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화 〉23화
오후는 느긋하게 즐기며 초밥을 3인분이나 먹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러다 보니 난희가 업무에 복귀할 시간이 돼 버리고 말았다. 난희는 오후의 눈치를 보며 기다릴 수 있는 데까지 기다리다 어렵게 입을 뗐다.
“저...”
“왜?”
“이제 돌아가 봐야 할 시간이라...”
“그래? 가 봐.”
“네...”
난희는 오후가 정말 몰라보게 유해졌나보다 생각하며 일어났다.
“그럼 가 볼게요.”
“그래, 내일 봐.”
“네.”
난희가 나갔다. 설희는 그러는 동안에도 오후 옆에서 허리가 안긴 채 앉아서 오후한테 초밥과 음료를 먹여주었다. 두 손으로 아주 공손히.
오후는 TV를 보며 설희의 엉덩이나 허벅지를 주무르거나 가끔 뺨이나 목덜미에다 입을 맞추며 음흉하게 웃는 것 외엔 딱히 크게 괴롭히진 않았다. 물론 설희에겐 그 정도로도 소름끼치고 싫은 일이었지만 오후가 화를 내지 않고 또 옷을 벗기거나 가슴이나 음부를 움켜쥐지 않는 것만으로도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제발 오후가 계속 이 정도로만 만족하고 더 이상 거친 짓을 하지 않기를 속으로 빌고 또 빌었다.
그러는 사이 마침내 오후가 초밥 3인분을 다 해치웠다.
“후~, 배부르다.”
초밥 3인분이라고 해봐야 개수가 30개도 안 돼서 별 거 아닐 거라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꽤 배가 불렀다. 하지만 2인분만 먹었으면 섭섭할 뻔하기도 했다.
‘다음번에도 3인분 먹어야겠다.’
설희는 빈 용기와 젓가락 들을 치우고 물티슈로 탁자도 깨끗하게 닦았다. 오후는 설희가 허리를 숙인 채 그러고 있는 동안 설희의 엉덩이를 최대한 자기 쪽으로 향하게 하며 그 엉태와 감촉을 즐겼다.
“후후. 쏼아있네.”
설희는 오후가 또 아까처럼 치마를 들추고 엉덩이에 코를 박은 채 냄새를 맡거나 항문과 음부를 빨려고 할 까봐 조마조마했다. 게다가 치마 속은 여전히 노팬티여서 더 불안했다.
하지만 오후는 그러지 않았다. 심지어 치마 속에 손을 넣어 엉덩이를 주무르지도 않았다. 그저 치마 위로 엉덩이를 주무르고 쓰다듬을 뿐이었다. 물론 그 정도로도 설희는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부끄러웠지만 그래도 내심 이 정도라서 다행이라며 안도했다.
“...”
그렇지만 오후의 손길이 싫고 끔찍한데도 자꾸만 음부가 미끌미끌하게 젖는 건 당혹스러웠다. 특히나 애액이 허벅지까지 흘러내려 허벅지 살이 서로 닿는 부분이 미끌미끌하게 부대끼는 것은 더욱 당혹스러웠다. 그러다 애액이 치마 밑으로까지 흘러내려 오후한테 들킨 것만 같았다. 그래서 다리를 더 꼭 오므린 채 움직였다. 그로인해 행동거지가 다 얌전해지고 다소곳해졌다. 오후는 그런 설희가 더욱 마음에 들고 기특했다.
“후후. 그래, 다 치웠으면 이리와 앉아 봐.”
설희는 화들짝 놀랐다.
“네?”
오후가 식후 디저트처럼 자기 몸을 다시 유린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오후는 미소를 잃지 않은 채 거듭 부드럽게 설희를 불렀다.
“이리 와 앉으라니까.”
결국 설희는 더 우물쭈물하지 못하고 오후의 옆에 와서 앉았다.
“네...”
오후는 설희의 허리를 안은 채 엉덩이와 골반 등을 슥슥 쓰다듬고 어루만지며 말했다.
“너 지금 젖었지?”
설희는 깜짝 놀랐다.
“엣?!”
그리고 동시에 다리를 더 꼭 모으고 양손을 자기 사타구니 쪽으로 가져가며 얼굴이 빨개졌다. 손발이 바들바들 떨렸다. 너무 무서웠다. 오후가 또 자기 옷을 찢어발기고 몸을 더럽힐까봐서. 그리고 너무 부끄러웠다. 오후의 음흉한 손길에 더듬어지면서 음부가 젖은 것과 그걸 또 오후에게 들킨 것이.
‘흐으으...’
오후는 피식 웃으며 설희의 엉덩이를 톡톡 만졌다.
“훗, 놀라긴. 당연한 거 가지고.”
“에?”
당연하다니 그게 무슨...
“남자가 만져주면 여자는 젖는 게 당연한 거야.”
하지만 설희는 오후의 그 말을 차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어떻게 그런... 난 그런 여자 아니야!’
그렇지만 속으로 그렇게 외치는 와중에도 보지는 새로 축축하게 젖고 있었다. 이러다 치마까지 젖을 판이었다. ‘팬티라도 입고 있었으면 이렇게까지 불안하진 않았을 텐데...’라고 아쉬운 마음이 들 정도였다. 오후는 설희의 그런 표정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물론 내가 만져줘서 더 젖는 게 있긴 하지만.”
“네?”
“뭘 그리 놀라? 당연한 거 아냐? 니가 날 좋아하니까.”
설희는 당혹감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어떻게 그런... 그렇지 않아!’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보지가 움찔대며 젖고 있는 게 느껴졌기 때문에 설희는 더 당혹스러웠다.
‘어째서... 난 오후 오빠 남자로써 좋아한 게 아닌데. 그저 친한 오빠였을 뿐인데... 그런데 어떻게 몸이 이렇게...’
설희의 눈빛이 어지럽게 떨렸다. 오후는 그런 설희의 모습이 그렇게 재밌고 귀여울 수가 없었다.
“훗, 뭐 그건 그렇다 치고. 이제부터 이 오빠가 널 하나하나 가르치며 길들일 거야.”
“네?”
“명기로 만들 거라고.”
물론 육변기로도. 하지만 걱정 마. 더럽게 굴리진 않을 테니까. 그러기엔 니가 너무 아깝거든. 후후.
설희는 눈빛이 어지럽게 떨렸다.
‘명기라니... 어떻게 그런... 나 그런 여자 아냐! 아니라구!’
하지만 차마 대놓고 오후에게 반항하진 못했다. 그랬다간 바로 싸대기가 날아오고 또 짐승처럼 겁탈을 당할 테니까. 그래서 애써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부들부들 떨고만 있었다.
‘흐으으...’
오후는 그런 설희를 부드럽게 달래며 말했다.
“그렇게 겁먹진 마. 말만 잘 들으면 부드럽게 다뤄줄 거니까. 우선 평소 몸가짐과 마음가짐부터 달라져야 할 거야.”
설희는 얼떨떨했다.
“그게 무슨...”
“당분간 팬티와 브래지어는 입지 마.”
“네?!”
“집밖에선 물론 집 안에서도 말이야.”
“그, 그렇지만...”
“내가 토 달지 말랬지?”
“엣?! 죄, 죄송해요...”
“그래 잠자코 듣기만 해. 그리고 가슴 속에 새기고.”
“네...”
“물론 말을 잘 듣고 조교에 진척이 있으면 특별히 입게 해주는 날도 있을 거야. 그러니 시키는 대로 해.”
“네...”
“하지만 말을 안 듣고 허튼 짓을 할 경우엔 바로 혼날 줄 알아. 지금까지처럼 맞는 걸로는 안 끝나. 길바닥에 알몸으로 던져질 수도 있으니 주의하라고.”
설희는 간담이 서늘해졌다.
“네...”
“그리고 앞으로 바지는 내가 특별히 허락했을 때를 제외하곤 못 입어. 치마 길이도 절대 무릎 아래로 내려와선 안 돼. 최소한 무릎 위로 10센티는 유지해야 돼. 물론 너무 짧은 길이도 내가 허락할 때 빼놓고는 안 되고. 뭐 그건 니가 알아서 잘 지키겠지. 안 그래? 후후.”
설희는 이번엔 잠자코 듣기만 했다. 치마 길이만 잘 조절한다면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닐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워낙에 바지보다 치마를 좋아했었으니까.
“내일 올 땐 학교 수업 시간표도 갖고 와.”
“그건 왜...”
“그야 당연히 너 공부하는 걸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지.”
“네?”
설희는 의외였다. 하지만 오후는 나름 생각, 아니 욕망이 있어서 그러는 것이었다. 설희가 최소한 학부는 무사히 졸업하길 바랬던 것이다. 그래야 S대 출신의 여자를 아내로 맞을 수 있을 테니까. 초등학교 중퇴인 콤플렉스를 그렇게라도 만회하고 싶었던 것이다. 일종의 대리만족이라고나 할까?
“아, 그리고 너 피임약 먹지?”
설희는 기겁했다.
“네?!”
손발이, 그리고 눈빛이 사시나무처럼 바들바들 떨렸다.
‘그걸 어떻게?’
지금까지 떤 건 아무 것도 아닐 정도로 정말 심하게 부들부들 떨었다.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오후가 설희의 목에 칼이라도 들이대고 있는 줄 착각할 정도였다. 설희는 일단 부인했다.
“아, 아니에요. 안 먹어요... 먹은 적 없어요...”
오후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하지만 일부러 시치미를 떼고 계속 추궁했다.
“그런데 왜 그렇게 떨어? 도둑질하다 들킨 것마냥.”
“그, 그게...”
“핸드백 가져와 봐.”
“네?!”
“얼른!”
“그...”
설희는 눈앞이 캄캄해졌다. 백속엔 아까 먹다가 남은 피임약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원래는 5알 씩 두 번에 걸쳐 나눠 먹은 뒤 남은 건 몰래 버려 증거를 인멸할 생각이었는데, 두 번째 먹었을 때 갑자기 울렁증과 복통·두통 등이 와서 당황하는 바람에 깜빡했던 것이었다. 게다가 피임약 과다 복용 부작용이 조금 진정될 즈음 오후한테서 갑자기 옷 치수를 묻는 전화가 와서 깜빡했었던 것도 있었고.
설희는 부들부들 떨며 꼼짝하질 못했다. 머릿속이 하얘졌다.
‘어떻게...’
그러자 보다 못한 오후가 일어나 직접 백을 가지러 가려 했다. 그러자 설희가 하얗게 질려 오후의 바지가랑이를 붙잡고 바닥에 꿇어앉아 싹싹 빌었다.
“자, 잘못했어요! 먹었어요! 용서해주세요! 제발...”
벌써부터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손발을 부들부들 떨다 못해 수전증이 온 것처럼 주체를 못하고 있었다. 입술도 파르르 떨리다 못해 파랗게 질려 있었다. 이러다 정말 겁에 질려 오줌이라도 지릴 것 같았다. 오후는 일단 성질을 죽인 척 하고 도로 소파에 앉았다. 그리고 나직이, 하지만 아주 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두 번 말하지 않을 거야. 백 가져 와.”
결국 설희는 바들바들 떨며 일어나 떨리는 손으로 백을 가져와서 오후한테 건넸다. 아니 두 손으로 바쳤다.
오후는 백을 확 뒤집어 탈탈 털었다. 그러자 안에서 여러가지 개인 용품들이 바닥에 와르르 쏟아졌다. 그리고 그 와중에 먹다 남은 피임약도 툭 하고 떨어졌다. 설희는 곧바로 사색이 되서 오후한테 싹싹 빌었다.
“잘못했어요! 용서해주세요! 제발... 흑...”
물론 오후는 전혀 화가 나 있지 않았었다. 설희가 피임약을 먹은 것도 익히 알고 있었고 또 처음엔 시치미를 잡아뗄 것도 알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초장에 제대로 길을 들이기 위해 짐짓 잔뜩 화난 척을 하며 설희를 쏘아봤다. 설희는 흠칫 놀라며 계속 손이 닳도록 싹싹 빌었다.
“제발... 오빠... 흑...”
오후가 말했다.
“그럼 이제 피임약 안 먹을 거야?”
“네?”
설희는 멈칫했다. 눈동자가 어지럽게 떨렸다.
“그, 그건...”
피임약을 먹지 않으면 당장 오후의 아이를 갖게 될 터였다. 물론 오후는 불임이었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이 없었다. 하지만 설희는 그걸 몰랐다. 그러니 피임약을 못 먹게 된다는 것은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었다. 오후는 설희를 거듭 쏘아붙였다.
“왜 대답을 못 해? 내 아이 갖기 싫어?”
“그...”
물론 갖기 싫었다. 아주 죽도록. 하지만 차마 솔직하게 말할 수가 없었다. 그랬다간 이번엔 몇 대 맞는 걸로 끝나지 않을 것 같았다. 최소한 아까 강간당할 때 찍혔던 동영상이 부모한테 보내질 것만 같았다. 그건 설희에게 죽는 것보다 더 두려운 일이었다. 결국 설희는 벌벌 떨며 거짓말을 했다.
“아니요...”
오후는 흥미롭다는 듯 씨익 비열한 미소를 지었다.
“호오~, 그래? 그럼 피임약 먹을 필요 없겠네?”
“그건...”
설희는 왈칵 눈시울이 붉어졌다. 서러움이 북받쳐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흑...”
그때 오후가 거만하게 말했다.
“뭐, 니가 말만 잘 들으면 아기를 갖는 시기는 조절해줄 의향은 있는데...”
설희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네?”
“왜? 싫어?”
“아뇨! 그렇게 할게요. 시키는 건 뭐든 할게요. 그러니...”
“뭐든?”
“네?!”
설희는 또 멈칫했다. 하지만 방금 전 얼떨결에 내뱉었던 말을 다시 주워 담을 엄두가 나질 않았다. 그랬다간 피임약을 더 이상 못 먹게 되고 그렇게 되면 오후의 아기를... 그것만은 절대로 피하고 싶었다. 그리하여 모든 걸 내려놓은 절망한 표정으로 힘없이 오후에게 대답했다.
“네... 뭐든 할게요... 오빠가 원하는 건 전부...”
오후는 킬킬 웃음이 나왔다.
“큭큭, 아하하!”
설희는 완전히 풀이 죽은 얼굴로 어깨를 축 늘어트린 채 바닥에 꿇어앉아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흑...”
하지만 오후는 뜻밖의 말을 했다.
“가서 세수하고 와.”
설희는 깜짝 놀라 오후를 쳐다봤다.
“네?!”
“얼굴 씻고 오라고. 눈물범벅인 꼴은 보기 싫으니까. 시키는 건 뭐든 한다며?”
“네...”
설희는 얼떨떨해하며 일어나 얼른 화장실로 갔다.
‘어째서...’
세면대의 물을 틀었지만 멍하니 앞의 거울을 쳐다보기만 할 뿐 선뜻 얼굴을 씻지 못했다.
오후는 씩 웃었다. 설희의 심리 상태가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아주 극적으로 변했기 때문이었다.
- 복종심: 89 (↑57)
- 분노: 10 (↓42)
‘훗, 역시 난 천재야.’
“후후, 아하하!”
오후가 웃음 소리가 화장실에까지 들렸다. 설희는 저도 모르게 흠칫 놀랐다. 웃음소리가 섬뜩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일단은 안도했다. 비록 조건부이긴 하지만 피임약을 계속 먹을 수 있게 되었으니까. 오후의 아기를 갖지 않아도 되었으니까. 그것만으로도 설희는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였다.
====== ≪현재 여자들 심리 상태≫ ======
- 배설희
- 복종심: 89
- 분노: 10
- 오난희
- 복종심: 27
- 분노: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