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8화 〉068화 오토넨 (14) (68/99)



〈 68화 〉068화 오토넨 (14)

완전히 녹초가 된 상태로 나는 생각했다.  졸리면서 섹스하는 거, 최고야. 중독될  같아.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늘어진 이졸드를 끌어안았다.

“으응…….”


이졸드의 달콤한 목소리를 들으니 내 안에 들어와 있는 그녀의 자지가 더욱 생생하게 느껴졌다. 그 느낌에, 나는 그녀를 더욱 쥐어짜고 싶어졌다.

“크누트?”

그녀는 내 이름을 불렀다. 나는 고개를 돌려서 그녀의 얼굴을 쳐다봤다. 이졸드 같은 미녀의 얼굴이 성욕을 해결한 남자의 표정을 짓고 있는 건 정말…… 이상한 일이었다.

나를 성적으로 지배했다는 우월감, 그리고 사정 후의 해방감과 귀찮아 하는 마음이 그녀의 얼굴에는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나는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아, 아저씨?”

나도, 그녀도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여전히 우리는 하나로 연결돼 있었다. 하지만 그 연결은 조금씩 느슨해지고 있었다.

내 안에 들어와 있는 그녀의 자지는 조금씩 크기가 줄어들어가고 있었고, 이졸드의 숨결은 안정을 되찾아 갔다.


나와는 반대였다.

방금 전에 가버린 여운은 여전히 내  몸을 지배하고 있었다. 머리 안이 울리고, 멍하고, 저릿거리고……. 그런 감각들이 여전히 여전했다.  머리 안에서만이 아니었다. 온 몸이 그랬다.

이졸드의 자지가 천천히  안에서 빠져나가는  느껴졌다. 나는 그녀를 붙잡았다. 팔에는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다.  붙잡은 팔을 너무나 쉽게 뿌리치고, 그녀는 나와의 연결을 끊었다.

보지에서 정액이 흘러나오는 게 느껴졌다. 나는 숨을 헐떡이며 이졸드에게 말했다.

“이제…… 끝이야?”

“……응.”


아쉬웠다. 아니, 배신감이 들었다. 날  기분좋게 해줄 수 있으면서. 그러면서 여기서 끝이라니. 나는 내게서 완전히 빠져나가서  옆에 누운 이졸드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까 얼굴 가득히 띄우고 있었던 우월감과 해방감에 더해서, 조금씩 다른 감정이 떠오르고 있었다. 그 감정이 어떤 건지, 내가보기엔 명백했다. 그녀는 걱정스러워하는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그녀는그런 복잡한 표정을 얼굴에 띄운 채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화난 거 아니지……?”

“났어.”

나는 그렇게 말하고 이졸드를 향해 몸을 돌렸다. 그녀는 내 말에 놀라며 어깨를 흠칫 움츠렸다.


“왜 벌써 끝나?”

 얼굴은 아마 새빨개져 있을 거다. 목을 졸려서 그런 것도 있을 거고, 방금 전에 가버려서 그런 것도 있겠지. 하지만 그것보다는 부끄럽기 때문인  훨씬 더 클 거다. 젠장. 내가 먼저 더 해달라고 조르고 있다니. 그것도 맨정신으로.


내 말은 이졸드에게도 의외였던 것 같다. 그녀는 당황한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녀의 얼굴을 보며 나는 말했다.

“낮에는 몇 번이나 해 놓고, 지금은 겨우 두 번 밖에 안 쌌잖아?”

“그, 그건…….”


이졸드가 뭐라고 대답할지는 나도 안다. 체력적으로 무리겠지. 오늘 하루만 해도…… 대략  번은 나한테 쌌으니까. 게다가 어제도 정말 미친 듯이 했었고. 역시나 이졸드는 죽는 소리를 냈다.


“조, 좀 봐 주면  돼?”

어제 오늘을 합하면 거의 스무 번은 쌌을 테니까, 힘들 만도 하다. 그냥 혼자서 손으로 뽑은 것도 아니고, 여자……하고 하면서 뽑은 거니까.


근데, 그게 내가  바인가?

“끄응.”

나는 후들거리는 팔에 힘을 주고 몸을 일으켰다. 내 기다란 핑크색 머리카락이 늘어지며 이졸드의 얼굴 위로 흘러내렸다. 내가 그녀의 위에 올라탈 때까지, 이졸드는  행동을 쳐다보고만 있었다.


아직도 나는 흥분한 채였다. 뱃속을 쑤셔지고 싶었다. 이졸드의 거대한 자지에 보지가 헤집어지며 가버리고 싶었다. 그런데도혼자만 가버리고 만족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녀가 괘씸하다는 생각만 들었다.

“아, 아저씨? 왜 올라타고 그래……?”

나는 씩 웃어 줬다.

“너도 아니까 이렇게…….”


나는 이졸드의 자지 위에 올라탔다. 그녀는 방금 전에 사정해 놓고 그랬던 적이 있었냐는 듯이 자지를 세우고 있었다. 전보다는 훨씬 흐물거렸지만, 그래도 벌써 충분히 딱딱해져 있었다. 나는 그녀의 자지를 손으로 쥐고 내 보지에 살짝 가져다 댔다.


“그러니까 이렇게 세우고 있는 거 아냐?”


그저 생각만 했을 뿐인데도 내가  짓은 흥분됐다. 그녀의 위에 올라타서 쥐어짜낼 생각에, 그리고 내 보지에서 주르륵 하고 흘러내리는 섹스 후의 액체에 나는 더욱 흥분했다.

“아, 아저씨! 잠깐…… 흐윽!”


그녀의 자지에 피가 몰리는 게 시시각각 느껴졌다. 그녀의 자지가 심장 박동에 맞춰 맥동했다. 나는 그 위에 올라타고, 그녀의 자지를 내 안으로 천천히 집어넣었다.


“하악, 그, 그만……!”

이졸드는 갑작스러운 쾌감에 침대 시트를 붙잡고 몸을 비틀었다. 내 안에 들어온 그녀의 자지가 내 약한 곳을 들쑤셨다. 방금 전까지 보여주던 것과는 정반대인 이졸드의 모습에 나는 더욱 흥분했다.

“아앙! 시, 싫어!”

이졸드가 낸 소리가 아니었다. 나는 그녀의 자지 위에 올라탄 채 그녀를 쥐어짜내며 말했다.

“너만, 그렇게 기분 좋고, 아흣, 그만 두려고?”

방금 전에 가버려서 민감한 보지 속이 움찔거렸다. 그녀의 자지가 내 안을 자꾸만 괴롭혔다.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다. 그런데도 내 다리는, 불규칙한 리듬으로 움직이며 내 몸통을 위아래로 흔들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하는 생각이 쾌락으로 물들어 가는 머리에서 한켠에 자리를 잡았다. 물론 잠시 뿐이었다. 그러면 좋은 거 아냐? 힘이 안 들어가도 움직일 수 있으면.


“아저씨, 그만! 나, 자, 자지 빠질  같아!”


“응, 안에 있는 거 싹 빼 줄게!”


나는 이졸드에게 그렇게 외치고 그녀 위에서 계속 움직였다. 질의 주름 하나하나가 느껴졌다. 그녀의 귀두에  보지가 짓눌리는 이 감각은 도저히 헤어나올 수가 없는 것이었다.

절정의 여운이 아직 채 가시지 않은  구석구석이 한층 더 달아올랐다. 불규칙한 리듬으로 흔들리는 내 가슴이 만져지지도 않았는데 기분이 좋아지고 있었다. 가슴이 출렁이며 유두가 자극될 때마다 보지가 찌르르 떨려 왔다.


몸이 달아오른 건 이졸드도 마찬가지였던  같다. 그녀는 높은 목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앙, 아앙! 아저씨! 조금만, 천천히……!”


“하앙! 아흣! 아흐읏!”


이졸드의말에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나는 내 몸 안에서, 그리고 이졸드에게서 쾌락을 쥐어짜는 데에만 집중했다. 그리고 그 선택이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어 있었다.


몇 번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그녀의 자지가 부들부들 떨려왔다. 그리고  떨림은 그녀의 몸 속 깊은 곳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사정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나는 직감했다.

안 좋은 예감은 틀리질 않았다. 이졸드는 숨을 짧고 강하게 들이키더니 몸을 부르르 떨었다. 전보다, 이제껏 겪었던 것보다 훨씬 약한 물줄기가 내 안에 흘러들어왔다. 아니, 새어들어왔다.

오래 가지도 않고, 양도 적었다. 나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더 높은 목소리로, 그녀를 도발하듯이 신음하며 그녀를 타고 움직여 봤다. 하지만 이졸드는 정말로 끝인 것 같았다. 내 안의 이졸드는 다시 커지긴 커녕 오히려 점점 작아지고 있었다.


너무 실망스러웠다. 그 감정을 숨기지 않고 나는 이졸드를 내려봤다.


“그, 그렇게 쳐다보지 마…….”


“왜 부끄러운 척이야?”


내 말에 이졸드는 자기 얼굴을 가렸다. 몇 번 흔들지도 않았는데 싸버린 게 어지간히 부끄러운 모양이었다. 한숨이 나왔다.

“내 목 이렇게 만들어 놓은  언제고.”


“그, 그건 발정 때문에…….”

“그럼 낮에는? 도서관에서는?”

“…….”

정말 실망스러웠다. 나는 다시 한 번 한숨을 내쉬고 그녀 위에서 내려왔다.


내 목을 조르고, 낮에는 내 배를 마구 때려 대면서 박아 주던  모습이 그리웠다. 그런 강렬한 쾌감을 계속 느끼고 싶었다. 그런데 정작 이졸드가 이 모양이라니.


나는 후들거리는 다리로 억지로 일어섰다. 그리고 도로 옷을 입었다.

“뭐…… 뭐 해?”

손가락 사이로 내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던 이졸드가 내게 물었다. 좋아. 나는 기쁜 마음을 숨기려 애쓰면서 대답했다.


“뭐 하긴. 쌓인 거 풀러 가지.”

나는 그렇게말하고 방을 빠져나갔다. 아니, 빠져나가는 척을 했다.


“아, 안 돼!”


이졸드는 튕기듯이 일어서며 내 팔을 붙잡았다.

“안 되긴 뭐가 안 돼?”

“아, 아저씨 내 노예잖아! 다른 새끼하고 섹스하는  절대 안 돼!”

내 노예잖아, 하는 말에 보지가 다시 젖어오는 것 같았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얼굴이 화끈거렸다. 젠장. 왜 그런 말을 듣는 게 기분이 좋지?

거칠어진 숨결로 나는 말했다.


“하. 그럼 니가 만족시켜 보든가.”


“…….”


 손목을 붙잡은 이졸드의 손아귀 힘이 약해지는 게 느껴졌다. 나는 그 손길을 뿌리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 손에 다시 힘이 들어오기를 바랬다.


한참을 기다렸는데도 그런 기색은 없었다.

실망스럽기 그지없었다. 다시 발정이라도 걸어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  정도였다.

하지만 그건 왠지 지는 것 같았다. 나는 그녀의 성욕을 조종하고 싶었다. 그런 편법 없이,그녀가 나를 원해서, 나와 섹스하기를 원해서 견딜  없게 만들고 싶었다.

또다시 한숨이 나오려는 걸 겨우 참아냈다. 결국 발정 상태이상을 거는 수 밖에 없나. 하고 생각하고 나는 내 시선을 피하고 있는 이졸드를 쳐다봤다.


그녀는 분명 흥분해 있었다. 홍조를  얼굴도, 젖어 있는 다리 사이도 그녀의 흥분한 마음을 잘 드러내고 있었다. 뭐, 젖은 건 불알 때문에 잘 안 보이긴 했지만.


하지만 그녀의 자지는 제대로 발기해 있지 않았다. 아무래도 정말로 체력이 한계에 온 게 맞는 것 같았다.

어떡하면 다시  것 같아?


그렇게 묻고 싶었다. 이졸드의 자지를 발딱 세우고, 커다랗고 굵고 단단한 그 자지에 다시 박히고 싶었다. 하지만 도저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이상한 일이었다. 분명히 박히고 싶다고, 자지를 넣어 달라고 내 보지에서는 자꾸만 신호가 오고 있었는데, 내 질구가 꿈틀거리는 움직임이 하나하나 모조리 느껴졌는데 정작 입으로는 어떻게 하면 되겠냐고 물을 수가 없었다.

부끄러운  아니었다. 이미 내가 그녀에게  짓들만 해도, 그리고 그녀에게 당한 짓들만 해도 충분히 부끄러워해야 할 짓들이었다. 이제 와서 어떡하면 다시 발기하겠냐고, 그까짓 것  번 묻는 게 부끄러울 리가 없었다.


나는  입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를 알아차렸다. 이졸드에게서 절대 안 설 것 같다는 대답을 듣는  두려워서였다.


정말로 발정을 걸어야 하나 하고 진지하게 고민이 들었다.

편법 쓰기 싫다느니 하는 속 편한 생각이나 하고 있을 때야?

그럴 리 없었다. 이미 너무 오래 참았다. 몸은 벌벌 떨리고, 눈 앞이 아득했다. 당장이라도 이졸드의 자지를 발딱 세우고 그걸 내 안에 집어넣고 싶었다.


나는 눈을 감고 심호흡을 했다. 패배감은  순간이면 지나갈 거야. 그렇게 나 자신을 다독이고 눈을 다시 떴다. 이졸드는 여전히 내게서 시선을 피한 채로, 여관방 마룻바닥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입이 오물거리는 게 보였다.

나는 그녀에게 발정을 걸려다가 말고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나는 그녀에게 물었다.


“뭐라고?”


“입…….”

“입?”

나는 그게 무슨 의미인지 한동안 이해하지 못하고 멍하니 그녀의 입을 계속 쳐다보고만 있었다. 그녀의 입이 다시 움직였을 때에야 나는 그  뜻을 알아들었다.

“입으로 해주면…… 설  같은데.”

 

0