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3화 〉43회
산채에서 부활한 바토르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멍하니 있다가 퍼뜩 정신을 차리고는 서둘러 바깥의 동향을 살폈다.
50명이 넘는 도적단이 순식간에 죽어나가고 있었다.
단 한 명, 레벨 1의 초보자에게.
"대체...!"
몇 년간 드림아웃에서 살아온 바토르는 그 광경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가 경험한 드림아웃은 틀림없이 좆망겜이었지만, 게임의 기본 틀인 레벨과 스텟을 심각하게 경시하진 않았었다. 아무리 우월한 재능과 사기적인 캐릭터 특성을 지니고 있다 해도 레벨 1로는 그야말로 길가에 굴러다니는 돌멩이와 다름없어야 마땅한 것이다.
그런데 저 광경은 대체.
"이,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도적단의 3분의 2가 순식간에 도륙당했을 즈음, 바토르는 재빨리 몸을 돌려 인질들에게 다가갔다. 녀석들의 목적이 도적 토벌이라고는 했지만, 그 말을 액면가 그대로 믿을 만큼 바토르는 순진하지 않았다.
"저런 말도 안 되는 새끼들이 그저 정의의 사자 놀이를 하기 위해 쳐들어 왔을 리가 없어. 분명 특수한 퀘스트를 진행 중이거나 날 노리는 새끼들의 사주일 거야! 씨발, 대체 어떤 새끼가 저런 괴물을..!?"
짐작가는 바가 너무 많았기에 이를 바득바득 갈아붙인 바토르는 번뜩 상황을 판단하고 아까 자신이 범하던 여자 엔피시의 머리채를 잡아끌었다.
"꺄악!?"
"조용히 해. 이 년아. 인질은 너 말고도 많으니 혓바닥 잘못 놀리는 순간 목 날아갈 줄 알아. 엉!? 알아들었어?"
"흑, 흐으윽...!"
바토르는 어떻게든 시간을 벌여야 했다.
믿음직한 그의 아군이 올 때까지 말이다.
인질 따위가 통할 거라고는 눈곱만큼도 생각하지 않지만, 시간을 벌 수 있다면 눈물의 똥꼬쇼라도 벌일 용의가 있었다.
"빌어먹을...!"
귓속말 채팅으로 서둘러 도움을 요청한 바토르는 각오를 다지며 심호흡을 했다.
"좋아, 해보자고. 씨발...!"
이를 악문 그의 눈빛이 형형하게 빛난다.
***
"오빠 뭐야? 언제 이렇게 쎄졌어? 너무 멋진거 아냐!?"
호들갑을 떨며 팔짱을 끼는 묘란의 동그랗게 뜬 눈을 보고 피식 웃은 나는 그녀의 엉덩이를 톡톡 두들기며 짐짓 허세를 부렸다.
"그러게 내가 말했잖냐? 질 것 같지가 않다고. 설마 이 오빠를 못 믿었던 거야?"
"우와, 잘난 척 재수 없어."
"...말이 너무 심하네. 병 주고 약 주기냐?"
게슴츠레한 눈으로 노려보자 그녀는 새침한 얼굴로 고개를 홱 돌린다.
그러면서도 내게서 떨어질 생각을 못하고 있으니 귀엽다 해야 할지, 기가 세다 해야 할지...
"에휴...클라라. 퀘스트 완료는?"
"아직이요. 납치된 사람들을 전부 해방시켜야 할 것 같아요."
"역시 그래? 흐음..."
"거기까지다! 이 새끼들아!"
그 때, 산채에서 커다란 덩치의 잘생긴 남자가 튀어나와 금발 여자의 목에 도끼날을 갖다대고 눈깔이 튀어나올 정도로 부라리며 으르렁거렸다.
"이 여자를 죽이고 싶지 않으면 당장 멈춰!"
"...시방 뭐 하는 짓이여?"
어처구니가 없어서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튀어나왔다.
"보아하니 맨 처음에 뒤진 도적단 두목인 거 같은데 설마 인질극이 통할 거라 생각하는 거야? 너 설마 엔피시냐? 그렇게는 안 보이는데.."
"다, 닥쳐! 움직이지 마! 진짜 죽여버릴 테니까!"
얼굴이 붉어지는 걸 보니 자기가 얼마나 쪽팔린 짓을 하는 지는 아는 모양이다.
"한길 님."
"응?...오빠라고 부르라 했지?"
내 말에 클라라는 잠시 눈썹을 꿈틀 경련하다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오빠."
"왜 불러? 우리 귀여운 클라라."
목소리를 부드럽게 내리깔자 곁에서 듣고 있던 묘란이 경악하며 자신의 팔뚝을 벅벅 긁어댔다.
"우와, 소름 끼쳐. 그런거 하지 말아주라. 기분 더러워지니까."
"......"
"히야학!?"
엉덩이를 두드리던 손을 팬티 안으로 집어넣고 깊은 엉덩이 골을 헤쳐 밑에서부터 쑥 찔러넣자 묘란이 까치발을 서며 경직되었다.
"자, 잠...이건 치사하잖...응힛, 야앙...!"
부드럽고 축축한 점막에 둘러싸인 손가락을 까딱까딱 휘저으며 묘란의 반응을 즐긴 나는 클라라를 돌아봤다.
"하려던 말 계속 해 봐. 클라라."
"...되도록 빨리 정리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응? 빨리 도적들을 없애고 인질을 구하란 말이야?"
"네."
"왜?"
"그게...연계 퀘스트가 나타났어요."
"...신탁인지 뭔지 더럽게 귀찮게 하는구나. 그래서 어떤?"
"아무래도 이 도적단과 연합하고 있는 집단이 있는 것 같아요. 그것도 상당히 강한."
"그래? 그럼 저 자식이 되도 않는 인질극을 벌이고 있는 건 시간벌이라는 거네?"
"그럴 가능성이 높겠죠."
"그렇군..."
"앙, 아응. 잠...언제까지 쑤실 셈이야...!"
부드럽고 질척이는 묘란의 질내를 매만지며 돌아보자 어느새 도끼남의 뒤로 부활한 유저들이 눈을 빛내며 우리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래봤자 엔피시가 부활하지 않았기에 대략 절반 정도로 줄어 있었지만 말이다.
"흐음..."
"하악, 흥오오..오오옥...!"
손가락을 조금 더 깊이 쑤셔넣고 안쪽 질벽을 꾹꾹 누르자 내게 기대온 묘란의 입에서 묵직한 신음이 흘러나온다.
발개진 얼굴에 반짝이는 입술, 흐리멍텅하면서도 도발하듯 나를 주시하는 눈빛.
아, 저 눈이 문제라니까. 긴 속눈썹이 깜박이는 저 색기어린 눈을 보면 참기가 힘들어.
"후우..."
서서히 부풀어오르는 고간을 최대한 억제하며 애써 도적단을 바라봤다.
"너희들, 일단 우리한테 제압 좀 당해줘야겠다."
감정을 끌어올리며, 나는 히죽 웃어보였다.
***
도적들의 제압은 정말이지 간단했다. 저주를 걸어 몸을 굳게 만들고 부활석을 깨부순 뒤 쳐죽이는 것으로 끝. 뭔가 했다는 느낌조차 들지 않을 정도로 간단하고 쉬웠기에 성취감조차 생기지 않을 지경이었다.
"신성의 재생."
도적과 연합한 세력이 오는 지 감시한다는 명목으로 소파에 앉아 빈둥거리고 있는 나에 비해 클라라는 바쁘게 인질들의 상처를 치료하고 있었다.
남자는 모조리 죽거나 변신해버린 모양인지 시야 가득 반라의 여자들이 들어찼다.
우울한 분위기만 아니었다면 보기 좋은 광경이었을 텐데.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흑, 흐윽 흑...!"
"염려마세요. 저희가 당신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겠습니다."
상냥하게 웃는 클라라의 얼굴에서 빛이 난다.
저렇게 환하게 웃는 모습은 처음 봐서 어리둥절할 지경.
캐릭터 특성이 선자라더니 애초부터 남을 돕는 일에 보람과 기쁨을 느끼는 모양이로군.
덕분에 아랫도리가 불끈거린다.
"다 끝났어?"
묘란과 에필리아가 두 손으로 슥슥 훑어주고 있는 자지를 과시하며 묻자 클라라는 마른침을 삼키며 내 아들내미를 유심히 쳐다보다가 이내 떨쳐내듯 고개를 돌렸다.
무표정인 것처럼 보이지만 얼굴이 약간 상기돼 있다.
"...아뇨. 첫 번째 퀘스트가 아직 완료되지 않았어요. 방금 치료해준 사람에게 들었는데, 이곳에 지하실이 있다는 것 같아요. 그곳에 다른 사람들이 남아있는 모양이니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호오? 나도 가볼래."
악독한 도적의 지하실이라니 아주 흥미롭다.
"히익!?"
"꺅...!"
자지를 덜렁거리며 몸을 일으키자 방금 막 치료받은 인질들이 몸을 움츠리며 저들끼리 뭉쳤다.
"...바지 좀 입는 게 어때요? 사람들이 겁먹잖아요."
보다 못한 클라라가 한 마디 했지만 난 개의치 않았다. 이름도 모르는 여자들의 시선 따위는 흥분을 돋궈줄 양념이나 다름없었으니까.
"어쩔 수 없잖아. 네가 방긋방긋 예쁘게 웃으니까 꼴려버렸는 걸."
"......"
허리춤을 휘감고 하얗고 고운 손을 발딱거리는 자지 위에 얹자 클라라는 모르는 척 고개를 돌리면서도 뜨겁게 달아오른 고기 막대를 부드럽게 쥐었다.
거부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반응을 보면 싫지 않은 모양이다.
끌어안은 팔을 통해서도 그녀의 체온이 오르는 걸 느낄 수 있을 지경이니 던전에서의 조교가 어지간히 몸에 새겨진 모양이다.
"후후...자, 그럼 지하실로 가볼까?"
"오빠! 나도!"
냉큼 클라라의 반대편에서 팔짱을 낀 묘란이 가슴을 밀어붙이며 자지를 쥐었다.
"그래그래. 아, 에필리아는 사람들 좀 지켜줘. 혹시 위험해지면 큰 소리로 부르고."
"...네. 알겠습니다."
충성스럽게 고개를 숙이는 에필리아에게 손을 흔들며, 우리들은 식당에 있는 입구를 통해 지하실로 향했다.
지하실은 생각보다 깊었기에 계단을 따라 한참을 내려가야만 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 앞에 드러난 지하실의 풍경은 내가 상상했던 것과는 달리 끔찍한 것이었다.
"우와...잔인하네."
"이건 생각보다 악취미로군."
"아하하, 오빠 자지가 시들시들 해졌어."
지하실은 어두컴컴하고 축축했는데, 곳곳에 여자가 매달리거나 구속된 채 신음하고 있었다.
팔다리가 대칭으로 잘려나간 여자, 사지가 몽땅 잘려나간 여자, 유방과 두덩이 살이 잘려나간 여자...그 외에도 얼굴이 박피되거나 녹아내린 여자도 있었다.
인간 뿐만 아니라 이종족의 여자들도 간간히 보였고.
"이런 빌어먹을...!"
방송으로는 많이 봤지만, 드림아웃에서 이런 광경과 마주하는 건 처음이다.
내가 원했던 건 사로잡힌 여기사나 귀족 영애지 이런 고어한 광경이 아니라고.
"우웩...!"
피와 살점이 썩어들어가는 말 못할 악취에 절로 헛구역질이 나왔다.
아무리 성욕에 미쳤어도 이런 냄새를 맡고도 자지를 세우는 건 불가능하다.
방송하는 새끼들은 대가리가 대체 어떻게 되먹었길래 이런 냄새를 맡으면서 허리를 흔드는 거야? 존경심이 생길 지경이네.
"일단 전부 풀어주도록 하죠."
"아, 그래..."
원념의 파동을 일으켜 약간의 물리력을 행사하자 족쇄나 수갑은 간단히 으스러져 찢겨나갔다.
"상처를 치료하겠습니다."
풀어준 여자들을 한데 모은 클라라가 두 눈을 지그시 감자 그녀의 몸에서 새하얀 빛이 새나와 그녀들을 감싸안았다.
"신성의 기적."
다음 순간, 결손되었던 그녀들의 신체 부위가 놀랍게도 하나 둘 자라나기 시작했다.
오래된 것이 분명한 거무튀튀한 상처의 단면이 떨어져나가고 온전한 팔과 다리가 식물처럼 자라나는 광경은 징그러우면서도 경이로웠다.
"오오...."
감탄사를 발하고 있으려니 신성력에 정신을 차린 그들이 하나 둘 몸을 일으키며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우리들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생김새를 보니 대부분이 엔피시인 것 같았으나 몇몇은 유저로 보였다.
그 유저로 보이는 사람들 중 하나가 조심스럽게 용기를 냈다.
"어, 어떻게 된 거죠? 저희들은 구해진 건가요? 당신들은 누구신가요?"
"걱정마세요. 도적들은 전부 죽였습니다. 당신들은 이제 자유입니다...다만, 앞으로 몇 번 정도 전투가 있을지도 모르니 긴장을 늦추지 마세요."
클라라가 익숙한 몸짓과 부드럽고 나직한 목소리로 말하자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흑...감사합니다..."
"훌쩍...살았어...살아남았다고...!"
"흐어엉...!"
순식간에 울음바다가 되는 지하실을 보니 내가 다 머쓱해진다.
이런, 바지를 입고 올 걸 그랬네.
아무리 그래도 이런 분위기에 자지를 덜렁거리는 건 좀 아니겠지.
"......"
"응? 오빠. 왜 그래?"
"쉿...!"
슬쩍 묘란의 두툼한 엉덩이 뒤로 숨자 묘란이 눈을 동그랗게 떴지만, 나는 손가락을 입술에 갖다대며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아하...나 참, 아까는 아무렇지 않게 대딸도 받았으면서 읍읍읍!?"
"이 놈의 주둥이를 그냥!"
"푸훗후후!"
얄밉게 웃는 묘란을 향해 눈을 부라리고 있는데, 그 동안 울고 있는 이들을 추스른 클라라는 부드럽게 그녀들을 인도했다.
"여러분, 이 지하실을 나가면 옷과 음식을 나눠드릴게요."
상냥하게 웃으며 다독이는 클라라의 모습은 그야말로 성녀였다.
"오빠, 앞장서 주시겠어요?"
"응? 아아, 그래..."
클라라의 부탁에 나는 허둥지둥 계단을 올랐다.
"...어? 뭐야?"
한참 계단을 올라 도착한 지하실 바깥에 펼쳐진 광경은 족히 수백은 될 생물의 무수히 널브러진 육편과 황금빛 광휘에 둘러싸인 에필리아, 그리고 그녀의 손에 목덜미가 잡혀 죽어가는 하얀 가운의 낯선 남자였다.
지적으로 빛나는 잘생긴 얼굴을 보니 유저인 모양이다.
"에필리아. 무슨 일이야?"
"앗? 주인님!"
입가를 늑대의 것처럼 변형시켜 으르렁거리던 그녀는 내 모습을 보자마자 활짝 웃으며 풍성한 꼬리를 프로펠러처럼 휘돌렸다.
"크..윽, 젠장...대체 정체가 뭐냐...? 심혈을 기울인...내 언데드 키메라 군단이..!"
낯선 남자의 말에 나는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네가 도적들의 지원군이냐? 보아하니 유저인 것 같은데...왜 하필 키메라야? 이젠 키메라는 지겨운데. 언데드 키메라는 또 뭐냐? 키메라의 언데드냐? 아니면 언데드로 만든 키메라냐? 근데 키메라가 원래 시체를 이어붙여서 만드는 거 아니었어?"
"크윽....!"
고통으로 얼굴을 일그러뜨렸던 녀석은 줄줄 흐르는 핏물을 억누르기 위해 버둥거리다가 이내 포기하고는 눈동자를 굴려 나와 에필리아를 번갈아 노려봤다.
"각오...해라...! 내겐 스승님이 계시다...! 나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강한 군대를 가지신...! 곧 그 분이 와서...!"
요컨대 더 강한 놈이 온다는 것 같다.
"에필리아. 죽여."
"네!"
활기차게 대답한 그녀의 주먹이 남자의 가슴께를 간단하게 관통했다.
"히이익!?"
"꺄아아악!?"
"아차..."
여자들의 높은 비명소리를 듣고서야 실수했다는 걸 깨달았지만, 이미 벌어진 일을 뒤로 물릴 수는 없었다.
"끄응...익숙해지지가 않네. 클라라. 연계 퀘스트는?"
"아직...이요."
"그래? 젠장, 저 녀석의 스승인지 뭔지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건가? 귀찮구만..."
서둘러 바지를 입고 살점이 튀다 못해 쌓여버린 소파 위를 대충 훑어 정리한 나는 그 위에 가만히 앉아 주변을 둘러봤다.
"흑, 훌쩍...!"
"히익...!"
내 작은 움직임에도 두려움에 몸서리치는 엔피시들을 보니 깊은 한숨이 새나온다.
약 20분 뒤.
부활한 하얀 가운 남자와 함께 찾아온 것은 주름살 자글자글한 늙은이였는데, 짧은 생쥐 수염에 길고 뾰족한 눈매를 가지고 있어 성질 더러워보이는 영감이었다.
강해보이는 키메라 언데드인지 언데드 키메라인지 하는 몬스터도 잔뜩 이끌고 있었다.
"제법 해볼만 할 것 같은데..."
"네 녀석이 내 제자를....헉!?"
원념의 파동을 일으킨 나를 보고 두 눈을 찢어질 것처럼 부릅 떴던 늙은이는 타고 온 괴생물체에서 내리더니 황망히 무릎을 꿇고 이마를 땅에 박았다.
"아아아! 경배하라! 악신 카시넬(Cassinel)님이 드디어 지상에 도래하셨도다! 이제 모든 생명은 마침내 현신한 어둠 아래 잠에 들리라! 무릎 꿇으라! 카시넬 님! 부디 이 불초한 늙은이를 그대의 시종으로 삼아주시기 바라옵나이다!"
"...엉?"
한바탕 스트레스를 풀 생각으로 고무되어 있던 나는 돌연한 사태에 멀뚱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