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화 〉60화
이온음료를 5병이나 마신 뒤 보지 속에 넣어진 진동볼에 자궁과 방광을 자극당하다 커피 전문점 ‘스타퍽스’에서 오줌을 싸며 주저앉아버렸던 설희는 오후가 노란색 비타민 음료를 옷에 흘린 척 연기를 해준 덕분에 무사히 사람들의 눈을 속이고 화장실에 가서 옷을 갈아입고 나올 수가 있었다.
오후는 화장실에서 나온 설희의 배에 손을 갖다대며 씩 웃었다.
“어디 배가 좀 들어갔나 볼까?”
설희는 깜짝 놀라며 얼굴이 빨개졌다.
“에?!”
“흐음, 좀 들어간 것 같네? 아깐 완전 올챙이배였는데. 후후.”
오줌을 싸서 배가 들어간 것 같다고 놀린 것이었다. 설희는 무안해서 고개를 들지 못했다.
“죄송해요...”
새 옷이 담겼었던 쇼핑백엔 젖은 옷이 담겨져 있었다. 오후는 그걸 보더니 핀잔을 주었다.
“이건 뭐 하러 갖고 나왔어? 오줌 싼 걸 냄새 나게.”
설희는 얼굴이 홍당무처럼 달아올라 고개를 더 푹 숙였다.
“죄송해요...”
“아무튼 융통성 하곤. 안에다 버리고 가서 커피나 사와. 제일 비싼 걸로. 직원들한테 미안하니까.”
“네...”
설희는 오후가 시킨 대로 옷을 도로 화장실 쓰레기통에 버리고 커피를 주문하러 갔다.
직원들은 설희를 한번씩 힐끔힐끔 쳐다봤다. 설희는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주문 받던 직원이 설희에게 물었다.
“이제 괜찮으세요?”
설희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죄송해요...”
“아니에요. 주문 도와드릴게요. 뭐 드실 건가요?”
“커피...”
“어떤 커피요?”
“그냥 제일 비싼 거 2개...”
직원은 얼떨떨했다.
“네?”
하지만 설희가 아까 일로 무안해서 그런 것 같아 그냥 원하는 대로 해주었다.
“네, 그럼 ○○로 2개 준비해드리겠습니다. 다른 메뉴는 필요 없으신가요?”
“저... 케이크도 제일 비싼 걸로 2개...”
“네. 그럼 △△으로 2개 준비해드리겠습니다. 29,000원입니다.”
“여기 카드...”
“네, 카드 받았습니다... 카드와 영수증 여기 있습니다. 메뉴 나오면 불러드리겠습니다.”
“네...”
설희는 오후가 기다리고 있는 자리로 돌아가 맞은편에 앉았다.
“주문했어?”
“네...”
하지만 설희는 빨리 여기서 나갔으면 싶었다. 사람들이 죄다 자기만 쳐다보며 수군거리고 있는 것 같아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그때 보지 속의 진동볼이 다시 금 짧게 위잉 작동됐다 멈췄다. 설희는 화들짝 놀라며 파르르 떨었다.
“하흣!”
오후는 킥킥 웃으며 말했다.
“고개 들어. 그러다 목 떨어지겠다.”
“네...”
그때 주문한 메뉴가 나왔다는 벨이 울렸고 설희는 허겁지겁 가서 커피와 케이크를 가지고 왔다.
“먹어.”
“네...”
오후는 커피를 먹시며 창밖을 보는데 문득 흥미로운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왁싱샵? 호오...’
이에 바로 여자의 휴대폰 주변을 볼 수 있는 뷰재킹 능력을 이용해 왁싱샵 안을 탐색했다. 그러자 마침 오후 취향의 여자가 다리를 벌리고 왁싱을 받는 것이 보였다.
‘오호?’
이에 바로 자기가 보고 있는 영상을 자신의 폰에 실시간으로 재생되게 한 뒤 이어폰을 꼽아 설희에게 같이 보도록 만들었다.
“이리 와서 이거 봐봐.”
“네?”
설희는 어리둥절해하며 오후의 옆으로 와서 동영상을 같이 봤다.
“엣?! 이건...”
“쉿, 조용히 하고 봐. 저기 옆 건물에서 왁싱하고 있는 거 찍고 있는 거야.”
설희는 믿기지가 않았다.
‘도대체 어떻게 이걸...’
하지만 지금껏 몰카 영상을 마음먹은 대로 찍고 녹화했었던 오후였기에 그 방법을 궁금해하기보단 지금 폰화면에서 재생되고 있는 동영상 자체가 설희에겐 더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오후가 키득대며 속닥였다.
“너도 해 볼래?”
설희는 화들짝 놀랐다.
“엣?!”
순진한 설희에게 브라질리언 왁싱은 너무도 당혹스러운 것이었다. 그러나 오후는 계속 키득대며 놀렸다.
“보지털을 깎으면 옷 밖으로 까맣게 비칠 걱정을 안 해도 되잖아? 어때? 할래?”
아까 옷가게에서 설희가 입은 흰 치마 밖으로 거뭇한 게 비치는 걸 보고 점원이 놀라며 검정색 속옷을 입고 온 거냐고 물었던 걸 놀리는 것이었다. 설희는 얼굴이 빨개져서 폰을 들고 있던 손까지 부들부들 떨렸다.
“그...”
“아까 화장실 가게 해주면 뭐든 시키는 대로 다 한다며?”
“네?!”
분명 급한 마음에 그렇게 말하긴 했었다. 그렇지만 결국 오후가 진동볼을 최대 세기로 작동시키는 바람에 화장실까진 가지 못하고 도중에 사람들 다 보는 데서 오줌을 싸버리고 말았는데...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비록 옷만 갈아입고 나왔더라도 그 전에 오후가 화장실에 가도 된다고 허락해준 게 맞긴 했다. 다만 설희가 화장실에 도착할 때까지 오줌을 참지 못하고 쌌을 뿐이지.
게다가 옷에 노란색 비타민 음료를 쏟은 척 해줘서 위기에서 구해주기도 했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설희는 오후한테 차마 싫다고 대답을 하지 못했다.
“...”
그러자 오후가 또 제안을 했다.
“그럼 왁싱 안하게 해주면 다른 거 내가 시키는 대로 할래?”
“에?! 그게 뭐...”
“니가 뭐냐고 물으면 내가 대답해줄 것 같아?”
“아뇨... 죄송해요...”
“잘 생각해 보고 대답해. 원하는 대로 해줄 테니까.”
설희는 고민에 빠졌다. 오후가 저렇게 여유를 부리는 걸 보면 분명 어떤 함정이 있는 게 분명해 보였다. 지금까지 오후가 한 짓들을 생각해보면 분명 그래 보였다.
하지만 가만 생각해 보면 아주 가끔 의외의 배려를 해주기도 했었다. 예를 들어 지난 번 퇴원했던 날 3일간 자유시간을 주며 속옷도 마음대로 입게 해주고 배변을 할 때도 허락 안 받아도 되게 해줬던 것 같은 거 말이다.
결국 설희는 이번에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조심스레 오후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할게요...”
그와 동시에 설희의 심리 상태에 변화가 일었다.
- 복종심: 108 (↑3)
- 분노: 5 (-)
오후는 씨익 웃었다.
“그래?”
설희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엣?! 설마... 실수... 한 건가?’
그때 폰 화면 속에서 몰카를 찍히고 있던 여자가 왁싱을 마치고 샵에서 나올 준비를 하고 있는 게 보였다. 오후는 폰 화면을 끄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거 얼른 치우고 따라와.”
“네? 아, 네.”
그렇게 둘은 서둘러 맞은편의 샵이 있는 건물 쪽으로 향했다. 왁싱을 받았던 여자(이하 ‘왁싱녀’)는 혼자 샵에서 나왔다. 보지털을 깨끗하게 밀어서 그런지 아주 기분이 좋아 보였다.
오후는 그녀의 폰에 알림음이 울리게 하였다. 왁싱녀는 얼떨떨해하며 폰을 확인했다. 그러곤 대번에 안색이 굳어지며 멈칫했다.
“엣?!”
방금 전 샵에서 다리를 벌린 채 왁싱을 받던 동영상이 재생이 되고 있었던 것이다. 왁싱녀는 놀라서 폰 화면을 확 꺼 주머니 속에 집어넣었다. 그러자 다시금 폰에서 알림음이 울렸다. 왁싱녀는 덜덜 떨며 폰을 다시 조심스레 주머니에서 꺼냈다. 그러자 폰 화면이 자동으로 켜지면서 메모장에 다음과 같은 글자들이 차례로 찍혔다.
- 동영상이 가족과 지인들에게 공개되길 원치 않는다면 잠시 후 어떤 여자가 그리 갈 테니 그녀를 따라오세요.
그와 동시에 오후는 왁싱녀의 폰에 저장된 연락처들이 다른 곳으로 전송되고 있는 상태창이 표시되게 하였다. 왁싱녀는 기겁하며 폰을 끄려 하였다. 하지만 전원 버튼이 말을 듣지 않았다. 게다가 그 폰은 배터리 일체형이라 배터리를 빼서 폰을 끌 수도 없었다.
결국 화면엔 연락처의 전송이 완료되었다는 메시지 창이 떴고, 메모장에 또 다른 글자들이 차례로 찍혔다.
- 신고 같은 허튼짓은 안하는 게 좋을 겁니다. 이미 동영상과 연락처는 나의 여러 동료들에게 퍼졌습니다. 나 하나 잡는다고 막을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그럼 잠시만 기다리세요.
오후는 그러곤 옆에 있는 설희를 툭 치며 말했다.
“가서 저 여자 내가 말하는 곳으로 데리고 와.”
설희는 얼떨떨했다.
“에?”
“내가 시키는 대로 한다며? 방금 아까 본 동영상 보여줬으니 순순히 따라 올거야. 데려와야 할 장소는 톡으로 보내줄게.”
“아, 네...”
그렇게 설희는 길을 건너 왁싱녀에게로 갔다. 그 사이 오후는 재빨리 폰을 검색해 가까이에 있는 모텔이나 호텔을 찾았다.
‘음, 여기가 좋겠네.’
그리하여 얼른 근처의 한 모텔로 들어가 방을 잡았다. 동시에 설희에게도 모텔 이름과 위치, 방 호수를 톡으로 차례로 알려줬다.
왁싱녀는 설희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보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설마 저 여자...?’
왁싱녀 앞으로 온 설희는 어렵게 입을 열었다.
“저... 저를 따라 오시겠어요?”
왁싱녀는 부들부들 떨며 설희에게 물었다.
“어디로... 뭘 하려는 거죠?”
“그게 저도 잘... 저도 시키는 대로 하는 거라서요... 죄송해요...”
왁싱녀는 속으로 ‘역시나’라고 생각했다. 저렇게 착하게 생긴 여자가 원해서 이런 짓을 하는 놈과 공범이 됐을 리가 없다고 판단됐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용기를 내 설희를 설득했다.
“대체 어떤 놈들이 이런 짓을 벌이는 거예요? 네?”
하지만 설희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게...”
왁싱녀는 설희의 손을 덥석 붙잡았다.
“언니, 이러면 안 돼요. 이러면 영원히 그 놈들한테서 벗어날 수 없다구요. 그러니 우리 같이 경찰서에 가요. 가서 이놈들을 일망타진시켜버리자구요. 네?”
그러나 설희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소용없어요...”
왁싱녀는 놀란 얼굴로 설희를 쳐다봤다.
“네?”
설희의 말속엔 ‘절망’이 깊게 드리워져 있었다. 왁싱녀는 그걸 느낀 것이었다. 오히려 설희가 왁싱녀를 설득했다.
“시키는 대로 하는 게 오히려 나아요. 그럼 가끔은 잘해 주세요. 오빠는...”
왁싱녀는 깜짝 놀랐다.
“오빠요? 설마 친오빠예요?”
설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요...”
“아... 그럼...”
“그냥 오빠예요... 절 구해준...”
왁싱녀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구해줬다구요? 구해줬는데 이런 일을 시켜요?”
“저도 저한테 왜 이런 일을 시켰는지는 잘 몰라요. 그렇지만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설희는 말끝을 흐렸다. 그러다...
“대신 시키는 대로만 하면 절대 일정선은 넘지 않아요. 정말이에요. 그러니 절 믿어요. 동영상이 세상에 공개돼서 인생이 망해버리는 것보단 그게 낫잖아요. 안 그래요?”
왁싱녀는 눈빛이 어지럽게 떨렸다.
“으으...”
그리고 결국 설희에게 설득이 되고 말았다.
“알았어요... 언니 말 믿어볼게요...”
“잘 생각했어요. 따라오세요.”
그렇게 왁싱녀는 설희를 따라 오후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 ≪현재 여자들 심리 상태≫ ======
- 배설희
- 복종심: 108
- 분노: 5
- 오난희
- 복종심: 139
- 분노: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