 찾기 위해 서윤이와 따로 움직여야 했다.
그래서 부산에 사는 친구를 만나러 간다고 뻥을 쳐놓은 상태.

[낮에는 동아리 일. 밤에는 악마 군주 탐색. 아주 그냥 바쁘시구만.]

사실은 나도 서윤이랑 오늘 밤과 내일 밤에 그냥 놀고만 싶었다. 화도 풀어주고, 서로의 얘기도 하면서 그렇게.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고개를 돌려 TV를 바라봤다.

―속보입니다. 부산 연쇄살인마로 떠들썩한 추정 S랭크의 각성자에 의한 살인이 또 벌어졌다는 소식입니다. 범행은 오늘 새벽 이루어졌으며, 경찰은 이번 범행이 지금까지와는 달리…

해야 할 일은, 해야 했다.

“미안. 근데 꼭 만나야 해서.”
“오빠가 나한테  미안해.”
“서윤아.”

혹시나 하는 마음에식탁 위에 올려놓은 서윤이의 손을 살짝 잡았다.
핑크색그라데이션이 들어간 그녀의 귀여운 손톱이 움찔거렸다.

“왜, 왜애.”
“이틀 동안 밤에 절대로 밖에 나가지 마. 방에서 공부만하는 게 좋겠어. 편의점이랑 카페도 1층에 있잖아.”
“…연쇄살인마 때문에 그래?”

서윤이도 최근 떠들썩한  뉴스를 들어 알고 있는지, 그리 물어왔다.

“어. 아이웨이네 형이 삼합회 산하 흑사신이라는 정보단체 소속인데, 저 연쇄 살인마가 대단히 위험한 년이래.”
“그러거나 말거나. 어차피 범인은 젊은 남자만 노린다며. 난 여자잖아?”

육서윤이 새침한 얼굴로 슬그머니 손을 빼려 했다. 나는 놓아주지 않았다.

“제발. 오빠가 애기 걱정 돼서 그래.”
“…….”
“응? 서윤아. 부탁할게.”

그녀가 말을 않고 잠시 멍하니 내 얼굴을 바라봤다.
그러다가 손을 갑자기  빼면서, 살짝 홍조가 올라온 얼굴로 귀엽게 입술을 삐죽였다.

“마, 말 안 해도 그럴 거거든! 어차피 시험공부할 거 산더미야. 연구부 일 때문에 공부할 거 많이 남았단 말이야.”
“맞아. 우리 서윤인 성실하니까.”

신입생도 육서윤은 이스트 블루 필기 차석에 전체 4등으로 입학한 수재다.
시험 전에 공부를 아무리 해도 부족하다 느끼는, 나랑 같은 타입의 인간.

‘서윤이는 됐어.  한  말하면 그대로 하는 애야. 이제 내가 문제다.’

식당에서 나와 서윤이를 호텔 방에 올려 보냈다.

[자아, 마지막 점검을 해보자.]

괜히 긴장된 마음에 허리춤에 찬 접이식 단창을 매만지고 있자, 나의 파트너가 행동 지침을 언급했다.

[용무가 바쁜 반쪽이나 네 여동생을 못 데려왔으니, 포획이나 봉인은?]
‘시도도 하지 않는다.’
[오늘 할 일은?]
‘오로지 정보 탐색.’

귓불에 붙은 메리가 우웅, 떨며 만족스러움을 표현했다.

[쎅쓰 쎅쓰 보지털! 역시 네놈이 얼간이 등신 아서보다 낫다. 그 치는 공상계에서 무려 백 번은 죽고 나서야 이 메를리누스님의 말을 새겨듣기 시작했거든.]
‘그랬냐.’
[말도 마라. 그 또라이 새끼랑 아몬을 봉인했을 때는 어땠느냐면 말이야―]

나는 오늘따라 유독 옛날 얘기를 자주 꺼내는 메리와 함께, 어둔 부산 시내를 걸었다.
어깨를 스치고 지나는 얼굴 모를 행인들 사이로 짠내가 섞인 바닷바람이 불어왔다.

‘…설마 만나겠어?’

나는 C랭크 헌터. 그것도 대인전과 관련한 실전 경험이 한참 부족한 일개 생도다.
그런 내 주제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에,나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ㅋㅋㅋ! 그래서 말이야, 그때 케이 그 미친년이 그러더라고. “이게 전부 저 개같은 갈보년 때문이에요! 십자가에 매달아 불을 붙여보면 진실이 밝혀지겠죠!” 이 지랄을 하는 거얔ㅋㅋㅋ]

평소 나보다 악마 군주 봉인 임무에 진지하게 임하는 메리는,  속도 모른 채 추억팔이에 빠져 있었다.

‘나라도 긴장 빨자.’

우웅우웅 떨며 잔뜩 흥분한 상태로 원탁 썰을 푸는 메리를 쓰다듬어 준 뒤.
범행 현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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