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9화 〉109회
"여보. 연락이 왔어요."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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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라 이블과 브레이크 머즐에게서 동시에 기별이 왔다.
우선 카론을 쳐다봤다.
"무슨 일이야?"
"황제가 일가친척을 데리고 도망치고 있다네요."
말하는 카론의 얼굴은 경멸로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
"크크크...! 그렇단 말이지."
처음부터 대박이 걸렸다.
"이베라 이블이 추적하고 있지?"
"네."
"좋아. 나 잠깐 갔다 올게."
"...알겠어요 여보. 몸 조심하세요."
카론은 잠깐 걱정 어린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자신이 따라갈 수 없다는 현실을 깨닫고 쓰게 웃으며 나를 끌어안아주었다.
"하악, 하악...! 에필리아 니이임...! 자지를 주세요. 저를 기분좋게 해주세요오오..!"
레드 러브에 중독된 아이리벨은 짧은 팔다리를 꿈틀거리며 애원하고 있었으나 진작 그녀에게 질린 에필리아는 성녀 도로시를 뒷치기하며 엉덩이를 후려치다 귀찮은 얼굴로 아이리벨의 유방과 고간을 짓밟을 뿐이었다.
"하이이이잇...! 으응, 에필리아 님. 더, 더...이 비천한 암캐의 보지를 사용해주세요...! 제발, 제바알...!"
그녀는 발길이 닿은 것만으로도 절정하며 애액을 질질 흘렸으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는지 이내 애간장 끓는 얼굴로 짧은 두 팔을 휘둘러 매달리며 에필리아의 발가락을 열성적으로 빨았다.
"크크...아이리벨. 이리와. 내가 귀여워해주마."
"아, 아앗...! 큰 주인님...! 하아, 하아...!"
네 발로 낑낑거리며 힘겹게 기어온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그녀는 환하게 웃으며 배를 드러내보였는데 출렁이는 유방을 따라 크게 부풀어오른 유두가 흔들리고 축축하게 젖은 음부에서 애액이 흘러내리는 모습이 상당히 꼴사납다.
"크크크..."
"아하앙, 끼잉, 끼이잉...!"
배를 쓰다듬어주며 가슴을 움켜쥐고 손바닥으로 고간을 비벼주자 개처럼 앓는 소리를 낸 그녀는 어떻게든 더 느끼기 위해 허리를 활처럼 젖히고 골반을 흔들었다.
"우와아...!"
옆에서 부럽다는 듯 바라보는 샤미엘의 시선이 부담스럽기 짝이 없었기에 그 정도에서 손을 뗐다.
"아이리벨. 네 아비에게 갔아올 테니 얌전히 있어라."
"아아...큰 주인님. 저를 더 쓰다듬어주세요. 더 만져주세요. 마음껏 사용해주세요! 제발...! 이대로라면 미쳐버릴 것만 같아요오..."
간절한 얼굴로 들러붙는 그녀를 보니 슬쩍 가학심이 치밀어오른다.
젠장. 이거 조절하기 힘드네. 하마터면 그대로 자지를 꽂아 넣을 뻔했어.
"쯧...샤미엘."
"어, 응?"
"네가 잘 돌봐줘라. 같은 처지니까 잘 이해할 것 아냐?"
씨익, 사악하게 웃으며 바라보자 그녀는 한 차례 부르르 떨더니 기쁜 얼굴로 아이리벨을 안아들었다.
"응! 알겠어!"
그녀들이 침대로 향하는 것을 바라보던 나는 곧바로 원념합일을 사용했다. 신체 말단부에서부터 검게 입자화하는 몸을 느끼며 잠시 눈을 감은 나는, 이베라 이블 신도의 원념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
이동한 곳은 라바크 제국의 수도 아델도라(Adeldora)의 외벽에서 조금 떨어진 평원이었다.
"시, 신을 뵈옵니다!"
이동하는 지점으로 삼은 이베라 이블의 이름 모를 신도 하나가 내 모습을 보자마자 부들부들 떨며 오체투지하는 것을 손짓으로 말리며 주변을 둘러보자 수수하지만 커다란 팔두마차 여러대가 기병대의 호위를 받으며 일렬 횡대로 달려나가는 게 보였다. 뭐가 그리 급한지 연신 채찍질을 하고 있다.
"저기에 황제가 있는 거야?"
"그, 그렇습니다! 황제 뿐만 아니라 황제의 가족과 측근 귀족들 또한 따르고 있습니다!"
"그렇군...수고했어."
"아닙니다! 신이시여! 당신을 마주한 것만으로도 영광스럽기 그지 없사옵니다!"
"그래그래."
손을 흔들어준 뒤 마차를 향해 몸을 날렸다.
원념합일로 실체가 사라진 몸은 순식간에 마차를 추월하더니 앞을 가로막았다.
"히히히이이잉!"
"워워! 워어어!"
"뭐야!?"
"몬스터인가!?"
급제동한 마차 안에서 비명 소리가 터져나오고 황급히 앞으로 튀어나온 기병들이 무기를 뽑아 겨눈다.
"네 놈은 무엇이냐!"
"길을 비키지 못할까!"
호통치면서도 얼굴에 맺힌 두려움을 감추지 못한 기병대의 얼굴에 피식 웃음이 새나온다.
"황제를 내 앞에 대령해라."
"뭐, 뭣...!?"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모르는 척하며 서로를 바라보는 눈치가 너무 뻔해서 어처구니가 없었다.
"후우...내가 성격이 조금 급해서 말이야. 말이 길어지는 건 사양이야."
당장 원념의 파동을 일으켜 녀석들을 감쌌다.
"어, 헉...!?"
"으악...!?"
몇 십만에 달하는 원한 스텟의 보정으로 저항할 수 없는 강렬한 물리력과 이질적인 정신 공격이 그들을 덮쳤다.
일단 몇 명 죽이고 시작하는 게 분위기 조성에 좋으려나.
그런 결심을 하고 검은 안개에 휩싸인 수 명의 기사들을 으스러뜨리려던 찰나, 한 마차의 문이 열렸다. 마차의 일렬횡대에서 중앙에 위치한 마차다.
"안 됩니다 황제 폐하!"
"폐하!"
호오, 아무래도 직접 행차하시는 모양이다. 생각보다 배짱이 두둑한데? 가장 먼저 도망가는 겁쟁이라 죽어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줄 알았는데.
"...자네가 마왕인가."
마차에서 내린 건 회색 수염을 멋들어지게 길렀으며 금실이 수놓아진 정복을 입고 땅에 질질 끌리는 화려한 망토를 걸친 채 지팡이로 땅을 찍은 중늙은이였다.
그의 안색은 지독히 어두웠고 초췌했으며 모든 것에 달관한 것처럼 무감정했다.
"가엾은 기사들을 괴롭히지 말고 나와 대화하세나."
"크크, 가엾다라...네 딸은 가엾지 않았나 보지?"
"......"
비아냥에도 그는 동요하지 않고 나를 바라봤다.
그 담담한 얼굴과 태평한 몸가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감정을 끌어안고 전부 끔찍하게 죽여버릴까 싶던 나는 불현듯 깨달은 스스로의 폭력적인 사고에 쓴웃음을 지었다.
요전의 폭발 이후 이따금씩 이런 충동을 느끼곤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여자들의 품 속으로 도망쳤고 말이다.
"...좋지. 단, 주변에서 시끄럽게만 하지 않는다면 말이야."
"...의외로군. 마왕이라 해서 인간의 목숨을 벌레처럼 여기는 자일 줄 알았건만."
"하하, 그거야 내 기분에 달린 거지."
기사들을 전부 놓아준 나는 원념합일을 풀고 당당하게 황제의 앞으로 걸어나갔다.
"...그 모습이 본연의 모습인가? 이것 역시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로군. 설마 그 끔찍한 언데드 군단을 부리는 마왕이 이토록 어린 모습일 줄이야."
아, 맞다. 나 지금 어린애 모습이지. 어쩐지 황제의 키가 유난히 크다 싶었다.
젠장, 이러면 위엄이 안 서는데. 그냥 원념합일 상태로 있을 걸 그랬나? 망할, 론스터 넌 나중에 뒤졌다.
"이름이 뭐냐. 황제."
"하핫...일평생 살면서 그런 말투로 이름을 요구하는 자는 처음이로군. 조금 즐거울지도 모르겠어. 내 이름은 아도라리쉬(Adoralish)라네. 자네의 이름은 무엇인가."
"박한길."
"낯선 양식의 이름이로군..."
"크크. 지금 이름 따위가 중요한 게 아니지. 아도라리쉬. 나는 네게 황궁으로 돌아갈 것을 명령하기 위해 왔다."
내 말에 긴장한 얼굴로 대화를 듣고 있던 기사가 발작했다.
"무, 무엄한! 황제 폐하에게 명령이라쿠헉!?"
살이 짓이겨지고 피가 튀었다.
원념의 파동은 마치 아쉬워하는 것처럼 시체 주변을 맴돌며 서성거리다 다시 내 몸으로 흡수되었다.
"내가 말했지? 시끄럽게 하지 말라고. 너희들의 목숨은 내 기분에 달렸다는 걸 유념하도록."
"...놀랍군. 레벨 800에 이르는 근위 기사를 그리 간단히 죽이다니."
"호오, 그래?"
800이라니 엔피시치곤 높다. 아니지, 이 경우엔 황제의 근위 기사치곤 낮다고 보는 편이 맞나?
"아무튼 너도 저렇게 되기 싫으면 얌전히 말 들어. 황궁으로 돌아가서 제국의 끝을 지켜봐라. 그리고 죽어."
아무렇지 않게 튀어나온 시한부 인생 선고에도 그는 동요 없이 눈을 마주쳤다.
"그게 무슨 의미가 있지?"
"복수...아니, 화풀이가 더 어울리겠군. 나와 내 여자를 건드린 것에 대한."
"...그런가. 알겠다."
그렇게 말하고 그는 망설임없이 뒤돌아 걸어갔다.
"......"
싱겁네. 저항이라도 할 줄 알았는데. 모든 걸 체념한 건가?
"화나지 않는 거냐?"
"...어쩔 수 없는 일이지. 압도적인 힘 앞에서는."
"재미없군...크크, 하지만 과연 끝까지 그렇게 있을 수 있을까?"
사지가 잘리고 좆집이 된 딸을 본 아비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대체 무슨 원한이 있어서 이렇게 잔혹한 짓을 저지르는 겁니까!"
높고 앙칼진 목소리.
시선을 돌리니 황제가 나왔던 마차에서 모습을 드러낸 여자가 나를 무섭게 노려보고 있었다.
"...헤에."
화려하게 틀어올린 군청색 머리와 고급스러워 보이는 비녀, 세상의 풍파라고는 느껴본 적도 없는 것 같은 투명한 눈동자와 새하얀 피부, 색기를 내보이는 속눈썹과 눈밑점, 붉은 입술에 어깨와 풍만한 가슴골을 대담하게 드러낸 풍성한 드레스까지.
그야말로 귀부인이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는 여자였다.
"누구?"
"저는 황후인 아리놀드(Arinold)라 합니다!"
"황후?"
기껏해야 30대 초반으로밖에 안 보이는 여자였다. 그런데 저 중늙은이의 아내라고?
"저는 당신의 그 야만적인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는 바입니다!"
"뭐?"
절로 코웃음이 튀어나왔다. 이게 무슨 재판이라도 된다고 착각하는 건가?
"당신은 대체 무슨 연유로 제국을 멸망시키려 하는 것입니까! 왜 그렇게 잔혹하게 행동하는 거죠? 백성들에게 연민을 느끼지는 않는 겁니까!?"
"그냥."
"그...네?"
아리놀드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그냥이라고. 별다른 이유는 없어. 그냥 어쩌다보니 제국을 멸망시키게 됐네."
우와, 말하고나니 완전 나쁜놈 같네.
"그, 그런...!"
아리놀드의 얼굴이 새빨갛게 변하며 이를 악물고 부들부들 떤다.
"그만하시오 부인. 소란피우지 말고 이만 마차로 들어가시오."
"아뇨! 저는 할 말은 해야겠어요! 어떻게 그렇게 악의로 똘똘 뭉칠 수 있는 건가요!? 다른 사람의 고통을 생각해본 적이라도 있으신가요? 제국이 멸망하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고통스러운 상황에 놓일지 생각은 해보셨냐고요!"
"아니."
"어, 어떻게 그렇게 가볍게...!"
붉어진 그녀의 얼굴에서 이내 눈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얼씨구. 가지가지하네.
"아리놀드. 너나 걱정하는 게 어때? 나는 다른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들 생각이 없어."
"그게 무슨 망발인가요! 제국이 멸망하면 호시탐탐 이 땅을 노리던 이들이 악귀처럼 달려들 것입니다! 그들에게서 이 땅을 지킬 자신이 있다는 겁니까!?"
"응."
"그, 그런...!"
"크크크. 귀 아프니까 목소리 좀 줄여. 아, 그리고 말이야. 황후 정도 되면 평생 백성들의 삶이 어떤지 모르고 살아왔을 것 아냐? 지금까지 행복하게 살아왔잖아? 그런 여자가 자기 자리가 위험해니까 꺅꺅, 꽥꽥...꼴사납다."
"대체...무슨 말을 하는 겁니까! 저는 백성들을 위해 한평생 노력해왔습니다!"
"등 따시고 배부른 곳에 앉아서 말이지."
"닥치세요! 저는 그렇게 태어났습니다! 그게 제 운명이라고요! 태어난 게 죄라는 건가요? 저는 그럼에도 노력했습니다! 굽어 살폈다고요!"
"아~ 왜 안나오나 했다. 그 선민의식 가득한 귀족 특유의 사고...쯧, 어떻게 현실에 있는 헌터랑 똑같냐?...어휴, 엔피시랑 무슨 얘길 하는 건지. 이제 됐으니 맛이나 좀 보자."
"...무슨 뜻이죠?"
내 음흉한 시선에 무언가를 느낀 아리놀드가 가슴께를 가리며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황제 양반. 꼴려버렸으니까 당신 부인 좀 쓸게?"
"...!"
여지껏 목석처럼 흔들림 없던 황제의 표정에 처음으로 동요가 일었다.
그 모습에 더욱 유쾌해진 나는 즉시 감정을 끌어올려 원념의 파동을 일으켰다.
"무, 무슨 짓을 하려는...건가요!"
"닥쳐. 이 암퇘지야. 발정기처럼 헐떡거리기나 해."
"감히 그런 모욕을...윽!?"
저주에 걸려 순식간에 얼굴이 붉어진 그녀가 반사적으로 자신의 몸을 끌어안았다. 나는 원념의 파동으로 그녀의 몸을 옭아매고 두 다리를 꽃게처럼 활짝 펼쳤다.
"허억!? 모, 몸이...!"
"크크크. 드레스가 방해되네."
검은 안개가 드레스를 길게 찢어내자 꼴사나운 자세로 선 자세가 훤히 드러난다.
"뭐야, 속바지를 입고 있네? 정조 관념이 뛰어나시구만."
연이어 속바지까지 찢어버리자 보라색에 프릴이 달린 화려한 팬티와 가터벨트가 모습을 드러냈다.
"오우, 속옷 좀 입을 줄 아는 년인가? 생각보다 음탕하구만."
"그, 그만...!"
"닥치고 여기까지 걸어와."
얼굴을 수치심으로 새빨갛게 물들인 그녀의 애원에도 원념의 파동에 묶인 그녀의 다리는 게처럼 선 자세 그대로 엉거주춤 움직여 가까이 다가왔다.
"푸하하핫!"
"이 짐승만도 못한...!"
원독에 찬 눈빛이 쏘아졌으나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그녀의 고간을 쓰다듬었다.
부드러운 팬티의 감촉과 그 팬티가 쫀쫀하게 감싸고 있는 아담한 살덩이의 감촉.
"의외로 탱탱한데? 많이 사용하진 않았나봐?"
"크윽...!"
두덩이 살을 중앙으로 그러모아 쪼물쪼물 주무르고 앞뒤로 슥슥 문지르자 그녀는 움찔거리며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그만...해주지 않겠나. 마왕. 네 요구를 들어줄테니."
그때, 절대 동요하지 않을 줄 알았던 황제가 떨리는 목소리를 힘겹게 쥐어짜냈다.
"말했을 텐데? 이건 화풀이라고. 네가 괴로워하고 고통스러워해야 내 기분이 풀리지 않겠어? 응? 혹시 마음이 바뀌어서 제국을 멸망시키지 않을지도 모르잖아? 여자 몸 하나 정도는 싼 편 아닌가?"
"....크읏..!"
일부러 능글거리며 말하자 그는 그러쥔 주먹을 부르르 떨며 고개를 돌려버렸다.
"안 되지. 똑바로 지켜보라고."
뭉클뭉클 땅을 기어간 검은 안개가 그의 몸을 부여잡고 억지로 이쪽을 향해 돌렸다.
"크윽...! 더 이상은 못 참는다!"
"죽여버리겠다!"
그것이 도화선이 되었는지 여태까지 분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던 기사들이 폭발한 얼굴로 무기를 빼들고 내게 달려들었다.
짓쳐들어오는 무수한 칼날의 궤적.
"아니!?"
"이게 무슨!"
하지만 그들의 공격은 허무하게 무력화되었다. 원념의 지배자 스킬과 아리가 있는 이상 내게 웬만한 공격은 통하지도 않는다.
"...원념폭주."
"크아아악!?"
"아아아악!"
"끄아아아아아!"
십수 명의 기사들의 몸이 부글부글 끓더니 일순간에 터져 육편을 휘날린다.
"아...아...!"
"이런, 깨끗한 피부에 피가 묻었잖아. 쯧..."
"괴, 괴물...!"
두려움에 질려 창백해진 아리놀드는 주변으로 시체가 널렸음에도 내가 태연한 얼굴로 음부를 매만지자 나를 진정한 괴물 바라보듯 쳐다봤다.
"기분 잡쳤으니 빠르게 끝내자."
팬티 안으로 손을 집어넣으니 매끄럽고 물컹한 살덩이가 손바닥 안에 쏙 들어찼다.
"아흑...!?"
"크크크, 남편이 보고 있고 따르던 기사들이 죽었는데도 느끼는구만?"
"아, 아냐...!"
수치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그녀는 내 손길을 따라 허리를 움찔움찔 튕겼다.
"뭔가 끈적끈적한 물이 새나오기 시작하는데? 응?"
"아냐...아니라고!"
"뭐가 아닌데?"
"햐응!?"
손가락을 쑥 집어넣자 조건 반사적으로 발끝을 세운다. 게다리를 하고 있기 때문인지, 그 모습은 더욱 천박해보였다.
"하핫. 귀여운 반응이네. 이런 거엔 정말로 내성이 없구나?"
"흐윽...!"
계속 그녀의 질내를 휘저으며 자지를 꺼내들었다.
"허, 허억...!"
거대하고 우람한 물건을 보고 믿을 수 없다는 듯 숨을 들이켜는 아리놀드.
피식 웃은 나는 그녀의 몸을 타고 올라가 두 허벅지에 다리를 걸치고 앉아 엉덩이를 최대한 밑으로 늘어뜨려 귀두로 두덩이 살을 문질렀다.
"자, 넣는다?"
흉부를 가리는 옷을 찢어버리고 출렁이는 가슴을 주물거리며 웃자 그녀는 두려운 얼굴로 바들바들 떨었다.
"그, 그런 게 들어갈리가...!"
"근데 다 들어가더라고. 엇...차!"
최대 고비인 귀두가 무작스럽게 그녀의 구멍을 열어젖혔다.
"카...학...!?"
"으음...역시 단번에 넣는 건 힘드네. 조금 기다려봐. 각도를 조절해서...힘 빼, 옳지. 그런 식으로..."
마침내 귀두가 그녀의 몸 안으로 자취를 감추자 아랫배가 볼록 튀어나온 그녀는 게다리를 부들부들 떨며 입을 쩍 벌렸다.
"응가악...어흑...!"
"엄살 피우지 말고 정신 똑바로 차려라? 지금부터 끝까지 들어갈 거니까."
엉덩이를 최대한 뒤로 빼고 힘을 비축한 내가 올려다보자 그녀는 터질 것처럼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고개를 마구 내저었다.
"그, 그런...! 마, 말도 안...!"
"으랏...차!"
있는 힘껏 골반을 밀어붙이니 좁고 탱탱한 질육을 짓뭉개며 올라가 자궁을 밀어올렸다.
"응커억...!?"
자신도 모르게 가랑이를 한계까지 활짝 펼치고 골반을 앞으로 내민 채 돌처럼 딱딱하게 경직된 아리놀드는 하늘을 우러러 쳐다보며 입을 쩍 벌렸다.
"오우...꽤 조이는데? 애 딸린 유부녀 맞아?"
휘적휘적.
착용감을 확인하기 위해 위아래로 쑤시고 좌우고 문지르고 고간을 미끄러뜨리자 질주름이 요동치더니 질육 전체가 살아있는 것처럼 꿈틀꿈틀 들러붙어온다.
이 정도면 꽤 만족스럽군.
"응호오오오옥...!"
아직도 정신을 못차린 그녀는 꽉 옭아맨 원념의 파동 때문에 게다리 자세에서 꼼짝도 못하고 파들파들 떨 뿐이었다. 날뛰며 출렁이는 유방을 보니 눈이 호강하는 기분이다.
"아흐...아흐윽...!?"
"음...역시 그냥 하면 재미가 좀 떨어지네. 조교가 안 돼있어서 반응도 애매하고..."
이럴 땐 역시 발정의 저주다.
감도 10배!
"응호오오오오...!? 오호오오옥...!"
순식간에 끈적하고 묵직해진 교성이 울려퍼지고 보지에 온 신경을 집중한 얼굴이 헤벌레 풀어졌다.
"자, 좋지? 응?"
"아니...응하아아아...하아아아아...응하오오오오!?"
몇 번 쑤시지도 않았는데 절정을 맞이한 아리놀드의 다리 사이로 세찬 물줄기가 쏟아진다.
"크크크...요란하게도 가는구만. 자세를 바꾸자. 드러누워서 발목 잡아."
내 명령에 충실하게 따른 그녀가 하늘을 보고 누운 채 자신의 두 발목을 꽉 잡았다.
거근에 박힌 채 새하얗고 매끄러운 허벅지를 만천하에 드러낸 그녀의 모습은 발정기 암캐처럼 천박했다.
"아각, 흥아아아아...!?"
하체가 접히자 더 깊숙히 파고든 자지를 느끼고 부들부들 떠는 농익은 육체.
허벅지를 밟고 올라탄 나는 부들부들 떠는 황제의 얼굴을 바라본 뒤 히죽 웃으며 고간을 내리찍었다.
쩌억!
물기 가득한 고간을 타격하는 소리가 크게 울려퍼졌다.
"응고오오오오!? 아햐아아아아! 캬그으으으읏!"
감도가 증폭된데다 한 번 절정한 탓에 더욱 민감해진 그녀는 내가 무슨 짓을 하든 절정을 맞이했다.
가슴을 쥐어뜯으며 유두를 잘근잘근 씹어도, 설렁설렁 피스톤 질을 해도, 뿌리까지 집어넣은 채 가볍게 부벼도, 엉덩이를 후려쳐도, 사정의 맥동에도, 거센 정액 줄기에도.
"아히이잉...흥오오오오...!"
"후우...꽤 재밌었네."
세 번 정도 사정한 뒤 천천히 자지를 빼내고 닦아낸 걸레처럼 전신에서 열기를 피워올리며 축축하게 젖은 아리놀드의 보지를 과즙 짜내듯 몇 번 짓밟은 나는 식은땀을 흘리며 두 눈을 질끈 감은 황제를 일별했다.
"내가 한 말 제대로 기억해. 황궁에서 제대로 기다리라고. 안 그러면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맛보여주마."
추가로 아리놀드에게 절정하지 못하도록 저주를 걸어둔 나는 곧장 일행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 카론의 수정구를 통해 이베라 이블에게 명령했다.
황제를 계속 감시하도록 말이다.
황제는 아내가 범해진 곳에서 몇 시간 동안 경련하는 아내를 망부석처럼 내려다보다 황궁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