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화 〉010화 드래곤 켈레이드 (05)
“기다려 주십시오.”
“음?”
나는 다행히 켈레이드의 작은 자지에 꿰뚫리는 일은 겪지 않았다. 이졸드가 나와 켈레이드의 사이에 끼어들었다.
“이 다음은 정식으로 거래가 끝난 이후에 해 주시지요. 저는 아직 이 계집을 팔지 않았습니다.”
이졸드의 목소리에는 아무 감정도 섞여 있지 않았다. 낮에 ‘아무한테도 보여주지 말라’고 그 난리를 쳤으면서, 지금은 냉혹하기 짝이 없었다.
켈레이드는 이졸드를 무감정한 표정으로 쳐다보다가 말했다.
“내가 너무 신을 냈군. 알겠다.”
그 순간 내게 가해지던 켈레이드의 염동력이 사라졌다. 나는 바닥에 픽 쓰러졌고, 이졸드가 나를 끌어안으며 내가 쓰러지지 않도록 해 줬다. 민감해진 몸이 이졸드의 옷에 닿아 미쳐버릴 것 같았다.
켈레이드가 우리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그대는 그 계집을 아끼는 것 같군. 그렇지 않나?”
“팔 물건이니 제 값을 받으려면 당연히 아껴야지요.”
켈레이드는 뒤로 돌아섰다. 그녀는 아무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다면 따라오라.”
“레어입니까?”
켈레이드는 말하는 대신 주문을 외웠다. 어둠이 깔린 산 속에 은은하게 반짝이는 빛의 문이 열렸다. 켈레이드는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잠시 뒤 이졸드가 내게 속삭였다.
“갔어?”
뭐가? 순간적으로 그렇게 생각했지만 곧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이졸드가 말했다.
“조금만 참아.”
그 말과 동시에 이졸드는 나를 안은 팔을 천천히 풀었다.
“걸을 수 있겠어?”
뭐라고 쏘아붙이고 싶었다. 하지만 내 입에서는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너 같으면…… 흐읏…… 되겠냐?”
“미안.”
이졸드의 입에서는 믿기 힘든 말이 튀어나왔다. 만난지 겨우 며칠밖에 안 되긴 했지만, 이 년은 사과 같은 걸 하는 성격이 아니었다. 특히 나한테는. 내가 놀란 눈으로 쳐다보자 이졸드는 내게서 시선을 피했다. 그럼 그렇지.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려니 이 모양이지.
“닥치고 들어가기나 해.”
“……알았어.”
이졸드는 바짓춤을 다시 잠그고는 나보다 앞서 켈레이드가 열어 놓은 차원문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비척거리며 이졸드의 뒤를 따랐다.
켈레이드의 레어 안은 밝았다. 단지 마법 조명 때문만이 아니라, 그 안을 장식한 온갖 휘황찬란한 보물들 때문이었다.
금은보화라고 흔히 말하곤 한다. 하지만 켈레이드의 레어에 금과 보석은 많았지만, 은은 보이지 않았다. 온통 황금빛으로 번쩍이는 보물의 산더미 속에서, 이따금 붉고 푸른 보석이 빛나고 있었다. 이졸드가 말했다.
“이래선 은이 섞여 있어도 흰 색은 보이지도 않겠네.”
내 생각도 같았다. 게다가 그 보물들은 언뜻 보기에는 아무렇게나 쌓여 있는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세심하게 배치돼 광채를 극대화하고 있었다. 그 휘황찬란한 광채에 시선을 뺏겨 머리가 다 어지러울 정도였다.
“……괜찮아? 풀고 갈래?”
내가 비틀거리자 이졸드가 말했다. 나는 고개를 젓지 않았다. 대신에 이졸드를 노려봤다.
“젠장. 드래곤이랑 싸워야 되는데. 개소리 하지 마.”
“그러니까 더 풀어야 되는 거 아니야?”
이졸드의 말도 그리 틀린 건 아니었다. 벌써 몇 번이나 가 버려서 내 몸은 제 상태가 아니었다. 걷기도 힘들 정도인데 드래곤과 싸운다고?
그렇다고 이졸드에게 박힐 순 없었다. 이졸드가……. 어지간한 조루가 아니고서는 이졸드를 가버리게 할 수 없다. 게다가 그것만으로 내 발정이 풀리는 것도 아니니. ……물론 내가 이졸드에게 박혀서 이졸드를 빨리 가버리게 한다면 시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머릿속에서 이졸드에게 박힌다는 생각을 떨쳐버리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내 몸은 그 생각을 떨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만으로 더욱 흥분해 가고 있었다.
여자애가 된 것도 기분나빴다. 하지만 이 기분나쁜 발정나는 느낌은 더 싫었다. 내가 마음대로 내 몸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게 이렇게 기분나쁠 줄이야.
다리가 후들거렸다. 내 보지가 더욱 젖어가는 게 느껴졌다. 나는 휘청거리며 앞으로 넘어졌다. 이졸드가 나를 붙잡아서, 황금과 보석의 산더미에 면상을 쳐박는 사태는 피할 수 있었다.
“……잡아 줘서 고마워.”
“뭐 이런 걸 가지고.”
이졸드는 어둡게 웃었다. 젠장. 망할. 빌어먹을. 이졸드는 예뻤다. 걱정스러운 눈빛도, 어색한 웃음도 그 미모를 가리지는 못했다. 내게 가까이 다가온 이졸드에게서는 꽃 같기도 하고 과일 같기도 한 향기가 은은하게 풍겼다.
이졸드의 향기는 내 몸을 더 흥분시켰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나는 이졸드의 입술을 빼앗았다.
그녀의 입 안은 달콤했다. 바싹 마른 내 입 안에 이졸드의 타액이 섞였다. 이졸드의 혀를 쪽 소리가 나게 빨아들였다. 이졸드는 당황한 채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이졸드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내 키가 약간 더 작아서, 까치발을 들어야 그렇게 할 수 있었다-
나보다 키 큰 여자를 끌어안고 키스하는 건 약간 꺼림칙한 일이었지만, 기분은 너무 좋았다.
이졸드의 입 안은 완벽했다. 나는 이졸드와 혀를 얽고, 입술을 빨아들였다. 이졸드의 입 안에 침이 고이면 나는 그걸 받아먹었다. 그녀의 향기를 느끼면 느낄수록 나는 더 젖기 시작했다.
내가 여자애가 되지만 않았어도. 그랬어도 젖는 대신 발기해서, 이졸드의 안에 그걸 집어넣었을 텐데.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이졸드의 바지 안에 손을 집어넣었다. 이졸드는 내 손을 피하려 했다. 웃음이 나왔다. 나는 키스를 그만두고 그녀를 올려다 봤다.
“아저씨?”
이졸드는 당황하고 있었다. 내가 말했다.
“이쪽으로 가버려도 풀릴까?”
“무슨…… 꺄앗!”
“쉬잇. 드래곤이 듣겠어.”
침이 꼴깍 소리를 내며 목구멍으로 넘어갔다. 내 건지, 이졸드 건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입 안에 남아 있는 이졸드의 맛을 느끼며 이졸드의 불알을 만졌다. 아니, 정확하게는 그 밑에 있는 이졸드의 보지에 손가락을 넣었다.
“니 잘못이야. 니가 날 이렇게 만든 거야.”
“하앙, 아, 아저씨. 잠깐만.”
“왜? 니가 그랬잖아? 얼른 풀어야 한다고. 풀려면 너도 한 번 가버려야 되고.”
“거, 거긴…… 하읏!”
이졸드는 여자애 답게 교성을 질렀다. 눈을 감고 몸을 비틀며 내 손에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내 손은 이졸드의 꽉 끼는 바지 안에 단단히 자리를 잡은 상태였다. 이졸드가 뒤로 물러나면 나는 한 발 다가갔다.
이졸드가 여자애 얼굴을 하고 있는 건 너무 보기 좋았다. 정말로, 내 자지가 사라져 버린 게 안타까울 정도였다. 나는 내 손에 닿는 커다란 고기로 된 방울의 감촉을 무시하려고 애쓰면서, 이졸드의 안쪽에 손가락을 더 집어넣었다.
“후후. 어때? 여자가 된 아저씨한테 여자 부분 괴롭혀지는 건?”
“잠깐, 거긴! 아흑!”
“아침마다 남자 쪽으로만 풀었지? 여자 쪽은 손도 안 대고.”
“봐, 봤어?”
“아니. 냄새.”
이졸드에게 말하진 않았지만, 매일 아침마다 딸딸이를 친 건 알고 있었다. 그렇게 성대하게 냄새를 풍겨 대면 못 알아차릴 리가 없지 않나.
“변태…….! 하앙!”
이졸드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내 손가락을 꼭 조이고 있었다.
“누가 누구 보고 변태라는 거야?”
“그만 안 하면…… 하앙……. 큰일 날 줄 알아! 아앙!”
“귀여워.”
나는 이졸드에게 키스했다. 엉덩이를 뒤로 길게 빼고 허리를 숙이고 있어서 이번에는 까치발을 들지 않고도 입을 맞출 수 있었다.
이졸드의 입 안은 보지 안처럼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 내게서 벗어나려 할 때마다, 손 안에 쥔 불알을 살짝 움켜잡으면, 이졸드는 더 높은 비명을 지르며 내게 안겨왔다.
“나는 여기가 기분좋던데.”
이졸드의 안쪽 말랑말랑한 살조각을 살살 만져주며 말했다. 이졸드는 히익 하고 숨을 살짝 들이마시더니 짧은 숨을 연달아 몰아 내쉬었다.
“여긴 어때?”
나는 손가락을 조금 구부렸다. 이졸드가 내 손가락을 꽉 조이며 안쪽에서 물을 흘렸다. 내 팔뚝에 닿은 채 단단하게 발기한 이졸드의 자지가 왈칵 하고 끝을 적셨다.
“느꼈어?”
이졸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내 귓가에서 이제 빼 달라고 잔뜩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말하는 걸 들으니 내 없어진 자지가 다 발딱 서는 것 같았다.
나는 이졸드의 윗옷을 벗겼다. 이졸드의 커다란 가슴을 감싼 속옷이 보였다. 브라를 거칠게 뜯어버리자 이졸드의 가슴이 출렁였다. 나는 그 가슴을 혀로 핥고, 젖꼭지를 입에 물고 빨았다. 내 자지가 커다랗게 부풀어 올랐고, 나는 반대쪽 손으로 내 귀두를 훑기 시작했다…….
거기까지 상상한 순간 시스템 메시지가 떴다.
##주인님을 절정시켰습니다!
##주인님이 더 이상 성욕에 휩싸여 있지 않으므로, 상태이상 <발정(2)>은 상태이상 <발정(1)>으로 바뀝니다.
두 종류의 발정은 내가 느끼기엔 전혀 구분되지 않았다. 나는 여전히 성욕에 미친 짐승이었고, 뭔가가 내 아랫도리에 집어넣어지기를 원했다.
시스템 메시지를 보고 상상이 끊기고 나서, 내가 여전히 여자라는 현실을 다시 실감할 수 있었다. 내 허벅지를 타고 애액이 흘러내리는 느낌이 나를 현실로 끌어내렸다.
나는 이졸드를 넘어뜨렸다. 이졸드의 입을 범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나는 이 미녀 때문에 여자가 돼 버렸으니까. 이졸드의 얼굴 위에 올라타고 말했다.
“자, 발정 풀어 줘.”
나는 조그만 팬티의 아래쪽 천을 옆으로 당겨서 내 보지를 드러냈다. 아무 것도 들어와 있지 않은 보지 속이 꽉 조여지는 것 같았다.
“얼른.”
이졸드의 뜨거운 콧김이 내 클리토리스를 간지럽혔다. 그 느낌에 나는 액체를 흘리며 가볍게 가버렸다. 하지만 아직 발정이 풀리려면 한 번의 절정이 더 필요했다.
이졸드는 머뭇거리며 혀를 내밀었다. 말랑말랑한 게 닿는 건 손가락과도, 자지와도 기분이 달랐다.
이졸드는 내 음순을 핥아 댔다. 안으로 들어올 것 같으면서도 그러지 않는 느낌에 온 몸이 오싹오싹했다.
이졸드가 내 클리를 빨려 하면 나는 일어서서 그러지 못하게 했다. 아슬아슬한 상태에서 가버릴 것 같은 느낌이 사라지면 다시 이졸드의 얼굴에 내 보지를 들이댔다.
이졸드의 숨결이 닿으면 기분이 좋았다. 금방이라도 가버릴 것 같았다. 하지만 이졸드를 깔고 앉아있는 이 우월감을 나는 좀 더 느끼고 싶었다.
언제라도 나를 발정나게 만들 수 있고, 힘까지 나만큼 강한 여자를 거꾸로 내가 깔고앉아서 내 보지를 빨게 시키는 게, 그냥 한 번 가버리는 것보다 훨씬 기분이 좋았다.
빨게 하는 게 보지가 아니라 자지였으면 훨씬 더 좋았겠지만.
그런 생각을 하느라 나는 이졸드가 내 클리에 닿는 걸 허용하고 말았다. 나는 다시 한 번 가볍게 절정에 달했다. 시스템 메시지는 내가 새 절정경험을 얻었다는 걸 표시해 주고 있었다. 하지만 뭔가가 아쉬웠다. 발정(1)은 사라져 있는데도, 나는 아직 좀 더 하고 싶었다. 머릿속에서 유혹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직 발정 안 풀린 척 하고 조금만 더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