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32화 〉132. 제이와 봄꽃 축제 (10) (132/145)



〈 132화 〉132. 제이와 봄꽃 축제 (10)

아이웨이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긴장을 풀던 중이었다.

―잠시 후인 오후 3시에 열릴 랭킹전 예선 1회전에 참가하게 될 생도 분들은 조속히 해당 조의 경기장으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

내 차례가 왔다.

“간다.”
“오냐.”

자리에서 일어나 경기장으로 향했다.
내가 막  걸음을 뗐을 때였다.

‘아.’

소리가, 사라졌다.

‘―――――――――――――.’

극도의 긴장 때문에 주변소리가 하나도 들려오지 않았다.
아이웨이와 웃고 떠들던 방금 전이 거짓말처럼 느껴졌다. 경기장에 가까워질수록,  스스로가 놀랄정도로 식은땀이 배어나오고 있었다.

‘―――――――――――――.’

삐이이이, 하는 이명이 귓가에 울리는 듯한 느낌 속에서. 경기 전 과정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흘렀다.

“아시죠? 사용무기는 반드시 헌터 협회에 사전등록된 것이어야만 합니다. 보호구를 찼으니 중상 위협이야 적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급소를 피하려는 실전 같은 마음가짐으―”

수도 없이 숙지해온 랭킹전 룰이 한 귀를타고 들어와, 영혼이 빠져나간 듯 넋 나간 내 머리를 그대로 통과했다.

‘작년 1학기 때의 상대는 B랭크 정령사였지. 시작하자마자 바람의 칼날을 쳐맞고 기절했었다. 2학기 상대는 D랭크 창수였어. 나보다 초식이 딸리는 놈이었는데 마력 때문에 졌었다. …둘 다 예선 1회전에서 탈락했었지.’

내가 꿈에도 두려워했던. 동시에 그토록 목마르게 원해왔던 랭킹전이다.

‘그동안 얼마나…….’

각성을  지금, 그때와 상황이 판이하게 달라졌는데도. 내 마음은 잔뜩 찌그러져있었던 작년으로 되돌아 간듯 크게 위축되어 있었다.
사람을 상대로 한 승리의 경험이, 아직까지 한 번도 없었던 탓이다. 전공 시간의 대련과 비무는 중간고사 이후에나 시작될 예정이었으―


“준비!”

고개를 들렸다.

‘자, 잠깐만요…!’

심판인 마법 전공 교수가 경기장 밖에서 호각을 입에 무는 모습이 슬로우 모션처럼 천천히 보였다.
내가 ‘이렇게 시작하는 거야? 너무 갑작스럽잖아!’ 라는 생각을 했을 때.

―삐이이이이이잇!

휘슬소리가 고막을 타고 귓가에 때려 박혔다.  순간까지도 나는 창을 제대로 들지 않은 상태였다.

“…쯧! 니놈이 그놈이구나? 등신 같은 IS년 재끼고  초에 각성했다는 새끼. 김하리 미친년 오빠.”

내게 모욕이라도 당했다고 생각한 걸까.

“운 좋게 C급 간신히 달아놓고 벌써부터 여유가 넘치시는군. 하여간 창쟁이 새끼들은 하나 같이이렇게 재수가 없다니까. …한 번 좆  봐, 열등생!”

―탓!

나의상대. 회색 권갑을 찬 흑인 남자가 몸을 낮게 깔며 빠르게 다가왔다.

‘아.’

긴장에 딱딱하게 굳은 내가 멍하니 그의 돌진을 바라만 보고 있을 때였다.

[힘내라, 헌터 김제이.]


나의 검이. 나를 불러주었다.

네놈. 파트너. 계약자가 아니라.

김제이라는 ‘각성자’의… 이름을.


“……후우.”

귓가의 이명은.
어느새 사라진 뒤였다.


―스캉!

53의 근력을 다해 양손으로 창을 쥐었다. B등급 최소치에 달하는 65의 체력은 긴장 때문에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이 와중에도 전신에 힘을 불어넣어주었다.

‘상대는 B급으로 추정되는 권사.’

태클을 걸려는 듯 몸을 낮게 깔았지만 근육의 발달도와 가벼운 풋워크를 보면 복서로 보인다. 아마도 태클을 가장한 훅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겠지.

‘<질풍의 속사>라도 있는 건가.’

뭐가 됐든 좋다. 그가 B급이라면 내가 많이 느릴 것이라 생각하지 않으니까.

만약 둘의 속력이 같다면?
리치가 긴 쪽이 유리한 건 당연지사.

―우우우우우웅!

A등급 하위권에 해당하는 63의 마력을 전신에 돌리며 창기를 일으켰다. 그저께 아이웨이조차 감탄하게 만든 63의 민첩을 믿고, 뇌신 사용을 절제했다.

‘처음은 란나찰.’

기본부터 하나하나.

―차앙!

손 때 묻은 연습용 장창의 견제용 찌르기가 상대의 권갑에 막혔다.
지체하지 않고 곧장 창을 안쪽으로 눌러 내림과 동시에 백스텝을 밟았다.

“어딜!”

상대인 B급 권사가 내 수를 읽고 창대를 잡아 빠르게 끌어당겼다. 나에 대한 정보를 일부 알고 있는 상대라 그런지 대응에 거침이 없었다.

‘지금.’

온 힘과 마력을 다해 창대를 돌렸다.

“칫!”

자신의 팔이 본인의 의지와 다른 각도로 돌아가는 상황에, 상대가 기민하게 창대를 놓았다.

하지만.

-개량형 본국창술本國槍術
-표두압정세豹頭壓頂勢

이미 늦었다.

―카강!

상대의 강화 목 보호대에서 불똥이 튀었다.

“크흑!”

그의 몸이 크게 휘청거렸다. 상대의 방심 덕에 나는 승기를 매우 손쉽게 잡았다. 하지만 조금도방심하지 않았다.

‘그는 나보다 강해.’

자동인형과의 잦은 대전. 조쉬 맥킨지와의 대련. 아이웨이와의 비무. A급 가상현실 시뮬을통해 이미 나보다 강한 상대를 대하는 법에 대해알고 있다.

―차앙! 캉! 카앙!

  있는 모든 것을 서두르지 않고 해내는 것. 그것 외에 내가 할  있는 일이 있을턱이 있을까.

“씨팔… 고작 1회전에서!”

이미 목에 타격을 받은 이후로 공방주도권을 완전히 잃은 상대가 욕설을 퍼부으며 거리를 무리하게 좁혀왔다.
사실 무리는 아니다. 창수를 상대함에 있어 권사가 할  있는 대응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었으니까.

―콰광!

창이 그의 허벅지를 꿰뚫기 직전.
진각을 크게 밟은 상대의 몸이 좌우로 흐릿하게 잔상을 남기며 사라졌다.

‘그림자밟기!’

내가 그의 고유능력이 공격계열이 아니라 이동 계열이었음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반박자가 늦었다.

“죽어라, 원숭아!”

얇은 강철도 단숨에 뚫어버릴 그의 커다란 주먹이 내 광대를 향해 떨어져 내리고 있었으니까.

‘어쩔 수 없나.’

상대는 B랭크다. C랭크인 내가 전력을 숨기고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뇌신 lv.2> 시동]
[▶마력 59 -> 54]

시야가 점멸해도.
이제는 눈을 깜박이지 않는다.
나는 인식 영역의 한계까지 급격하게 반전하는 세상 속에서 정신을 똑똑히 차린 채, 그의 뒤를 잡았다.

“하이.”

―톡

창끝으로 그의 왼쪽 등을 꾹 눌렀을때였다.


―삐이이이이이이잇!

호각 소리가 나를 멈추게 했다.

“승부 끝! 승자 창술 전공 김제이.”

심판의 고함소리에, 상대가 눈을 찢어져라 크게 뜨며 내게 물었다.

“어, 어떻…게…?”

내가 대꾸해줄 의리는 없다.
그대로 창을 내리고 등을 돌려 경기장 외곽으로 나왔다.

“좋은 승부였네. 침착한 창이었어. 고유능력도 끝내줬고.”
“감사합니다.”
“앞으로 기대하지. 우리  하리 군이 자네 승리를 무척 좋아하겠어?”
“열심히 하겠습니다.”

심판인40대 마법 전공 교수의 격려를 들으며, 계단을 내려왔다.
고개를 들어 시계탑을 바라보았다.

‘3시 4분.’

고작 4분. 승부가 나기까지 4분여밖에 걸리지가 않았다.

[축하한다, 파트너. 경쾌한 승리였다.]
“……응.”

메리의 말을 듣고 나서야 깨달았다.

경기 시간으로는 4분.
그러나 입학 후로는  400일 만에.


‘…이겼…… 어.’

내가 첫 승리를 거두었다는 사실을.

**

EastBluelife.net 속칭 이블라.

지구 최고의 4대 국제헌터아카데미, 그 중에서도 요 몇 년 사이 가장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이스트 블루의 학생 전용 인터넷 커뮤니티다.
양질의 취업 정보와 꿀 같은 헌터 생활 팁이 올라오는 곳으로 넷상에 이름 높은 이스트블루라이프넷에.

묘한 질문글이 올라왔다.

<혹시 28조 예선전 보신 분? (489)>


해당 글은 댓글이 무려 500여 개나 달릴 정도로 화제를 끌었다.
당연히 화제성만큼이나 본문 내용 역시 심상치 않았다.


[제목: 혹시 28조 예선전 보신 분?]
[글쓴이: 총기면허를 가진 처녀]

(동영상 링크)

이 멋있는 분은 누구실까요? 어느 집 주인 양반이신지 정말 기특하시네요.


글 내용은 ‘흔한 잘생긴 생도를 빠는 내용’ 같았지만, 첨부된 영상은 전혀 단순하지 않았다.

영상 안에는 창술 전공 2학년 김제이, 그가 비네의 <뇌신> 권능을 사용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으니까.

댓글창은 난리가 났다.

―[쟤 누구임? 저거 뭐야]
―[→ 김제이. 마봉 오빠. 각성했다더니 고유능력 죽이는 거 뽑았네ㄷㄷ]

―[나 저거 순서 기다리다 직관함. 이블라에 왜  올라오나 했다. 이블갤에서는 이미 떡밥 ㅈㄴ 돌고 있음. 궁금한 사람들은 념글 확인해봐.]
―[→ 나도 봄. 개돌았음.  친구 A급 궁산데 김제이 움직임 놓쳤대ㅋ]
―[→ 월요일 학교 공식 채널에 저 영상 올라와서, 마이튜브 영상 댓글창도 폭발함ㅋㅋ 근데 저 영상은 편집 되게 잘했다ㅎㅎ 우리 제이 잘 생겼네!]

―[김제이는 창쟁이잖아. 나 쟤랑 전공 같은 수업 듣는데, 중간고사 때도 저런 고유능력 쓰는  못 봤는데?다른 사람아니냐ㅎ]
―[→ ㅂㅅ 너라면 랭킹전 앞두고 그딴 중간고사 실기가 중요하냐? 나라도 고유능력  깐다ㅋㅋ]

―[근데 진짜  능력 뭐야. 말도  되는데? 1회전 상대 저거 조나단이잖아. 걔 민첩 69에다 그림자밟기 있어. 그런데도뒤를 잡혔다고?]
―[→ 상위호환 이동능력인가보지. 근데 진짜 ㅈㄴ 빠르다.고속 카메라로 봐야 알겠지만,  영상으로 프레임 쪼개보면 5m 거리를 2프레임만에 돌아갔어. 속도만 보면 S급수준이야.]
―[→→ 태생 S급 고유능력? ㅆㅂ 개사기네 뭐야ㄷㄷ]
―[→  개새끼 도핑했네. 확실해.]

김제이는 오늘.
즉, 예선전 결승 전날인 금요일까지.
뇌신 권능을  한 번만 사용했다.

감격의 승리를 맛본 1차전.
오직 그때 한 순간만.

하지만 단지 그때  번 권능을 사용했을뿐이었음에도, 예리한 안목을 갖춘 이스트 블루 생도들과 아카데미를 예의 주시하는 헌터 관계자들의 눈은 피할 수 없었다.

물론 500여 개에 달하는 댓글들이 모조리 고유능력에 관한 내용만 담긴 것은 아니었다.

―[갓제이 미친다 미쳐ㅠㅠ 그 동생에 그 오빠다ㅠㅠ 제이 선배 저를 가져요ㅠㅠ]
―[→ 저도 같이 가져요ㅠㅠㅠ]
―[→ 섹시하고 머리 좋은데 능력도 좋아ㅠㅠ 나도 저런 오빠 있었으면.]
―[→→ 222]
―[→→ 333 소년만화 주인공 같귀ㅠㅠ 아카데미 유일의 비각성자였다가 각성하자마자 예선전결승 가버리귀ㅠ]
―[→→→ 미아 파레스 언제 졸업했냐ㄷ]

여가를 위한 목적으로 인터넷을 거의 하지 않는 김제이는 잘 모르지만, 그는 이미 이블라 최고의 화제의 인물.

공식 생도 커뮤니티인 이블라만이 아니라, 여생도들이 많이 모인 카페, CC갤러리, 오픈 까톡방까지.

lv.2 애욕의 화신을 항상 켜놓고 다닐 수밖에 없는 김제이는 이미 이스트 블루 여생도들 사이에서 엄청난 팬덤을 확보한 상태였던 것이다.

당장 이블라의 질문 게시판에 들어가 ‘김제이’로 키워드 검색을 해보면 이런 류의 게시글들이 쏟아질 정도였으니까.

<예선 결승전 시간표 아는 사람.>
<28조 예선 결승전 같이 보실 분?>
<(익명) 김제이 선배 여친 있나요.>
<김제이 오빠 인스타 주소 ㅇㄷ>
<갓제이 키    같지 않아? 요즘 들어 더 쎄끈해진 듯ㅠㅠ>
<김제이 예선전 풀편집 영상 달글>
<신연 부스 어디에요? 거기 가면 우리 제이가 손금이라도 봐주나요>

전투분과 창술전공 2학년 김제이.
그는 자신도 모르는 새, 봄꽃 축제의태풍의 눈이 되어가고 있었다.

**


파죽지세로 예선을 돌파했다.
하루하루를 수행하는 기분으로 대전에 성실히 임했더니, 어느덧 토요일인 오늘은예선 결승전이었다.

“하악! 하악! 하악!”

내심 걱정했던 오늘 결승전은 오히려 준결승보다 훨씬 쉬웠다.

상대가 무기 빨만 믿고 기초 훈련을 게을리 한 멍청이였기 때문이다.

반면 나는 70의 정력을 가진덕에, 체력전이나 진배없는 랭킹전이 이어질수록 대전 상대들보다 월등한 체력/마력적 이점을 가지고 있었다.

“으아아아아아아!”

 치명적인 차이는 경기 시작 15분이 지난  현실로 드러났다.

―차앙! 탕! 탕, 타앙……

창이 바닥을 구르는 소리에 희열을 느꼈다.
내 연습용 장창보다 최소 천 배는 비쌀 전용무기에 더러운 흙이 묻는 광경을 보며 웃음을 참느라 애썼다.

“……하아! 천한놈, 어이가 없어서.”

승패가 명확히 기울어졌음에도 여전히 좆같은지, 상대방이 주먹을 말아주며 이를 악물고 빈정거렸다.
심판이 호각을 불지 않는 걸 보니, 상대의 전투 속행 의지를 존중해줄 모양.

“너… 대체 뭐냐.”

B랭크 창쟁이 요시모토 겐지.

작년 나를 지겹게도 괴롭히다, 하리에게 ‘정말’ 죽을 뻔한 뒤로 버로우를 타버린 비겁한 새끼의 이름이다.
학교에 여전히 드문드문 남아있는, 나의 적들   명.

“너 뭐냐고 똥 같은 자식아!”

그가 나를 추궁했다.

“들어보니까 태생 E급에 지난달에 막 C급 됐다며. 근데 그 마력이랑 체력은 뭔데. 너 혹시 도핑하냐 개새끼야?”
“개새끼? 개처럼 짖고 있는 건 너잖아. 창도 더럽게 못 쓰면서 무기 빨로 결승 간신히올라온 버러지 주제에.”

놈에게 창을 겨눴다.
마력 탈진에 가까운  상태 때문에 다리가 후들거리는 등신 새끼와 달리, 나는 보란 듯 창기를 일으켰다.

―우우우웅

“그리고 약은 니가 했잖아. 방학이면 마약 꽂고 여자나 건들면서, 언제까지 니 불쌍한 애비가 니 똥 닦아줄 거라 생각하냐.  나이 많은 재벌 애비 비각성자잖아. 조만간 그 양반도 뒤져. 그땐 어떡하시려고. 니 애미 보지 안으로 대가리 처박고 숨어버리시게?”
“기, 김제이!  천박한 개같은 놈아!”

패드립이 제대로 먹혔는지 놈이 바락바락 악을 쓰며 내게 달려들었다.

‘웃기는 새끼.’
[초딩인가?]

우리는 놈이 귀여웠다.
욕이 다양하지 않은 일본 출신이라, 기껏 한다는 욕이  정도였으니까.

“죽어라 조센징!”
“크크큭.”
[우쭈쭈.]

조센징은 씨발. 한국 GDP가 일본 두 배가 넘은 지가 언젠데 식민지 때 얘기를 꺼내는 건지.

“서귀포 밝은치과가 잘하더라.”
“뭐―”

쾅, 소리와 함께 놈의 고개가 뒤로 젖혀졌다. 요시모토 겐지의 입에서 허연 강냉이 두 개가 툭 떨어져 내렸다.
놈의 잘난 입은 보호구로 가릴  없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너 때문에 작년에 임플란트 박느라 돈을 이백이나 썼어, 씨발 새끼야!’

창을 놓으며 그 상태로 놈의 품에 파고들었다. 뇌신 권능을 쓸 필요도없다. 요시모토는 이미 반 그로기 상태였으니까.

―콰직!

아래턱 부서지는 소리가 아주 상쾌하게 들려왔다. 나는 심판이 당장이라도 호각을 불까 걱정 되서, 가진 모든 마력을 쏟아 부어 놈의 면상과 몸에 무차별적으로 주먹을 쏟아 부었다.

“끄윽…! 쿨럭! 그, 그마아……!”

얼굴이 피투성이가 된 요시모토 겐지가 손을 들어 올리며 항복 의사를 표시했다.


―삐이이이이이이잇!


“승부 끝! 승자 창술 전공 김제이.”

예선전 결승의 결과가 나왔다.
그와 동시에 어제까지와는 달리, 상당히 많은사람들이 나의 승리를 축하해주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김제이! 김제이! 김제이! 김제이!
―요시모토 존나 띠꺼웠는데 속이  시원하다! 쪽바리 새끼 자살해!
―제이 오빤 짐승남이야아아아!!!!
―제이야 나도 때려줘!!! 기다릴게!!!
―미친년들 더럽게 많네 씨발.

함성 소리를 들으며 심호흡을 했다.
머릿속으로 수많은 시뮬레이션을 해오긴 했지만, 막상 현실이 되고나니 어안이 벙벙했다.

‘내가 본선에 나간다니.’

관객들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건네고 있을 때였다. 메리가 내게 찾아온 변화를 알려주었다.

[꿈이 아니다. 공상계도 아니야.]
[B랭크에 도달한 일류 창수 김제이.]
[이게 바로 네놈이 이룬 현실이다.]

상태창을 열었다.

〓〓
[계약자: 김제이]
실제계 등급: B- / 공상계 등급: E+

[신체능력]
근력58 ▲(+5)
체력68 ▲(+3)
민첩69 ▲(+5)
마력63
정력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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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선전을 거치며 끊임없이 이루어진 신체등급의 상승 끝에, 나는 지금 이 순간 B등급에 도달하게 되었다.
이것은 무려 각성 3개월 만에 이룬 엄청난 쾌거였다.

[본선에 C급은 격이 너무 떨어지지. 타이밍 좆졌따리 봊졌따!]
‘…응. 이제야 최소한의 격을 갖췄네.’

두려움을 잊은 마음으로.
하루빨리 다음 주가 오길 고대했다.

〓〓
[계약자: 김제이]
실제계 등급: B-
〓〓

이제야 조금 쓸만해진  창을.
세상 앞에 자랑할 거다.





뇌신 l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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