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화 〉3화
간호사 오난희가 병실로 들어왔다.
“환자 분, MRI 검사 받으러 갈 시간이에요.”
난희는 그러면서 어디어디에 가서 이걸 제출하고 검사를 받고 오라며 쪽지 같은 걸 주었다. 말투가 아주 사무적이고 딱딱했다. 병원 업무 외엔 오후와 엮이기 싫다는 티가 아주 팍팍 났다. 보통 여자들은, 아니 지금까지 만난 여자들 중에 설희를 제외하곤 모든 여자들이 오후에겐 그렇게 딱딱했다.
그렇지만 지금의 오후는 옛날의 그 오후가 아니었다. 옛날 같았으면 그저 그러려니 하고 기죽어 있었겠지만 지금 그런 취급을 당하자 왠지 모르게 속이 울컥하는 게 느껴졌다. 저 여자를, 도도한 오난희를 굴복시키고 싶었다. 그러자 곧바로 오후의 뇌리에 이런 메시지가 떴다.
- 어쩌면... 가능!
오후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엇?!’
아까 설희랑 사귀는 걸 상상했을 때 떠올랐던 메시지와 같은 것이었다.
‘그렇다는 건...’
이어서 난희의 얼굴 옆으로 아까 설희에게 그랬듯 오후의 눈에만 보이는 홀로그램 이미지 같은 텍스트들이 떴다.
- 복종심: 0
- 분 노: 22
설희와는 달리 분노 수치가 훨씬 높았다. 복종심은 당연 0이었고. 오후를 바라보는 난희의 눈빛과 표정에 드러난 그대로였다.
그런데 오후의 손등에 꽂혀 있는 링거 바늘을 빼 준 난희가 갑자기 이불을 걷고 오후의 환자복 바지를 벗기려 했다. 오후는 기겁했다.
“엣?!”
설희도 당황해 고개를 돌렸다.
“앗!”
오후는 바지를 붙잡으며 난희에게 따졌다.
“뭐, 뭐 하시는 거예요?”
그러자 난희는 귀찮다는 듯이 오후의 손을 뿌리치고 도로 바지를 내렸다.
“소변줄 뽑는 거예요. 계속 꼽고 있을 거예요?”
“아, 아뇨... 그럼 커튼을...”
“예? 왜요?”
“그야 당연히...”
오후는 그러면서 설희 쪽을 쳐다봤다. 난희는 얼떨떨해하며 말했다.
“두 분 커플 아니세요?”
설희가 3일 내내 지극정성으로 간호하는 걸 보고 그리 생각했던 것이었다. 설희는 오후의 바지가 내려간 순간 이미 얼굴이 빨개져서 고개를 돌린 채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다.
“...”
오후 또한 얼굴이 빨개져서 고개를 푹 숙였다.
“아뇨...”
하지만 부끄러워서 그런 게 아니었다. 왠지 ‘아니’라고 말하는 게 무안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난희 또한 ‘어쩐지, 그럼 그렇지. 저렇게 예쁜 애가 이런 파오후랑 사귈 리가 없지’라는 듯한 표정을 하고 있는 것 같아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결국 난희는 침대 주위의 커튼을 쳤다. 그리고 간호사답게 이런 건 익숙하다는 듯 장갑 낀 손으로, 소변줄을 빨대처럼 물고 있는 오후의 번데기 같이 쪼그라든 자지를 붙잡고 쭉 잡아당겨 폈다.
그런데 오후는 그 느낌이 꼭 대딸을 받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게다가 앞에서 허리를 숙이고 있는 난희의 옷 속으로 봉긋한 가슴골이 보였다. 심지어 젖꼭지까지 보일랑 말랑 했다.
‘저 젖꼭지에다가 귀두를 막 문지르면 쿠퍼액이 막 미끌미끌하게 묻어서... 와아...’
오후의 자지는 금방 묵직해져왔다. 아직 완전히 딱딱해지진 않았지만 마치 개불처럼 부풀어 올랐다. 자지를 붙잡고 있던 난희는 그걸 손에서 느끼자 정색하며 오후를 개쓰레기 보듯 째려봤다. 난희의 오후에 대한 분노 수치가 급상승했다.
- 복종심: 0
- 분 노: 37 (↑15)
오후는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그런데...
‘헉!’
쌀 것만 같았다. 이 참을성이라곤 모기 눈곱만큼도 없는 모쏠 아다 자식!
자지가 완전히 서 버리면 소변줄이 요도 속에서 자지 근육(?)에 눌려 끼어버리기 때문에 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난희는 자지가 완전히 발기하기 전에 서둘러 소변줄을 빼려고 비포경자지의 귀두를 까듯 자지를 잡고 소변줄을 빼려했는데...
그 손길이 오히려 자지의 예민한 신경을 더 자극해 오후는 소변줄이 뽑힘과 동시에 자지가 급 딱딱해지며 정액을 부왁 싸 버리고 말았다.
“우웃! 우왁! 우웃!”
퓨퓻! 부왁부왁!
의식불명인 동안 불알 속에 빽빽이 저장돼 있던 정액이 마치 온천이라도 터진 것처럼 ‘뽜이야~! 뿜! 뿜!’ 하고 뿜어져 나왔다. 자지를 붙잡고 있던 난희의 손이 연유를 부어놓은 것처럼 금방 허옇게 범벅이 되었다. 심지어 손가락 사이에 정액이 물갈퀴처럼 맺혀서 미끌거렸다.
정액의 비릿한 냄새가 확 올라왔다. 오후는 하얗게 질려 난희를 쳐다봤다. 난희는 너무 어이가 없어 자지를 붙잡은 손을 놓을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분노에 차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으으...”
심지어 왼쪽 뺨에도 정액이 한 방울 튀어 있었다. 난희의 오후에 대한 분노 수치가 실시간으로 팍팍 올라갔다. 38, 39, 40, 41.... 그리고 마지막엔 결국...
- 복종심: 0
- 분 노: 71 (↑34)
오후는 허둥거리며 옆 티슈곽에서 휴지를 뽑아 자지와 정액으로 하나가 돼 있는 난희의 손을 닦아주려 했다.
“죄, 죄송해요.”
그러면서 뺨에 묻은 정액도 닦아주려 휴지를 가져갔는데...
“됐어요! 이 변태 새끼야!”
난희는 그러면서 오후의 손을 확 뿌리쳤다. 그리고 자기가 휴지로 손과 얼굴을 대충 닦고 씩씩대며 홱 나가 버렸다.
“아잇! 씨팔! 재수 없어! 에이씨!”
오후는 그 모습을 그저 멍하니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당혹감에 눈앞이 캄캄해졌다.
“으으...”
그때 설희가 커튼 사이로 궁금한 표정으로 얼굴을 빼꼼 내밀었다.
“왜 그러세 ... 에엣?!”
그리고 오후의 자지가 정액으로 허옇게 범벅된 채 꺼떡거리는 걸 보고는 화들짝 놀라 도로 커튼을 확 닫았다.
“죄, 죄송해요...”
오후는 눈물이 앞을 가렸다.
“씨발, 크흑...”
이제 설희도 날 완전 개변태로 보겠지?
하지만 계속 이러고 있을 수는 없었다. 그리하여 휴지로 자지를 닦고 검사를 받으러 가기 위해 침대에서 일어나려 했는데...
설희가 기다렸다는 듯이 허겁지겁 커튼을 열고 오후의 옆으로 와 부축했다. 오후는 당황했다.
“에? 무슨...”
설희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제가 부축해 드릴게요.”
“아뇨. 제가 갈 수 있어요.”
뭐야? 방금 소변줄 뽑다가 싼 것 보고도 실망 안했나?
하지만 설희에겐 딱히 실망할 이유가 없었다. 자지가 꺼떡대며 불끈불끈 싸고 있는 게 정액이란 걸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성적으론 완전 무지했던 순수한 설희는 자지 끝에서 꿀럭꿀럭 뿜어져 나오고 있는 하얀 것이 소변줄을 뽑을 때면 당연히 나오게 되는 체액이거나 아니면 오줌이 링거액과 섞여 색이 변한 액체 쯤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난희는 계속 고집을 피웠다.
“아니에요. 그래도 환자신데, 제가 부축해 드릴게요.”
그렇게까지 말하니 오후는 더 이상 거절을 할 수가 없었다. 아니 거절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못 이기는 척 부축을 받으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예...”
그런데 설희가 오후의 옆에 너무 딱 붙었다. 그냥 팔짱을 낀 정도가 아니라 마치 연인처럼 완전 오후의 팔에 매달린 수준이었다. 심지어 오후의 팔에 설희의 젖가슴이 꾹 닿아 눌렸다.
그렇지만 설희는 그걸 전혀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오후는 설희의 젖의 촉감을 있는 대로 다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자지가 다시 서서히 서기 시작했다.
오후는 당황했다. 환자복은 잠옷보다 더 헐렁한 재질과 디자인이었기 때문에 자지가 서면 윤곽이 그대로 드러나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로인해 오후는 자연스럽게 엉덩이를 뒤로 뺀 구부정한 자세가 돼 버리고 말았다. 설희는 그런 오후가 걱정됐다.
“왜 그러세요? 어디 불편하세요? 어지러워요? 허리 아프세요?”
오후는 난감했다.
“아뇨... 단지 일반적인 남자들이 겪는 공통적인 문제...”
“남자들이 겪는 공통적인 문제요? 그게 뭔데요?”
“그런 게 있어요. 그러니 제발 모른 척 해주세요.”
“아... 네...”
설희는 어리둥절했지만 왠지 오후의 사적인 문제인 것 같아 더 캐묻기가 뭐했다. 그래서 잠자코 오후를 부축하며 걸어갔다. 하지만 젖가슴은 여전히 오후의 팔에 딱 붙어 눌려 있는 채였다.
덕분에 오후의 자지는 환자복 바지 속에서 계속 꺼떡꺼떡대며 귀두가 바지에 쓸렸다. 그 느낌이 마치 여자가 귀두를 혀로 할짝 할짝 핥는 것 같았다. 모쏠 아다인 오후에겐 너무도 참기 힘든 자극이었다. 이러다 금방 싸버릴 것만 같았다. 오후는 필사적으로 이를 악물었다.
‘참아야 해! 참아야 한다구!’
씨발, 당장이라도 화장실로 달려가 한발 빼고 싶었다. 아니면 설희를 이대로 병원 복도 바닥에 눕혀트리고 치마를 올려 순백의 팬티를 옆으로 젖힌 다음 도톰하게 살이 오른 보지에다가 자지를 팍 하고 꽂고 싶었다. 그런데 불쑥 오후의 뇌리로 이런 메시지가 떴다.
- 그건 불가능!
오후는 피식 웃었다.
‘나도 안다구.’
옆에서 여전히 자기를 온 힘을 다해 낑낑대며 부축하는 설희를 쳐다봤다. 설희의 얼굴 옆으로 예의 그 홀로그램 같은 메시지가 떴다.
- 복종심: 5 (↑2)
- 분 노: 0 (-)
부축을 하는 과정에서 서로 잠깐 옥신각신한 게 영향을 끼친 듯 싶었다. 아니면 왜 구부정하게 걷는 것인지 묻지 말라는 말에 따라서 그런 건가? 아무튼 복종심이 오른 걸 보니 설희가 더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오후는 설희를 자신의 여자로 만들고 싶었다. 기적을 가져다 준 순결한 순백의 팬티의 코박죽녀...
좀 여유가 생기고 적응이 돼서일까? 이제 설희가 아무리 가슴을 팔에 갖다대도 견딜만 했다. 쌀 것 같은 조루 증세는 어느 정도 극복한 듯 했다.
검사실에 도착하자 설희가 간호사에게서 받은 쪽지를 담당자에게 건넸다. 담당자는 의자에 앉아 순서가 올 때까지 잠시 기다리라고 했다. 그래서 오후와 설희는 나란히 앉아 순서가 오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설희는 당연하다는 듯이 오후의 옆에 꼭 붙어 앉았다. 마치 2인용 버스 좌석에 세 사람이 앉은 것 같은 기분 같았다. 오후는 저도 모르게 긴장이 됐다. 여자랑, 그것도 이렇게 예쁜 여자랑 오래도록 자연스럽게 살을 맞대고 있는 것은 난생 처음이었다.
팔은 당연히 서로 딱 붙었고 허벅지도 거의 붙어 있었다. 그것도 설희가 얌전하게 다리를 모으고 앉아 있었기에 망정이지,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허벅지에서부터 종아리까지 딱 붙어 있을 뻔했다. 엉덩이도 거의 닿은 기분이었다.
자지가 다시 섰다. 심지어 환자복 바지 앞부분이 살짝, 아니 조금 많이 축축하게 젖은 느낌도 들었다. 쿠퍼액을 마구 싼 것이었다. 그렇지만 아까 자지를 세운 채로 나란히 걸을 때보단 덜 당황스러웠다. 어느 정도 자심감이 생겼달까? 또 설희가 워낙 순진해서 그냥 가만히 있으면 눈치 못 챌 것 같았다.
하지만 어색한 분위기는 어쩔 수가 없었다. 여자와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었으니까. 그런데 설희도 마찬가지인 것처럼 보였다. 좀 어색해하며 쭈뼛거리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싫어하는 느낌은 아니었다. 그래서 좋았다. 예전엔 여자랑 단둘이 있게 되면 안절부절못하고 좌불안석이었는데, 이제는 어색한 분위기마저 편안하게 느껴졌다. 정말 신기한 여자였다.
설희는 뒤늦게 화제 거리가 생각났는지 생긋 웃으며 말했다.
“저, 전화번호 알려주실래요?”
“예?”
“아까 저희 아빠가 연락처 받아두라고 하셨잖아요. 사례 드린다고.”
“아... 안 그래도 돼요.”
그러나 오후는 그렇게 말해놓고는 곧바로 후회했다.
‘이 바보! 「감사합니다!」하고 바로 알려줬어야지!’
다행히 설희는 거듭 보챘다.
“그러지 말고 알려주세요~. 아, 폰 이리주세요. 제 번호 입력해 드릴게요.”
그러면서 오후의 주머니 속에 있는 폰을 꺼내가려 했다. 오후는 저도 모르게 정색하며 설희의 손을 탁 쳐냈다. 설희는 깜짝 놀라 오후를 쳐다봤다.
“엣?”
오후도 놀랐다. 내가 지금 무슨 짓을...
아마도 어렵게 얻은(?) 기적의 코박죽 폰이 혹시 잘못되기라도 할까 봐 겁을 낸 것 같았다.
설희는 갑자기 정색하며 자기 손을 쳐낸 오후의 행동에 당황하며 용서를 빌었다.
“죄, 죄송해요. 그렇게 소중이 여기시는 건 줄 모르고...”
오후는 그제야 자기가 뭔 짓을 했는지를 깨닫고 덩달아 사과했다.
“아뇨. 그런 게 아니라...”
“그 폰 정말 소중하신 건가 봐요... 어떻게... 그런 줄도 모르고 저 때문에 깨져 버렸으니...”
설희는 이러다 정말로 미안해서 울 것 같은 표정이었다. 오후는 화들짝 놀라며 설희를 달랬다.
“아뇨. 그런 건 아니에요. 단지 중요한 게 들어 있어서...”
“중요한 거요?”
“네.”
다행히 설희는 더 이상 묻진 않았다. 개인적인 이유겠거니 생각하고 나름 오후를 배려한 것이었다. 그러나 분위기는 더 어색해졌다. 그때...
====== ≪현재 여자들 심리 상태≫ ======
- 배설희
- 복종심: 5
- 분노: 0
- 오난희
- 복종심: 0
- 분노: 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